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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atos03
작품등록일 :
2017.11.14 00:28
최근연재일 :
2018.04.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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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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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Novice(4)

DUMMY

 “오~ 서열전이다!


  정말, 오래간만에 서열전이 


  벌어졌어!


  방과후에 중앙 경기장(Central Arena)


  에서 서열전이 벌어지기로 했다네.”


  점심시간이 끝나갈 때 쯤, 


  조용했던 교실이 갑자기 시끌벅적 


  해지며, 아이들의 눈이 광기와 


 열기로 일렁거렸다.


 “그래서, 대체 누구랑 누가 붙는


  거야?”


 “히히히, 선도부장이랑 부회장이


  붙는다던데.”


 “그럼, 선도부장이 그녀에게 


  도전장을 내민 거야?”


 “당연하지.


  높은 서열이 낮은 서열에게 대결을 


  신청할 이유가 뭐가 있겠냐?


  맘에 안 들면 완력으로 찍어 


  누르면 그만인데.


  그러면 그 둘의 대결...


  3개월만의 재대결인가?


  부회장에서 일반학생으로 강등되었던


  선도부장이 그날로부터 꽤 칼을


  갈았던 모양이야.


  다시금 재도전하려는 걸 보면


  승산이 있어서 그런 것이겠지?”


 “그래서 넌, 누가 이길 것 같아?”


 “당연히, 부회장이지.


  그 얼음마녀의 무서운 성장속도를 


  감안한다면 이 학교의 누가 


  그녀로부터 승리를 자신할 수 


  있겠어?


  현(現) 회장도 졸업반이어서 


  그녀의 도전을 받지 않았던 것뿐이지.


  만약에 그 둘이 제대로 붙었다면 


  감히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을 걸?


  만약 내게 돈을 걸라고 한다면


  부회장에게 내 재산의 반을 


  걸 거야.”


 “과연, 그럴까?


  난 선도부장한테 더 승산이 있을 


  것 같은데...


  지난번 서열전도 마지막에 헛짓거리만


  하지 않았으면 승부는 180도 


  달라졌을 거라고.


  내년에 졸업반에 들어가는 선도부장의


  피지컬적인 우위를 생각해봐.


  우리 나이 때의 한두 살 차이가 얼마나


  현격한 힘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데.”


 “그래?


  그럼, 우리 한 달치 용돈을 판돈으로


  내기할까?”


 “너 말이야.


  정말로 후회안할 자신 있어?”


 “그럼~


  나와는 다른 출신성분 때문에 


  부회장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실력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구.


  너야말로 내가 그녀를 찍으니까, 


  뒤늦게 후달리기라도 한 거야?


  사내답지 않게 말꼬리가 왜 이렇게 


  길어?”


 “하! 너야말로 지고 나서 딴 말하지


  말라고.”


 “좋아, 네가 부모님께 작년 생일에 


  받은 삐까번쩍한 브로드 소드 있지?


  그걸 전충(錢蟲) 로이에게 담보로 


  맡겨둬.


  나도 마법이 담긴 이 루비반지를


  같이 맡겨 둘 테니까.”


 “그러지.”


 교실 곳곳에서 오후에 있을 


 서열전으로 아이들끼리 때늦은 격론이 


 벌어졌다.


 “대체, 서열전이 뭐야?”


 지난 폭력의 여파로 아직 교실에서 


 조심스러운 유토가 사루비스의 귓가로


 은밀히 속삭였다.


 “으응, 학생회 간부가 되고 싶어


  하거나, 간부들 사이에서 원하는


  직책으로 승진하기 위해, 현직에 

 

  있는 사람과 검술로 대결하는 것을


  서열전이라고 해.


  본래 이 학교에서는 생사불문의 


  대결만 아니라면, 대련이나 대결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어서, 


  특별한 일로 취급하지는 않지만, 


  서열전은 학교 안에서도 특별한 실력을


  갖춘 이들끼리 원하는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기에, 많은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관전하거든.”


 뒷자석 엘로고스의 눈치를 보며,


 사루비스는 유토에게 조심스럽게 


 답했다.






 수업이 끝나자, 아이들은 서열전이 


 벌어지는 중앙경기장을 향해 우르르 


 몰려갔다.


 유토와 사루비스 역시, 아이들의 


 틈바구니에 섞여 좌측 구석에 놓여진


 객석에 앉아, 서열전을 기다렸다.


 “대체, 학생회 간부는 왜 되려고 


  하는 거야?”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한동안 벙쪄서


 유토의 얼굴을 바라만 보고 있던


 사루비스가 민망할 정도로 자신을 


 오래 지켜보자, 상기된 표정의 


 유토가 다시금 물었다.


 “진짜 몰라서 그래.


  학생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다면,


  그런 성가시고 귀찮은 감투는 서로 


  떠맡지 않으려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잖아?


  명예직의 자리라 할지라도 시간을 


  잡아먹는 귀찮은 의무들이 덕지덕지 


  붙어있기 마련이니까.”


 “넌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이 학교에


  왔구나.


  골치 아픈 행정상의 일은 머리는 잘


  돌아가지만, 신체적 재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애들에게 학내 안전을 


  담보로 떠맡기면 그만인 것이고, 


  시간 많이 걸리는 단순잡무들은 


  시키는 일 군말 없이 따르는


  루저들에게 떠맡기면 그만이지.


  힉생회 임원들은 간부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에만 집중할 뿐, 


  책임은 질 필요가 없거든.


  일례로, 네가 얻은 기숙사방,


  아르테아 선배가 부회장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방 배정권으로 


  네게 혜택을 베푼거야.


  학생회 간부들의 도움 없이 본인의


  능력만으로 2인실을 얻으려면, 


  전체 학생들 중 상위 3%안에 


  들어가는 실력이 필요해.


  2인실이 전체 기숙사에서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2인실 


  배정권은 소수의 학생회 간부들이 


  독점적으로 틀어쥐고 있거든.


  그보다 더 적은 1인실의 경우는 


  100% 그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너와 나 같은 일반 하급생들은 그녀가


  없었다면 감히 꿈도 못 꾸는 공간이야.


  그 외에도, 학생회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반강제적으로 모금받는 학생회비에 대한


  운영권이나 학교 시설 수리비용을 


  포함한 제반시설 관리에 있어서도, 


  업체와 학교 사이의 감찰을 대가로 


  막대한 수수료비를 그들이 획득하고


  있거든.


  그래서, 간부들에게 돌아가는 돈이


  웬만한 특급용병들의 1년 수입보다


  더 높다는 풍문이 파다해.”


 “20살도 안 된 아이들에 대한 


  보상으로는 과도하긴 하군.”


 “그러니까, 모든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지.”


 유토와 그레이의 대화가 잠시 멈췄졌을


 때, 갑자기 장내가 시끄러워지면서


 수근대는 목소리들로 실내가 크게 


 울렸다.


 “오~ 선도부장이 먼저 무대 위로 


  올라왔네.”


 “먼저 입장하는 사람이 안 좋은 쪽으로


  결말 나는 것이 이곳의 오랜 징크스인데 


  용케도 먼저 사람들 앞에 나타났네.


  답지않게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나 보군.”


 “이거 왜 이래?


  저번 대결에서도 한끗 차이로 졌다고.


  현(現) 회장이 직접 지목한 자기 파벌의


  후계자이자, 내년 차기회장으로 유력한


  그인데 왜 그렇게 과소평가하는 거야?


  너 부장한테 악감정 있냐?”


 “다른 상대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검귀(劍鬼)라 불리는 


  얼음마녀는 한 번 대전했던 상대에게


  절대 패배한 역사가 없다고.”


 “그럴까?


  그렇다면 너도 이 역사에 대해서는


  알고 있겠지?


  본 교의 역사상 방계출신이 회장직을


  이어받은 적이 없었다는 것을.


  그녀의 고모인 이사장도 일시적으로


  부회장 직책을 맡은 적은 있었지만, 


  회장직은 끝내 획득하지 못했잖아.”


 “어허! 


  현 부회장도 크노소스가의 성을


  당당히 이어받은 본가출신이라고?”


 “킥킥, 본가는 무슨...


  그녀의 고모덕에 그 천한 피를 


  교묘히 가렸을 뿐이지.


  누가 부회장의 정통성을 인정할 것 


  같아?”


 “쉬잇~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혹여라도, 부회장을 추종하는 애들


  귀에 들어가면 지금 네 실력으로 


  무사할 성 싶어?”


 “헙~”


 그의 경고에 멋대로 부회장에 대해 


 입을 놀려댔던 상급생의 입이 급하게


 닫혔다.


 그와 함께,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을 


 받으며, 회색 브리간딘 갑옷으로 


 경무장한 아르테아가 연무장으로 


 들어섰다.


 많은 사람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입장했기에, 들뜰 법도 한데, 그녀의


 신색은 평소와 다를바 없이 침착하고


 냉정했다.


 5천여 명의 관객들이 들어찬, 아레나 


 중앙에는 가로, 세로 15m의 정사각형 


 형태로 깔아진 화강암 바닥이 한 눈에 


 띄었고, 혹여라도, 격렬한 싸움으로 


 돌무더기가 객석으로 튀어나갈 것을 


 대비해 객석 앞으로 강력한 마법장막이 


 촘촘히 둘러싸고 있었다.


 1남 1녀가 대련장을 대척점으로


 파라솔이 퍌쳐져 있는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양쪽 모두 편안한 표정으로 


 두 눈을 감고 있었다.


 그들이 오늘 대련의 주인공들이었다.


 그 중 한 명은 당연히 눈에 익었다.


 이 학교에서 자신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아르테아.


 ‘오늘에서야 보는구나.


  지난번 식당에서 일방적인 폭행때도 


  검을 뽑지는 않았으니까.’


  드디어,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녀의


  검술실력을 두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단 흥분에 오늘 아침 있었던 


  불쾌한 일들따위는 기억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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