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인생리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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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크루
작품등록일 :
2017.12.2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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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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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0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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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장 컨설팅 (1)

DUMMY

채굴장 사업이 안정화 된 이후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매일 매일 똑같은 작업이 반복되다 보니 언뜻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반복되는 패턴에 적응하고 나니 시간은 더욱 빠르게만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수용아! 또 올랐어!!”

비트코인 시장 가격 변동을 확인한 정종철이 소리쳤다.

2014년과 2015년의 비트코인 암흑기를 거친 후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한 비트코인의 가격은 2016년대에 이미 50만 선을 돌파했다.

그리고 현재 2017년도 초 드디어 다시 백만 원 선 까지 복구된 것이다.

“거봐. 오른다니까.”

한수용은 아직 목표치인 이천만 원 선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금액이었기 때문에 그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가격이 오르면 뭐하냐. 채굴량이 줄었는데.”

2014년도 초부터 시작한 채굴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채굴량이 줄어들어갔다.

그리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이후로 채굴량은 반대로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2015년도 말, 2016년도 초까지만 해도 하루에 1500개 정도의 비트코인을 채굴했다면, 이제는 하루에 천 개도 채굴하지 못했다.

처음 채굴장을 시작했던 당시 채굴량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뭐니뭐니 해도 비트코인의 반감기 때문이었다.

채굴된 비트코인의 개수가 일정량을 넘길 때마다 보상으로 주는 비트코인의 개수가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처음 한수용이 집에서 채굴을 했던 당시에는 성공시 50개를 받을 수 있었다.

한수용이 채굴장 사업을 시작했을 때에는 이미 한 번 반감기를 겪고 25개의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받았다.

그리고 2016년 6월 30일.

다시 한 번 반감기를 겪어서 이제는 12.5개의 비트코인을 받게 된 것이다.

특히 한수용은 이 사실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수용이 기억하기로 두 번째 반감기는 2016년 7월에 발생했다.

그런데 한수용이 기억하는 것보다 반감기가 일찍 발생한 것이다.

자신이 개입함으로써 미래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계기였다.

하지만 한수용에게 당장 닥친 문제는 반감기가 일찍 왔다는 사실보다는, 그로 인해 채굴량이 줄었다는 사실이었다.



“이게 효과가 있을까?”

휴게실에 있는 컴퓨터를 조작하던 정종철이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한수용에게 물었다.

“뭐, 밑져야 본전 아니겠어?”

“그건 그렇지만···.”

정종철은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다시 컴퓨터를 조작했다.

지금 정종철이 컴퓨터를 조작하며 하고 있는 일은 블로그를 꾸미는 작업이었다.

고용주인 한수용의 명에 따라서 비트코인과 채굴장에 관한 블로그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프로그래머니깐 블로그를 잘 꾸밀 거라며 블로그를 꾸며보라고 시키는 것은, 컴퓨터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컴맹들이나 할 법한 생각이었다.

한수용이 딱히 그 정도로 컴맹은 아니었지만, 이 일을 시킬만한 사람이 마땅히 없었기 때문에 정종철에게 시켰다.

정종철도 자신에게 블로그 제작을 맡긴 것은 그러려니 했다. 그보다는 이런 블로그를 만드는 것 자체가 정종철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왜냐하면 처음 채굴장을 만들 당시에 비트코인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숨기려 했던 행보와는 정반대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으니까.’

비트코인의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이미 세계 경제 관련 뉴슬를 챙겨보는 사람들, 혹은 인터넷 서핑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비트코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을 시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한수용은 역으로 비트코인과 채굴장에 대한 정보를 숨기는 대신, 오히려 비트코인과 채굴장에 대한 홍보를 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제 몇 달 후면 비트코인 채굴장은 엄청난 레드오션이 된다.

사실 이미 중국이나 미국 같은 곳에선 레드오션이 된 상태고 대형 채굴장밖에는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제 곧 채굴장 붐이 일어날 시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전에 미리 사람들에게 비트코인과 채굴장에 대해서 홍보하고, 채굴장에 대한 정보를 나눠주고 채굴장과 채굴기를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며 돈을 챙길 생각이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비트코인 채굴장 컨설팅을 하려는 것이다.

한수용은 단순히 블로그만 개설해서 끝낼 생각은 없었다. 이것만으로는 홍보가 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블로그 제작을 정종철에게 맡긴 한수용은 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직접 홍보글을 남겼다.


사실 이 일은 한수용의 채굴장 사업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었다.

처음 세 곳의 채굴장과 일만 삼천 대의 채굴기를 준비하는데 쓴 돈도 컸지만, 이 후로 꾸준히 들어간 전기세나 부품 비 등 유지비용.

게다가 2014년 말 비트코인의 시세가 가장 낮을 당시에 대량으로 비트코인을 사재기 한 덕에 처음 채굴장 사업을 시작할 때 준비했던 오백 억 이라는 돈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나중에 채굴장 사업을 접을 때를 위한 준비였다.

결국 한수용이 가지고 있던 돈을 유지비용으로 모두 사용하고 나면 채굴장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그렇게 될 경우 한수용이 가지고 있던 채굴기들은 모두 쓸모없는 깡통이 되 버린다.

그래서 한수용은 채굴기들을 그냥 버리는 대신, 중고로 판매하기 위해서 일부러 채굴장과 비트코인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것이다.



└ 이 글 또 올라왔네.

└ 이거 쓴 놈 분명 같은 **다.

└ 운영자 일 안하냐?

└ 이야 광고글도 중복자료네 이젠.

한수용이 올린 홍보글에 엄청난 악플들이 달렸다.

한수용 그는 대한민국에 있는 어지간한 유명 사이트에는 죄다 홍보글을 올려댔다.

이○ 격투기 아이○브 싸커 도○스 등 유명 다음 카페, DC○사이드, 루○웹, 뿜○ 등 대형 커뮤니티.

심지어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이 즐겨하는 게임인 리니지나 아이온등의 사이트 자유게시판에도 홍보글을 써댔다.

그리고 홍보글을 올릴 때마다 운영자들에게 아이디를 제재 당하면 정종철이나 다른 가족들의 주민번호로 회원가입을 해서 다시금 홍보글을 올렸다.


그 덕에 한수용이 컨설팅용으로 만들어둔 카카○톡 아이디로 엄청난 양의 메시지들이 날아왔다.

그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 대포폰을 구한 후, 타인 명의로 된 카카오톡 아이디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그리고 그 카톡 아이디로 온 연락은 하나같이 한수용에게 광고글 좀 작작 올리라는 욕설이 담긴 문자였다.

아니면 채굴장 사업을 할 것처럼 하면서 한수용을 가지고 장난을 치려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한수용의 노력이 빛을 본 것일까.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 된 문자가 날아왔다.

- 광고글 보고 연락 남깁니다. 비트코인 채굴기 관련 문의 좀 드리려고 하는데요.



“이게 그 채굴기라는 겁니까?”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중년 남성이 한수용에게 물었다.

“예. 이게 바로 안트마이너라는 겁니다.”

한수용은 가장 최신형인 안트마이너와 지난번 버전인 안트마이너를 그 중년 남성에게 소개시켜줬다.

이것들은 채굴기가 고장 났을 경우 교체를 위해 미리 사뒀던 물건들 중 하나였다.


“이것들로 채굴을 한다는 겁니까?”

“예. 하하.”

그리고 한수용은 채굴에 대해서 그 남성에게 설명해줬다.

채굴기들이 어떤 식으로 채굴을 하는지. 대형 채굴장이 아닐 경우, 마이닝 풀을 이용해서 채굴을 하는 방법. 그리고 현재 비트코인의 시세와 비트코인 시세 상승폭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한수용은 현재 서울에 있는 카페에서 그 중년 남성과 만나서 말 그대로 채굴장 컨설팅을 하고 있었다.

컨설팅을 받는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사실 한수용이 운영하고 있는 채굴장에서 컨설팅을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한수용이 생각하기에 함부러 사람들을 채굴장에 들이는 것은 위험했다.

대한민국에 한수용이 운영하는 대형 채굴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도 위험했고, 채굴장의 위치가 알려지면서 보안이나 방범에도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었다.

그래서 한수용은 신뢰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채굴장이 아닌 곳에서 이렇게 채굴기나 관련 장비들을 들고 다니며 컨설팅을 진행했다.


“그럼 일단 열 대 정도만 해본 후 상황을 봐서 추가로 구매하든지 하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물건들은 어느 쪽으로 전해드리면 되겠습니까?”

컨설팅이 끝난 후, 그 중년 남성은 채굴기를 사기로 마음먹은 듯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한수용이 채굴장 컨설팅으로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는 간단했다.

우선 컨설팅 자체는 무료로 진행된다.

채굴장과 채굴기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만으로 돈을 받는다면 아마 하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대신 컨설팅이 끝나고 채굴장으로 하려고 하는 경우, 채굴장과 채굴기를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며 돈을 받는 것이다.

예를 중국에서 만들어진 채굴용 장치를 대량으로 매입해 오는 일을 해주거나 비트코인이 아닌 다른 암호화폐를 채굴하기 위한 채굴기를 만들기 위해 그래픽 카드를 구입하는 일을 대행해주고 거기서 약간의 수수료를 때 갔다.

혹은 정종철이 제작한 채굴 프로그램이 설치 된 USB를 파는 일 등으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첫 번째 계약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꽤 미미했다.

겨우 채굴기 열 대 분량밖에 구입하지 않았고, 그것도 순수하게 한수용이 판 것이 아닌 수수료만 받아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고객이 다녀간 이후로 한수용에게 걸려오는 문의전화와 문자는 꾸준히 늘어갔다.

딱히 첫 번째 고객이 홍보를 해줬다거나 하는 이유는 아니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터무니없이 올라가는 비트코인의 가격으로 세상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가상화폐에 무슨 가치가 있나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그 관심이 채굴로 이어진다.

그리고 현재 한국에서 비트코인 채굴장과 관련해서 컨설팅을 해주는 사람은 한수용뿐이었다.

그 덕에 한수용은 하루가 다르게 바빠졌다.


“다녀올게.”

“어. 돈 열심히 벌어 와라~”

이른 아침.

밖으로 나갈 채비를 마친 한수용이 정종철과 인사를 나눈 후 아오지에 올라탔다.

트럭에는 수백 개의 USB들이 박스에 실려 있었다.

한수용은 오늘도 새롭게 채굴장을 만드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돈을 받기 위해 나가는 것이었다.

“룰루~”

아오지를 몰며 한수용은 콧노래를 불렀다.

컨설팅 사업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진행됐다.

사실 컨설팅 사업이 잘 된다고 해도 이 일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올랐을 때 그가 지금까지 모은 비트코인을 팔아서 생길 돈에 비하면 소소한 돈이었다.

그런데도 그가 컨설팅을 하는 이유는 그의 채굴장을 정리할 때를 위한 준비였다.

이제 슬슬 채굴장을 정리할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는 한수용이었다.

이미 비트코인의 가격은 삼백만 원 선을 돌파했다.

채굴장과 채굴기를 사들이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 덕에 한수용이 채굴장 컨설팅으로 돈을 벌어들이고는 있지만, 반대로 채굴장에서 채굴될 비트코인의 양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채굴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어느 정도 이상으로 떨어지게 되면 채굴장과 채굴기에 대한 관심은 또다시 급락하게 된다.

그 전에 채굴장과 채굴기들을 중고로 정리해야 했다.

괜히 아깝다고 시간을 끌다보면 팔지도 일만 삼천 대나 되는 채굴기들을 그냥 버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 전에 시기에 맞게 중고로 채굴기와 채굴장들을 정리한 후, 거기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무슨 일을 할지 한수용은 이미 정해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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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음모 (1) +31 18.02.06 31,788 531 13쪽
25 존버 +19 18.02.05 30,700 525 12쪽
24 채굴장 컨설팅 (2) +23 18.02.02 30,405 505 12쪽
» 채굴장 컨설팅 (1) +12 18.02.01 30,243 505 12쪽
22 새로운 알바생 (4) +13 18.01.30 30,183 514 12쪽
21 새로운 알바생 (3) +8 18.01.29 30,485 490 12쪽
20 새로운 알바생 (2) +8 18.01.26 31,127 5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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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돈지랄 (2) +10 18.01.22 32,053 601 12쪽
16 돈지랄 (1) +10 18.01.19 32,381 566 11쪽
15 채굴 사업 시작 (3) +14 18.01.17 32,215 597 14쪽
14 채굴 사업 시작 (2) +17 18.01.16 32,171 520 12쪽
13 채굴 사업 시작 (1) +12 18.01.15 32,676 574 12쪽
12 격동의 2013년 +19 18.01.11 32,620 543 12쪽
11 극한알바 한수용 (3) +15 18.01.10 32,791 538 14쪽
10 극한알바 한수용 (2) +17 18.01.10 32,712 562 12쪽
9 극한알바 한수용 (1) +20 18.01.10 33,499 544 11쪽
8 시작! (2) +8 18.01.09 34,092 58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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