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직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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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디
작품등록일 :
2017.12.04 03:58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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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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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장 - 만남 (2)

DUMMY

현우는 노인의 박력 넘치는 모습에 멈칫했지만, 곧장 주머니에서 지도를 꺼내 보여주었다.


"여기로 오면 뭔가를 좀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현우의 손에서 지도를 가져간 노인은 지도를 보고선 미간을 찌푸렸지만, 자연스럽게 뒤면으로 돌려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는 이해가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신탁에서 말했던 그 수호잔가 뭔가 하는 친구군. 일단 들어오게나."


노인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현우 또한 뒤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벽돌로 지어진 집 내부는 상당히 소박한 모습이었다. 꾸밈 없이 손님 대접용 탁자와 침대, 햇빛이 들어 올 수 있는 작은 창들 몇개가 내부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노인은 한 쪽 구석에 비치된 화로위에서 따듯하게 유지되고 있던 주전자를 꺼냈다. 그리고선 탁자 위 에 올려져 있던 잔에 차를 내리면서 현우를 바라보았다.


"전현우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우는 자신을 바라보는 노인에게 자기소개를 했다. 노인은 다시 시선을 차로 돌려 차를 마저 내린 후 빈 자리에 내려 놓았다.


"와서 차나 한잔 들게나."


현우는 탁자의 빈 자리에 앉아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은 그런 현우의 시선은 무시 한 채로 차를 한모금 마시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그래. 나는 은퇴한 늙은이인 모르트라고 하지."


모르트는 자기소개를 하며 창밖을 쳐다보았다. 현우는 무언가 추억에 빠진듯한 모르트의 모습을 보며 잠시 기다렸다. 모르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런 늙은이를 가만히 안두고 굴려먹는 신이라는 작자도 참 웃기는 노릇이야."


현우는 모르트를 바라보았다. 모르트의 눈에서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듯 했다. 현우는 마음속 어딘가에 있는 부담감을 애써 무시하며 모르트에게 물었다.


"신탁에서 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셨나요?"


"음... 그 때의 신탁은 좀 특이했으니까. 여신 두분께서 내리는 느낌이었지. 내용 역시 특이해서 말이야.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에 도움이 될 수호자를 내릴테니, 세상에 도움이 될 만큼 키워내라.' 였으니까 말이야."


모르트는 신탁을 받을 때를 생각했는지 의아하다는 느낌으로 말했다.


"지금까지 신탁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받아본적이 없었단 말이지. 그런데 진짜로 나타났으니 말이야. 못믿을 수가 없게 생겼군."


현우는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장한 체격을 지니고 있는 모르트의 모습을 다시금 보며 침을 삼켰다. 나름 힘에는 자신이 있는 현우였지만 자신을 가르칠 사람이라고 말했으니 긴장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어드민과 비슷한 느낌을 연상시키는 신이라는 존재의 신탁까지 있었으니 확신은 더욱 배가 되었다.


"그래서 자네가 그 수호자라는 건가."


"네."


모르트는 현우의 대답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수호자가 맞으니 이런 곧까지 찾아올 수 있는 인연이 되었겠지. 하지만 나는 은퇴해서 조용히 살고있는 늙은이에 불과하니 선택은 자네에게 맡기지. 자네는 진정 나에게 배울 생각이 있나?"


현우는 그런 모르트의 말을 듣고선 순간 고민했지만 딱히 선택지가 없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답은 정해져있으니 대답만 하라 이건가.'


"그렇습니다."


현우의 대답을 듣자 마자 모르트는 웃으며 말했다. 어딘가 모르게 사악하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그래. 그리고 모든 일에 공짜란 없지."


"네?"


현우는 모르트의 말에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모르트는 현우의 벙찐 표정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받지도 않고 가르쳐달라고? 순 양아치 아니냐?"


당당하게 나오는 모르트의 모습에 현우는 어이없어 하면서 물었다.


"신탁을 받으셨지 않으셨습니까? 가르쳐 주시지 않으면 신탁을 어기는것 아닙니까?"


"나는 신을 믿을지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아서 말이지. 신탁을 어겨도 많이 혼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나이 든 늙은이를 시련에 빠트릴 정도로 신이 자비가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현우는 정말로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하는 모르트를 보면서 심각하게 여기가 맞는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현우의 고민은 안중에도 없는지 모르트는 잔에 있는 차를 마저 다 마신뒤 들어온 문을 가르키며 말했다.


"그래서, 저 문은 어떻게 보상할건가?"


현우는 자신이 뜯어내버린 문짝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쩄든 남의 집 문짝을 고장난건 맞으니 고쳐 놓던가 배상을 해야하는게 도리였다.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냥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뭘 하면 되는거죠?"


"오늘부터 할 일을 알려주도록 하지."


모르트는 탁자에서 일어나 현우를 데리고 할 일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파견이긴 하지만 오늘부터 수호자라고 생각하던 현우는 모르트가 알려주는 각종 허드렛일을 들으면서 수호자라는 생각은 포기하고 말 그대로 여행자로서 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현우는 모르트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면서 강에서 구해준 소년과 마주쳤지만 소년은 현우를 바라보며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형도 할아버지한테 무슨 잘못했나보네요. 으으. 저도 예전에 잘못해가지고 고생했는데.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세요. 어디에 숨거나 도망쳐도 금방 잡힐 거에요."


현우는 아이들이 왜 그렇게 모르트를 무서워하는지 어느정도 동감하게되었다. 오전 일과로 허드렛일을 하고 나서는 쉬는 시간에는 모르트와 이야기를 하는것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모르트는 현우가 이 세계에 대해 모르는 것을 대화를 통해 알게 되고 나서는 사회 문화적으로 알려주기 시작했다. 현우는 내심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보고 싶었지만 모르트는 한참 나중 일이라고 하며 물러서기만 했다. 현우는

마을에서 지내는 동안 사람들과도 많이 익숙해지고 어느정도 세계에 이해가 깊어졌다.


그리고 한 달쯤 지날 무렵 저녁 모르트는 현우를 불렀다.


"오늘은 좀 다른 수업을 하도록 하자."


늘상 하던일을 마무리 하던 도중 모르트의 장난에 몇 번 가량 넘어갔던 현우는 딱히 믿지 않고 말했다.


"다른 수업, 같은 내용일게 뻔한거 아닌가요."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현우의 말에 모르트는 뒤를 돌아 숲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네가 바라던 전투 수업을 하기로 하지. 그 역량이 얼마나 되나 한번 보자. 싫으면 정말 안와도 되고."


'저 영감 말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가 없어 진짜.'


현우는 중간에 한 번이라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직진하는 모르트를 보면서 하고 있던 일을 내려놓고선 곧장 모르트를 따라 숲 속으로 들어갔다. 예상 보다 깊숙히 들어가는 모르트를 보면서 자연스러운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숲속으로 10분 가량 들어갔을 무렵, 모르트는 횃불대가 달린 큰 나무 앞에 멈춘 뒤 뒤돌아 현우를 바라보았다.


"자, 오늘부터 너가 수련하게 될 장소다."


모르트가 박수를 두번가량 치자 횃불대에서 불길이 붙었다. 모르트는 나무 밑동 주변 바닥부분을 훑더니 숨겨진

문의 철제 손잡이를 잡고 들어올렸다. 상당히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는지 문을 열기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흙먼지들이 비산했다.


모르트가 먼저 지하로 내려가고 현우 역시 뒤 따라 내려갔다. 지하로 향하는 문 밑은 복도였다. 현우는 복도에 도착하고 나선 주변을 돌아보았다. 복도 한편에는 현우가 그림으로만 보던 병장기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그 반대편에는 각종 재료로 만들어진 방어구들이 나열되어있었다.


모르트는 아까와 같이 박수 두번을 치자, 지하 내부가 환하게 밝혀졌으며, 뒷편에서 불어온 바람이 지하에 쌓인 먼지를 안쪽 깊은 곳까지 날려버렸다.


'집 청소를 그냥 이렇게 하면 안되나?'


현우는 그동안 했던 집안 일을 생각하면서 뭔가 부조리함을 느끼는 동안 모르트는 방어구쪽에서 가벼운 갑옷을 걸치고는 말했다.


"잠시 시간을 줄 테니, 원하는 장비를 착용하고 이쪽으로 와라."


모르트는 바람이 불어왔던 방향으로 걸어갔고, 현우는 잠시동안 무기와 방어구를 보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게임에서나 봤었던 무기들이 실제로 눈 앞에 진열되어있었으나 현우는 딱히 무기를 사용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선 다른 것보다 자신의 순수한 힘이 어디까지인지 알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우는 주먹을 바라보며 한 번 꽉 쥐어보고는 방어구로 시선을 돌렸다.


종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천부터 시작해서 금속으로 이루어진 풀 플레이트 까지 구비될 만큼은 구비되어 있었다. 금속으로 이루어진 갑옷들은 착용하는데 굉장히 복잡해 보여 현우는 간단하게 입을 수 잇어 보이는 가죽 갑옷을 걸치고선 모르트가 먼저 간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시설을 왜 만들어놓았는지 의아했지만 어차피 자신이 수련할 시설이기 때문에 신경은 끄기로 하고, 복도 끝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현우, 문을 닫는 순간부터 수련은 시작이다."


문을 닫기위해 밀던 현우는 모르트의 말에 흠칫하고선 닫는 것을 멈추었다. 모르트를 바라보니, 작은 체육관 정도의 넓이를 가진 공간의 중앙에 모르트가 팔짱을 끼고선 현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현우는 긴장한 상태로 문을 살짝 닫았다.




모르트는 문이 닫힘과 동시에 빠르게 현우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수요일 날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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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5장 - 듀라한 (2) 18.01.02 109 0 7쪽
12 5장 - 듀라한 17.12.27 134 0 8쪽
11 4장 - 소문 (2) 17.12.25 182 0 7쪽
10 4장 - 소문 17.12.22 173 0 9쪽
9 3장 - 도시로 (4) 17.12.20 192 0 9쪽
8 3장 - 도시로 (3) 17.12.18 217 1 10쪽
7 3장 - 도시로 (2) 17.12.15 236 1 10쪽
6 3장 - 도시로 17.12.13 237 1 8쪽
» 2장 - 만남 (2) 17.12.11 387 1 10쪽
4 2장 - 만남 17.12.08 454 2 7쪽
3 1장 - 관리자 (2) 17.12.06 375 2 8쪽
2 1장 - 관리자 17.12.04 460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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