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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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오
작품등록일 :
2017.11.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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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0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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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1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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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크리스마스 25회

DUMMY

크리스마스트리에 불이 들어왔다. 둘은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면서 이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난다고 생각했다. 반짝거리는 트리를 보며 둘은 환하게 웃었다. 약간 아쉬운 건 크리스마스 캐럴이 없었다. 은수는 집에서 탈출할 때 챙겨온 스마트폰을 가방에서 꺼냈다. 관공서라서 그런지 와이파이가 연결됐다. 와이파이는 조금 느렸지만, 그런대로 쓸만했다. 은수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검색해서 틀었다. 은수의 스마트폰에서는 Mariah Carey의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이 나왔다.


“You'd better watch out”

“You'd better not cry.”

“You'd better not pout.”

“I’m telling you why.”


경지는 캐럴이 나오자 웃으면서 따라불렀다. 노래에서 “Santa Claus is comin' to town.” 이 부분이 나올 때마다 은수의 손을 잡고 기쁜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며 폴짝폴짝 뛰었다. 경지는 정말 신난 듯 보였다. 늘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경지를 보며 솔직하고 밝은 경지를 은수는 부러워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항상 혼자 아니면 동네 친구들과 우울하게 소주를 마시던 은수는 경지 덕분에 기분 좋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은수는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서도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경지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


“경지야.”

“응?”

“크리스마스에 선물 뭐 받고 싶어? 원래 선물이라는 거 물어보고 준비하는 게 아닌데 경지는 웬만한 건 다 있을 거 같아서······.”

“하하하. 뭘 내가 다 가지고 있어.”

“연예인이잖아. 막 연예인들 외제 차 타고 다니고 집도 좋고 그렇던데.”

“아! 그건 회사에서 아이돌 그룹 하나를 데뷔시키는데 투자한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정산을 받는데 그때 정산받고 그러면 성공한 아이돌들은 꽤 많은 보상을 받지.”

“아. 그렇구나. 경지도 성공한 아이돌 아니야?”

“응. 맞아. 하하하. 농담이고 정산받긴 했는데 막 CF를 많이 찍고 배우로 활동하고 그런 것까지는 아니라서 많이는 못 받았어.”

“아. 그렇구나.”

“응. 내가 크리스마스 때 오빠한테 뭐 받고 싶냐고?

”어. 뭐 받고 싶어?“

”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오빠는 뭐 받고 싶은데?“

”나는 경지 연락처. 하하하.“

”아 그건 당연히 주지. 생명의 은인인데 연락처로 되겠어?“

”응 난 그거면 돼!“

”그래 오빠. 음······. 그럼 나는···. 오빠의 노래?“

”응? 웬 노래를?“

”오빠 노래 듣고 싶어서. 내가 오빠랑 며칠 동안 같이 있었는데 오빠 노래하는 거 한 번도 못 봤어. 오빠 노래 부르는 거 싫어해?“

”아! 내가 노래를 못해서 안 불러. 음치야.“

”나도 노래 못했었어. 많이 부르다 보면 나아질 거야. 오빠 크리스마스이브에 날 위해서 노래하나 불러줘. 그때 나도 오빠한테 내 연락처 줄게!“

”응 알았어.“

”근데 오빠 허리 괜찮아? 허리 다쳤었잖아.“

”어? 맞아. 허리 다쳤었지. 여기 와서 검사받으면서 긴장해서 그런지 통증이 없네? 잠깐 아픈 거였나 봐. 안 아파서 나도 몰랐어.“

”뭐 어찌 됐든 정말 다행이다. 허리 다치면 꽤 오래가는데. 오빠 계속 아플까 봐 많이 걱정했었어.“


경지가 여자친구처럼 걱정해주는 것 같아서 은수는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둘이서 크리스마스를 즐기며 잠을 청했다. 각자 담요를 덮고 불편한 바닥에서 잠을 잤지만 둘은 정말 오래간만에 푹 자게 되었다. 은수는 군인들이 24시간 경계근무를 하며 철저히 지켜줘서 안전하다는 생각에 정말 오래간만에 푹 잤다고 생각했다.


”경지야 나 화장실 가서 좀 씻고 올게. 좀 더 자고 있어.“


은수는 일어나자마자 집에서 나올 때 챙겨온 세면도구를 가지고 씻기 위해 화장실을 갔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고 경지처럼 환하게 웃어보았다. 어색했다. 자신의 웃는 모습을 보니 초등학교 때 이후로는 이렇게 환하게 웃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한참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야 할 학창시절에 학교 공부와 학원 교우관계 등등 해야 할 일이 많아서 항상 힘들기만 했던 기억들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웃을 일이 없었다. 다들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데 혼자만 힘들어했던 건 아닐까 생각하며 다시 한번 거울을 보고 환하게 웃은 뒤 경지에게 배운 긍정적인 생각을 항상 해야겠고 다짐했다.


은수가 씻고 있는 동안 경지는 오래간만에 푹 자서 조금 더 늦잠을 자기로 했다. 경지는 정식으로 가수 데뷔 후 오랫동안 바쁜 활동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그런 와중에 좀비 사태까지 발생해서 더욱더 푹 잘 수 없었다. 은수의 집에 와서도 안전한 환경이 아니라 밤마다 불침번을 하면서 가슴 졸이며 지내서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 문이 열리고 다 씻은 은수가 들어왔다. 경지는 담요를 덮고 옆으로 누워서 자고 있었다. 은수는 경지를 깨우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은수는 티브이를 틀어보았다. 티브이에서는 계속 뉴스 속보가 나왔다. 각종 종교단체와 시민단체에서는 각종 구호 물품을 지원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대기업과 연예인들은 좀비 사태가 발생한 지역에 상당히 큰 액수의 돈을 기부한다는 기사도 나왔다.


‘저렇게 기업이나 연예인 시민단체가 기부하면 돈은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나한테도 저 기부금이 돌아오는 걸까?’


뉴스를 보던 은수는 기부금이 자신에게도 돌아올지 정말 궁금했다. 그리고 경지와 친하다는 연예인들의 인터뷰도 나왔다. 주로 아이돌 가수들의 인터뷰였다.


”경지야 정말 정말 걱정 많이 했고 구출됐다고 하던데 정말 다행이야!“

”경지 언니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은수는 무언가 다른 소식이 있을까 해서 티브이를 조용히 틀어놓았지만 별다른 소식은 없었다. 그래도 은수는 티브이에서 경지를 응원하는 인터뷰도 나오고 경지 언급이 많이 돼서 자기 일처럼 기뻤다. 경지가 일어나면 말해주겠다고 생각했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경지가 일어났다.


”잘 잤어?“

”응. 오빠 일찍 일어났지?“

”어 정말 오늘은 개운하게 푹 잔 것 같아서 일찍 일어나서 씻고 뉴스 봤지.“

”뉴스에선 뭐래?“

”그냥 뭐 별다른 특별한 소식은 없었고 기업에서 기부금 낸다고 하고 연예인도 낸다고 하고 그러다가 경지 이야기도 나오고!“

”응? 내 이야기? 무슨 이야기?“

”동료 연예인들이 경지가 구출돼서 기쁘다고 꼭 살아 돌아오라고 그런 인터뷰 했더라.“

”아! 그렇구나. 다들 고맙네.“

”응. 경지 사회생활 잘했나 봐!“

”하하하 내가 좀 잘했지.“


간단한 대화를 하다가 경지는 씻으러 갔다. 은수 혼자 앉아서 뉴스를 보고 있는데 문이 열렸다. 은수는 경지가 다 씻고 온 줄 알고 웃으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


”은수씨는 일단 감염 통제센터로 가셔야 할 것 같아요.“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경지가 아니고 감염 검사 담당자였다. 은수는 놀래며 대답했다.


”네? 감염이라도 된 건가요?

“아니요. 감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죽어있는 상태로 인체에서 발견된 일은 은수씨가 최초여서 정밀검사를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막 무슨 생체실험 이런 거 하는 거 아니죠?”


담당자는 나지막이 웃으면서 말했다.


“은수씨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요. 사람이 먼저인 세상 아닙니까. 그런 일은 전혀 없습니다. 그냥 병원에서 종합검진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네 그럼 경지는 어떻게 되나요?” “경지씨는 캠프로 이동하시거나 경지씨 자택이 좀비 사태가 발생한 지역이 아니라면 자택에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은수씨가 통제센터로 이동하는 일정 나오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통제센터에서 곧 사람이 올 겁니다. 그때까지 두 분이 여기서 같이 계셔도 되고 경지씨만 오늘 중으로 먼저 캠프로 이동하셔도 되고 편한 대로 하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경지 오면 상의해보겠습니다.”

“네 은수씨가 잘 이야기해 보시고 경지씨가 캠프나 자택으로 이동하게 되면 저에게 말씀해주세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진단서를 제가 발급해드리는데 그걸 여기서 나가실 때 발급해드립니다. 진단서를 발급받아야 이동 가능합니다.”

“네.”


은수는 그럭저럭 괜찮은 결과라고 생각했다. 경지는 지금 당장 집으로 갈 수 있게 되었고 자신도 감염되지는 않았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제는 진짜 경지와 헤어지는 게 조금 속상했다. 경지와 며칠 동안 한집에서 같이 지내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 경지가 예쁘고 착한 이성이어서 정이 더 많이 든 것도 또 이성으로서 좋아한 것도 사실이지만 좀비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을 같이 겪으며 생존을 위해 서로 도우며 지냈기에 마치 무협지에서나 나오는 생사를 함께한 동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일반적인 남녀관계에서 오는 정도 있지만 정말 내면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인간적인 면에서 정이 들었다. 은수는 경지도 자신을 그렇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지의 생각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런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지금 이 순간 경지와 같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경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 씻었어?”

“응. 오빠 표정 진지하던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었어?”

“티 났어?”

“응. 오빠는 잘 웃지도 않고 표정이 많이 없지만 그래도 나는 며칠 같이 지내서 오빠 표정 보면 알 수 있어.”

“아 그렇구나. 고마워.”

“대체 무슨 심각한 일이길래 그런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었던 거야?”

“아 별일은 아니고 우리 검사해줬던 담당자가 왔었어.”

“뭐라고 했어?”

“넌 이제 생존자 캠프에 가도 되고 집이 좀비 사태가 발생한 지역이 아니면 집에 가도 된다고 했어.”

“그럼 오빠는?”

“어 나는···.”


은수는 경지의 표정을 살폈다. 경지는 진심으로 걱정된 눈빛이었다. 원래 큰 눈을 더 크게 뜨며 금방이라도 울음이 나올 것 같은 표정이었다. 은수는 그런 표정을 보고 차마 감염됐다고 거짓말하면서 장난을 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다른 표현은 삼가고 요점만 간단하게 경지가 놀라지 않도록 설명했다.


“응. 경지야 나는 감염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통제센터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데.”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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