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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 홀로 상점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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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피
작품등록일 :
2017.11.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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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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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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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사이트(2)

DUMMY

칠흑 같은 어둠속. 검은색 마스크와 비니로 얼굴을 가리고 눈에는 둥그렇게 툭 튀어나온 야간투시경을 착용한 강씨가, 조심스레 엄폐와 은폐를 반복하며 시청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한 리퍼가 공중에서 FLIR 렌즈를 이용해 강씨가 움직일 이동경로를 지시해 준다. 그 도움을 통해 강씨는 인적이 드문 골목을 골라 이동했다.


「전방 200m 앞에 시청건물.」


“확인했어.”


강씨는 마이크에 대고 짧게 읊조렸다. 시청 앞은 은폐물이 없는 공터였다. 강씨는 주변을 한두번 두리번거리더니 자리를 박차고 시청으로 뛰어나갔다.


땅을 차는 발소리가 고요한 시청주변을 잠시 맴돌았다.


정문에 도착한 강씨는 땅바닥에 엎드려 해정키트에서 쑤시개를 꺼내 넓은 유리문 바닥 쪽에 달려있는 열쇠구멍에 꽂아 넣었다.


몇 차례 손이 움찔움찔 거리더니 이내 실린더의 쉐어라인 지점을 찾았는지 끼워놓았던 돌리개를 살며시 돌렸다.


딸칵. 문이 열렸다.


강씨는 해정키트를 다시 가방에 집어넣고 말했다.


“정문 통과. 실내로 진입한다.”


「확인. 실내는 정찰지원이 불가한 거 알지.」


“알어.”


강씨는 허리 뒤에 꽂아 놨던 자동권총을 꺼내 안전장치를 풀고 전방으로 파지했다.


소음기 끝으로 시청 내부를 구석구석 살피면서 시청 안으로 들어갔다. 실내는 컴컴하고 조용했다.


강씨는 계단으로 3층까지 올라갔다. 임시 회의실이라는 팻말이 적힌 문이 보였다. 문은 디지털 도어락이 설치되어 있었다. 강씨는 가방에서 고압의 전기충격기를 꺼내, 도어락에 가져다 댔다.


파지지직!


강력한 전류가 도어락을 지졌다. 삐리리릭. 소리와 함께 도어락의 잠금이 해제된다. 문이 열린 것을 확인한 강씨가 거칠게 문을 열고 진입했다. 권총으로 내부를 재빠르게 훑어봤지만 역시 아무도 없다.


회의실의 기다란 탁자에는 전날 사용했던 자료들과 서류들이 정리도 되지 않은 채 난잡하게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강씨는 이러면 나야 좋지 라는 말을 내뱉고 서류들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어? 뭐야 이거.”


강씨의 손에 들린 사진에는 위에서 찍은 걸로 보이는 거암도의 모습이 나와 있었다.


각 건물들에 볼펜으로 문구들이 쓰여 있었다. 창고, 숙소, 레이다, 등등 건물별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정체를 모르는 건물들 위에는 물음표를 써놓았다.


“하, 이 새끼들.”


강씨는 코웃음을 치고. 회의실 탁자 위로 올라가 천장에 달려있는 빔프로젝터의 전선 가닥을 하나 끌어와 감청장비를 설치했다.


“버그 설치완료.”


「수고했어. 외부에서 식별되는 물체는 없어. 나와도 된다.」


강씨는 장비들을 정리하고 시청을 빠져나왔다. 권총을 쓸 일이 없었음에 감사하고 다시 권총을 백팩에 집어넣고 숙소로 귀환할 준비를 했다.


「피난민 캠프의 모범시민 강씨. 어서 숙소로 돌아가자고. 내일도 일해야지?」


“시끄러 임마.”






*****






푸우우.


“나가서 피고와.”


안 그래도 좁은 회의실인데 성기가 담배연기를 몇 번 내뿜으니 회의실은 금방 뿌연 연기로 가득 차 버렸다. 나는 책을 읽다말고 고개를 돌려 성기를 바라봤다.


“옙, 알겠슴다.”


내 축객령에 성기는 뜨끔한 표정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담배 한 보루가 생기니 아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태우고 있다.


대원들 숙소에 방문했다가 재떨이에 담배꽁초들이 수북이 쌓여있는걸 보고 아주 기겁을 했었지.


“엄청 태워대는구만.”


나는 성기가 나간 문을 쳐다보면서 혼잣말을 했다. 담배야 어느 때건 태워도 된다고 말했고 술은 근무시간 끝나고 마시라고 명확하게 말해뒀다.


그 결과 근무시간에 술에 흥청망청 취해서 돌아다니는 대원은 없지만 담배 냄새는 어디서든 맡을 수 있게 됐다. 덕분에 민감한 코를 가진 하린이만 아주 고생인 듯 했다.


다음 보급이 언제가 될 지도 잘 모르면서 딱히 아끼는 기색도 없었다. 나는 혀를 차고 상점창을 열어보았다.


억 단위였던 코인이 무인기를 사느라 이제는 천만 단위가 되었다. 얇아진 코인지갑을 보면서 이제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능동적인 모습으로 포식체들을 찾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든다.


저번의 부산방어전처럼 인간방패를 앞세우고 우리는 뒤에서 안전하게 코인을 버는 그런 전투가 더 필요하다.


전열에서 좀비들을 쓰러트리던 방어선 병사들의 무기도 내 무기였고, 고지에서 포식체와 좀비들을 폭사시키고 다녔던 무기들도 전부 내 무기들이었다.


부산 방어전은 인천공항 때보다 더 많은 코인을 벌게 해줬다. 특히 특수능력을 지닌 포식체들이 많아서 더 짭짤했다.


거기다 제이사라는 민간군사기업의 이름을 톡톡히 알리는데도 도움이 됐고, 영남을 위해 같이 싸웠다는 사실 때문에 영남지역에서 제이사의 인기가 매우 높아지는 계기도 되었다.


다음에는 호남에서 싸워봐야 하나. 포항에서 퍼지고 있는 좀비들은, 저지하는 세력도 없으니 야금야금 크기를 불려서 결국 각 세력의 방어선에 도달하게 될 테니까. 타인의 불행으로 장사하면 안 된다고 배웠는데, 이건 너무 벌이가 좋다. 코인도 벌고, 안전하고, 인지도도 높이고, 세력에 대한 영향력도 키울 수 있다. 일석사조네.


“근데 이 잠금표시가 되어있는 것들은 도대체 정체가 뭐지?”


나는 상점창의 스크롤을 죽 내려보다. 하단의 잠금표시가 되어있는 상품들을 발견하고 다시 궁금증에 빠졌다. 대체 무슨 상품들일까.


똑똑똑.


누군가 회의실의 문을 두드렸다. 나는 머리를 꽉 채우던 생각들을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노크소리가 난 문을 바라본 채 입을 열었다.


“들어와.”


문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두 명이었다. 부대장인 백구와 보안팀장인 박무길.


“대장님.”


“어, 왔냐.”


백구와 박무길이 회의실 의자에 자연스레 앉는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책의 페이지 사이에 책갈피를 넣고 책을 덮었다. 그리고 빈 의자를 끌어당겨 앉아 대원 두 명과 시선을 마주했다.


“백구부터 보고해줘.”


백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장님이 저번에 구매하신 뮤트 운용담당이 정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신기한 장비다 보니 몇몇 애들이 자기가 조종해보겠다고 나서더군요,”


“성기나 그런 애들이지?”


“예, 성기, 영수, 오재원 같은 애들이었습니다.”


앞의 둘은 어째 예상을 벗어나지를 않는구만. 근데 오재원이 지원했다는 건 의외였다. 1팀에서도 되게 조용하게 자기 할 일만 딱딱 하던 대원인데.


“성기는 기관총이니까 안 되겠고, 영수는 3팀장이니까 안될 거고, 남은 건 오재원이 하나뿐이네. 근데 걔는 조용한 애였잖아? 웬일이래.”


“저야 속을 모르겠지 말입니다. 그래도 앞의 둘보다는 나으니까 뮤트는 일단 재원이 한테 맡겼습니다.”


백구는 별수 없었다는 투로 말해왔다.


“그리고 하린이가 개인화기, 야간전 훈련을 다 끝냈습니다. 공용화기나 공수, 폭발물 등은 아직 부족하지만 현장에서 좀비 쏴 죽이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일단 실전도 좀 겪게 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린이가 벌써 실전이라. 서울의 여학교에서 내 벨트를 붙잡고 졸졸 따라왔던 그 여자애가 말인가.


“훈련은 정확히 어디까지 받았는데?”


“특수작전, 근접전, 레펠, 화기, 타격, 침투대형, 은거지 구축. 아직은 이정도입니다. 그래도 쓸만할겁니다.”


전부 여고생하고는 백만 광년정도 떨어져 있는 무시무시한 단어들이다. 하지만 종말시대는 여고생도 혹독해지기를 원했다.


“그 짧은 시간에?”


“기본 체력도 아주 좋았지만 의지가 대단했지 말입니다. 빨리 대장님 옆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랬던가. 내심 기특하기도 하고, 그동안 신경을 못써줘서 미안하기도 하네.


“제가 보고할 것은 이게 답니다. 대부도에 관한 건 있다가 이지철 소장님이 얘기해 주실 겁니다.”


백구는 그렇게 자신의 보고를 끝내고 옆에 앉아있는 보안팀장 박무길을 쳐다봤다. 박무길은 너도 보고하라는 부대장의 시선을 느꼈는지 뿔테안경을 검지로 밀어올리고 보고를 시작했다.


“보안팀 보고 드리겠습니다. 이틀 전 사마귀의 침투작전성공으로 아이언 사이트 프로젝트에 현저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버그 심은 거 말하는 거지? 성과가 있었던 거야?”


박무길이 긍정했다.


“예, 이틀간 회의실에서 나왔던 이야기를 추려서 가지고 왔습니다.”


그는 탁자에서 서류를 꺼내들었다. 서류에는 깨알 같은 글씨들이 빼곡히 써져있다. 그중에서 밑줄이 그어진 문장들이 있었는데 저게 추려서 이야기할 부분인가 보다.


“첫번째는 위성촬영입니다. 대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위성에서 거암도를 촬영한 사진들이 301호 회의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회의에서도 거암도에 대해 아주 세밀하고 자세하게 파고들고 있더군요.”


예상하던 일이었다. 아마 영남과 호남에 독립의 바람을 불어넣은 게 나였다는 것도 슬슬 파악해가고 있겠지.


“두번째는 암컷 포식체의 관한 이야깁니다. 서울 위성촬영 때 암컷으로 보이는 포식체가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뭐라고? 포식체에 암컷이 어딨어? 301호실에서 나온 얘기야?”


“예, 감청된 회의 내용에 들어있었습니다.”


암컷포식체라니. 지금까지 보아온 것들은 전부 덜렁이들뿐이었는데.


“잘못 촬영된 거겠지. 음영이나, 기계오작동이나, 이상한 신체를 가진 특수능력 포식체이였다거나 한 거겠지. 내가 종말에서 5년을 굴렀어. 비록 활동반경이 좁긴 했지만, 그래도 암컷 포식체는 듣도 보도 못했어. 포식체는 전부 수컷이었지.”


박무길이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거렸다. 그리고 서류의 넘겨 다음페이지에 있는 내용을 보고했다.


“세번째는 옆 나라에 관한 이야깁니다.”


“중국? 일본?”


아마도 일본이겠지. 나는 박무길의 대답을 기다렸다.


“일본입니다. 일본은 특이하게도 삿포로와 도쿄, 두 곳에서 동시에 좀비사태가 발생했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특이하구만. 땅 덩어리가 우리보다 넓어서 그런가.”


내 말에 박무길이 끄덕이며 부연설명을 덧붙인다.


“좀비로 인해 도쿄를 잃게 되면서 통제 불능에 빠졌고, 현재는 서쪽으로 국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답니다. 그리고 특이사항이 하나 있는데 일본이 저희 제이사에 관해서 정부에게 질문을 해왔던 모양입니다.”


“우리에 대해서? 일본이?”


놀란 얼굴로 박무길을 바라봤다. 박무길이 안경을 고쳐쓰며 담담하게 끄덕였다.


나는 박무길의 긍정을 보면서 생각했다. 새 인생을 살게 되면서 정부와의 접촉에도 놀랐었지만 이제 일본이란 말인가. 과거와는 너무 다르게 흘러가는군.


“일본과 우리 정부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도 알 수 있나?”


박무길이 고개를 저었다.


“아쉽게도 그에 관한 대화는 아직까지 회의에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나. 감청의 한계다. 뱉는 것만 담을 수 있다. 나는 알겠다는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아이언 사이트가 제대로 효과를 보이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이걸로 정보전에서도 우위에 서 있을 수 있겠군.”


무인기도 썩히지 않고 제 역할을 해 주는 것 같아서 기뻤다. 나는 둘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려줬다.


“하여튼 둘 다 수고 많았네. 오늘은 여기서 마치자고.”


백구와 박무길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가려 했다. 그때,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웨에에에에에에엥-!


크고 긴박한 사이렌 소리가 귀청을 찢을 기세로 울려퍼졌다. 방안에 있던 세 명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박무길이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거 사이렌 소리······.”


백구가 심각한 짓고 큰소리로 얘기한다.


“침입자가 생겼나봅니다. 대장님. 일단 상황실로 가셔야합니다.”


나는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고 바로 근처에 있는 상황실로 달려갔다.


작가의말


휴우, 겨우 썼네요 으허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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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방아쇠 +83 17.12.24 30,075 953 16쪽
31 경계근무 +86 17.12.21 30,991 930 11쪽
30 달려라 하린 +39 17.12.20 31,199 966 11쪽
29 회자정리 +77 17.12.19 30,951 1,056 11쪽
28 태클(2) +74 17.12.18 31,219 977 11쪽
27 태클(1) +70 17.12.17 32,010 974 11쪽
26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73 17.12.16 32,427 931 11쪽
25 대피소 캠프(2) +86 17.12.15 32,238 984 14쪽
24 대피소 캠프(1) +53 17.12.14 32,404 930 11쪽
23 서해의 여명(2) +65 17.12.13 32,610 1,00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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