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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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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히
작품등록일 :
2017.11.21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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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약속에 관하여(4)

DUMMY

선선한 바람이 뺨을 타고 시원하게 흐르며, 공기중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고깔모자에 튕겨져 나간다. 천영은 양다리를 한쪽에 모아 옆쪽으로 비스듬히 엉덩이를 ‘빗자루’에 걸친 채 하늘을 날고 있었다. 마녀들의 상징, 고깔모자와 빗자루.


천영은 엔에게서 선물을 하나 받을 수 있었다. 그것은 비록 1회밖에 쓰지 못하지만 하늘을 날 수 있게 도와주는 마녀 전용 빗자루였다. 타종족은 사용할 수 없고 오로지 마녀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만 엔의 주문 덕분에 특별히 천영도 한 번 정도는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천영은 빛내림 숲이 있는 곳까지 힘들이지 않고 금방 갈 수 있었다. 보통의 걸음으로는 일주일은 헤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인데, 겨우 반나절 정도 비행을 하자 숲의 중심부까지 갈 수 있었다.


숲에 펼쳐진 나무는 그 높이가 하나같이 빌딩 한 채 정도는 가볍게 웃돌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만약 지구에 있었다면 그 자체로도 이름을 붙여놓고 ‘몇 백 년 된 어떠어떠한 나무’라며 도감에 실릴 정도로 거대한 나무가 한 그루도 아닌, 하늘에서 내려다 보아도 시야에 한가득 들어올 정도로 많았다.


자체 네비게이션(?)이 내장된 빗자루를 타고 한참을 비행하자 아래쪽에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몬스터를 사냥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천영은 그런 것들을 간간히 구경하며 지나쳤다. 빗자루의 속도는 점차 느려졌고, 빗줄기 역시 조금씩 약해진다고 생각할 무렵 공기 중의 마나 농도가 확 뒤바뀌는 순간이 찾아왔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통과한 느낌이 들도록.


처음에는 그것이 무슨 느낌인지 알 수 없었으나, 그대로 30분 정도 비행을 하니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마녀들의 거주지, 빛내림 숲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그곳은 조금 신기한 곳이었다. 숲은 똑같이 숲인데, 마치 계단처럼 숲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형태였다. 지면이 접힌 것처럼, 나무와 지형이 전부 기울어져 있었고 그곳을 향해 하늘에서 빛이 쏟아져 내린다. 먹구름 가득한 이곳의 하늘에서도 유독 저곳만이 빛을 강하게 받고 있었고, 어떻게 저런 화려한 장소가 눈에 띄지 않았는지 의문일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숲이었다.


빗자루의 속도가 점점 줄어들고 땅에 가까워지자 천영은 빛내림 숲 코앞에서 땅으로 폴짝 뛰어내렸다. 그 다음 빗자루를 잡으려고 하자, 그것은 힘을 잃고 바닥으로 툭 떨어져 버렸다. 이제 제 역할을 다해버린 빗자루는 수명이 끝나버린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빗자루에 대해 미련을 가질지도 모르겠으나 천영은 애초에 드래곤 폼을 하기만 하면 무제한으로 비행이 가능했기 때문에 별 생각은 없었다. 고등급의 마법사는 스스로의 힘으로 비행이 가능하기도 하다.


천영은 고깔모자를 눌러쓰고 빛내림 숲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막 숲을 지키는 경비가 나타나서 검이나 활이라도 겨눠야 될 것 같은 분위기이지만, 의외로 마을 안까지 들어가는 도중에 누군가를 마주치는 일은 없었다. 다만, 내부에 들어가는 순간 4명의 마녀가 빗자루를 든 채로 천영을 맞이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는 30대의 마녀가 천영에게 물었다. 의외로 그 목소리에 경계심은 없었다. 천영은 고깔모자를 벗으며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대마법사, 에니안 님을 찾아왔습니다.”

“은색의 마녀 엔님께서 보내신 손님이군요. 따라오시지요.”


마녀들은 천영의 말에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천영이 찾아온 것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외부인에 대해 적대적이라는 말을 엔에게 들었던 터라 솔직히 조금 걱정되던 참인데 일이 너무 쉽게 풀리자 오히려 더 이상했다. 혹시 엔이라는 인물이 그렇게나 이 마녀들에게 신뢰가 가득한 사람인 걸까.


앞서가던 마녀는 천영에게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귀하신 분이 찾아오니, 저희도 기분이 좋군요.”

“그런가요?”

“그렇습니다. 저희는 신성스러운 기운을 받으면 힘이 나거든요.”

“······.”


신성스러운 기운, 분명히 드래곤으로서의 천영이 내뿜는 무언가를 알아차렸다는 의미이다. 천영은 드래곤으로서 너무 어린 탓에 스스로의 기운을 감추는 법을 몰랐고, 이렇게 조금 민감한 사람이나 종족들에게는 항상 들키고 만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오히려 득이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천영은 별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마녀를 따라서 조금 걷자 그녀는 거대한 나무 줄기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천영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마녀들의 집은 땅에 세워져 있지 않았다. 전부 초록색의 나무 줄기 위에 집에 매달려 있는 형태였고, 그 나무줄기들은 마녀들을 배려한 것인지 서로서로가 미묘하게 맞닿아 있어서 건너 뛰어서 다닐 수 있는 구조였다.


천영은 다른 마녀들 역시 찾아볼 수 있었다. 보통의 인간들과 별 다를 것 없는 외모를 가진 그녀들은 고깔모자를 쓴 채로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거나 나무에 매달려 책을 읽기도 했다. 하나같이 위험천만한 모습이었지만 그녀들에게는 일상인 모양이다.


‘여자들 천국이군.’


상당한 외모의 여자들이 한가득 시야에 들어오자 천영은 남자로서 꽤나 눈정화가 된다고 생각했다. 원래 남자라는 생명체는 예쁜 여자의 얼굴을 보고 영양가를 받으며 사는 존재이니까.


나무줄기의 끝까지 도착하자 마녀는 빗자루를 꺼내들었다.


“혹시 비행이 가능하십니까?”


그 말에 천영은 아까 전 죽어버린 빗자루를 흔들었으나 반응이 없었다. 드래곤 폼을 써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마녀가 빗자루에 탑승하더니 천영을 양손으로 껴안아 들어 올리더니 자신의 앞에 태웠다.


“제가 태워드리겠습니다.”


결국 천영은 마녀의 품에 반쯤 안긴 채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가로질러 날았다. 에니안이 머무는 집은 또 한참이나 날아야만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나무줄기가 얽히고 설킨 숲의 끄트머리까지 가자, 아주 소박하고 작은 집 하나가 나타났다. 그 집의 마당에 가볍게 뛰어내리자 천영을 안내해준 마녀는 공중에 둥둥 떠있는 상태로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저는 이만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영 역시 그녀에게 인사를 건넨 뒤 집을 돌아보았다. 레이븐의 말만 들어보면 거의 전설적인 존재인 사람이 살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소박하고 작은 집이었다. 심지어 동생이라는 엔의 저택만 해도 으리으리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조용히, 소리를 내지 않도록 살살 다가간 천영은 문 앞에 서서 노크를 시도했다. 하지만 주먹이 문에 부딪히기도 전에 문이 스스로 열려버렸다. 천영은 살짝 당황했으나, 침을 꿀꺽 삼키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새하얀 머리칼을 가진 여인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커피를 홀짝이며 책을 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고귀하고 아름다워 감히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아니, 그런 분위기가 존재했다. 지금 그녀가 책 읽는 것을 방해해선 안 된다는 느낌을 주는 무언가가.


천영의 기척을 느낀 것인지 그녀는 책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서는 그와 눈을 마주쳤다. 에니안, 그녀는 천영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어서오거라, 마지막 남은 용의 아이.”

“······.”


천영은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가만히 서서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자 에니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하나 끌고 왔다.


“앉거라.”


그 말에 천영이 조심스레 의자에 앉자 그녀는 직접 일어서서 커피 한 잔을 타서 가져왔다. 마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던 엔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천영은 커피를 살짝 홀짝이다가, 물었다.


“저, 마지막 남은 용이라는 의미가 대체 뭐지요?”

“말 그대로이다. 이 세상에, 너는 마지막 남은 드래곤이다.”

“하지만 저는 다른 세계에서 원래 인간이었고, 이곳에 건너오기 직전 드래곤으로 탈태했을 뿐입니다.”

“네가 드래곤이 된 방식은 상관없다. 그 과정이 어떻든, 너는 그리픈의 마지막 드래곤이 되었으니까.”

“······.”


도저히 말뜻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천영은 정말로 이 세계에 남은 마지막 드래곤이 된다는 의미이다. 마음 속으로는 다른 드래곤들 역시 어딘가에서 조용히 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설마 모두 사라졌다니.


“다른 드래곤들은······ 어떻게 됐지요?”

“글쎄······. 내가 드래곤이 아니라 그건 잘 모르겠구나.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신비로운 차원을 떠돌아다니거나, 어딘가에서 영원한 잠을 청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다만, ‘이번 대의 드래곤’은 네가 되었고 너에게는 주어진 약속이 하나 있다.”

“약속이요?”

“가져온 물건이 있지 않더냐? 너는 그것을 내게 보일 운명이었다.”

“······.”


천영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애초에 미스테리 큐브를 손에 넣은 것은 우연이었다. 우연스럽게도 팔리 다리에르를 해치우게 되어서 목적지가 잘못되었고, 우연이도 그곳에서 금색 별 마탑의 선배 마법사를 만나 로드웰 아카데미를 구경하게 되고, 우연이도 그곳의 마법사들이 발견한 미스테리 큐브를 해석하게 되어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에니안은 천영이 그것을 들고 자신에게 보일 운명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 또한 과정이 어떻든, 너는 그것에 이끌릴 운명이었지.”


결국 천영은 품에서 미스테리 큐브를 꺼내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애초에 이것을 보여주기 위해 찾아온 것이기도 했으니까.


“이것을 해석해 보았느냐?”

“네. 이상한······, 숲이 나타났어요. 거기에 금색의 여자가 저를 보고 있었고······.”

“드래곤을 수호하는 정령일 것이다. 네 전대의 드래곤도 수호의 정령을 데리고 다녔지.”

“전대의 드래곤이요?”

“그래. 나의 스승님, 골드 드래곤 레가로스님이다.”


골드 드래곤 레가로스. 천영은 그 이름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리오폰드 3세라는 영웅이 악마를 이길 힘을 얻기 위해 직접 찾아간 드래곤이기도 했다. 천영은 침을 꿀꺽 삼키고 물었다.


“그분은 지금······ 어떻게 되었지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쯤 좋은 곳을 여행하고 계시겠지.”


그리 말하며 에니안은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다. 천영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제 인간이 아닌 드래곤이다. 그리고, 동질감 역시 드래곤에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동족이 한 명도 남지 않은 상태라니. 그것은 조금 침울한 일이었다.


“혹시 네 본래의 모습을 봐도 괜찮겠느냐?”


천영은 그대로 에니안을 데리고 문밖으로 나가, 드래곤 폼을 사용했다. 짙은 남색, 혹은 검은색의 피부와 등에 나있는 흰색의 줄무니, 그리고 금색의 뿔과 눈동자를 가진 3m정도의 덩치를 가진 드래곤의 형태가 되었다. 이제 팔도 꽤나 길어져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다리 근육도 탄탄해져서 전력질주로 달리면 엄청난 속도가 나올 것 같았다.


“아름다운 모습이구나.”


에니안은 천영의 피부를 살살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했다. 천영은 못내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다.


“······실례지만, 제 드래곤이 혹시 ‘어떤 종류’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흔히 접하던 게임이나 판타지 소설 속 드래곤에게는 항상 색으로 그 종류를 말하곤 했다. 레드, 블루, 골드, 블랙 등등으로. 하지만 천영에게는 뚜렷한 특징이 없었다. 줄무늬는 하얀색에, 눈동자는 금색, 피부는 남색. 온갖 색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에니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드래곤에게는 애초에 ‘종류’라는 것이 없다. 시대에 따라 그 형태와 모습이 변하는 것이니라.”

“네?”

“그래도, 네 모습은 내 스승님과 매우 흡사한 형태구나. 악마와 유사한 날개에 공룡을 닮은 그 형체까지. 아름답게 돋아있는 뿔 또한···,”


에니안은 천영의 뿔을 살살 쓰다듬었다. 그녀의 눈에는 ‘그리움’이 깃들어 있었다.


“그 모습은 네가 마음속으로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해서 탄생된 것이고, 너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군요······.”


천영은 다시 휴먼 폼으로 돌아왔다. 드래곤일 때의 묵직한 힘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도통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천영은 마지막 희망을 담아, 그녀에게 여태껏 궁금했던 것을 간신히 질문했다.


“저···, 궁금한게 하나 더 있습니다.”

“물어보거라.”

“드래곤이 성체가 되는 나이는······. 대체 언제입니까?”


그러자 에니안은 왜 그런 것이 궁금하냐는 듯이 대답했다.


“500살이다. 수명은 나도 알 수가 없으나, 당시 스승님의 연세가 8000세였으니 그 이상으로 살 수는 있을 것이다.”

“500살이요?”


천영은 입을 쩌억 벌렸다. 성별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성체가 되어야만 하는데, 500살이라니. 레벨로 따지면 결국 500레벨을 달성해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안 그래도 남자로서 제대로 된 욕구 해소도 하나도 되지 않고 있는데,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니. 천영의 표정이 순식간에 죽어버리자 에니안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 마녀 아이들도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며 투정을 부리곤 했는데, 네 모습과 비슷하구나.”

“······그런 거랑은 많이 다릅니다.”


에니안은 천영의 그런 투정을 귀엽다는 듯 바라보고선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따라오거라, 네게 이 큐브에 대해 설명해주겠다."


작가의말

후후흐후ㅡㅎㅎ 

감기가 완전히 나으면 다시 비축분을 쌓아서 예전 용량으로 올리겠습니다


kkms0926님, Pluday님, 새벽의미풍님, keabe3님 후원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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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용의 약속에 관하여(2) +50 18.01.10 12,861 491 14쪽
51 용의 약속에 관하여(1) +32 18.01.09 13,380 538 14쪽
50 루블랑의 신전(6) +78 18.01.08 13,809 558 18쪽
49 루블랑의 신전(5) +103 18.01.07 13,969 672 25쪽
48 루블랑의 신전(4) +46 18.01.06 13,753 548 18쪽
47 루블랑의 신전(3) +45 18.01.05 14,106 570 21쪽
46 루블랑의 신전(2) +46 18.01.04 13,847 556 17쪽
45 루블랑의 신전(1) +45 18.01.03 13,878 489 14쪽
44 만날 수 없어, 만나고 싶은데 +66 18.01.02 14,208 537 14쪽
43 응? 뭐라고? 닥치고 입어(4) +32 18.01.01 14,900 517 18쪽
42 응? 뭐라고? 닥치고 입어(3) +28 17.12.31 14,811 496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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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로드웰 아카데미의 천재 마법사(3) +25 17.12.22 15,749 535 13쪽
32 로드웰 아카데미의 천재 마법사(2) +32 17.12.21 16,637 49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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