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룡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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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작품등록일 :
2017.12.03 21:32
최근연재일 :
2018.04.2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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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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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뇌룡칠기

DUMMY

“샤리아 너무 심했구나.”

코페니아는 자신 앞에 쌓인 물건들을 보며 말했다. 지금 코페니아의 앞에는 각종 무기와 갑옷들이 쌓여 있었다. 기사들의 것, 용병들의 것. 심지어 마법사의 후드와 지팡이도 있었다. 모두 코페니아의 레어를 공격하려다 죽은 자들의 것이었다.

“어쩔 수 없었어요. 그 자들이 죽어라 덤볐으니까요. 게다가 저 골렘들에게는 누굴 사로잡는다거나 놔준다거나 하는 것이 없었으니까요. 물론 저나 엘프, 드워프들이 잡은 자들을 놓아 준 적이 있는데 그 후에 더 많은 사람들을 끌고 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엘프 마을과 드워프 마을 심지어 인간 마을까지 공격하던걸요. 다행히 엘프나 드워프는 강하고 인간 마을에는 골렘들이 있어 사람이 죽지 않고 막을 수 있었지만 다치고 집이 타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고요. 그러니 살려 보낼 수가 없었던 거죠.”

“그랬구나.”

그래도 코페니아는 잔뜩 쌓인 것들을 보며 처리에 곤란을 느꼈다. 그나마 시체들을 드워프와 엘프들이 처리해주었으니 망정이지 잠에서 깨자마자 사람 해골부터 볼 뻔했다. 이제 드래곤이기에 해골정도로 충격을 받지는 않겠지만 기분이 좋을 리는 없을 것이었다. 그때 샤리아가 이런 제안을 했다.

“이것들을 드워프들에게 가져다주면 어떨까요?”

“드워프들에게?”

“이것들을 가지고 이리저리 고치고 만들다보면 기술이 늘겠죠. 그러면 나중에 더 좋은 재료로 더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어요. 엘프들도 마법무구 만드는데 힘을 보태면 그만큼 경험이 쌓이는 것이고요. 솔직히 이곳의 엘프와 드워프들은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니까요.”

사실 이건 엘프와 드워프들이 부탁한 것이었다. 코페니아의 레어를 습격했던 자들의 무기와 갑옷을 보고 엘프 듀릭이 생각해낸 것으로 두 종족이 찬성했지만 드레곤의 레어를 침입한 자들의 물건은 모두 드래곤의 것이라는 법칙으로 마음대로 만지지 못한 것이었다. 코페니아가 허물없이 지낼수록 지킬 것은 지켜야 했다. 코페니아도 샤리아가 계속 권하자 뭔가 있다는 생각을 했고 허락을 했다. 그리고 기왕 만들 것 가장 좋은 물건에는 코페니아가 직접 마법을 넣기로 했다. 코페니아도 경험을 쌓아야 했다. 샤리아는 곧 드워프들을 불렀고 드워프들은 좋아라 물건들을 가져갔다. 그리고 1년 후...


코페니아는 한 세트로 된 갑옷, 롱소드, 방패를 바라보고 있었다.

“멋집니다.”

옆에서 드워프 듀릭이 말했다. 이 갑옷은 아름다운 문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이것이 모두 마법진이었다. 그 동안 코페니아는 자신의 레어를 공격했다가 죽은 기사들의 갑옷을 가지고 여러 번의 마법무구를 만드는 연습을 했고 드디어 코페니아와 듀릭의 첫 합작품 무구가 완성된 것이었다.

“과찬이십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처럼 실패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하하핫.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가씨께서는 그때도 실패하신 것이 아닙니다. 원하던 성능이 나오지 않았을 뿐. 그리고 이제부터는 최고의 마법무구를 제작하시는 경지십니다.”

“호호. 소녀를 너무 띄워주시고 계십니다. 촌장님이 안 계셨다면 어림도 없었을 겁니다.”

“아닙니다. 제가 만든 것은 결국은 일개 갑옷일 뿐입니다. 마법무구가 되었기에 그 한계를 넘은 것이지요. 거기에 저 아름다운 문양이라니... 이 갑옷에는 대체 어떤 마법을 넣으신 겁니까?”

코페니아는 갑옷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갑옷에는 실드마법이 걸려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이중으로 갑옷을 입은 셈입니다. 3클래스의 마법에도 어느 정도 견딥니다. 또한 몸을 가볍게 해 해주고, 가진 힘의 5배의 힘을 내게 해 주며, 힐 마법진이 새겨져 작은 상처는 금방 낫게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갑옷에는 블링크 마법이 걸려있어 갑옷의 주인이 정해진 말을 하면 곧바로 주인에게 입혀집니다. 블링크 마법이 주인의 몸에 겹쳐지는 것이지요.”

다시 방패와 무기를 가리킨 코페니아는 계속 설명했다.

“이 롱소드는 중압마법이 걸려 더욱 강한 타격을 주며 아이스마법이 걸려 있어 적을 내리치면 그 마법이 발동되어 적을 얼립니다. 순식간에 얼음덩이로 만드는 것은 못하지만 계속되는 아이스 공격에 적은 몸이 차갑게 되고 조금씩 얼게 되지요. 방패는 실드 마법과 라이트 마법이 걸려있습니다. 갑옷의 방어력보다 두 배정도 강합니다. 라이트 마법으로 어두운 곳에서 환하게 비출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강한 빛을 내서 적의 눈을 어둡게 할 수도 있지요. 둘 다 갑옷을 입은 상태에서만 그 능력을 쓸 수 있습니다.”

코페니아의 설명이 끝나자 듀릭은 미소를 지었다.

“소인의 생각보다 더 대단한 것을 만드셨습니다. 저 갑옷은 그저 미스릴을 좀 섞은 강철갑옷인데 저 정도니 만약 더 좋은 재료라면 정말 대단한 물건이 나올 겁니다.”

“그러면 좋겠지요. 그나저나 다른 분들은...”

“하하핫. 그 사람들도 열심히 만든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좋은 일이지요.”

“예. 함께 모여 웃으며 일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겁니다.”

코페니아의 말에 듀릭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옷세트를 보았다.

“참! 이 갑옷은 촌장님께 드리겠습니다.”

“예?”

듀릭은 크게 놀랐다. 코페니아가 욕심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그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아가씨. 이 무구세트는 아가씨께서 만드신 겁니다. 그런데 왜....”

“소녀는 마법진만 새기고 활성화 시켰을 따름이지요. 소녀야 나중에 더 좋은 것을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촌장님께서 가지고 계시다가 필요한 사람을 주십시오.”

“허나 이런 곳까지 들어올 사람은... 아가씨 잡겠다고 나서는 자들 외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듀릭의 말에 코페니아는 즐겁게 웃었다.

“글쎄요... 인연이 있으면 바다를 사이에 두더라도 만나는 것 아닐는지요?”

“허허. 뭐 틀린 말도 아닙니다만... 하긴 마법무구도 쓰이지 않는다면 차라리 제대로 쓰이는 똥막대기보다 못할 테니... 알겠습니다. 그 인연이 닿은 사람에게 이것을 주겠습니다.”

듀릭은 과연 이 무구세트를 누가 가질까보다 과연 자신의 생애 중에 이 무구를 가질 사람이 나타날까 궁금했다.


이오니크는 숲에 들어섰다.

“이곳에 드워프들이 살고 있을까?”

이오니크의 손에는 작은 병이 들려져 있었다. 파란 색의 코레아잭이었다.

“이걸 만든 자들이 드워프들이라... 이 정도를 만들 정도면 그 기술이 상당하다는 것인데... 그런데 혹시 다른 기술은 없는 도공밖에 되지 않는 자들이 아닐까?”

이오니크는 내심 불안했지만 드워프들의 실력을 믿기로 했다.

“아시르. 네 손자는 내가 반드시 찾아내겠다.”

이오니크는 가슴에 달린 펜던트를 꼭 쥐며 말했다. 대륙 중부의 패자인 가라온 제국. 그리고 제국을 지탱하는 재상인 아시르 가리온 드레이 대공. 하지만 그 위명도 이제는 끝이었다. 제국은 아직 건재했지만 드레이 가문은 몰락하였다.

“인간의 권력이란.... 나 또한 전생에 인간이었지만... 너무나 탐욕스럽구나.”

아시르는 귀족들의 치부에 방해되는 정책을 폈고 덕분에 사방이 다 적이었다. 귀족들은 항상 아시르를 헐뜯고 모함하였다. 그러나 제국의 황제는 아시르를 믿고 든든한 버팀목이자 방벽이 되어 주었으며 자신의 딸과 아시르의 아들을 결혼시켰다. 황제의 사돈을 건드릴 겁 없는 인간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황제가 죽고 그 뒤를 이은 루스펠의 대에서 끝났다. 루스펠은 황제라기보다 귀족들의 대변자였다. 황제임에도 검소하여 빵에 작은 치즈, 야채와 과일 조금만 먹고 그러면서도 일반 평민들은 이것도 못 먹는다고 말하는 아버지인 전대 황제와는 완전히 다른 자로 황제가 되자마자 곧바로 귀족들과 함께 아시르를 처단했다.

아시르는 제국의 실세였기에 황제와 대적할 수는 있었지만 그러면 많은 피가 흘리기에 아시르는 대항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식솔은 살려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였다. 아시르의 며느리는 루스펠의 친누나고, 아시르의 손자는 루스펠의 조카였다. 하지만 루스펠은 직접 칼을 들고 쳐들어와서 자신의 친누나부터 죽였다. 루스펠에게 사치와 향락은 독이 된다고 항상 충고해주던 누나였다. 그것이 싫어 죽인 것이었다. 또한 죽일 적기를 놓치면 자신의 정치에 걸림돌이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드레이 가문에게는 다행히도 집사가 아시르의 손자인 다리스를 데리고 탈출하였다.“그때 그 자만 아니었으면...”

이오니크의 얼굴에 노기가 떠올랐다. 길에서 얼어 죽을 뻔한 자. 아페스. 아시르에 의해 구해진 자였다. 아시르는 아페스의 능력을 높이 사 그를 중용하였다. 하지만 아페스는 아시르를 배반했다. 집사는 다리스를 데리고 도망친 뒤 아페스에게 맡겼다. 하지만 아페스는 기회를 잡았다며 다리스를 잡아 루스펠에게 데려갔다. 루스펠은 직접 다리스를 죽이려 했지만 빛과 함께 다리스는 사라졌다. 다리스는 어리지만 똑똑하였기에 집사가 탈출 직후 만약을 대비해 건네 준 마법 스크롤을 찢은 것이었다. 문제라면 그 마법스크롤이 어디로 가는 건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곳이 어딘지 아는 유일한 인물인 집사가 죽은 것이었다. 다리스가 사라진 후 아페스는 다리스가 어디로 갔는지 집사를 추궁하러 갔고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집사는 도망을 쳐 이오니크에게 알렸다. 하지만 채 다 말하기도 전에 집사는 죽었다. 이오니크를 만나기 전 이미 여러 대의 화살을 맞아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몸이었기 때문이었다. 다행이라면 죽기 전에 준 펜던트는 다리스가 가까이 있으면 가운데 보석의 색이 변하는 것이라 그나마 찾을 희망이 있다는 것이었다.

“후우... 내가 마침 그때 돌아오지 않았다면... 끔찍한 일이야. 그나저나 보석은 아직도 투명하군. 다리스를 만나면 붉게 된다고 했던가? 얼마나 가까이 있냐에 따라 붉은 빛의 강도가 달라진다고 했지. 그리고 다리스의 이마에 펜던트를 대면 파란 색이 되고. 하아... 이 넓은 대륙에서 과연 찾을 수 있을지...”

이오니크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귀를 만져보았다. 이오니크의 귀는 사람의 형태였다. 아니 얼굴이나 몸 자체도 엘프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오니크가 차고 있는 투명한 팔찌덕분이었다. 가느다란 실과 같은 팔찌는 골드 드래곤이자 드래곤 로드인 라미시드가 만들었다는 물건이었다. 라미시드는 유희 중 돈을 벌어볼 생각에 소금을 파는 일을 하려 했었다. 라미시드가 돈과 보석으로 귀족들을 휘어잡고 막 일을 하려는데 아시르의 방해를 받은 것이었다. 그 어떤 힘에도 굴복하지 않고 옳은 일을 하는 아시르에게 감탄한 라미시드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며 무엇이든 원하는 한 가지를 말하라고 하였다. 줄 수 있는 물건이면 아까워하지 않고 주겠다고 한 것이었다. 그때 아시르가 원한 것은 친구인 이오니크를 위한 눈에 잘 안 보이면서 완벽하게 얼굴과 몸을 다르게 보이게 하는 아티펙트였고 그것이 지금의 그 팔찌인 것이었다. 이오니크가 엘프인지는 아마 드래곤조차 알아채지 못 할 것이었다.

“다리스. 넌 내가 찾겠다. 그리고...”

여기서 이오니크는 피식 웃더니 중얼거렸다.

“황제로 만들어주지. 이제는 더할 나위없이 썩어빠진 가라온 제국을 대신할...”

이오니크는 다시금 성큼성큼 걸었다.


작가의말

비축분이 거의 끝나갑니다. 지금은 매일 연재하지만 비축분이 동나면... 처음 설정하고, 지금도 설정되어 있는 것처럼 일요일에만 연재하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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