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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스타 작가 차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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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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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신경전

DUMMY

자신과 같이 뜻을 합친 기철진 앞에서 만큼은 새로운 사랑을 맞이한 문서현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주었지만 복수를 위해 행동할 때는 바락바락 악을 쓰는 게 아니라, 냉혹하고 고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천의 얼굴이다 뭐다 하는 이야기에 장소혜는 언론의 칭찬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 했지만, 몇 년 만에 이런 연기력 극찬을 받는 건지 몰라 항상 웃는 얼굴로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후! 태훈 작가님. 첫 작품부터 정말 굉장한 성적을 거두시고 있으니 제 입장에서는 황금이 막 굴러들어오는 느낌입니다.”


오랜만에 촬영장에서 이탈하여 김성택 대표를 만난 태훈은 그저 미소를 지을 뿐,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은 채 김성택 대표의 다음 이야기를 침착하게 기다렸다.


“촬영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신다는 건 홍 작가님 통해서 들은 이야기였는데, 거의 촬영장에서 숙식까지 모두 해결하실 거라곤 생각도 못 했습니다.”


“제가 살짝 유별나긴 합니다.”


살짝 유별난 정도가 아니라는 건 태훈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 현장에 오래 있는 게 드라마 작가라는 건 굉장히 특이한 모습이었다. 원래의 작가들이라면 작업실에서 조용히 글을 쓰고 하는 걸 떠올릴 테지만, 애초에 글을 쓸 때부터 메탈 록을 켜놓고 쓸 정도로 백색소음을 필요로 하는 태훈에게는 조용한 작업실보다는 시끌 거리는 촬영장이 훨씬 좋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음식이 나왔고, 음식을 한 점씩 먹다 보니 김성택 대표는 슬쩍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태훈 작가님. 혹시 지금 시나리오 작업은 얼마나 된 상태입니까?”


“촬영은 이제 37편째이고... 시나리오는 50편 정도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김성택 대표는 보고를 받긴 했지만, 실제로 태훈이 보조작가 백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혼자 일을 하면서 시나리오까지 모두 뽑아낼까 싶어 걱정이 된 게 사실이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길 경우에는 태훈도 고집을 부리거나 하진 않았지만, 시나리오를 쓰는 것에 있어서는 보조작가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직접 다 써내려가고 있었다.


‘속도가 정말 엄청나.’


“그렇다면. 잠깐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


“다른 게 아니라 BSS 측에서 태훈 작가님에게 한 가지 섭외 요청이 왔습니다.”


“섭외 요청이요?”


태훈은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섭외를 받았다는 것에서 굉장히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적어도 극 중의 후반부쯤으로 접어들고 나서 연락을 받지 않을까 내심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극 초반을 살짝 지난 시점에서 벌써 다른 스케쥴이 들어오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네. BSS 메가 FM에서 섭외 요청이 왔어요. 그... 이은영의 메가 FM. 아침 라디오인데 거기서 3부 참여를 해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 문의가 왔습니다.”


메가 FM에서 이은영의 메가 FM 이라면 어지간한 라디오 방송보다도 장수를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고, BSS에서는 입지적인 프로그램이라 그런지 1996년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푸쉬를 해주는 몇 안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정도 급이라면 당연히 참여해야죠.”


“아... 물론 그렇죠. 하지만,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네?”


...

김성택 대표는 잠깐 뜸을 들였지만 숨길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옅은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SKB에서 남편의 변신 30분 전에 하는 일일드라마 있지 않습니까. 너는 내 러브. 너는 내 러브의 민유경 작가도 섭외되었다고 하네요.”


너는 내 러브. SKB 일일드라마의 시청률 고공행진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하고 있는 본격 막장 드라마였다. 남편의 변신도 막장력을 따지자면 어디서 밀릴 수준은 절대 아니었지만, 너는 내 러브는 캐스팅에서부터 완벽한 막장을 선사하기라도 하려는 듯, 시대를 생각해보면 굉장히 파격적인 인물을 주연으로 기용했다.


“너는 내 러브이면, 그 소녀세상에 윤희가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 말씀하시는...”


“맞습니다. 소녀세상의 윤희가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소녀세상의 엄청난 팬덤에게 막장 드라마의 맛을 선보인 선구자 격 드라마죠. 저는 그렇게 어린 층의 시청자까지도 막장 드라마 팬덤에 가세할 줄은 몰랐습니다.”


김성택 대표는 허허 웃으면서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태훈도 그 당시의 충격은 상당한 수준이었기에 별 말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일일드라마의 특성 상 한 회당 제작비가 미니 시리즈에 비해 빈곤한 편이고, 그래서 배경으로 되는 장소도 몇 군데를 계속 우려먹어야 하는 열악한 상황.


그러다보니 당연히 젊고 몸값이 비싼 배우들을 쓰기란 하늘에 별 따기나 다를 바 없는 부분, 주현진 역시도 태훈과의 내기를 통해서 본인이 스스로 페이컷을 하지 않았다면 어림도 없을 수준이었을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장기적으로 돈을 운용해야 했다.


블록버스터 미니시리즈나, 뉴라이프 같은 의학 드라마가 한 회당 쏟아붓는 돈으로 5회 이상을 뽑아낼 수 있는 게 일일드라마. 그래서 민유경 작가가 선택한 것이 연기로는 거의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던 소녀세상의 연희를 ‘임윤희’ 라는 배우로 데뷔 시켜 여자 주연으로 발탁을 한 것이었다.


“민유경 작가님, 겉과 속이 완전 다른 사람으로 유명하니까 태훈 작가님도 긴장 바짝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태훈 작가님이 어리거나 경력이 짧다는 이유로 무시한다고 해서, 라디오 생방송 때 흥분하시면 안 됩니다.”


아직 치기 어린 20대 후반의 사회 초년생. 김성택 대표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게 당연했다. 그렇기에 태훈은 옅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러지 않겠다고 김성택 대표를 가볍게 달래주는 것으로 식사를 마무리 지었다.


##



‘태훈 작가님. 작가들 기 싸움은 잘 몰라도, 어디 가서 꿀리면 안 되는 거. 아시죠?’

‘남편의 변신하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에서 민유경 작가님이라... 어휴. 태훈 작가님 고생 좀 하시겠네!’

‘태훈 작가. 기 싸움에서 밀리지 말고 와요. 어? 남편의 변신이 밀릴 게 뭐야. 안 그래?’


배우들은 태훈이 아침 라디오 생방송에 게스트로 나간다는 걸 들은 모양인지 각자 한 마디 씩 해주었는데, 대부분 하는 이야기가 ‘기 싸움에서 밀리지 마라’ 였다.


너는 내 러브와 시청률이 거의 엇비슷한 상황. 두 일일드라마 모두 25% 전후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태훈도 25% 시청률을 찍는 일일드라마의 메인 작가인 이상 다른 메인 작가에게 밀리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스멀스멀 남편의 변신이 너는 내 러브를 앞서나가냐 마느냐의 경계에 있으니 태훈이 밀릴 이유는 없었다.


‘유경이. 그 애가 한 성깔 하는 애라서. 그래도 사람들 많은 곳에서는 본인 모습을 잘 감출 줄 아는 능구렁이 같은 애니까, 방심하지는 말고.’


홍영경 작가까지도 태훈에게 주의를 주었는데, 다들 하는 이야기가 민유경 작가는 겉과 속이 다르고, 겉모습에 속아서 긴장을 풀지 말라는 것이었다.


메인 작가 쯤 올라간 사람들이야 내공이 상당한 수준일테니 태훈도 방심을 하거나 할 생각은 없었지만, 여기저기서 다들 조심하고 기싸움에서 밀리지 말라는 걸 보니 자신이 전생에서 알았었던 민유경은 빙산의 일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태훈은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태훈은 평상시처럼 촬영장 인근에서 잠에서 깨 촬영장으로 직행한 것이 아니라, 목동에 있는 BSS 사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런저런 절차와 함께 BSS 라디오 녹음 센터로 들어간 태훈은 방송시간 30분 전부터 나와서 준비를 하고 있는 이은영 아나운서를 보고는 살갑게 미소를 지으며 먼저 다가갔다.


“이은영 아나운서님.”


“아! 어머어머. 되게 일찍 오셨네요! 이렇게까지 일찍 안 오셔도 되는데... 피곤하셨죠? 차태훈 작가님.”


4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활력 넘치는 이은영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태훈도 택시 안에서 연신 쩌억- 하고 하품을 할 만큼 쌓이고 쌓였던 피로가 조금은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 피곤했지만, 드라마 찍을 때는 모두가 다 피곤하니까요. 제가 피곤한 건 아무것도 아니죠.”


“그래도, 차 작가님이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는 작가님으로 유명하던데, 이번 일일극 역시도 그렇게 하고 계시는 거잖아요.”


그렇죠. 라고 짧게 이야기를 해준 태훈은 그래도 작가 보다는 배우들이 훨씬 고된 스케쥴을 견디고 있으니 그 정도는 자신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고 의젓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한 20분 정도를 이은경 아나운서와 이야기를 나누고, 생방송 준비를 하다보니 저 쪽에서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고, 태훈은 처음에는 후배 작가로 예의를 먼저 보여 줘야겠다는 생각에 슬쩍 다가가서 꾸벅 인사를 했다.


“민유경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어머! 아~ 차태훈 작가님이시구나!”


몰랐다는 척 깜짝 놀라기는. 태훈은 이미 민유경에 대해서 대충이나마 이야기를 들었던 것과, 전생에서 민유경의 이미지를 조합하여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나름대로 파악을 한 상태였다. 그래서 저런 살가운 웃음 뒤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식으로 태훈을 평가하는 지 알 수 없었기에 침착한 표정을 유지할 뿐이었다.


“도진 작가랑 동기라더니 정말이었네요. 어쩜, 이런 젊은 나이에 그런 시나리오를 써냈는지 정말 놀랐다니까요?”


당연히 놀랐겠지. 태훈은 순간적으로 그녀의 눈빛에서 이채가 나는 것을 보고는 옅게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서민수 교수님에게 잘 배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민수 교수님이라... 하긴. 그 쪽 라인이 좀 세지요. 호호호.”


그 쪽 라인이 좀 세다는 건 본인은 그 쪽 라인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민유경 작가는 한국대학교 출신이 아닌 비 한국대 출신이었고, 그러다보니 라인이란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면서 호호호 넉살 좋게 웃는 척 할 수 있었다. 태훈의 성공에는 그러한 라인의 힘이 개입했을 거라는 스스로의 망상에 빠진 채.


그렇게 대충 이야기를 끝내고 태훈은 민유경 작가와 이은영 아나운서까지 셋이서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갔다.


“이은영의 메가 FM. 오늘의 핫 이슈 메이커 코너가 왔네요. 요새 많은 분 들이 퇴근을 하면 챙겨보시는 게 뭐가 있을까요? 바로 일일드라마죠? 오늘은 그 일일드라마의 핫 이슈 메이커 두 분을 모셔 봤습니다. 바로 남편의 변신 메인작가이신 차태훈 작가님, 그리고 너는 내 러브의 메인작가 민유경 작가님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은영 아나운서는 10년을 넘게 진행한 내공이 그대로 말투에 묻어나고 있었다. 말에 힘이 있지만 결코 묵직한 느낌은 주지 않는. 아침에 딱 듣기 좋은 목소리 톤으로 청취자들의 노곤함을 깨우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민유경입니다.”


“반갑습니다. 차태훈입니다.”



작가의말

37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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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8. 바꾼 미래, 다가오는 종영 +8 17.12.25 18,536 434 11쪽
18 7. 뿔테 안경 (3) +13 17.12.24 18,265 4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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