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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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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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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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DUMMY

마왕 블랙수트가 풀려났다는 사실을 알리자 왕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지만 예상보다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안은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마왕의 탈출은 분명 그를 덜덜 떨게 만들고 여러 번 점프하고 발을 구를 정도로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었을 텐데 말이다.


자신도 그 소식을 듣고 처음에 얼마나 흔들렸던가? 아니면 그저 농담으로 여기어 한번 웃고 넘길 수도 있는 데 말이다. 그러나 왕은 얼음 같은 냉정함과 모래 같은 차분함을 유지한 채 눈을 감고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그는 살며시 눈을 뜨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그래, 마왕은 탈출했다. 이미 알고 있었다.”


오히려 아이들의 얼굴색이 새파래지고 어쩔 줄 몰라 당황했다.


“어떻게 알고 있었습니까?”


이안의 기절할 듯 놀란 외침에 그는 쓰라린 미소를 지으며 조곤조곤 설명해주었다.


“허허, 이런 답답한 일이 있나? 우리 딥언더니아는 지하에 위치한 나라야. 지하에 갇힌 마왕이 탈출하면서 일으킨 지진을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지. 처음엔 그저 자연적으로 생긴 것으로만 여겼었다. 하지만 일이 터지고 나서야 우리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렸지.”


“무슨 일인데요?”


“극비라 알려줄 수 없구나. 이안, 너의 이야기는 잘 들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네 말을 믿을 수가 없구나. ‘오나시아’에서 마왕을 감시할 오각 정자를 지하 깊은 곳에 만들었었고, 1000년 넘게 그곳에 갇혔던 손오공을 너희가 구해주었다는 건데, 그럼 손오공은 지금 어디 있지?”


“아까 저희와 함께 거기에 있었어요. 분명 변신해서 어딘가에 숨어있을 거예요.”


이안은 생각만 해도 여전히 치받는 분함이 가시지 않는지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러나 왕은 고개를 여러 번 내저으며 부정하였다.


“너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손오공이란 자를 내 앞에 대령시켜야 한다. 그가 유일한 증거이니까. 그렇지 못하면 너희는 지하 감옥에서 평생 썩어야 할 것이야.”


“군사들에게 문 주위를 샅샅이 살펴달라고 명령해주십시오. 워낙 변신술에 능한 자라 찾기가 쉽지 않을 수···”


바로 그때였다. 보초병이 다급히 노크를 하며 서재 안으로 달려들어와 큰 소리로 보고를 했다.


“원숭이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나 문에 설치해놓은 쇠사슬을 풀려고 난리를 쳤답니다. 군사들이 잡으려 하자 그것이 조그만 쥐로 변해 도망치다가 물이 찬 솥단지로 떨어졌고 재빨리 솥뚜껑을 닫아 겨우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걸 어떡할까요?”


“바로 그 자입니다!”


아이들이 앙칼진 목소리로 동시에 똑같이 대답했다. 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장 이리로 데려오라고 시켰다.



곧 쇠가 두꺼운 것이 엄청 무거워 보이는 뚜껑이 얹어진 솥단지가 그들 앞으로 대령했다. 이안이 조심스레 뚜껑을 열자 단지 안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노란 비늘을 가진 붕어가 보였다. 그것의 머리는 당연 손오공이었다.


“손오공, 어서 나와. 다 들켜 버렸어.”


이안이 짜증스레 말을 내뱉자, 붕어는 물 위로 팍 튀어 오르더니 옆 바닥으로 천천히 떨어지며 몸을 여러 번 회전시켰다. "뿅”소리가 연기와 함께 등장하며 손오공이 본래 모습으로 바뀌어 바닥에 안전히 착지하였다. 온몸의 털이 흠뻑 적셔진 채 그는 두려운 눈초리로 서재를 두리번거렸다.


수진이 재빨리 그의 곁으로 다가가 귓속말로 지금 처한 상황을 빠르게 전달해주었다. 문의 정체를 듣자 그는 엄청 놀라며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그럼, 우리가 찾는 보물실은 어디 있는 건가요?”


손오공은 곧 울음이 터져 나올 듯한 얼굴로 왕 앞으로 다가가더니 다짜고짜 소리부터 질렀다. 그 모습에 왕보다 더 기막혀하는 이안과 수진이었다.


왕이 채 입을 열기도 전에 그는 미리 지레짐작하여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한 방울 두 방울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오각정자 안에서 온몸으로 통곡하던 그때와 거의 비슷한 정도의 격렬함으로 움직임이 점차 격상되었다.


“아, 여의봉아, 여의봉아! 너는 대체 어디 있는 것이냐? 여의봉이 없는 나는 연필 없는 학생이고, 무기 없는 병사와 같은 꼴이란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여의봉아~대체 너는 어디 있는 것이냐? 당장 내 것을 돌려주시오. 당장!”


마침내 그는 바닥을 대굴대굴 구르며 대성통곡하였다. 처음에 왕과 아이들은 그런 그를 안쓰럽게 여겼다. 하지만 점차 울음소리가 커지자 귀가 따가울 정도로 고통스러워졌다. 더 이상 참지 못할 클라이맥스가 오자, 왕은 의자에서 얼른 내려와 그의 곁으로 달려가더니 그의 어깨를 잡고 살살 달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는 몸을 바닥에 납작 엎드려 보석이 박힌 장화를 신은 왕의 왼쪽 발목을 두 손으로 부여잡은 채 애원을 했다.


“딥언더니아의 위대한 왕이시여. 부디 이 작고 연약한 동물을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여의봉을 돌려주십시오. 제발이요. 만약 안 그러신다면 평생 여기서 이렇게 대성통곡이나 하고 있으렵니다. 전, 한다면 하는 돌원숭이입니다.”


그의 은근한 협박이, 특히 이 시끄러운 울음소리를 평생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왕의 결정을 순식간에 부추기고 말았다. 왕은 자신의 이마에 손을 얹으며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제발, 제발 더 이상 울지만 말거라. 이제 너희의 말을 모두 믿겠다. 사실 난 너희가 마왕 블랙수트의 하수인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손오공, 너의 등장으로 모든 의심이 다 풀렸구나. 또한 (이안과 수진을 쳐다보며) 친구를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까지 침입해 들어온 너희들의 용기에도 감명을 받았다. 우리 딥언더니아인은 우정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우는 자를 열렬히 환영하는 바이다. 도끼로 너희 목을 후려칠 정도로 속이 시원하구나.”


빈말이란 걸 알았지만 그들은 순간 목이 뜨끈해짐을 느꼈다. 왕은 몇 초간 침묵을 지킨 후 드디어 결심한 듯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손오공을 향한 그의 어조가 다소 엄숙했다.


“네가 여의봉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증명만 된다면 당연히 그것을 되돌려주겠다.”


눈가의 털이 촉촉이 젖은 손오공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털고 있어 났다. 그는 손을 천장으로 바짝 들어 올리며 "만세! 만세! 만세!"를 외쳤다. 그러나 수진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왕에게 물었다.


“근데 얘가 여의봉의 주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죠? 그것에 이름이 적힌 것도 아닐 텐데요.”


“충분히 할 수 있단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여의봉은 딥언더니아에서 제일 힘세다고 자부하는 장정 100명의 힘을 합쳐야만 간신히 들 수 있다. 손오공의 말대로 만약 자기가 진짜 주인이라면 그것을 혼자서 들 수 있어야 해. 그렇지 못하면 그는 진짜 주인이 아닌 게지.”


“여의봉의 무게는 일만 삼천오백 kg이에요. 두고 보세요. 저는 이 새끼손가락만으로도 거뜬히 들어 올릴 테니까요.”


밝게 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한 손오공이 새끼손가락을 구부리고 피기를 반복하였다. 모두의 시선이 그의 새끼손가락에 집중되었다. 점차 분위기가 고조되고 전보다 편안하게 여유를 보이며 왕이 의자에서 내려왔다. 그는 마치 들으라는 듯이 크게 중얼거렸다.


“보물실로 가볼까? 여의봉이 너무 무거워 내가 가지고 나올 수 없으니 다 같이 가는 수밖에 없겠군.”


“그런데요, 저희가 지하 감옥에 있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 저희는 몰래 궁전 안으로 들어와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는데요.”


이안이 진짜 궁금한 눈초리로 물었다. 왕은 고개로 수진의 양 손가락에 끼어진 반지를 가리키며 어깨를 으쓱했다.


“너희에게 준 램프반지. 그것은 원래 램프의 기능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내가 한 가지 기능을 더 추가했지. 힘센 손오공, 내가 앉은 의자를 책상 앞으로 좀 밀어주렴.”


그는 말을 하는 동안 소파 앞으로 끌어다 놓은 책상 의자 위로 재빨리 올라갔다. 손오공이 그가 앉은 의자를 번쩍 들더니 성큼성큼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의 얼굴에는 표정의 변화조차 없었다.


의자는 책상 앞으로 조심히 내려졌다. 왕이 곁으로 가까이 오라고 손가락들을 끄덕이자 모두들 다가가 책상을 빙 둘러섰다.


책상 위에 펼쳐놓은 지도를 그가 한 손으로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소금궁전의 설계도지.”


그리고 그 위에 나란히 서 있는 체스판의 말 ‘나이트’와 ‘퀸’을 가리켰다.


“이것들이 각각 램프반지 두 개와 연결되어 있어. 지금 모두 여기 서재 안에 있지 않니? 수진아, 반지 하나를 빼서 친구에게 줘보렴.”


그녀가 손오공에게 하나를 건네자 그는 그것을 들고 문 쪽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나이트’ 말이 스스로 조금씩 옆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이 쫙 벌어지며 신기하게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이안은 책상에 배를 바짝 갖다 댄 체, 설계도면 여기저기를 샅샅이 훑어보았다. 그러나 룬 문자를 모르기에 전혀 읽을 수가 없어 보나 마나였다.

삽화 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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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4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8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29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1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8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8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6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2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59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5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0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1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3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1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2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0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5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3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8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4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1 1 6쪽
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1 1 6쪽
28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4 18.09.07 60 1 6쪽
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8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8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6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4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4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19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18.06.15 51 1 7쪽
18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5 18.06.08 53 1 3쪽
17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4 18.06.01 54 1 7쪽
16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3 18.05.25 63 1 6쪽
15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2 18.05.18 5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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