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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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바퀴
작품등록일 :
2017.12.12 11:55
최근연재일 :
2018.02.1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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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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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내가 한다. (3)

DUMMY

순식간에 반절 가까이의 군인들을 무력화시키자, 그제서야 모든 화력이 나에게 집중되기 시작했다. 평상시 같았다면 그 화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정말로 말 그대로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릴 위력이었지만, 크로우의 힘이 몸을 두르자 공격들이 모두 소멸해버렸다.


그래. 말 그대로, 소멸해버렸다.


[죽음이 가득하군. 너무나도 최고의 전장이야.]


‘그걸 다루는 내 쪽은 기분이 아주 더럽고 말이지?’


크로우의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굉장히 꺼림칙하고 몸을 좀먹는 죽음의 기운이 느껴졌다. 지금 끌어오는 양이 압도적이다 보니까 그 느낌들은 굉장히 강했고, 특히 몸을 좀먹는 느낌은 크로우가 최대한 컨트롤해주고 있어도 몸이 실시간으로 죽어간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도 다행히도 크로우는 마지막 탄환이 소멸되기가 무섭게, 곧바로 죽음의 기운을 컨트롤하여 몸에서 거뒀다. 그 덕분에 내 몸은 붕괴되던 것을 멈추었고, 몸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그 느낌에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확실히 이 죽음의 기운을 이용한 전투는 여러모로 부담이 많이 갔다. 크로우의 도움이 있어도 아슬아슬한 상태인데, 내가 임의대로 꺼내 쓰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컸다.


그렇게 내가 한숨을 돌리는 사이, 수많은 황금빛 눈동자들이 흔들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모든 군인들이 합창하듯 소리쳤다.


“어째서 안 죽는 건데? 어째서 그런 건데?”


“내가 엄청 강하고, 니가 엄청 약해서 그런가 보지.”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일어나자, 황금빛 눈동자의 군인들은 더욱 동요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생각해도 좀 사기적인 능력이긴 했다. 사람들이 죽으면 죽을수록 강해지고 그 죽음은 모든 것을 사멸하는 힘을 발휘한다는 이 죽음의 능력은, 초능력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서도 말도 안 된다는 말이 튀어나오게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론 그 힘에 대한 리스크가 막대했지만, 쓰는 입장이 아니라면 모를 테니 사기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나는 적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취미는 없었기 때문에, 정신 지배자가 어떻게 생각하건 적대적인 태도로 말하게 되었다.


그렇게 정신 지배자가 충격에 빠져있는 시간은 나에게 아주 귀중한 시간을 벌어다 주었다. 몸을 일으키기 힘들 정도로 무거웠던 몸이 회복되자, 곧바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의연하게 일어서서 군인들을 내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자, 곧바로 움직여 군인들을 다시 제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정신 지배자도 정신을 차린 듯, 나를 향해서 다시금 탄환을 퍼붓기 시작했지만 그 탄환은 아까보다 명중률이 더 떨어진 것 같았다. 고속으로 이동하는 물체를 정신 차리고 쏴도 맞추기 힘들 텐데, 이렇게 집중하지 못하고 쏘는 탄환이 내게 맞을 확률은 매우 적었다.


[그 적은 확률로 한 발 맞았군.]


‘시끄러, 어쩌다 스친 거야.’


팔뚝에 살짝 스친 총탄에 크로우가 빈정거렸고, 그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정말로 팔뚝에 살짝 스친 정도였기에 전투나 이동에 방해되는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특수탄으로 보이는 것이 스친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어딜 지나가다가 날카로운 송곳에 살짝 긁혀 피가 맺히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 상처였다.


그렇게 별 것 아닌 상처만을 입으며 군인들을 제압해나가자, 그렇게 큰 문제 없이 이 도시를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약 내가 진정한 S급 능력자였다면 충분히 그랬을 것이었지만, 내 힘은 리스크가 확실한 힘이었기에 이렇게 당당하게 나와 제압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도 시선 끌기였기 때문에 마음껏 날뛸 수 있었던 것이다. 군인을 반절 정도 제압한 것도 가지고 있는 모든 무기를 뿌려서 그런 것이지, 내 능력으로 기절시킨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적당히 더 날뛰며 시선을 끌다가, 적당한 곳으로 도망쳐서 지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이 쪽을 보는 건데!”


“아, 저 말투는 어떻게 안 되나?”


한창 날뛰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곳에는 황금빛 눈동자를 한 군인들이, 도시 관리자를 비롯한 다른 일반 시민들을 무릎 꿇려놓고 총구를 들이대고 있는 모습이었다. 물론 그 도시 관리자와 시민들의 눈동자 또한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는 것은 당연했다.


“더 움직이면 이 사람들의 목숨은 장담 못하는 건데!”


그렇게 인질을 잡고 당당하게 소리치는 정신 지배자의 말에 절로 비웃음이 나왔다.


인질들의 목숨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 성향은 영웅이라기보다는 이기적인 악당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저런 행위에 웃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나와 아주 밀접한 관계의 사람, 예를 들자면 디아나 이설씨 같은 사람이었으면, 고민을 해봤을 문제였다.


하지만 도시 관리자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그런 범주에 포함되지 않았다. 굳이 포함되는 인물을 꼽아보자면 도시 관리자님이 있겠지만, 확실히 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저분이 돌아가신다고 해도 이설씨의 목숨과는 별 영향이 없을 것 같았기에 무시할 수 있었다.


“죽여.”


“지금 뭐라고 했는데?”


“죽이라고. 뭐 대단한 거라도 준비했는가 했더니 고작 그런 거였냐?”


그렇게 비아냥거리자, 정신 지배자는 당황한 듯 황금빛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인질을 구하면서도 군인들을 제압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어차피 인질을 구해봐야 정신 지배당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그래도 인질을 구하려는 노력은 해보기 위해서, 약간의 도발을 해보기로 하였다.


“어차피 구해봐야 정신 지배당한 사람들인데, 내가 구할 이유가 있나? 게다가 그 사람들이 죽으면 네 전력만 깎아먹는 건데, 오히려 나한테 더 좋은 거 아냐?”


그렇게 말하자, 정신 지배를 당한 사람들이 입술을 깨물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는 듯싶더니, 무릎을 꿇고 있던 인질들이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저마다의 능력을 뿜어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군인들을 조종하고 있는 것 때문인지 몰라도 몇몇 인물들은 꽤 큰 마나가 느껴짐에도 능력을 쓰지 않고 일어났다.


이 정도가 되면 인질작전 같은 건 하지 않고, 그냥 모든 사람들까지 공격에 동원할 생각인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인질이 죽고 살고는 전적으로 운에 달렸기에, 나는 편한 마음으로 다시 날뛰다가 도망칠 준비를 하였다.


따로 뭔가 사인도 없이, 곧바로 사람들과 함께 탄환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몇몇 사람들에게 총탄이 박혀 들었지만, 정신 지배당한 사람들은 그렇게 부상을 입고도 멀쩡하게 뛰어오고 있었다.


그렇게 능력과 탄환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나는 여유롭게 그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 상황을 타파할 능력이 있기도 했고, 어차피 도망칠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에 이럴 수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무기도 다 떨어졌는데 저 사람들을 상대하려면 답이 없었지만, 도망치는 것이라면 크로우의 능력을 빌린다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탈할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습관적으로 얼굴로 손으로 가져가다가 허공을 매만졌다. 까마귀 가면이 없어 허전하다는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내 얼굴에서 무언가가 생겨나는 것이 느껴졌다.


[마음에 드는가?]


‘이런 재주도 있었네? 마음에 드냐고 하면, 나쁘지 않다고 해줄게.’


크로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살짝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크로우가 해준 것은 내 얼굴에 마나로 이루어진 까마귀 가면을 만들어주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그 안에 든 약초는 없어서 신체 강화나 정신 안정 같은 효과는 없었지만, 가면을 장착하니 뭔가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전투를 진행함에 있어서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런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말

몸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멍청한 글쟁이입니다... 흑흑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내일 딱 하루만 휴재하겠습니다. 머리 아픈건 둘째치고, 기침이 너무 심해서 버티기가 너무 힘드네요.

금요일에는 어떻게든 몸을 회복하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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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내가 한다. (3) 18.01.31 77 2 9쪽
55 14. 내가 한다. (2) 18.01.30 8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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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13. 절대로 아니라고 봐. (4) 18.01.27 79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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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13. 절대로 아니라고 봐. (2) 18.01.25 7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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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12. 슈퍼히어로 착지라고 하지. (2) 18.01.20 81 1 8쪽
46 12. 슈퍼히어로 착지라고 하지. (1) 18.01.19 84 0 9쪽
45 11. 표정이 안 좋은걸? (4) 18.01.18 80 1 9쪽
44 11. 표정이 안 좋은걸? (3) 18.01.17 96 0 9쪽
43 11. 표정이 안 좋은걸? (2) 18.01.16 80 0 9쪽
42 11. 표정이 안 좋은걸? (1) 18.01.15 92 0 8쪽
41 10. 이거 몰래 카메라 아니죠? (4) 18.01.13 96 3 10쪽
40 10. 이거 몰래 카메라 아니죠? (3) 18.01.12 104 1 9쪽
39 10. 이거 몰래 카메라 아니죠? (2) 18.01.11 102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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