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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SSS급 소환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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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淸聲)
작품등록일 :
2017.11.18 19:40
최근연재일 :
2018.01.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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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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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폭풍전야 (2)

DUMMY

"어떻게 된 일이야?"


팀원 중 하나가 피냄새가 진동하는 현장을 두고 머리를 긁적였다.

지하는 격렬한 총격전의 흔적과 난도질당한 시체들로 가득했다.

바닥과 벽에 넘쳐흐르는 피는 이 곳을 지옥을 방불케 만들었다.


"이런 건 전혀 예상 못했는데..."


굵은 목소리의 남자가 중얼거리며 피투성이가 된 책상 앞에 섰다.

의자에 앉아있는 보스의 목에는 깊숙이 단검이 꽂혀있었다.


'말단들 빼고는 전부 죽은 건가.'


이 곳에 대거 모인 조직원들은 모두 어느 정도 조직 내 위치가 있는 자들이었다.

간부와 그 측근은 물론, 중간 관리자들까지 빠짐없이 모여 있었다.

즉, 뭔가를 알만한 자들은 모두 죽어버렸다는 것.

남아있는 말단들을 잡아서 심문해봤자, 정보를 얻어낼 거리는 없었다.


"이런 짓을 할 만한 곳은..."


그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열심히 머리를 굴려봤지만 전혀 없었다.

아무리 큰 범죄 조직이라도 협력 조직을 상대로 이런 정신 나간 짓을 벌였다가는 조용히 넘어가는 건 고사하고 내분이나 안 나면 다행이었다.

거기다 이만한 총격전이 벌어졌는데 밖에 있던 부하들이 내부의 일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도 그렇고,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았다.


"이능 한번 써줘야 겠... 이미 하고 있군."


모자를 눌러 쓴 여자는 이미 무릎을 꿇어, 한손으로 바닥을 짚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자, 주위의 풍경이 일렁이며 시간을 역행했다.

슈슈슉! 마치 테이프를 뒤로 감듯이, 수많은 장면들이 빠른 속도로 숨 가쁘게 지나갔다.


"여기다."


그녀가 눈을 번쩍 떴다.

동료들의 모습은 사라져있었고, 쓰러져 있던 조직원들은 멀쩡히 살아 자리에 서있었다.

그들은 그녀의 모습 보이지 않는지 서로 외국어로 뭐라 뭐라 떠들어댔다.

뜻은 알 수 없었지만 한껏 격앙된 어조였다.

여자는 손을 저어 그들이 내뱉는 말을 한국말로 변형시켰다.


"그러니까 그 일에 손대지 말자고 했잖습니까? 뒷감당도 안될 바보 같은 짓이었습니다."

"이러고 있을 시간도 없어! 이지스 놈들이 추적해오고 있을 거라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 모습을 한가운데에서 지켜보고 있는 그녀는 코웃음을 쳤다.

애초에 상대를 가려가면서 장난질을 쳤어야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들을 벌인 건지 당최 이해가 불가능했다.


그런 와중 묵묵히 앉아 있는 보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가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가장 앞에 있던 이가 칼을 뽑아들었다.


푹!

마치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듯이 초점을 잃은 눈으로 보스의 목에 단검을 깊숙이 찔러 넣은 남자.

현장은 그야말로 경악에 빠졌다.

델 로하스의 보스는 그 자리에서 엄청난 양의 피를 쏟아내며 죽었다.


"무슨 짓을 한 거야!"

"저 새끼 잡아!"


난데없이 나타난 암살자에게 모두가 달려들려는 순간이었다.

그들의 눈까지 남자와 똑같이 뒤집어지고, 초점을 잃었다.

그리고 나서 이 공간이 지옥도가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하에 있는 모든 이들이 갑자기 서로를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광기에 물든 고성이 오갔고, 방 안을 가득 메운 끔찍한 비명 소리와 요란한 총성이 그녀의 귀를 사납게 때렸다.

절로 인상이 찡그려진 여자는 살육의 장을 지켜봤다.


그렇게 모두가 죽고, 마지막 남은 한 사람은 자신의 턱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처음 목격했을 때의 광경이 그대로 만들어졌다.


여자는 조금 더 과거로 돌려 단서를 찾아봤지만, 더이상 이 곳에서 쓸 만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그녀가 과거를 읽을 수 있는 시간상의 한계가 존재했다.

이능을 한 번 쓸 때마다 힘도 많이 소모되는 편이었고.


"정신 계열 이능이야. 그것도 아주 강력한. 시전자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어."


다시 현재로 돌아온 그녀가 옆에 서있는 팀원에게 말했다.


"차라리 잘됐네. 이능을 썼다면 추적이 가능하니까."

"아니, 불가능해. 흔적이 모두 지워졌어."


다른 팀원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이능을 사용한 각성자의 흔적을 찾아내 추적이 가능했다.

몬스터가 아닌 철저히 각성자를 상대로 한 그의 이능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 어떤 작은 흔적조차 남지 않고 말끔히 지워져 있었다.


"이거 완전히 당했는데?"


모자를 벗은 여자가 머리를 쓸어내리며 헛웃음을 흘렸다.




*




"하암."


고스트가 늘어지게 하품했다.

마스크로 쩍 벌어진 입가의 윤곽이 보였다.


"일도 없었는데 어제 밤에 뭘했길래 그래?"

"흠, 대답하기 곤란한데. 그냥 말씀 드릴까요?"

"아니... 됐다."


이수연이 고개를 돌렸다.

출발하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수송기의 창밖으로는 벌써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지금 유럽 지역을 맡는 파견을 위해 스페인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이지스 소속의 각성자들은 언제든지 세계 모든 나라의 영공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입출국 역시 별다른 과정 없이 가능하게 허가가 되어있다.


활주로가 필요한 것도 아닌, 수송기를 타고 있는 그들은 굳이 공항으로 들어올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굳이 이 곳, 바라하스 국제공항으로 들어왔다.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것 역시 팀에게 있어 하나의 일정이었다.


수송기가 내려와 부드럽게 착륙하자 일현은 가벼운 가방 하나를 짊어졌다.

다른 짐은 거의 없었다.

웬만한 물건들은 이쪽에서 이미 준비되어 있어 챙길 필요가 없다고 전해 들었고, 실제로 다른 팀원들도 거의 맨몸이나 다름없이 왔다.


수송기 안에서 팀원들이 차례로 내렸다.

그 앞엔 열댓 명이나 되는 인원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능숙하게 한국말을 하는 정장 입은 남자가 그들을 안내했다.

공항 안으로 들어간 그들은 아무런 입국 수속도 거치지 않고서 관계자 통로 빠르게 통과했다.


외국의 공항을 난생 처음 보는 일현은 신기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애초에 넉넉한 형편도 아니었고, 게이트 사태 이후 해외여행 절차가 까다로워진 탓에 그는 여태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웅성거림이 느껴지는 자동문 너머로 향했다.


와아아!


갑작스레 터져 나오는 플래시 세례에 일현이 눈을 찡그렸다.

아예 스페인 정부에서 나온 경호 인력들이 줄지어 서있었고, 너머에 엄청난 인파가 그들을 구경하러 와있었다.


사진 촬영을 하며 환호하는 사람들에 커다란 환영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국내에서의 관심은 이제 겨우 어느 정도 익숙해지려 했는데, 외국 사람들이 나와서 이러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도통 적응이 안됐다.


그리고 인파를 빠져나와서는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들 앞에서 간단한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했다.

한 주짜리 가벼운 파견이라기에 별생각 안하고 왔던 일현은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그도 그럴게 대륙마다 나가있는 이지스의 파견 팀들이 매 번 바뀔 때마다, 다음엔 어느 국가로 가게 될 지 수많은 관심이 쏠렸다.

항공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대륙 내 다른 국가라 해도 보통 몇 분 차이가 다였지만, 긴급한 상황에서는 그 몇 분이 많은 걸 가르곤 했다.

거기다 워낙에 대중들의 관심이 뜨거운 덕에 정부들도 이지스에게 여러 조건을 내걸며 파견 팀을 모셔가려고 애를 썼다.


시간이 많지 않아,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는 기자들은 정진성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에 꽤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지스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두 팀장인 만큼 당연히 예상된 일이었고, 다른 임무 맡고 있는 탓에 오지 못했다며 입을 맞춰놓은 대로 술술 대답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는 관심에 쌓인 인물은 하나 더 있었다.

강일현, 바로 그였다.

벌써 단독으로 B랭크 몬스터 수 마리를 침묵시킨 그는 요즘 들어 가장 핫한 루키로 세계에 소개되고 있었다.

그에 맞게 엄청난 질문 폭탄에 시달렸고, 이수연을 뺀 다른 두 팀원보다도 한참을 더 붙잡혀 있어야 했다.


"이야, 인기 많은 데요?"


겨우겨우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서 풀려난 일현에게 고스트가 다가왔다.


"원래 매 번 이런 거야?"

"뭐, 그렇죠. 주말이라 평소보다 더 많은 거 같긴 한데..."

"안녕하세요?"


어느새 건너편에서 다가온 여자가 갑자기 그들에게 인사했다.

갈색 단발머리와 살짝 처진 눈꼬리에 단정한 코트 복장.

일현은 어디서 본 듯한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고, 여자 역시 일현을 똑바로 마주 바라봤다.


"설마 저 잊은 거 아니죠?"

"아...!"


그녀가 누군지 알아챈 일현이 입을 떡 벌렸다.

그가 각성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적.

우연히 마주쳤었던 기자, 박소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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