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화. 토니의 축구(3)
81화.
공을 받은 토니는 수비수들이 둘러 싸자 즉시 케빈 선배에게 다시 패스하고 수비수들을 따돌리기 위해 오른쪽으로 달려 갈때 케빈 선배가 빠르게 찔러 주었다.
"악!"
패스를 받을려고 할때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패널티 박스 오른쪽 정면 25미터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선배가 찰래요?"
"아니, 네가 차라. 부탁한다."
케빈 선배가 프리킥을 양보해 주었다. 5명의 벽이 세워지고 골키퍼는 골문 왼쪽으로 치중하고 있었다.
펑.
가볍게 뛰어간 토니는 오른발로 공 중앙 오른쪽을 감아 찼다. 5명의 벽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진 공은 점점 더 크게 휘어지며 골 포스트 오른쪽 가장자리로 빨려 들어 갔다.
"와아아아~~!! 역전골이다. 토니~! 토니~!"
퍼포먼스를 하는 토니에게 달려든 선배들이 너도나도 축하해 주었다.
"한골 더 넣자."
"선배! 앞쪽으로 찔러 줄테니까 준비하세요."
포워드인 데이비드 선배에게 기회가 있으면 어시스트를 해 줄 생각이다. 자신 혼자서 골을 넣으면 경계가 심해진다. 지금도 찰싹 달라 붙어 있는 노리치 선수들이다. 만약 다른 선배가 골을 넣으면 자연적으로 자신에 대한 경계도 느슨해 질것이다.
펑.
노르치의 공격은 골 라인을 벗어 났다. 골키퍼인 딘 선배가 여유롭게 디펜스인 요나스 선배에게 차 주며 공격을 시작했다. 센터 서클쪽으로 올라 오며 오른쪽에 있는 케빈 선배에게 패스를 하자 선배는 곧바로 중앙 안쪽에 있는 콜 선배에게 패스를 하고 공을 잡은 콜 선배는 원터치 패스로 중앙으로 뛰어 가고 있는 토니에게 패스를 해주었다.
공을 잡은 토니는 왼쪽 측면으로 달려 가고 있는 에드워드 선배에게 패스를 하자 선배는 오른쪽을 치고 들어 가며 페널티 박스안으로 크로스를 올릴려고 했지만 수비수가 앞을 막고 있는 관계로 뒤쪽 대각선상에서 움직이는 토니에게 다시 패스를 했다. 패스를 받은 토니는 데이비드 선배 전면 1미터 지점으로 원 터치로 빠른 크로스를 올려 주었다.
펑.
"와아아아~!! 골이다."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에드워드 선배는 발리슛으로 때렸다. 골키퍼가 움직이지도 못한채 멍하니 골대안으로 빨려 들어간 공만 허무하게 바라 보고 있었다. 퍼포먼스를 하는 에드워드 선배에게 달려가 어깨를 잡고 펄쩍 뛰어 올라 탔다.
"선배! 멋졌어요."
"네 덕분이다. 고맙다."
"하하하, 기분 좋네요."
3-1로 이기고 있는 경기는 점수 변동없이 전후반 90분 시합이 종료되었다.
"은발! 저녁에 올꺼지?"
"늦어도 8시전에는 갈께요."
"꼭 와라."
그라운드를 빠져 나갈때 브레인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오늘은 에드워드 선배가 두골이나 넣어 감독과 같이 기자 회견을 했다. 입스위치에 도착했을땐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서둘러 브레인 아저씨가 경영하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언제 소문이 났는지 레스토랑 안팎에는 수많은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기차역 코앞에 있는 아저씨의 레스토랑 앞에 해리 코치의 차를 타고 갔었다.
"토니! 괜찮겠냐? 저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쌓이면 빠져 나오지도 못할꺼다."
"괜찮아요. 내려 주세요."
"조심해야 한다. 이제 넌 입스위치에서 가장 유명해졌다. 행동에 조심해야 돼. 파파라치들 조심하고."
"알겠어요."
레스토랑쪽으로 걸어 가자 팬들이 토니를 알아 보고 함성을 내질렀다.
"왔다! 토니다! 와아~~!!"
우르르르.
일제히 토니쪽으로 몰려온 팬들은 순식간에 토니를 포위하듯 빙 둘러 싸 버렸다.
"모두 조용하세요. 여러분들의 성원으로 오늘도 승리할수 있었어요. 지금은 저 배가 고프거든요. 어디로 도주하지 않을테니까 식사부터 하게 해 주세요."
"야! 비켜, 비켜! 입스위치 영웅에게 길을 터 줘."
토니의 말에 팬들 스스로가 길을 열어 주었다. 두갈래로 갈라진 길을 따라 레스토랑으로 갈때 팬들이 손을 내밀었다. 가볍게 터치를 해 주며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자 한테이블만 제외하고 만석이었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토니를 보고 벌떡 일어나 악수를 청하며 저다마 칭찬해 주었다.
"은발! 왔구나."
"어떻게 된거에요?"
"너하고의 대화를 들은 팬들이 SNS에 글을 올려 이곳에 온다는 것을 알고 몰려 온거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수 없었다. 빈테이블은 예약석으로 자신을 위해 남겨 놓은 것이었다. 아저씨가 최고의 식사를 마련해 주었다. 얻어 먹는게 겁날 정도였다. 식사를 마치자 다른 테이블의 팬들이 사인을 부탁하고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일일히 부탁을 다 들어 주었다. 누구는 사인을 해 주고 누구는 해 주지 않을수도 없어 바깥에 있는 팬들에게도 사인을 해 주고 사진까지 찍어 주었다. 그런 소문이 퍼졌는지 점점 더 팬들이 몰려 오고 있었다. 이러다간 정말로 빠져 나가지 못할것 같았다.
"모두 들으세요. 오늘만 기회가 있는건 아니에요. 저 오늘 시합이 끝나 피곤한 상태란걸 아시죠? 다음 시합을 위해 좀 쉬게 해 주세요."
토니의 말에 브레인 아저씨가 나서 팬들을 제지하며 자동차에 태워 주었다.
"어디로 가야 하냐?"
"집으로 돌아 갈꺼에요."
브레인 아저씨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밤 12시가 넘어 도착했다. FA컵이 개최되는 다음해 1월초까지 입스위치는 15승 3무 7패의성적이었다. 이미 토니는 영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13골 19어시스트로 직접 공을 넣는것보다 어시스트를 많이 해 주었다.
자신에게 집중되는 견제를 이용해 다른 선배들에게 기회를 준것이다. 시즌 초반에 7패가 없었다면 수위로 올라섰겠지만 아쉽게도 현재 순위는 7위로 만족해야 했다. 시즌 절반을 소화한 상태로 FA컵이 시작되면 피로가 누적되어 다른 팀들의 성적도 떨어 질것이 분명했다.
추첨 결과 FA컵 첫상대는 프리미어 리그의 맨시티로 입스위치 홈에서 개최된다. 3차전, 즉 제3라운드부터 출전하는 프리미어와 챔피언쉽 리그 소속 팀이지만 프리미어 리그에 속한 클럽은 FA컵이 부담스러울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부 리그 팀을 상대로 패한다면 개망신을 당하기 때문이다. 절대로 질수 없다는 의지로 무장해 달려 들것이 분명했다.
1월 6일 토요일. 입스위치 홈구장인 포트먼 로드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초만원 관중으로 꽉 찬 상태다. 입스위치 선수들은 프리미어 리그의 맨시티 클럽을 상대로도 평소처럼만 하면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맨시티도 클럽 명예를 걸고 절대로 질수 없는 입장이다. 입스위치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토니는 선발 출전으로 데이비드 선배와 투톱이다. 데이비드 선배가 센터 서클 중앙에서 뒤쪽으로 툭 차 준 공을 받은 콜 선배가 센터 라인 왼쪽에 있는 토니에게 패스했다.
팡.
빠르게 굴러 오는 공 오른쪽 외곽을 감아 차듯이 뻥 차 버린 토니는 맨시티 골문쪽으로 달려 가기 시작했다. 긴포물선을 그리며 오른쪽으로 날아 가던 공은 패널티 박스 중앙 조금 안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맨시티 골키퍼가 달려와 점프를 하며 잡을려고 했다.
팟.
엄청난 속도로 달려간 토니는 골키퍼가 점프하는것과 동시에 뛰어 올랐다.
텅.
누가 보더라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높이까지 뛰어 오른 토니는 골키퍼의 뻗은 손보다 머리통 한개는 더 높은 곳에서 가볍게 헤딩했다.
출렁.
"우와아아~!! 선취점이다. 토니~! 토니~!!"
순식간에 선취점을 뽑아 냈다. 입을 쩍 벌리며 믿기지 않아하는 맨시티 골키퍼는 공황 상태에 빠진것 같았다. 숨겨진 능력을 꺼내든 토니를 막을수 있는 자는 없었다. 엄청난 점프력과 주력을 선보이며 전반전에만 2골을 기록하고 1어시스트를 해 주었다.
후반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은 토니는 1골 1어시스트로 FA컵 첫상대인 맨시티를 맞이하여 3골 2어시스트로 해트 트릭을 기록하는 만행을 지질렀다. 경기는 5-2로 입스위치가 승리했다. 광분하는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로커룸으로 들어가자 감독님은 물론 코치진과 선배들까지 흥분된 표정으로 축하해 주었다. 정규 리그와 FA컵은 순조롭게 승리를 해 갔다. 한번도 지지 않았다.
토니를 막고자 두명이 찰싹 달라 붙어 샌드위치 마크를 했지만 빠른 주력으로 마크를 빗겨내자 샌드위치 마크가 별소용없다는걸 깨달은 클럽들은 더이상 핸드위치 마크 전술은 사용하지 않았다. 두명이 토니에게 달라 붙어 있는 관계로 수적 열세에 놓여 수비에 구멍이 뚫리곤 했었기 때문이다.
36승 3무 7패! 입스위치 타운 FC의 정규 리그 챔피언 쉽 최종 성적이다. 물론 1위의 성적으로 다음 시즌을 프리미어로 승격하게 되었다. FA컵도 결승까지 진출해 첼시와 대결한 끝에 4-1로 승리했다. 토니가 입스위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래 단한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챔피언쉽 MVP와 FA컵 MVP는 당연히 토니의 차지였다. 그런 토니에게 러시아 월드컵 영국 대표로 소집한다는 연락이 들어왔다.
유스 대표는 모두 거절했었지만 A 대표는 거절할수가 없었다. 월드컵이라고 해도 특별한 것은 없었다. 목표는 아버지를 위해 프리미어 리그를 재패하는 것이다. 토니의 활약상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월드컵 경기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토니의 주가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월드컵까지 끝나자 이적 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토니의 주급은 이미 입스위치 전체 선수중 가장 많은 3만 유로까지 올라갔다. 2년 계약으로 마지막 1년이 남은 상태로 프리미어로 승격한 이상 주급 재조종과 계약 재조종을 해야 했다.
"선배가 알아서 해. 단, 1년 계약이야. 이건 비밀이지만 계약이 끝난다고 해서 다른 클럽으로는 이적할 생각은 없어. 평생 입스위치 클럽에서 선수 생활을 할 생각이야."
안드레는 에이전트 시험에 합격해 토니의 에이전트를 하고 있었다. 광고와 TV 출연등으로 주급보다 부수입이 더 많은 토니였다. 어딜 가더라도 팬들에게 둘러 싸이는 탓으로 맘대로 밖으로 돌아 다닐수도 없는 지경이었다. 그래도 한달에 한번정도는 브레인 아저씨가 경영하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
아저씨의 레스트랑은 항상 만석이었지만 한개의 테이블만은 언제나 예약석이다. 손님들도 이미 그 자리가 누구의 자리인지 모두 알고 있었다. 토니를 위해 비워 둔것이다. 8월달부터 시작된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입스위치는 패배를 몰랐다. 오로지 승리뿐이었다. 이듬해 1월부터 시작된 FA컵에서도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 5월말에 개최되는 결승전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프리미어 리그는 클럽당 총38시합을 한다. 이미 우승을 확정지은 입스위치는 5월초 36라운드 경기를 홈에서 리버풀과 대결하고 있었다.
전대미문인 전승 우승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토니는 전반전부터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반전을 1-0 한점 차이로 리더를 이어가며 후반전에 접어 들었다. 토니가 마음만 먹으면 골은 얼마든지 양산할수 있었지만 자제하고 있었다.
후반전도 입스위치는 두골이나 넣어 3-0으로 후반 막바지에 접어 들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10분 남짓이었다. 리버풀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오른쪽에서 치고 올라온 케빈 선배가 중앙에 있는 데이비드 선배에게 패스를 하자 원터치 패스로 페널티 박스 외곽 터치 라인쪽으로 뛰어 가는 케빈 선배에게 패스했다. 패스를 받은 케인 선배는 토니의 위치를 확인하고 크로스를 띄워 주었다.
팡.
"악!"
페널티 박스 왼쪽 모서리 지점에 있던 토니는 전면 1미터 지점으로 날아오는 크로스 볼을 달려가 오른발로 발리슛을 때렸다. 하지만 공을 차는것과 거의 동시에 스파이크가 자신의 무릎을 찍고 있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슛을 때린 기세와 스파이크로 무릎을 찍는 힘이 가중되어 무릎에서 엄청난 고통이 엄습해 왔다.
무릎을 감싸며 바닥을 데굴데굴 뒹군 토니는 마법으로 치료를 할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치료하진 않았다. 멀쩡히 일어나면 누구라도 의심하기 때문이다. TV 카메라가 항상 따라 다니는 탓으로 함부로 치료할수 없었다. 입스위치 선수들이 달려오고 의료진이 급히 달려왔다.
"토니! 괜찮냐?"
"무언가 끊어진듯한 느낌이에요."
의료진이 무릎을 만지자 통증이 느껴졌다. 급히 들것으로 이동되어 병원으로 직행한 토니의 병명은 전방 십자인대 파열과 후방 십자인대 파열이었다. 왜 전후방이 동시에 파열된것인지는 의사도 어리둥절하며 고개를 절래절래 내저었다. 수술이 필요했다. 마법으로 고칠수도 있었지만 역시 유명인인 토니는 마음대로 고칠수가 없었다.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지켜보는 기자들로 인해 조용히 있어야 했다. 수술을 성공해도 축구 선수 생활을 할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긴 재활 기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의사의 말에 한편으로는 잘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표는 이미 달성한 상태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입스위치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것을 보는게 아버지의 소원이었다. 우승은 이미 확정된 상태다. 아버지의 소원은 이루었지만 치명적인 부상으로 인해 걱정할것이 틀림없었다. 또한 안드레는 에이전트를 시작한지 1년이 되는 시기였다.
- 작가의말
즐거운 저녁 시간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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