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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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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으로 가즈아!(1)

DUMMY

포토타임을 마지막으로 기자시사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하지만 이제 각 방송의 영화 및 연예 프로그램과의 인터뷰가 남아 있었다. 기자들이 퇴장하고 무대를 정리한 후 영화관 한쪽에 조명을 설치하고 의자를 놓았다. 배우들은 화장실을 다녀오고 메이크업과 의상을 손보는 등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다시 방송 카메라 앞에 앉았다.

이제 영화관 안에는 홍보사 관계자들과 배우들의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방송국 스탭들만이 남아 있었다. 나는 한 배우의 로드인 형빈이에게 다가갔다.


“형빈 씨, 한 배우 캄보디아에서 익사할 뻔한 얘기 왜 안 했어요? 지금 듣고 깜짝 놀랐잖아요.”


내가 살짝 타박했더니 형빈이가 화들짝 놀라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실장님. 그거 대성이 형님이 웃기느라 과장해서 말씀하신 거고 그렇게 심각한 상황 아니었어요. 별일 아니라서 말씀 안 드린 건데....”


형빈이가 곤란해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래요. 그렇다면 다행인데.... 다음부턴 별일 아닌 것 같아도 배우 신변에 관련된 얘기는 꼭 보고해줘요.”

“예, 알겠습니다.”


형빈이가 뒷머리를 긁으며 답했다.

또 한동안의 기다림 끝에 방송 인터뷰도 모두 끝났다.


“수고하셨습니다, 한 선생님. 아무래도 조만간 수영 강습 끊어드려야겠네요.”

“하하하. 미리 얘기 못 해서 미안합니다. 대단치 않은 일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인사를 건네자 한 배우가 먼저 뜨끔해 사과했다.


“오늘 남은 일정은 어떻게 돼요?”

“공식 일정은 끝났고요. 내일 오전에 인터뷰 있으십니다.”


내 물음에 형빈이가 즉답했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댁으로 들어가시나요?”

“영화가 잘 나와서 다들 들떠 있네요. 감독님이랑 스케줄 없는 친구들 다 같이 한잔하기로 했는데....”


한 배우가 기분 좋게 말하다가 영석이를 딱하다는 듯 본다.


“영석이는 촬영 있어서 가봐야겠네.”

“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영석이가 웃으며 답하니 강시현이 득달같이 다가와 묻는다.


“어? 영석이는 못 가? 촬영?”

“네, 전 담에요.”

“담에 언제?”

“기회야 또 있겠죠.”


영석이의 말에 내가 농담처럼 덧붙이며 웃었다.


“천만 찍었을 때?”

“천만 찍을 것 같던가요?”


어느새 하동천 감독이 다가와 있었다.


“예. 제 촉은 그렇습니다. 미리 축하드립니다.”

“어휴~ 김칫국을 이렇게 퍼먹이셔서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썩 기분 나쁜 표정은 아니다. 얼굴에서 자신감과 여유가 넘쳐난다.


“그럼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나는 영석이와 함께 인사를 하고 물러났다. 강시현이 영석이에게 찡긋 윙크를 한다.


“자기야, 전화해.”

“그만 해요, 형! 그러니까 자꾸 오해 사잖아요.”


영석이가 투덜거리며 얼른 내 뒤를 따라왔다.

나는 영석이의 차에 동승해 ‘리틀 빅 히어로’ 촬영장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연일 스케줄을 이어가고 있는 영석이의 컨디션을 체크하기 위해서다.

영석이는 차 뒷자리에 앉아 엄지와 검지를 겹쳐 만든 손가락 하트를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다. 포토타임에 강시현의 강요로 마지못해 따라했던 그 포즈다. 영석이가 문득 중얼거린다.


“이게 하트라는 걸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겠어요.”

“왜? 손가락 실루엣이 하트 모양이잖아.”

“그건 아는데요. 정서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달까요? 제스쳐가 꼭 돈 달라는 얘기 같기도 하고 욕 같기도 하잖아요.”

“어떤 욕?”

“너의 배짱이 요만 하다고 도발하는 거 같기도 하고, 이 존만한 녀석아 하고 놀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나는 풉 하고 웃어버렸다. 확실히 내한한 할리우드 스타들한테 이 포즈를 요구하면 영혼이 없어지는 이유가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유행하는 거고 팬들도 좋아하니까 애교 포즈 몇 개 정도는 익혀둬. 써먹을 데가 있을 거야.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이런 거 있잖아.”

“어휴~ 실장님! 그게 언제적 유행하던 건데요.”


스타일리스트 민지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었다.


“그래요? 그럼 요즘은 뭐가 유행이에요?”

“요즘 대세는 역시 이거죠.”


민지가 양 손가락으로 기역자를 펴 네모난 프레임을 만든다. 그리고는 눈을 찡긋하며 손가락을 돌려 반대로 프레임을 그린다.


“내 마음속에 저~~장!”


민지는 오그라들어 죽겠다는 표정인 영석이를 재촉했다.


“그러지 말고 한 번 해봐요. 영석 씨가 하면 되게 귀여울 거 같은데.”


귀여울 것 같다는 말에 영석이는 마지못해 대충 손가락을 놀렸다.


“저.장.”

“그게 뭐예요? 다른 이름으로 저장이에요?”


성의 없는 영석이의 애교에 민지가 툴툴거린다.


“미안한데 저 지금 애교 포즈 연습할 기분 아니에요.”


영석이가 한숨을 푹 내쉬고는 문득 하소연하듯 물었다.


“형, 한국 호모 포빅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어요? 왜 자꾸 시현이 형이랑 절 엮는 거예요?”

“호모 포빅하긴 하지. 근데 브로맨스엔 희한하게 관대해. 요즘 영화 홍보하는데 브로맨스 양념이 빠지질 않더라고.”


영석이 미간을 모으고 고민한다.


“흠.... 하긴 옛날 홍콩 영화들도 좀 그랬죠. 역시 남성 간의 의리를 강조하는 건 유교 문화권의 공통점일까요?”

“뭐 그럴 수도.”


사실 요즘 유행하는 브로맨스라는 것을 유교 문화권의 의리로 설명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었지만, 나도 딱히 현상을 정확히 분석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 그렇게만 답했다. 왠지 민지가 옆에서 뭔가 끼어들고 싶은 얼굴로 움찔움찔했지만 결국 입을 다물었다.


영석이는 유독 까칠한 표정으로 좌석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다. 오늘따라 영석이의 예민함이 심상치 않다. 김형태 감독은 영석이가 피로에 젖어 예민해 있을 때 보여주는 표정을 좋아했지만 나로서는 배우의 컨디션이 나빠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게다가 앞으로 남아 있는 것은 감정을 격렬하게 쏟아내야 하는 에너지가 필요한 장면들이다. 컨디션을 최상으로 올려두어도 모자라다.


“영석이 많이 피곤하니?”


나는 영석이의 볼을 두드려 이쪽을 보게 했다. 1, 2, 3초.


[체력 57(85)]


빠르게 스탯을 훑어보니 체력 수치가 확 낮아져 있었다. 위태로울 정도는 아니지만 영석이의 평소 체력 수치가 70대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짧은 시간 동안 많이 떨어진 것이다.


“안 되겠다. 병원 들러서 진찰받고 링거 한 대 맞고 가자.”

“아이~ 그 정도는 아니에요, 형. 감독님 기다리실 텐데 괜히 유난 떠는 것 같아서 싫어요.”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확인해 본다. 촬영장 가는 길에 가까운 안양 시내의 병원을 들렀다 들어가면 대충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시간 충분해. 너 괜히 괜찮다고만 하다가 나중에 쓰러져서 더 큰 민폐 끼치지 말고 좋은 말로 할 때 병원 들르자.”


나는 강권하고는 더 반발할 수 없게 운전하고 있는 로드 준호에게 지시했다.


“준호 씨, 안양 시내 들어가면 가까운 병원에 좀 들르죠.”

“예, 알겠습니다.”








“편도선이 많이 부었고요 몸살 기운도 좀 있는 것 같네요. 피로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것 같은데 젊으니까 며칠 푹 쉬면 금방 나을 겁니다.”


진찰을 해본 의사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당분간은 푹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요.”


동석한 내가 영석이 대신 답했다. 의사가 새삼 영석이를 물끄러미 본다. 영석이는 오늘 기자시사 때문에 메이크업도 헤어도 잔뜩 힘을 준데다 아직 의상도 갈아입지 못했다. 게다가 다 큰 성인이 보호자까지 달려 있으니 의사도 대충 뭐 하는 사람인지 눈치챈 것 같다.


“아~ 연예인이죠? 그러고 보니 얼굴이 익네요. 어디서 봤더라?”


의사는 반색했지만 좀처럼 영석이를 어디서 봤었는지,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해내지 못했다. 끙끙거리던 의사는 이내 떠올리는 걸 포기하고 사무적인 태도로 돌아왔다.


“촬영이 바쁜가 보네요. 영양제랑 포도당 링거 처방해드리죠.”

“감사합니다.”


영석이를 주사실에 눕혀놓고 복도로 나와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민지에게 말을 걸었다.


“지루하죠? 민지 씨도 영석이 스케줄 따라다니느라 많이 피곤하겠네요.”

“아니요. 괜찮아요. 저는 영석 씨 촬영할 때 쉬면 되는데요, 뭐.”


민지가 들여다보고 있던 핸드폰 화면을 후다닥 종료하며 말했다. 얼핏 영석이 사진이 보인 것 같은데.


“뭐 보고 있었어요?”


민지가 조금 망설이다가 답한다.


“오늘 기사요. 영석 씨 의상이 보도사진에 잘 나왔는지 확인하느라....”


근데 뭘 그렇게 화들짝 숨겼을까?


“.... 안 좋은 기사 있어요?”

“아니요. 기사는 괜찮은데.... 악플이 꽤 있네요.”

“그래요?”


그래봤자 듣보잡이니 뭐니 하는 소리겠지. 그런 악플이야 전부터 일상적으로 달렸던 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포털 기사를 열어본 나는 의외의 맹공에 흠칫했다. 진원지는 바로 강시현의 팬들이었다.


[와, 씨. 어딜 엮냐? 얼굴도 완전 못생긴 게. 강시현한테 묻어가려고 애쓰네.]

[극혐. 강시현한테 듣보잡 묻음.]

[지가 뭔데 울 오빠가 지 스타일이니 아니니 해? 삐쩍 말라비틀어져가지고 멸치 같이 생긴 주제에 대스타 강시현이랑 엮이면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지. 너야말로 완전 내 스타일 아니거든?]

[자타공인 강시현 빅 팬인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 열애설 남? 어디서 어설픈 사기를 쳐?]

[속눈썹이 빗자루 같은 게 아니라 니 생긴 게 빗자루 같다. 마당 쓸고 싶게 생김.]

[얜 무슨 손가락 하트도 이렇게 기분 나쁘게 하지? 표정이 썩어 들어가는 게 아무래도 나한테 욕하는 거 같은데.]

[강시현도 영화 홍보한다고 고생이 많구나.]

[오빠, 도망쳐요. ㅠ.ㅠ]


스크롤을 내릴수록 가관이다. 얼떨떨한 내 표정을 살피며 민지가 조심스레 물었다.


“놀라셨어요?”

“아뇨.... 이것도 일종의 관심의 표현이니까 나쁘진 않은데.... 이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을 줄은 예상 못해서.....”

“다 강시현 씨 인기 때문 아니겠어요? 괜히 국민 이상형이 아닌 거죠.”


민지는 그렇게 말해놓고는 훗 웃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장담하는데요. 영화 개봉하고 나면 이 분위기 싹 바뀌어 있을 거예요. 게다가 지금 악플 단 강시현 씨 팬들이 영석 씨한테 제일 열광하게 될걸요. 두고 보세요.”


물론 영석이야 토니 역할을 워낙 잘했으니까 개봉 후에는 반응이 크게 바뀌리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민지는 이상할 정도로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있었다. 뭔가 내가 모르는 사실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일까?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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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천만으로 가즈아!(2) +17 18.01.13 8,944 321 12쪽
» 천만으로 가즈아!(1) +19 18.01.12 9,340 296 11쪽
49 주연의 무게(3) +9 18.01.11 9,816 320 12쪽
48 주연의 무게(2) +10 18.01.10 9,773 303 12쪽
47 주연의 무게(1) +9 18.01.09 10,296 327 12쪽
46 여신 is 뭔들 +17 18.01.08 10,659 327 12쪽
45 주연으로 가는 길(3) +8 18.01.06 11,257 340 13쪽
44 주연으로 가는 길(2) +9 18.01.05 10,883 310 13쪽
43 주연으로 가는 길(1) +15 18.01.04 11,183 313 12쪽
42 실장님, 연기가 하고 싶어요(2) +23 18.01.03 11,154 302 12쪽
41 실장님, 연기가 하고 싶어요(1) +36 18.01.02 11,710 305 11쪽
40 최종보스(3) +14 18.01.01 11,560 323 12쪽
39 최종보스(2) +12 17.12.30 11,783 316 12쪽
38 최종보스(1) +7 17.12.29 12,231 299 11쪽
37 첫 사극(2) +8 17.12.28 12,105 343 13쪽
36 첫 사극(1) +6 17.12.27 12,242 332 11쪽
35 텃세(4) +27 17.12.26 12,329 349 12쪽
34 텃세(3) +14 17.12.23 12,699 331 12쪽
33 텃세(2) +12 17.12.22 12,642 329 12쪽
32 텃세(1) +10 17.12.21 13,056 335 13쪽
31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5) +13 17.12.20 13,208 332 13쪽
30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4) +18 17.12.19 13,137 358 12쪽
29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3) +15 17.12.18 13,314 386 13쪽
28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2) +16 17.12.16 13,588 368 11쪽
27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1) +14 17.12.15 13,741 352 13쪽
26 여신 출격(2) +12 17.12.14 13,668 394 13쪽
25 여신 출격(1) +12 17.12.13 13,758 370 13쪽
24 날아올라라, 연쇄폭소마!(2) +10 17.12.12 13,619 39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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