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야기 : 낯선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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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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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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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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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마지막 이적생 (2)

DUMMY

UEFA 유로파 3차 예선 추첨식.


“HNK 하이두크 스플리트.”


카르파티 리비우를 꺾어낸 기쁨을 느낄 겨를도 없이 곧장 다음 상대가 결정되었다.


크로아티아 리그 내에서 GNK 디나모 자그레브(GNK Dinamo Zagreb)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전통 강호 HNK 하이두크 스플리트(HNK Hajduk Split).


크로아티아의 항구 도시 스플리트를 연고지로 삼은 팀이며, 샤흐타르의 다리오 스르나가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디나모 자그레브와는 과거의 셀틱과 레인저스만큼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현재는 리그 우승을 번번이 뺏긴 바람에 트로피 횟수가 월등히 벌어진 상태. 양강 체제에서 자그레브 천하가 되었다는 점에서 스코티시 리그 상황과 비슷한 면이 있다.


하지만 그들을 무시할 수 없는 건 그 자그레브조차 이룩하지 못한 유럽 대항전 성적인데, 하이두크는 유로파 리그의 상위 레벨 무대인 챔피언스 리그 8강 진출을 세 번이나 이뤄냈던 전력이 있다.


이는 발칸 반도 내에서 챔피언스 리그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는 FK 츠르베나 즈베즈다(FK Crvena Zvezda), 슈테아우아 부쿠레슈티(Steaua Bucuresti), 우승은 아니어도 준결승까지 올라간 적 있는 FK 파르티잔(FK Partizan) 다음으로 최고의 성적이라 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그게 다 옛날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삼 년간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챔피언스 리그는 고사하고 유로파 리그만을 전전하면서 매번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중이었다.


2011/12 시즌 3차 예선에서는 잉글랜드의 스토크 시티(Stoke City)에게 탈락했고,


2012/13 시즌 3차 예선에서는 이탈리아의 강호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Internazionale Milano)에게 저지당했으며,


작년 2013/14 시즌은 상대적 열세였던 조지아 리그 팀 딜라 고리(Dila Gori)에게 탈락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그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었다.


물론 이제껏 한 번도 유럽 대항전과 인연이 없었던 로스 카운티에게는 결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말은 곧 이번에도 발목을 잡힐 경우 하이두크는 더 이상 유럽 대항전을 자랑거리로 내세울 수 없다는 것이고, 유로파에 갓 고개를 내민 새내기 하나도 제대로 누르지 못하는 그저 그런 팀이 되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더 이상의 명예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들은 사력을 다해서 덤벼들 것이다.



“이번 경기는 아마 론 딕슨 이사도 참여할 겁니다. 우리 팀이 유로파 리그 본선에 나갈 수 있을지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눈치입니다.”


대런 코너 단장의 말이었다.


“그렇습니까? 전 이 팀에 이사라는 존재가 있었는지도 몰랐습니다만.”


정말로 몰라서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론 딕슨(Ron Dickson)에 대한 소개는 감독이 부임한 초기에 이미 했었으니까 말이다. 그 이후에는 거의 얼굴을 볼 일이 없긴 했지만 구단의 시스템을 전부 파악하고 있는 이 철저한 남자가 잊어버릴 정도는 아니다.


딕슨은 이 팀의 열정적인 구단주와 달리 축구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인물이었다. 아마 에이든 딩월이 누구고, 잭 마틴이 누구인지도 잘 모를 것이다. 어쩌면 스콧 보이드와 대런 케틀웰을 헷갈려 할 수도 있다.


그는 오로지 금전적인 이익에만 신경 쓰기 바쁘며, 축구와 로스 카운티 선수들을 돈의 일환으로만 보는 타입이었다. 브리튼이 잉글랜드 2부 리그 클럽과 연결되었을 때도 블랜차드가 셀틱과 이적설이 나돌았을 때도 곧장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을 정도였다.


그런 작자가 이번 유로파 본선에 흥미를 보이는 이유는 오직 한 가지였다. 그것으로 인해 구단의 가치가 상승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 하지만 그는 3차 예선 이후 플레이오프라는 만만치 않은 최종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감독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비아냥거린 것이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델 레오네는 유독 ‘무늬만 축구인’인 족속들을 경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뭐, 아무튼······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 생각하고는 있지만.”


코너는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기대를 하고 있는 건 딕슨 이사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팀은 카르파티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까요. 만일 하이두크까지 잡아낸다면 정말 굉장한 일이 될 겁니다.”


어느 정도 이름값 좀 있는 팀들이라면 예선전이라는 건 그저 반드시 통과해야 할 단계에 지나지 않겠지만, 로스 카운티처럼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구단은 사정이 다르다.


명성, 수익, 경험 등 경기 하나하나마다 소홀히 할 수 없는 가치가 걸려 있다.


특히 명성을 드높일 절호의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로스 카운티는 전 시즌을 2위로 마쳤지만, 여전히 바깥 세계에서는 생소한 이름의 구단일 뿐이다. 아무리 스코티시에서 날고 기어봤자 크로아티아 명문 팀 하나를 꺾어내는 것보다 더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딕슨 이사의 사상에 공감하는 건 아니지만 경기를 치를 때마다 재정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액이 들어온다는 건 단장으로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물론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더 바랄 것도 없겠지만······당장 플레이오프 때 어떤 팀을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니 아직 얘기를 나누는 건 시기상조겠군요.”


이탈리안은 의자에 팔을 걸치고 살짝 고개를 숙인 채 코너의 말을 잠자코 듣기만 하고 있었다.


“일단 우리는 본선까지 진출해서 조별 경기에만 들어가도 정말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2차 예선을 통과한 지금만 해도 소기의 성과는 거둔 셈이죠. 그러니 부담가지지 말고 평소대로 잘 준비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도록 하지요.”


그제야 감독은 단장을 보며 짧게 웃어 보였다.


“아, 그리고 어젯밤 톰 인스의 에이전트와 연락해서 가벼운 문의를 넣어봤는데.”


“뭐라 하던가요?”


“일단 그쪽에서 얘기하는 걸 보면 쉽지는 않겠더군요. 당장은 주급 협상을 하기 전에 앞서 유로파 예선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알려왔어요.”


“두고 보겠다는 얘기로 들리는군요. 하지만 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한 예선전 결과를 말하는 거라면 안 됩니다. 그때가 되면 이적시장 마감일이 임박한 상황이 되어버리니까요.”


“너무 늦어버리게 되겠죠. 그들과 협상이 결렬될 경우 두 번째 대상과 접촉할 시간도 촉박해질 테고. 그래서 이번에 치를 1차전 이후 다시 얘기를 나눠보자고 했는데 그쪽에서 한 가지 조건을 내세웠어요.”


“무슨 조건이죠?”


“반드시 승리하라고 하더군요.”


“하핫.”


그 말을 듣자마자 델 레오네는 웃음을 터뜨렸다.


“누가 들으면 상관의 명령이라도 되는 줄 알겠습니다. 역시 예상한 대로 제법 비싸게 나오는데요.”


톰 인스와 로스 카운티의 관계는 철저하게 계약 제의를 받는 쪽이 갑이라고 할 수 있었다. 프리미어 리그 경험이 있는 자유 신분의 선수를 원하는 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탈리안은 그들에게 휘둘리는 걸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뭐, 당장은 할 수 있는 게 없겠군요. 우선은 3차 예선에 집중해야겠습니다.”


“흐음······.”


코너는 그런 감독을 보며 다시 헛기침을 하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델 레오네 씨가 알아서 잘 준비하시리라 생각하고는 있습니다만······. 혹시 이번 하이두크를 상대로는 어떻게 나갈 계획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에이전트가 상당히 거만한 태도로 나오긴 했지만 이 정도의 선수를 아무 시도도 안 해보고 놓치기는 싫은 게 그의 마음이었다. 로스 카운티의 스쿼드에 톰 인스의 이름이 추가된다면?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리 월리스가 계약서에 사인했을 때만큼의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일단 적어도 이번 1차전에서만큼은 승리를 거둬야 하는데 지금 앞에 앉아 있는 이탈리안은 코너에게 한 가지 불안 요소를 심어주고 있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하이두크 정도의 팀을 상대하려면 우리도 최상의 전력으로 맞서야 할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가장 자신 있는 4-4-2 같은 진형으로 말입니다.”


2차 예선에서 잭 마틴이 전방에 혼자 섰던 경기는 결과를 떠나서 과정만 보았을 때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공격진이 제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전체적으로도 조직력이 삐걱거리는 느낌이 강했다. 월리스와 보이드, 두 명의 수비가 골을 넣어주지 못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 장담할 수도 없는 시합이었다.


반면 4-4-2로 출격한 2차전에서는 공격진의 화력이 되살아나면서 전 시즌 로스 카운티의 면모를 잘 보여주지 않았던가.


하이두크는 카르파티보다 한 수 위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2차 예선 때처럼 그렇게 순순히 운이 따라주지는 않을 것이다. 코너는 로스 카운티가 가장 익숙한 4-4-2의 진형으로 맞붙어야만 승산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 본인이 과연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부담가지지 않고 평소대로 잘 준비해서 나갈 생각입니다.”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그의 표정은 왠지 아닌 듯했다.


*******


< UEFA Europa League 3차 예선, 1차전>

로스 카운티 vs 하이두크 스플리트

2014년 7월 31일 (목) 19:45

빅토리아 파크 (관중 수 : 5,527명)



[로스 카운티 / 4-3-3]

FW : 잭 마틴

MF : 제임스 블랜차드 / 대런 케틀웰 / 리차드 브리튼 / 앤드류 톰슨

DM : 알렉산더 캐리

DF : 리 월리스 / 폰투스 얀손 / 대니 패터슨 / 스티브 샌더스

GK : 마크 브라운



“하, 결국 또 이렇게 나왔군······.”


코너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경기를 지켜보았다.


이번 하이두크를 상대할 때만큼은 나오지 않았으면 했던 그 포메이션이 가동되고 있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부진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잭 마틴.


‘대체 여기서 무엇을 얻어내려고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걸까?’


어떻게 보면 오늘은 카르파티전보다도 더 의아한 진형이었다.


수비진 바로 앞에 캐리가 서 있고, 케틀웰과 브리튼이 앞쪽에 배치된 역삼각 형태였으며, 블랜차드와 톰슨은 계속 중앙선 아래까지 내려가 수비를 돕고 있어 실상은 4-3-3이라기보다 4-1-4-1의 진형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러니 안 그래도 고전하고 있는 잭 마틴이 최전방에서 더욱 고립되어 버리는 것이다.


심지어 캐리는 이번 경기에서 처음으로 최후방 미드필더 위치에 출전했다. 이때까지는 방어적인 역할에 능숙한 브리튼이나 클락이 도맡아왔던 자리였다.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어.’


델 레오네는 아무리 중요한 시합이라도 실험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 주저 없이 실행에 옮긴다. 코너가 불안함을 느낀 것도 그 때문이었다.


좋게 보면 승부사의 기질이 충만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대책 없는 강심장 덕에 지켜보는 사람은 때때로 똥줄이 탈 수밖에 없다.


“휴우······.”


방금도 하이두크의 매서운 중거리 슈팅이 골대 위를 스쳐 지나가는 걸 보며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로스 카운티는 카르파티와의 1차전에서 보였던 형편없는 경기력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다.


“아아, 이런 걸 보려고 내가 바쁜 시간을 쪼개서 온 게 아닌데.”


간만에 경기를 보러 온 론 딕슨 이사가 불만을 내뱉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었다.


“아니, 작년에 알렉산더 캐리를 중앙으로 전환했다고 하지 않았나요? 난 그렇게 들었는데 말이에요. 근데 감독은 왜 다시 그를 좌측에 쓰고 있는 겁니까? 내 생각엔 말이죠. 지금 경기가 안 풀리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에요. 선수를 왔다 갔다 쓰니까 혼란이 온 거죠. 안 그렇습니까?”


“음······. 딕슨 이사님. 당신이 말하는 알렉산더 캐리라면 지금 중앙에서 뛰고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선수는 제임스 블랜차드에요.”


“······.”


코너의 지적에 딕슨은 반질거리는 포마드 머리를 매만지며 잠깐 침묵하더니 다시 허겁지겁 대꾸했다.


“아, 아무튼 간에 중요한 건 두 선수 다 지금 뭐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래, 맞아. 블랜차드 저 선수는 내가 진작 파는 게 나을 거라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셀틱이 값을 쳐줄 때 넘겼어야 했어요. 저 모습을 봐요. 아무것도 못하고 있잖아요? 올 시즌에 아마 밑천이 드러날 게 빤하다고요.”


‘······이래서 제대로 나와 주길 바랐던 건데.’


코너가 이번 승리를 간절히 원했던 것은 톰 인스의 협상을 얻어내기 위함이었지만, 다른 이유로는 제발 딕슨의 입을 조용히 다물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그는 축구에 대해 무지하고 관심조차 없었지만, 어쩌다 경기를 볼 때면 뻔뻔한 표정으로 전문가인 척하면서 거들먹거리기는 무척 좋아했다. 아까 캐리와 블랜차드를 완벽하게 혼동하면서도 자신 있게 헛소리를 늘어놓았던 것처럼 말이다.


차라리 축구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되는 인간이다.


“론, 그건 아니야. 블랜차드는 좋은 선수예요.”


“구단주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저 선수의 몸값이 떨어지기 전에······.”


“그만하시오. 그는 판매 대상이 아니니까.”


이럴 때면 로이 베넷 구단주가 직접 나서야만 사태가 진정될 수 있었다.



후반 70분.


어느새 경기는 막바지에 치달았고, 양 팀은 득점 하나 없이 소강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확실히 잭 마틴은 이 포메이션하고 안 맞는 것 같아.”


보다 못한 구단주가 입을 열었다.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잭 마틴은 결국 에이든 딩월과 교체되어 필드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베넷은 그의 열렬한 팬이었기에 기분이 좋지 않은 표정이었다.


“대런, 최근에 4-3-3을 써서 우리가 좋은 경기력을 본 적이 거의 없지 않았소?”


“최근에 몇 경기 안 되긴 하지만······사실 거의가 아니라 전부 그러했습니다.”


“으음······.”


코너의 대답에 베넷은 길게 신음을 흘렸다.


“새삼 아르킨의 영향력이 엄청났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군.”


그가 다시 말했다.


“그 장신 공격수가 혼자 상대 진영에서 버텨가며 볼을 우리 쪽으로 가져오는 굉장한 일을 해왔던 거지. 감독이 그를 왜 공격의 중심이라고 했었는지 이제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를 왜 항상 꾸준히 선발시켜 왔는지도.”


요앙 아르킨의 공백은 생각 이상이었다. 압도적인 제공권 장악이 가능했던 공격수의 존재 유무가 한 포메이션의 가동 여부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스타드 렌은 그 진가를 알아보고 그를 데려간 것이 분명했다.


“어찌 되었든 아르킨이 이적한 후 망가져버린 4-3-3을 어떻게든 고쳐 써보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데 성과는 딱히 보이지 않는군. 감독이 뭔가 생각해 둔 바가 있겠지만······.”


그 순간 베넷의 말을 멈추게 하는 일이 일어났다.


좌측으로 빠져들어 가던 딩월에게 긴 패스가 날아갔고, 하이두크의 수비가 먼저 한발 빠르게 들어가 가로챈 것까지는 평범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다른 공격수와 딩월의 차이는 악착같이 볼을 향해 달려드는 집념이었고, 상대는 그의 특성을 아직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집요하게 달라붙는 압박에 당황한 수비수가 볼을 재차 빼앗겼고, 딩월은 재빨리 중앙으로 패스를 보냈다.


페널티 박스 외곽 쪽으로 굴러간 볼은 안으로 빠져 있던 블랜차드가 잡아냈다. 하지만 이내 그의 뒤꿈치 패스로 인해 좀 더 중앙 쪽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케틀웰의 슈팅으로 이어졌다.


하이두크가 선제골을 내주는 장면이었다.


“나이스!”


경기를 지켜보던 구단주와 단장은 주먹을 쥐며 환호를 내질렀다.


딩월의 압박, 블랜차드의 패스, 케틀웰의 중거리 슛으로 이어진 멋진 장면이었다.


‘이사님, 보셨습니까? 이게 블랜차드입니다!’


코너는 그렇게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이미 그도 충분히 느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힘겹게 겨우 한 골을 넣은 모양새이긴 했지만, 로스 카운티는 다행히도 이번에 승리를 챙겨갈 것으로 보였다.



=============================

< 로스 카운티 1 : 0 하이두크 스플리트 >

대런 케틀웰(73')


=============================


작가의말
독자분들의 댓글, 응원에 항상 힘을 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_ _)

스웨덴 전은 여러모로 아쉬웠던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많이 힘들어지긴 했지만...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대한민국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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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 ' 11

  • 작성자
    Lv.99 쇼핑중독자
    작성일
    18.06.20 20:32
    No. 1

    감독의 트릭? 마틴 원톱이라ㅋ 무슨 의도인지 궁금하네요ㅋ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Diov
    작성일
    18.06.20 20:35
    No. 2

    아앗...트릭...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데이부우
    작성일
    18.06.20 20:45
    No. 3

    잘보고 갑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아히야
    작성일
    18.06.20 21:18
    No. 4

    저도 당연히 마틴-딩월 투톱을 세운 442가 플랜A가 아닐까 싶었는데 감독이 다른 수도 고려해보는 모양이군요.
    새로 수비라인에 추가된 이적생들이 팀에 완전히 적응하고 나야 볼수있으려나요ㅎㅎ. 아무래도 캐리를 투미들로 바로 기용하기는 수비적으로 불안할테니...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th***
    작성일
    18.06.20 21:43
    No. 5

    아직까지 감독의 의중을 모르겠다 다음편 빨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재미찾기
    작성일
    18.06.20 22:28
    No. 6

    그러고보니 이런 축구소설을 쓰시는 작가님이라면 이번 월드컵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도 남다르실 것 같네요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탈퇴계정]
    작성일
    18.06.21 00:04
    No. 7

    구단 운영진들한테 공격진에 돈쓰라고 일부러 보여주는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맛있는새우
    작성일
    18.06.21 02:13
    No. 8

    주전들이 그렇게 줄줄이 부상당했으니..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2002년에 취해있어요..피파랭킹을 보면 스웨덴 상대로1:0을 그것도 주전들 줄줄이 나가떨어징 상황에서 엄청난건데요...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70 투장독시
    작성일
    18.06.21 18:04
    No. 9

    스웨덴전은 감독이 전술,전략에 맞게만 선수 기용 했어도 해볼만했던거 같은데... 저도 아쉽네요.. 스웨덴이 생각보다 약했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8.06.22 13:08
    No. 10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58 루시오엘
    작성일
    18.06.22 22:51
    No. 11

    우리도 로스처럼 수비가 단단했으면 합니다..ㅜ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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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186. 새로운 국면 (4) +6 23.09.03 1,052 42 25쪽
185 185. 새로운 국면 (3) +8 23.08.19 1,136 45 22쪽
184 184. 새로운 국면 (2) +8 23.08.04 1,185 40 26쪽
183 183. 새로운 국면 +7 23.07.13 1,259 56 22쪽
182 182. 지상 최고의 팀 (4) +8 23.06.28 1,236 50 29쪽
181 181. 지상 최고의 팀 (3) +5 23.06.16 1,132 39 24쪽
180 180. 지상 최고의 팀 (2) +6 23.05.27 1,245 50 24쪽
179 179. 지상 최고의 팀 +5 23.05.07 1,332 50 27쪽
178 178. 승부욕의 화신 +3 23.04.22 1,260 50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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