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마지막 이적생
서포터(Supporter).
한 특정 구단을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하는 집단을 뜻한다.
포괄적으로 보았을 때는 더 넓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테면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는 일반 관중들이나 집에서 편하게 TV로 시청하는 사람들. 이 모두가 그렇게 불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한 축구팬들이 하나둘 모이다 보면 자기들만의 팀을 헌신적으로 응원하기 위한 목적의 단체가 조직되기 마련인데 스포츠계에서는 바로 그들을 서포터라고 부른다.
곳곳에 이미 뿌리 깊게 정착된 이 서포터 문화가 끼치는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이제는 거의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열두 번째 선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축구는 열 한 명의 스포츠지만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는 관중들을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 비록 필드를 직접 뛰는 건 아닐지라도 함께 승리를 위해 싸워나간다는 의미가 뚜렷하게 와 닿는 표현이다.
이렇게 그들은 익숙한 형태로 팀의 상징 중 하나처럼 자리 잡아 나가고 있다.
리버풀(Liverpool)의 더 콥(The Kop), 바르셀로나(Barcelona)의 꾸레(Culers), AC 밀란(AC Milan)의 로쏘네리(Rossoneri)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하고 유명한 서포터들이 확고한 명칭과 정체성으로 그들의 팀을 어필해 왔다.
스코티시 쪽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리그 챔피언인 셀틱의 서포터들은 영국의 어느 팀과 견주어도 쉽게 밀리지 않는 위용을 자랑하며, 중위권부터 하위권, 하다못해 그 아래 하부 리그에 있는 팀들도 선수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내줄 이들이 있었다.
로스 카운티 역시 과거에는 더 스테기스(The Staggies : 숫사슴들)라는 멋진 이름이 존재했었다.
< UEFA Europa League 2차 예선, 2차전>
로스 카운티 vs 카르파티 리비우
2014년 7월 24일 (목) 19:45
빅토리아 파크 (관중 수 : 5,167명)
“그런데 대체 저게 무슨 꼬락서니란 말인가?”
서포터의 중요성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피터 블랙은 완전히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빅토리아 파크의 미지근한 분위기를 지적하며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별수 없지. 사람들도 어쩔 수 없는 거야. 서로 모여서 응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조짐만 보여도 저 불량배 무리들께서 매우 심기 불편해하시니까 말이야.”
그리고 옆에 앉은 토드 홉킨스는 침착한 어조로 이에 대답했다.
블랙과 홉킨스는 이 경기장에서 우연한 기회로 서로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얘기를 나누면서 이 작은 도시를 더럽히는 훌리건을 타도하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로스 카운티를 다시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데 뜻을 함께하기로 하였었다.
이후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친구가 되었는데, 실제로도 둘 다 53세의 동년배였기에 관계가 자연스러워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여간 언제 봐도 마음에 안 드는 풍경이야.”
블랙은 여전히 불만에 가득 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로스 카운티는 카르파티를 홈으로 맞아들여서 상당히 좋은 경기력을 펼치는 중이었다.
이른 시간에 에이든 딩월이 제임스 블랜차드의 예리한 땅볼 크로스를 받아 그물을 흔들면서 일이 좀 더 수월하게 진행된 것이다.
어떻게든 2차전에서 추격 골을 만들어 쫓아가려 했던 상대의 정신력은 단번에 흐트러졌고, 전반 28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간 딩월의 패스를 이어받은 잭 마틴이 깔끔하게 밀어 넣음으로써 그 의지를 산산조각내버리고 말았다.
카르파티는 이제 종합 네 골을 넣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건 로스 카운티가 좀 더 이 승부에 근접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중대한 시합을 잘 풀어내고 있는 선수들이 과연 지금 얼마나 그 보람을 느끼고 있을까?
득점의 순간을 제외하면 이곳의 환호성은 너무나도 인색하다. 빅토리아 파크의 공기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뛰는 무대의 그것이라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다들 눈치를 보고 있어.”
홉킨스가 말했다.
“아마 저들 중에서도 과거 숫사슴들의 챈트 가사를 머릿속에서 읊조리는 이들이 있을 거야. 외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뿐이지.”
“그런 이들이 많기를 바라야지. 반드시 그래야만 해.”
1차전과 2차전의 관중 수는 비슷했지만 카르파티의 팬들은 열정이 살아있었다. 그들의 팀이 점수를 내주고 리드를 당하는 도중에도 목소리 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블랙은 그 열정을 로스 카운티에서 다시 일으키고 싶었다. 홉킨스도 역시.
“주변 사람들 반응은 어떤가? 잘 끌어들이고 있겠지?”
두 사람이 우선하여 세운 계획은 일단 딩월시에 사는 주변인들부터 공략하는 것이었다.
“물론이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시간이 너무 걸려. 커뮤니티에서 함께할 사람들을 모집해보는 방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 이미 어젯밤 한 포럼에 글을 올려놓기는 했지만.”
“응? 포럼이라니?”
블랙이 영문 모를 표정으로 쳐다보자 홉킨스는 가볍게 혀를 차며 핀잔을 주었다.
“인터넷 말이네. 이 친구야,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 흐름에 뒤처지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오히려 이런 상황에는 이쪽의 도움이 더 필요할 거야. 익명성이 철저하게 보장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설령 성난 숫사슴들이 알아채더라도 우리의 존재를 찾아내기 쉽지 않을 거니까.”
“그런가······.”
블랙은 머쓱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는 수십 년간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하며 살아온 사람이었기에 이런 부분에는 서투를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오늘 마틴의 움직임이 좋아 보이는데. 그렇지 않나? 골도 넣었고 전체적으로 작년 폼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 역시 저 선수는 4-4-2가 알맞은 거 같네.”
“동감이야. 이번에도 혹시 그를 혼자 내세우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감독도 문제점이 뭔지 파악은 하고 있는 모양이지.”
“파악은 하는데 왜 조처는 안 하는 걸까?”
홉킨스의 물음이었다.
“프리 시즌 동안 4-3-3도 꾸준히 병행하지 않았나? 그런 거로 봐서는 하나의 진형만 쓰려는 생각은 아닐 듯한데 말이지. 왜 감독은 공격진을 보강하지 않겠다고 했을까?”
어제 짤막한 컨퍼런스에서 델 레오네는 이렇게 말했다.
‘당장은 요앙 아르킨의 자리를 대신할 선수를 찾을 계획이 없습니다.’
공격수 보강이 없을 거라고 정확하게 못을 박은 셈이었다. 팬들의 걱정과 주변의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결정은 확고한 것처럼 보였다.
물론 이번 경기에서는 1차전과 달리 기존의 4-4-2 시스템을 선택해 나왔고, 가볍게 승리를 챙기고 있는 중이다.
“글쎄······.”
블랙은 경기를 지켜보며 힘없이 대답했다.
추가 영입이 없다는 게 확실시된 상황에서 전방에 세울 수 있는 공격수는 세 명.
에이든 딩월, 잭 마틴, 그리고 이번에 1군에 합류한 필립 로스다. 실질적으로는 딩월과 마틴만이 믿을만한 주전이라 볼 수 있는 상태다.
그리고 사실 블랙과 홉킨스를 비롯해 로스 카운티의 팬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공격수 숫자의 부족이 아니었다.
“정말로 타겟터없이 갈 생각인가?”
제공권 싸움을 할 장신 공격수의 부재. 작년만 해도 아르킨의 머리로 해결을 보았던 상황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는데, 이제는 그가 없는 채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
로스 카운티가 이 정도로 싸워올 수 있던 건 막강한 타겟터가 있었기 때문임이 아니던가? 그런 존재 없이 과연 괜찮을까?
아직은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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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 카운티 2 : 0 카르파티 >
에이든 딩월(7‘)
잭 마틴(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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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예선을 무사히 마친 이후, 로스 카운티는 또 하나의 영입 소식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 The Scotsman ] 하츠의 데이비드 밀스, 로스 카운티로 합류
[ The Scotsman ] 데이비드 밀스의 이적료는 2.9만 파운드(약 5000만 원)
[ Scottish Sports ] 로스 카운티의 이번 영입은 백업 골리의 자리를 채우기 위함으로 보인다
저번에 폴 몽고메리와 감독이 상의 끝에 데려오기로 했던 하츠의 골키퍼 데이비드 밀스(David Mills)의 영입이었다.
“감독님의 말씀대로 좀 더 높은 레벨의 대상을 물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여전히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오늘은 두 명의 선수만을 추천해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작업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서 말이죠.”
“좋습니다. 그 두 명의 선수가 기대되는군요.”
“······.”
과연 기대하고 있을까? 라이트윙 매물을 물색하는 작업은 사실 며칠 전부터 한참 진행되어오던 일이었지만 성과는 이때까지 하나도 못 보고 있었다.
지금 깍지 낀 손을 책상에 올려놓은 채 능글맞게 웃고 있는 저 감독이 다 쳐냈기 때문이다.
폴 조지(Paul George), 작년에 셀틱에서 해밀턴으로 임대를 간 뒤 팀을 승격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던 젊은 윙어로 이번에 계약이 만료되어 자유 신분이 된 선수다. 기록은 30경기 3골 8어시스트.
크리스 존스톤(Chris Johnston), 강등된 킬마녹에서 유일하게 고군분투한 공격 자원으로 정교한 크로스와 날카로운 중거리 슛이 돋보이는 선수다. 기록은 35경기 4골 6어시스트.
피터 폴렛(Peter Pawlett), 애버딘의 주축이자 빠른 발과 기술이 돋보이는 윙어로 그의 영향력은 로스 카운티 기준으로 보았을 때 제임스 블랜차드의 위상과 필적한다. 기록은 30경기 2골 9어시스트.
세 명 모두 훌륭한 대상이라고 생각했던 몽고메리였지만 감독의 눈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외에도 레인저스의 배리 맥케이(Barrie Mckay), 하츠의 제이미 워커(Jamie Walker), 킬마녹의 로리 맥켄지(Rory Mckenzie) 등 여럿 선수를 추천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이탈리안이 세워둔 허들은 매우 높았다.
‘이번에는 쉽게 쳐내지는 못할 거야.’
몽고메리는 그 나름대로 오기가 치밀어 오른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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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스미스(Tommy Smith)
포지션 : RW
국적 : 잉글랜드
소속 : 자유 계약
나이 : 34
신장 : 178cm
체중 : 8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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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유 계약 신분의 토미 스미스라는 선수입니다. 상위 무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죠. 왓포드와 포츠머스, 퀸스 파크 레인저스 같은 팀들을 오가면서 수많은 경기를 치러왔습니다. 그의 노련한 경험은 톰슨에게도 가르침을 줄 수 있을 것이고, 더불어 팀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감독이 라이트윙 물색 작업에서 내세운 필수 조건 중 하나는 ‘앤드류 톰슨의 자극’이다.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스승의 위치든 동일 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는 위치든 그 소심한 청년을 어떻게든 자극할 수단이 필요한 것이다. 이 부분에서 스미스는 충분히 멘토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몽고메리는 생각하고 있었다.
“흐음······. 올해로 서른넷이 된 선수로군요. 분명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줄 것 같긴 합니다만. 작년 카디프 시티에서 뛸 때는 고작 8경기만을 뛰고 기록한 건 어시스트 하나라는 부분이 많이 걸립니다.”
“주전에서 밀려난 건 사실이지만 그가 뛰었던 곳이 잉글랜드 상위 무대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스코티시에서는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고요.”
“그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델 레오네는 턱을 괸 채 손가락으로 책상을 여러 번 두드리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
“우선은 보류해 두지요.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좋겠습니다.”
또 ‘보류’다. 이 말은 곧 영입 대상에서 아웃이라는 소리다.
“생각을 재고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본래 같으면 절대 데려올 수 없는 선수입니다. 나이가 차고 소속이 없는 상태가 되니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긴 거죠.”
“그 말씀도 맞습니다만 서른넷이라면 기량이 급하락할 우려도 상당히 크기에 아무리 자유계약이라도 선뜻 내키지 않는군요. 무엇보다 이 선수가 톰슨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무려 프리미어 리거 출신인데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니.
몽고메리는 감독이 톰슨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번득이는 무언가가 있는 건 분명하다. 그건 그로서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선수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남다른 천재성을 보유했음에도 결국 묻혀버리는 선수가 어디 한 둘이었던가? 슈퍼 스카우트라 불리는 그의 눈에는 그저 숱한 재능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톰슨처럼 돋보이거나 더 뛰어난 선수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리고 대부분은 실패했다.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 많은 기대를 걸지는 말아야 한다. 그들이 그대로 성공 길을 걷는 경우는 아주 드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 말씀대로 일단 넘어가지요.”
사실 그로서도 토미 스미스가 통과하지 못할 거란 예상은 살짝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먼저 내밀어서 감독의 반응을 살펴본 것이었다. 이제 따로 준비한 히든카드를 내놓을 차례였다.
“이 선수는 두말할 것도 없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주급에 대한 출혈을 제법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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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인스(Tom Ince)
포지션 : RW / LW
국적 : 잉글랜드
소속 : 자유 계약
나이 : 22
신장 : 178cm
체중 : 6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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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예상대로였다. 감독은 몽고메리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폴 인스의 아들이로군요.”
폴 인스(Paul Ince)는 90년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전설적인 선수다.
“맞습니다. 제 아비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래도 나름 잉글랜드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리버풀 유소년 팀에서 축구 경력을 시작한 톰 인스는 잉글랜드 3부 리그인 노츠 카운티에서 임대 생활을 하다가 결국 방출되었다. 이후 2부 리그 블랙풀에 입단하여 총 113경기 33골 30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고, 결국 크리스탈 팰리스의 눈에 띄어 2014년 겨울에 프리미어 리그 무대를 밟기까지 하였다.
지금은 블랙풀과의 계약이 종료되어 자유 신분으로 다른 팀의 제의들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프리미어 리그의 헐 시티에서 그를 노리고 있다고 하지만 주전으로 기용할 정도로 원하는 건 아닌 모양입니다. 핵심 선수로 대우해주겠다는 어필을 강하게 한다면 그쪽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겁니다.”
“이 정도의 선수라면 제가 원하는 수준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겠군요. 물론 직접 경기 영상을 확인해보는 작업이 마저 필요하겠지만. 그런데 아까 주급에 대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건 무슨 뜻입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잉글랜드 상위에서 놀던 선수이기에 여기로 오도록 꼬드기려면 유로파 티켓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죠. 파격적인 제안이 필요할 겁니다. 아마 최고 주급 제시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 말을 듣자 감독의 안색이 곧바로 어두워졌다.
“그건 좀 곤란한데요. 22살의 선수가 팀 내 최고 급료를 받게 된다면 체계가 무너져 내릴 겁니다.”
‘바로 그겁니다. 감독님이 원하는 선수의 퀄리티는 다 그 정도 수준이에요.’
몽고메리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침묵을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대답을 듣고 나서 얘기해도 늦을 건 없었다.
“그렇다 해도 상당히 매력적인 선수인 건 사실입니다.”
델 레오네는 다시 책상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톰 인스라······.”
이윽고 그의 손가락이 멈췄다.
“협상은 시도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군요.”
“그렇다는 건?”
“우선은 영입 대상으로 지정해두죠.”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이쪽에서는 톰 인스를 최우선 타깃으로 놓고 일을 시작하겠습니다. 몽고메리 씨께서는 계속해서 이런 선수를 찾아주시는 데 힘 써주시길 부탁드리지요. 타깃의 협상이 결렬되면 그 차선책이 필요할 테니까요.”
“······그리하지요.”
상의가 끝난 뒤 감독실을 나오며 몽고메리는 뭔가 찝찝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승인을 받기는 했는데······.”
실패는 아니지만, 성공이라 할 수도 없었다. 감독이 영입 대상으로 선택하긴 했어도 이 거래를 성사시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테니까. 결국엔 차선책으로 고개를 돌리게 될 가능성이 높고 스카우트 팀은 그 대상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소리다.
“톰 인스 같은 선수를 또 찾는다? 말이 쉽지······.”
- 작가의말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오랫동안 써서 도중에 제멋대로 꺼질 정도로 늙은 컴퓨터 교체하는 일들도 있었고,
개인사정으로 여럿 문제가 조금 있었습니다.
글을 쓰는 도중에도 마음에 안 들어서 계속 고치는게 많았고요.
그래도 너무 늦어서 면목이 없네요 ㅠ
못난 글쟁이에게 후원해주신
dowofjjw 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_ _)
열심히 써야하는데 죄송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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