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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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후열시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12.05 18:09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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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82
추천수 :
174
글자수 :
117,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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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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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추억 or 악몽 (1)

DUMMY

붉은 빛이 가득한 하늘 아래 자그마한 놀이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양 옆으로는 골목길이 있었는데 한 쪽 골목길 언저리에는 노을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놀이터에는 어린아이가 둘.

머리를 곱게 땋아 올린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에게 소리를 치고 있었다.


“너 때문에 고양이 도망갔잖아!”


여자아이는 표독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내 머리를 콩 하고 때렸다.


“아얏 왜 때려!”

“왜 고양이를 못살게 구는 거야”

“그냥 가까이 가보고 싶었을 뿐이야”

“이런 멍청이! 그러면 고양이가 무서워한다고”

“아 몰라 집에 갈 거야”


한 남자아이는 먼저 일어나 해가 지고 있는 골목길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바지에 모래가 가득 묻은 줄도 모르고.


“야 같이가”


여자아이는 금세 쪼로로 뛰어 남자아이의 옆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둘은 한참을 걸어 더 이상 해가 보이지 않을 쯤 집 앞에 도착했다.


서로 맞은편에 살고 있는 듯 했다.


“내일 봐~”

“메~롱”


여자아이는 삐죽 거리며 먼저 들어갔고, 남자아이는 그 모습이 귀여운 듯 해맑게 웃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남자 아이의 집은 마당이 딸린 주택이었는데, 마당에는 흰색 털을 가진 강아지가 한 마리 있었다.


마당으로 발을 디디기 무섭게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뛰어오고 있었다.


“땅콩아~”

“학학”

“야아 핥지 마”

“왈왈”


싫은 소리를 해도 땅콩 이는 마냥 좋은 듯 연신 얼굴을 핥아댔다.

그렇게 한참을 마당에서 딩굴거리고 있으니 안에서 어느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우 왔어?”

“응 나 콩이랑 노는 중이에요”

“얼른 들어와~! 씻고 밥 먹어야지?”

“더 놀고 싶은데..”

“내일 더 놀자”

“네에”


형우는 콩이를 한차례 더 쓰다듬어 준 후 집 안으로 들어왔다.


현관문과 이어져있는 거실 하나와 방 두 개 그리고 화장실과 부엌이 있었는데 부엌에서는 먹음직스러운 김치찌개 냄새가 풍겨 왔다.

“배고파”


형우는 능청스레 식탁으로 향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아니죠 아니죠 식탁이 아니라 세면대로 가야죠?”

“히잉”

“얼른!”


식탁으로 향하던 형우는 다시 돌아 세면대로 향했다.

엄마는 귀여운 모습에 픽 하고 웃으며 형우 뒤를 따라갔다.


“왜에”

“엄마가 씻겨 줄게”

“혼자 할 수 있어!”

“그럼 그럼 하지만 엄마가 해주고 싶은걸?”

“뭐 그렇다면!”


엄마는 샤워기를 들고 물을 틀어 온도 조절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온도가 맞았는지 만족스러운 얼굴로 형우를 바닥에 작은 의자에 앉혔다.

그리곤 형우를 씻기기 시작했다.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고 홀로 형우를 키우다 보니 함께하는 시간이 없어 늘 이렇게 하루 일상을 묻곤 했다.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

“우움 그 음 두꺼비집 만들고 놀고 고양이도 보고 그랬어.

“지O 이랑??”

“응! 지O이가 두꺼비집을 엄청 크게 만들었어!!”

“그래서 형우가 지O이를 좋아하는구나?”

“아니야! 예쁘고 귀여워서 좋.. 으익”


형우는 황급히 손으로 입을 막았지만, 엄마의 짓궂은 표정.


“..은게 아니라”


엄마는 형우의 몸에 묻은 물기를 닦으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재차 물어왔다.


“그럼?”

“몰라아!”


형우는 심술이 나서 방으로 들어갔다.


“형우야 엄마가 미안해에”

“미워”

“조금 있으면 지O이 오기로 했어~ 같이 밥 먹기로 했거든”


엄마는 끝까지 장난을 쳤다.




방에는 커다란 창문이 하나 있었는데, 창문을 열면 맞은편에 사는 지O이네 집이 한 눈에 보인다.


형우는 혹시나 해서 창문을 살짝 열어 보았다.

마침 맞은편 집에서 불이 꺼지고 사람 실루엣이 어른 거렸다.


황급히 창문을 닫고 책상에 앉았다.

책상에는 책이 한 권 펼쳐져 있었는데, 수많은 사람들 속에 특정 인물을 찾는 책이었다.


‘빨리 찾아서 자랑해야지’


형우는 책 속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 속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으 윌리는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는거얏’


한참 그렇게 책을 뚫어져라 처다 보고 있던 중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크 아직 못 찾았는데..’


“야 너 삐져 있다던데?”

“아니거든? 너 이거 찾았어?”

“윌리? 그거 나는 벌써 찾았는데 넌 아직도 못 찾았니?

“아니 나도 찾았어! 그냥 다시 보는 것뿐이야”

“그래? 어디 있는데~?”


당황하던 차 엄마가 부른 소리가 들렸다.


“형우야 밥 먹으러 나와”

“응! 배고파 얼른 나가자”

“너 못 찾았구나?”


형우는 그녀의 웃는 소리를 못들은 채 하곤 거실로 나갔다.

식탁 위에는 김치찌개와 밥이 올려져 있었고. 엄마와 그녀의 엄마는 우리를 기다리며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중이었다.


형우는 식탁으로 향했고, 그녀 또한 내 뒤를 따라 왔다.


“우리 형우 화 풀었어?”

“나 화 안 났는데??! 나 배고파아”

“그래 얼른 밥 먹자”


식탁에는 밥이 놓였고 배가 많이 고팠는지 김치찌개가 너무 맛이 있었는지 금세 밥이 줄어들고 있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짓곤 숟가락을 들었다.


“역시 엄마 김치찌개는 짱 이야”

“그래?”


또 다시 짓굳은 표정을 짓는 엄마.


“엄마 또또”


뭐가 그리 재밌는지 엄마는 빙긋 웃었고, 앞에 앉아 있던 그녀의 엄마도 함께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즐거운? 아니 부끄러운 저녁식사가 끝이 났다.


엄마와 그녀의 엄마는 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식기들을 정리하며 웃음꽃을 피웠으며 형우와 그녀는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좀 전에 보던 윌리 책이 책상 위에 펼쳐진 상태로 있었다.

형우는 얼른 덮어 책꽂이에 끼워 넣었다


“왜 내가 도와줄까 4페이지는 말이야 왼..”

“야 내가 찾을 거야!!”

“봐봐 못찾았네에~”

“씨이..”

“헤헤 알겠어. 그만 놀 리께 우리 울보~”

“야!”





일요일 아침


밖에서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고 창문사이로는 따뜻한 햇살이 들어왔다.

그리고 문 틈 사이로는 맛있는 된장찌개 냄새.


‘헤 맛있는 냄새가 난다’


눈을 비비며 거실로 걸어갔다.


탁자위에선 낡은 카세트가 잔잔한 음악을 흘려보내고 있었는데 언제나 기분 좋게 해주는 같았다.

엄마가 아침 할 때면 늘 듣던 클래식음악.

역시나 음률에 맞춰 콧노래를 흘리며 아침을 하고 있었다.


그런 엄마의 뒷모습에 형우는 살금살금 걸어가기 시작했다.


“형우 일어났어? 조금 더 자고 있지”

“힉 어떻게 알았어?? 나 정말 조심조심 왔는데에”

“엄마는 뒤에도 눈이 있단다.

“피 맨날 그 소리!”


차려지지 않은 식탁에 앉아 아침 준비를 하고 있는 엄마를 바라봤다.

언제나 즐거운 듯 한 표정이다


“엄마 오늘 기분 좋아 보여”

“엄마는 형우 보면 언제나 기분 좋지요”

“헤”


그 말에 또 기분 좋았다


“오늘 지O이네 엄마랑 시장 보러 가기로 했는데 형우도 같이 갈래?”

“아니 지O이 집에서 기차놀이 할래”

“그럼 먹고 싶은 건? 엄마가 올 때 사올께”

“쫄쫄이랑, 아폴로랑 음..”

“또또 불량식품!”

“하지만 맛있는걸?”

“쫄쫄이만! 사올 거야. 자 밥 나왔어요”


식탁 위엔 아침밥이 차려지고 형우와 엄마는 오붓하게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엄마 표 된장찌개와 계란말이는 언제 먹어도 일품이었고 소시지는 역시 맛있었다.


가만히 말없이 밥을 먹던 엄마는 뭐가 미안한지 조금 씁쓸한 표정으로 형우에게 물어왔다.


“형우도 엄마랑 놀러 가고 싶지?”

“응! 하지만 나는 기차놀이가 더 재밌어!”

“나중에 엄마랑 동물원도 가고 놀이공원도 가자”

“응 나중에 나 크면 그 때 가도 돼”

“그래 그러자”

“나 다 먹었어! 놀러간다?”

“그래 조심히 놀고 있어”

“응!!”


형우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듯 현관 문 앞에는 땅콩이가 앉아 꼬리를 연신 흔들어대고 있었다.


“콩아 집 잘보고 있어”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준 뒤 곧장 흰색바탕에 무지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대문으로 뛰어갔다.

대문을 통과하면 흙으로 된 바닥에 돌다리가 놓여 있는데 하나하나 밟으며 걸어가면 왼편에는 검정색으로 칠해져 있는 창고가 하나 있고, 오른편에는 아기자기한 화분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그녀의 집이 있었다.


검정색으로 칠해진 창고는 언제나 굳게 닫혀 있었는데, 그 안에서는 늘 향긋한 향기가 흘러나왔다.


형우는 그 향기를 맡으며 돌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눈부셔’


햇살이 밝아서 인지 돌다리를 건널 때마다 눈이 부셨던 것 같았다.


돌다리를 다 건널 쯤 현관문이 열리고 그녀의 어머니가 나왔다.


“어? 형우 벌써 왔니? 재는 아직도 자고 있는데 호호.”

“안녕하세요. 그럼 혼자 기차 가지고 놀고 있을게요.

“이제 일어나야지. 깨워서 같이 놀든 해”

“헤헤 네~”

“아줌마 엄마랑 장보고 저녁에 맛있는 거해서 먹자”

“네에~ 다녀오세요.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그녀는 곰돌이 잠옷을 입고 방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면서.


그런 그녀의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워 보였는지, 형우는 괜히 심술궂게 말했다.


“이제 일어 나냐 잠탱아”

“우 씨 뭐!! 네가 일찍 온 거야!”

“응 잠탱이”


그녀는 씩씩거리며 세면대가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고, 형우는 거실에 놓여 있는 기차레일을 깔기 시작했다.



기차놀이.


거실 곳곳을 누비벼 달리는 기차위에 장난감을 올려놓기도 하고 레일 중간에 터널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벌써 다 깔았어?”

“응 여기 저기 터널만 만들면 되”

“좋아 그건 내가 할래!”


얼굴에 물기도 닦지 않고 선 형우 옆에 자리 잡았다.

레일 위에 의자를 두거나 레일 옆으로 자그마한 화분을 나두기도 했다.


“다 됐어??”

“잠시만!!!”


그녀는 황급히 의자 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이제 시작한다!?”

“응 달려!! 기차!! 뿜뿜”


거실을 가득 채운 레일 위에 기차가 칙칙 소리에 맞춰 달리기 시작했다.

기차는 그렇게 화분 옆을 지나갔고, 이내 그녀가 자리 잡은 의자 사이로 지나갔다.


기차가 달리는 모습인 신기한 건지 재미가 있는 건지 형우는 하염없이 달리는 기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형우야 진짜 기차 타면 더 재밌겠지?”

“당연하지! 나는 꼭 나중에 기차타고 멀리 가볼 거야”

“멀리 어디 가보고 싶은데?”

“그냥 멀리”

“그럼 우리 나중에 기차타고 바다 보러 갈래?”

“바다?”

“응! 바다 우리가 크면 바다도 갈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지 않을까?”

“맞아! 좋아! 나중에 크면 같이 바다 보러가자!”

“진짜? 약속한 거야?”

“응 약속!!”


그녀는 신이 나는지 의자에서 내려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고, 형우는 그런 그녀를 보고는 새끼손가락을 마주 내밀어 걸었다.


기차는 어느덧 한 바퀴를 다 돌았는지 우리 옆으로 지나쳐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들의 약속을 싣고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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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 1..1..1...
    작성일
    18.06.23 09:22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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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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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형우야 바다가자 18.12.05 202 4 5쪽
22 내가 너무 늦었지? 18.11.06 142 4 12쪽
21 오랜만이야 18.09.26 159 6 12쪽
20 쇼핑타임은 무슨 18.09.05 159 8 12쪽
19 오늘은 안보이네 18.08.16 177 9 11쪽
18 웬일로 칭찬을... 18.08.09 200 9 12쪽
17 형우야... 18.08.08 173 8 12쪽
16 이제야 나타나다니 18.07.27 206 9 13쪽
15 도대체 왜! 18.07.25 189 8 13쪽
14 결과 18.07.20 220 8 12쪽
13 본선 +1 18.07.18 253 7 11쪽
12 예선 (2) 18.07.11 254 7 13쪽
11 예선 (1) 18.07.09 249 8 12쪽
10 아로마 대회 (3) 18.07.06 269 9 10쪽
9 아로마 대회 (2) 18.07.04 256 9 11쪽
8 아로마 대회 (1) 18.07.02 270 7 11쪽
7 회상 (2) 18.07.02 275 9 11쪽
6 회상 (1) 18.06.29 321 6 12쪽
5 추억 or 악몽 (3) 18.06.28 302 7 13쪽
4 추억 or 악몽 (2) 18.06.25 333 7 11쪽
» 추억 or 악몽 (1) +1 18.06.22 436 8 11쪽
2 익숙한 향기 그리고... +1 18.06.20 507 10 13쪽
1 의문의 그녀 +5 18.06.18 823 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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