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29.2 애나의 열애설
약속 장소에 도착해
한참동안 정색을 한체 생각에 잠긴 나에게
하얀색 원피스와 청자켓을 입은 나은이가
해맑게 웃으며 뛰어와 나에게 안겼다
"보고 싶었어~~~"
"뭐...뭐야 사람들 많은데...저리가"
"뭐 어때~~~많이 기다렸어?"
"아냐 나도 지금 방금왔어"
"뽀뽀~~"
"뽀뽀 뭐?"
"뽀뽀해죠"
"나...나중에
우리 둘만 있을때 해줄께"
"나중에 언제? 지금해죠"
"왜...왜 그래 갑자기..."
"아잉~~뽀뽀해죠~~~"
'....저리가 무서워'
보나마나 어머니나 현지가 남자는
여자가 애교를 부려야
좋아한다고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않아도 예뻐 죽겠으니까 그만해'
한참동안 고개를 든체 눈을 감고 있는
나은이의 볼에 살짝 뽀뽀를 했고
그제서야 나를 놔주었다
이제는 적응이 될 때도 된 것 같은데
역시나 나은이가 내 손을 잡고 깍지를 끼자
심장이 나대기 시작했다
'이정도면 병 아닌가?'
손을 꼬옥 잡고 롯데 월드 아쿠아리움에
들어가 2시간 동안
나은이는 연신 천진난만한 미소로
물고기를 구경했고
나는 그런 나은이를 곁눈질로 구경했다
'너무 예쁜데 귀엽기까지 하면
사기케 아니니?'
자기 여자 친구한테 반해서
제대로 쳐다 보지도 못한체
곁눈질 하느라 눈깔 아파 죽는줄 알았지만
그렇게라도 나은이의 미소를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
나가는 길 기념품샵에서
나은이가 나에게 준 왕펭귄과
똑같이 생긴 인형을 발견했고
너무 귀엽다며 눈을 떼지 못하는
나은이에게 선물로 사줬다
"얘는 핑크색이니까 암컷인가봐"
'글쎄....게이일수도 있잖아'
"그렇네~~
그럼 니가 준건 파란색이니까 숫컷이겠네"
"다음에 니방갈때 얘 데리고 갈께
그때 펭귄들 소개팅 시켜주자"
'........소개팅 같은 소리하고 있네
약먹을 시간이 지났나 본데?'
"그러자"
"얘네 막 우리 몰래
교배해서 새끼 까는거 아냐?"
'.........지랄마'
"그럴수도 있겠다"
"누구 때문에 우리도 안해 본걸
너희가 먼저 하면 안된다"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은데?'
나은이는 갑자기 길 한가운데 서서
펭귄 인형에게 참교육을 했고
나는 일행이 아님을 밝히기 위한 것처럼
조용히 나은이에게서 두걸음 물러났다
"어디가 이리와~~~"
'저리가'
비싼 아쿠아리움 비용을
나은이가 결제한게 미안해서
미리 검색해둔 잠실새내(신천)역에 위치한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자고
나은이에게 말했다
"싫어~~너무 비싸보여
나 순대국 먹고 싶어"
"순대국은 앞으로 수천번 사줄께
오늘은......"
"싫어~~~나 진짜 순대국 먹고 싶단 말이야"
"아니야 그냥 오늘만...."
"그 돈 모아서 우리 빨리 결혼하자"
'.....뭐 이런 여자가 세상에 존재하는거지?'
물론 그냥한 말일수도 있겠지만
너무 예쁜 나은이의 마음에
멍해진체 빤히 쳐다 봤다
"왜?...뭐 묻었어?"
"그냥........내 여자한테 심쿵당해서..."
"뭐...뭐야....
순대국 먹을 줄 아는걸로
심쿵하고 그러면 어떻게해
몰라~~그만봐 부끄러워"
'저것도 어머님이 가르쳐 주셨나보네
어느 미친놈이 여자가
순대국 먹는다고 심쿵하나'
끝내 우리는 순대국을 먹었고
막걸리도 한병씩 비워 버렸다
그리고 나은이는 막걸리를 마셔서 기분이
좋은건지 발그레진 웃는 얼굴로
내 손을 잡고 살짝살짝 점프를 하며 걸었다
'막걸리를 빤거야 약 빤거야 '
"혹시 전 여자친구도 나만큼 예뻤어?"
그리고 갑자기 답변이 조심스러운
질문들을 쏟아냈다
"음...기억이 안나는데...
뭐 기억은 잘 안나지만 세젤예랑 비교불가지"
"치~~~얼마나 사겼었어?"
"...음...얼마 안 사겼던거 같은데...
진짜 기억이 잘 안나..미안해"
"누가 먼저 사귀자고 했어?"
"내가 먼저 사귀자고 한건 너뿐이야"
"진짜지?"
"그럼...
내 성격 너도 알잖아"
"하긴~~~~너무 좋다
그럼....애나는 언제부터 만난거야?"
별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었지만
어차피 한번은 여자친구인 나은이에게
밝혀야 할 내용이였다
"걔네 어머님이 부탁하셔서
2년전에 수학과외 잠깐했었어"
"아~~~~그때 과외가
애나였구나"
"어 맞아"
"그럼 열애설의 상대는 너가 아니지?"
'결국 이걸 묻고 싶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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