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번째 회로 : 코베의 성목으로
"엄청나게 많네."
"그러게. 저기 한 마리 더 있어."
"하아..."
자신에게 달려들려던 샤벨 타이거의 이마에 철갑탄을 박아 넣은 베아는 오리나가 가리킨 쪽에서 튀어나오는 샤벨 타이거를 보고서 한숨을 쉬며 곧바로 마탄을 쏘았다. 샤벨 타이거는 이마를 관통당하고서 즉사했는지 땅에 고꾸라졌고, 베아는 샤벨 타이거를 감정해보았다.
샤벨 타이거
호랑이의 모습이나 덩치가 2m에 달한다. 두 개의 송곳니가 아래로 길게 내려오며, 갈색 털 사이로 붉은 줄무늬가 보인다. 자신들의 냄새가 남아있는 곳에서만 살기 때문에 서식지 주위로는 잘 안 나오려고 한다. 서식지를 넘어가면 더 이상 쫓아오지 않기 때문에 위험도가 낮다.
"큰일이네, 서식지였나..."
"이 근처에 서식지가 있다라..."
"그 와중에 메모냐..."
베아는 설명을 읽고서 걱정되는지 오리나에게 시선을 돌렸고, 오리나가 자신의 지도에 메모를 남기는 것을 보고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너무 믿는다지만 샤벨 타이거의 서식지 안에서 태평하게 지도를 보고 있는 게 정상인가.
"드디어 거의 다 그렸다!"
"엄청 좋아하네."
"당연하지! 코베의 지도를 그리는 게 내 꿈이었으니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먼저 의뢰를 끝내고 말이지."
"치..."
베아는 오리나가 볼을 부풀리자 피식 웃으며 앞으로 걸어갔고, 오리나는 그런 베아를 보더니 혀를 차며 베아를 따라갔다. 그러면서 장난을 치는데 지금 샤벨 타이거의 서식지 안에 있는 사람들 맞는 건지 의심이 된다.
"자, 어디로 가야 해?"
"저기 저 큰 나무 보이지? 만나기로 한 곳은 저기야."
오리나가 가리킨 곳에는 대략 1KM는 가분히 넘길 것 같은 큰 나무가 하나 자라있었는데 특이하게 나뭇잎이 하나도 자라있지 않지만 생명력이 넘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게 코베의 성목인 '오버'야. 참고로 '오버로로'의 뜻은 '오버로 가는 길'. 즉!"
"성목 오버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거겠지."
베아는 오리나의 지도를 훑어보더니 피식 웃었다. 오버로로의 지형은 참으로 간단했다. 성목 '오버'를 주위로 경사 90도를 자랑하는 돌산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오버'를 지키는 '성'같은 느낌이었다. 거기에 코베와 오버의 일직선상에 있는 산만이 경사가 완만하고 나무가 빽빽했다. 딱 봐도 일로만 와라 하는 느낌.
"근처네."
그러나 그냥 무시하기로 한 베아이다. 굳이 저런 위험한 곳으로 갈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그치? 게다가 짜짠! 지름길을 그린 지도이랍니다~"
"어떻게 갖고 있던 거냐..."
"뭐, 방법이 있지."
오리나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지도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베아는 '뭐 상관없나'라고 생각하고서 오리나가 안내하는 데로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그냥 평범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했지만 몬스터의 서식지를 전부 피해 지나가지 루트였는지 몬스터를 한 마리도 마주치지 않고 오버까지 도착한 베아는 자신의 손목을 보았다.
워쳐(유니크)
매직 스미스 베아가 만든 시간을 읽어내는 장치. 이 장치는 세계의 움직임을 읽어내기 때문에 그 어떠한 마법도 이 시계의 흐름을 조작할 수 없다.
기능
- 시간 읽기
- 상태 복원
- 간섭 해방
"딱 맞춰서 왔네."
베아는 손목에 찬 시계-워쳐로 시간을 체크하더니 오버로 시선을 돌렸고, 갑자기 오버에게서 일어난 일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뭇잎이라고는 한 개도 없던 나무에 갑자기 맑고 푸른 나뭇잎들이 자라나기 시작했고, 밑동 쪽에 있던 구멍에서 푸른빛이 맴돌기 시작하더니 원형 '게이트'를 만들어냈다.
"매일 느끼는 거지만 포탈은 참 불편하네."
"어쩔 수 없어, 유일하게 빠른 시간 내에 여기에 올 수 있는 수단이라고."
'게이트'에서 사람들이 한 명씩 나오기 시작하더니 투덜거리는 한 남자와 3명의 여성이 나오는 것을 마지막으로 게이트가 사라졌다. 그렇게 게이트가 닫히기 전까지 나온 인원은 총 50명. 마중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챈 베아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여 마지막으로 나온 남자를 감정해보았다.
이름 : 크레타
종족 : 인간 나이 : 21 성별 : 남성
칭호
-조롱꾼 -학살자 -지휘자 -기사단장 -부름 받은 자 -검의 용사 -약탈자
-킹 오우거 슬레이어 - 킹 오크 슬레이어 -비스트 슬레이어 -검의 귀재 -학대자 -강압자
직업
-용사 -기사 -슬레이어
"요, 용사!?"
"에엑!? 용사!?"
설명을 읽던 베아는 용사라는 단어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고, 오리나는 베아의 말에 놀라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베아가 마중하기로 한 사람들은 용사와 그 파티였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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