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서 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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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fmels4309
작품등록일 :
2017.12.2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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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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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0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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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전쟁

DUMMY

랜서가 랑야를 뒤쫓아 본진으로 귀환한뒤로도 메르엠은 적들의 한가운데서 무쌍난무를 펼치고있었다.

그녀는 랜서도 곁에 없는 지금, 마음껏 내재되어있던 폭력성을 드러내며 땅이 갈라지도록 마구 검을 내리치고 휘두르며,

이따금씩 광소를 내지르며 적들을 그야말로 갈아버리고있었다.


"제법인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굵직한 목소리

적들이 좌우로 갈라져서 메르엠을 무시하고 거리를 둔채 지나가버린다.

그리고 모세의 기적마냥 갈라진 몬스터의 바다의 저편에서 이쪽으로 직행해오는 거한,

하체에는 바지만 하나 달랑걸친 메르엠과 비교해도 확실히 체격이 큰 그는 바로 프레임이였다.

한때 랑야와 함께 듀오용병으로서 명성을 떨쳤지만,

세아린과 만나게된 이후로는 사실상 그녀와 함께 온 인류의 적으로 돌아서버린 남자였다.


"프레임이랬던가? 이름도 참 괴상하네. 골격이라..."


"이름따위야 중요치않지.

중요한건 지금 이곳에서 내가 살아숨쉬고있다는 현실,

그것만큼은 내 이름이 바뀐다해도 변치않지."


"복잡한 말을 좋아하는것처럼 보이진않는데?"


"후후, 그말대로다. 복잡한건 싫어하지."


두주먹을 불끈 쥐면서 전투태세를 취하는 프레임

메르엠은 그앞에서 장검을 내세우며 적을 살펴보았다.

전신이 다져진 근육질인건 둘째치더라도 풍모에서부터 바위와도 같은 강건함이 느껴졌다.

랜서가 매끄럽고 차디찬 금속같은 단단함이라면 그는 수천년동안 가만히 제자리를 지킨 천연의 암석같았다.


"자, 덤벼!"


메르엠이 손가락을 까딱거리자 돌진해오는 프레임

일격에 양단할 기세로 내리친 검격이 튕겨나가자 바로 회피에 들어가며 메르엠은 혀를 찼다.

꽤나 세게 내리쳤는데도 흠집조차 없이, 통증도 없는지 프레임은 거침없었다.


"왜 그러지? 자랑하던 검술이 통하지않으니 난감한가?"


"...확실히 튼튼한 몸이네. 하지만!"


소드마스터라는 칭호가 있다.

검에 마력을 불어넣어 검강을 만들어내기만 한다면 얻을수있다는것과,

그 특유의 잘난척하기좋아하는 귀족들의 문화탓에 자칭 소드마스터만 역사속에서 수천명은 넘는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 소드마스터에 열광하게 만든 이유중 하나가 바로 메르엠이였다.

과거, 제국의 초창기와 그 이전의 시대에서 그녀는 소드마스터중에서도 최강이였다.

그녀의 검술로서만 격을 따지자면 2류였지만 방대한 마력과 세밀한 기조정은,

칭호가 아깝지않을만큼 그녀를 최고의 검사로 만들어냈다.


"어디, 이것도 견뎌내보시지!"


금빛으로 물든 메르엠의 검

순식간에 2연격을 갈겨넣어 프레임의 팔뚝에 상처를 내며 그녀는 빙긋 웃었다.

프레임도 이번만큼은 먹혀들었는지 이를 악물며 뒤로 물러났다.


"끝나려면 아직 멀었어!"


계속해서 물러나는 프레임에게 검격을 가하며 뒤로 몰아넣는 메르엠,

그녀의 검날이 번뜩일때마다 피가 튀어오르며 섬뜩한 파공음이 울려퍼졌다.

프레임은 뒤로 물러서다가 이대론 당하겠다싶었는지 갑자기 앞으로 달려들었다.

한쪽팔을 방패삼아 내주며 그는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나 메르엠은 그마져도 가뿐히 피해넘기고 복부에 검을 찔러넣었다.


"크윽!"


"으랴아!"


옆으로 검을 비틀어내듯이 베어넘겨 내장을 쏟게하며 메르엠은 검을 휘둘러 거두어들이며 뒤로 물러섰다.

프레임은 피가 철철 흘러넘치는 복부를 그러쥐며 메르엠을 노려보다가,

씨익 웃어보이더니 스스로의 뱃속으로 손을 움푹 집어넣었다.


"하아?!"


"그럭저럭 잘싸우는군.

그렇다면 나도!"


복부에서부터 거대한 대검을 끄집어내는 프레임,

이내 출혈이 멎으며 바닥에 흘러내린 피가 검의 피고랑으로 스며들더니 감쪽같이 사라졌다.

자신의 키보다도 거대한 대검을 들고서 프레임은 미소짓고있었다.


"자, 검대검으로 붙어보자!"


"원하던 바야!"


격돌하는 프레임과 메르엠

두사람의 검격은 주변의 들판을 뒤덮어버릴듯한 충격파를 발생시키며 양옆으로 지나가던 몬스터들도 죄다 날려버렸다.

마치 거인들의 전쟁처럼 어마어마한 힘으로 맞부딪치는 두사람은 저멀리에서도 보일 정도였다.






"저걸봐. 세상에..."


"대체... 저건..."


하늘에서 챙강챙강 소리를 내며 격하게 맞부딪치는 냉병기들

공중에 뜬채로 교전하며 랜서와 랑야는 매초마다 수합씩 겨루고있었다.

랑야는 바람을 조종하여, 랜서는 마력을 방출하여 날고있는 가운데,

실수로라도 오사를 할까봐 주변의 지원도 없이 둘은 격전을 치루고있었다.


"적들이 다시 몰려옵니다!"


잠시 숨을 돌리고있었던건지 잠잠하던 적진이 움직이는걸 보자 병사들의 얼굴에는 다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번에는 아까처럼 무작정 덤비는것이 아니라 주변의 바위나, 심지어는 흙과 함께 땅밑의 돌덩이를 웅큼 뽑아다가 내던지며,

적들은 먼저 원거리 공격을 투사하며 병사들의 기를 죽였다.


"마법사들! 요격해라!"


날아드는 바위들을 수백명의 마법사들이 온갖 마법을 발사해 산산조각내거나 최소한 자잘하게 부숴서 피해를 적게하며,

그들 나름대로는 전력을 다해 단시간에 화력을 쏟아부었지만 그래도 놓치는것도 많았다.

하기야 그들중엔 본래부터 수비보다는 공격에 특화된 마법사들이 많은것도 이유중 하나였다.

오랜 전란은 마법사를 마치 포병처럼 만들어놓았다.


"모두! 침착해라! 곧 적들이 온다!"


그말대로 적들을 파도가 밀려오듯이 들이닥쳤다.

그나마 미리 대비를 해뒀기에 병사들은 창으로 적들을 내찌르며 10분이 흘러가기만을 기원했다.

20분뒤면 최전방의 그들은 마법사들의 일제강타이후 후방으로 빠질수 있었다.

몬스터들과 달리 인간측은 그나마 교대가 착실히 이뤄진채 병력의 교환비에서는 우월한 면모를 보이고있었다.


"그렇다해도 전선이 긴데다 2열, 3열도 어느정도는 장창으로 전투에 참여하는걸 생각해본다면...

이대로 가면 먼저 지쳐쓰러지는건 저희쪽일지도 모릅니다."


"그전에 끝을 봐야겠지.

일단은 이대로 병사들이 모루역할을 충실히 해주면 된다."


금강룡의 말대로 지금 망치역할인 기병대는 종횡무진하며 몬스터들의 시선을 마구 흐뜨려놓고있었다.

특히 헬리오스를 비롯한 선샤이닝가의 태양기사단은 그중에서 으뜸이였다.

차후에 역사에 길이 남을 공적과 전설들을 마구 세우면서 그들은 무리한다싶으면 과감히 빠져나오며 재정비를 했다.


"정말이지 끝이 없군!"


처음에는 그야말로 갈려나가는 적들을 보면서 사기충만했던 태양기사단이였지만 이젠 질릴 지경이였다.

보통은 그들이 지치기전에 적들의 사기가 풀썩 꺽여서 승리까지 직행하는게 일반적이였지만,

지금 그들이 상대하는 몬스터들은 단체로 최면에라도 걸렸는지 사기가 꺾이는 낌새조차 없었다.


"빌어먹을, 또 들개들이야."


거기에다 좀 쉬려고하면 웬 늑대같은것들이 뒤쫓아와서 괴롭혀대는 통에,

태양기사단은 슬슬 적의 일선을 뚫고서라도 본진으로 복귀해서 휴식할까 생각할 정도였다.

그나마 헬리오스가 위급할때마다 마력을 소비해서 그들을 보호하고 견제하는 적들을 처단하고는 있지만,

그마져도 만능은 아니라서 도태되는 기사는 결국 끔찍한 최후를 맞이했다.


"이런식으로 가다간 머지않아 절반이 죽어나갈겁니다."


"헬리오스님! 이젠 퇴각해야합니다!"


아가리를 벌리고 덤벼드는 적들을 슥슥 양단하면서 헬리오스는 고뇌에 빠졌다.

그러나 당장 뾰족한 수도 없을뿐더러 태양기사단의 사기도 떨어지고있기에 별수없었다.

그는 손을 들어 퇴각하라는 수신호를 보내고 뒤돌아섰다.


"적들을 뚫고 아군에게로 가는길도 험난하겠군."



타들어가는 도화선,

일렬횡대로 줄지어서있는 20대의 대포

퉁그림 남작은 그앞에서 도끼를 치켜들었다가 내리치며 외쳤다.


"쏴라!"


허공을 날아가 적들중에서도 거대한 오우거나 트롤같은 괴물을 노리고 낙하하는 철환

적에게 명중한것을 알려오는 정찰병 마법사의 통신에 씨익 웃어보이며 퉁그림은 차탄장전을 명령했다.

그때 공중에서부터 무언가가 쇄도해왔다.


"드래곤이다!"


적진에서부터 빠르게 날아와 브레스를 토해내는 드래곤

퉁그림은 반사적으로 포병들을 뒤돌아보았다.

바로바로 사용할수 있도록,

그리고 진형의 번잡함때문에 화약을 가까이 두고있었다.

그는 큰목소리로 약간 얼빠진 병사들에게 외쳤다.


"모두! 피해!"


그러나 늦었다.

드래곤은 처음부터 포병들을 노리고 날아온것이였다.

브레스를 화약이 쌓여있는 마차를 향해 내뿜으며 드래곤은 다시 고도를 높혔다.

고막을 찢는 폭음과 함께 수많은 병사들이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이런! 빌어먹을!"


퉁그림 남작은 피투성이가 된채로 병사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는 스스로 일어섰다.

다리가 떨리긴 하지만 기상하는데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니였다.

그는 마법사들이 다가와 치료를 해주는걸 보며 손을 내저었다.

치료마법 자체가 안통하는건 아니지만 그는 드워프답게 다소의 마법저항은 가지고있어서 효율이 떨어졌다.

그냥 한 마법사가 허리춤에 차고있던 포션을 뺏어나 벌컥벌컥 들이켜서 출혈을 멈추게하고 활력을 회복하며,

그는 주변의 마법사들을 빠르게 흩어본뒤 그들을 불러모으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투석기! 망할 투석기는 어디있어!"


"갑자기 그건 왜 찾으십니까?"


"어디있냐고 묻고있잖냐! 대답이나 해!"


마음같아선 멱살을 잡고싶지만 키가 안되는 관계로 노성만 내지르며 퉁그림은 마법사들을 노려보았다.

이내 한명이 방향을 가르쳐주자 그는 곧바로 그곳을 향해 뛰어간뒤 주변의 마법사들을 죄다 불러모았다.

그리고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저놈을 내버려뒀다간 병사들이 죄다 기죽어버릴게다!

내가 날아가서 저놈의 대가리에 이 도끼를 찍어버리겠어!"


한손에 들고있는 묵직한 워엑스를 보여주며 퉁그림 남작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들 기겁하면서 너무 무모하다던가, 다가가기전에 죽을거라며 그만두라는 반응들이였다.

그런 눈을 퉁그림은 살아오면서 너무나도 많이 봐왔다.

드워프인 그가 인간들사이에 섞여서 살다보면 그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정도로 편협적인 시선도 많았다.

위험을 두려워하고, 앞으로 더 나아질거라는 미약한 희망조차 포기하고 전진하려는 의지를 잊은 사람들,

그는 도끼를 치켜들며 외쳤다.

핏속에 흐르는 드워프 전사의 긍지가 지금 그를 지탱하고있었다.


"난 죽는다해도 땅을 기다가 죽지는 않겠다!

저놈을 잡고서 난 에인헤랴르가 되고말겠다!

닥치고 날 날려보내란 말이다!"


아직 투사체가 올려져있지않은 투석기에 올라타 호령하는 퉁그림,

하는수없이 병사들은 적진위를 배회하며 휴식을 취하고있는 드래곤을 조준했다.

마법사들은 각자 분담하여 마력의 보호막을 하나씩 퉁그림의 주변에 둘려처서 40겹이 넘게 중첩시켰다.

그렇게 몇분만에 아마도 이전까진 그 누구도 시험해본적이 없는 대룡병기가 만들어졌다.


"발사!"


"에라이 모르겠다!"


투석기의 밧줄을 내려처끊으며 차마 정면으로는 지켜볼수 없었는지 고개를 살짝 돌리는 공병

퉁그림은 하늘을 날아가 마법사들이 부착해준 마력부스터까지 발동시켜 드래곤에게로 근접해갔다.

드래곤도 고속으로 접근해오는 퉁그림을 보자 놀라면서 날갯짓을 하더니 숨을 들이키고 브레스를 토해냈다.

깨져나가는 보호막속에서 두팔을 당겨 도끼를 있는 힘껏 휘두를 준비를 하고서 퉁그림은 포효했다.


"발할라!"


도끼를 드래곤의 머리에 내려찍으며 퉁그림은 전신을 흩고지나가는 반동을 느꼈다.

한계까지 끌어모았던 마력을 방출하는 순간 아물어가던 상처에서도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나왔다.

최후의 일격을 가하고 그자리에서 절명하며 퉁그림은 전사로서 만족스러운 최후를 맞이했음에 환희를 느꼈다.


"키에엑!"


브레스를 전부 내뿜지못하고 일부는 되려 삼켜버리며 두개골이 갈라진 틈으로도 열기를 방출하며 추락하는 드래곤,

몬스터들의 머리위로 떨어져 그상태에서 한번 더 체내의 마력이 폭발하며 피해를 주고서야 사체는 멈추었다.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벌판의 불위에서 적들은 우왕좌왕 도망치고, 주술사들은 불을 진압하려 애쓰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불이 아닌 잔류마력에 의한 불이였기에 불은 쉽사리 잡히질 않았다.

또한 제국은 그틈을 노려 병사들을 조금씩 전진시키며 승기를 잡아갔다.


"지금이다! 태양기사단! 적의 측면을 찌르고 돌파해라!"


적들이 당황한 사이에 적의 포위망을 풀어헤치고 비스듬하게 파고들어서 아군의 진형까지 돌아오는 기사들,

그들의 피투성이인 모습을 보고 아군은 처음에는 창을 내세우며 경계했으나,

이내 찬란하게 반짝이는 군기를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들이 지나갈 길을 터주었다.


"고생하셨소. 헬리오스경"


"폐하께서도 옥체가 무탈하셔서 다행입니다."


"측면에서 본 적의 군세는 어떻습니까?"


"주술사들의 요술도 한계에 달했는지 하나둘씩 부대가 무너지고있습니다.

아마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와해될겁니다."


금강룡은 정찰병이 5분전 전해준 적의 등뒤에 나타난 워프게이트를 헬리오스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퉁그림 남작의 명예로운 희생도 전해주었다.

헬리오스는 오랜 정치적 동료였던 드워프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눈앞의 전쟁에서 눈을 돌리지않았다.


"그나저나 랜서는 어디... 에... 으음?!"


공중에서 구름사이를 오가는 두갈래의 빛을 보고 헬리오스는 자신의 두눈을 의심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중 하나는 랜서가 사용하는 애창의 녹빛 마력처럼 반짝이고있었다.

금강룡은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그의 추측이 맞음을 확인해주었다.





"월! 브레이커!"


랜서의 오른팔에서 사출되는 링

랑야를 향해 날아든 링은 아슬아슬하게 그를 스쳐지나가면서 소닉붐으로 그를 밀쳐냈다.

허공에서 잠시 균형을 잃고 맴돌던 랑야를 멈춰세운건 강풍에 가까운 공기의 벽이였다.


"제기랄!"


"어디까지 피해다닐수 있을지 보자!"


투창을 하려는듯이 자세를 취하는 랜서,

랑야는 쌍검을 쌍두나기나타처럼 변형시키며 투창을 피해넘기고 달려들 준비를 했다.

랜서의 주무기는 창, 즉 그것을 잃고나면 전투력이 최소한 반감할것을 감안한것이였다.


"받아라!"


"우오오!"


날아드는 녹빛창을 피하고서 랜서에게로 돌진하며 랑야는 최고속력을 냈다.

나기나타를 회전시키며 덤벼드는 모습은 흡사 전설속의 견신랑처럼 매서웠다.

랜서는 아무런 무기도 없는 상황에서 팔짱을 낀채 여유만만했다.


"...뭣?!"


짐승의 본능같은것이 발동했는지 랑야는 옆으로 빠르게 진로를 틀면서 경악했다.

랑야를 빗맞추고 지나쳤을터인 링과 창이 그를 뒤쫓고있었기 때문이였다.

그것도 무작정 뒤꽁무니를 쫓는게 아니라 스스로 의지를 가진듯이 서로 궤적을 겹치지않도록 조절하며 유도되고있었다.


"잔재주를!"


"잔재주?"


어느새 랑야의 등뒤에 나타난 랜서의 기척

빠르게 쌍검을 휘둘러 갑주의 파편을 자르는 랑야

그는 본능적으로 베고나서야 자신이 무엇을 향해 몸을 돌렸는지,

그리고 적이 원하던대로 빈틈이 생겨났음을 인지했다.


"전술이란거다. 애송이"


"너... 너!"


창이 허리뒤를 내찔러 복부를 뚫고 나온다.

링이 날아들어 어깨죽지부터 드릴같이 파고들어 겨드랑이까지 분쇄하고 빠져나온다.

랑야는 여태껏 느껴본적없는 격통을 느끼며 추락했다.

반사적으로 바람을 불게하여 지면에 닿을때쯤엔 충격을 상당히 줄였지만 그래도 몸은 만신창이였다.

숨이 붙어있단것이 기적으로 여겨질정도로 랑야의 몸은 치명상투성이였다.

복부가 창으로 꿰뚫리며 내장은 밖으로 튀어나왔고 상반신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쿨럭!"


"아직도 숨이 붙어있나?

질기군. 광견주제에 근성은 있군."


하늘에서 내려와 랑야의 옆에 서서 창을 내려찍을 준비를 하고서 랜서는 말을 걸었다.

그런 랜서의 다리를 노리고 랑야는 손톱이 달린 손을 내질렀다.

그러나 가뿐하게 랑야의 반격을 뒤로 물러서서 피한뒤 랜서는 그의 팔을 붙잡아 어깨죽지에서 떼어내버렸다.


"크아악!"


"어디 언제까지 버티나보자.

내 창의 독조차도 통하지않는 독종이니 날 즐겁게 해줄순 있겠지?!"


창을 내리그어 양무릎을 절단해 도망치는걸 방지한뒤,

저항하려고 내뻗어진 반대쪽 팔도 붙들어 팔꿈치부터 반대로 완전히 꺽어버리며 랜서는 광소를 내질렀다.

그다음엔 사지를 잃은 그의 멱살을 붙잡고 들어올려 오른팔로 되돌아온 링을 다시 사출해 공중으로 날려보내는 랜서

흩뿌려지는 핏줄기속을 뚜벅뚜벅걸어가 다시 추락한 랑야가 땅에 닿기 직전 너덜너덜해진 다리를 붙잡아,

이리저리 땅바닥에 두개골이 깨지도록 몽둥이처럼 후려치다가 바위에 내던지며 랜서는 힘을 과시했다.


"비참하게도 죽지도못하고 바닥을 기는 꼴이라니!

하찮은 벌레만도 못한것이 괴물답구나!"


"이... 이 개자식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면서도 기력이 쇠했는지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못하는 랑야,

랜서는 그앞에서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도발을 멈추지않았다.

비록 투구를 쓰고는 있지만 그가 그 너머에서 웃고있음을 랑야는 알고있었다.


"자! 어서 다시 덤벼봐라!

팔다리를 재생시키고, 무기를 들어! 서두르지않으면 개죽음을 당할뿐이다!

어서! 빨리! 최후의 발악을 해보란 말이다!"


""으아아아!"


시간을 되돌린듯이 팔다리가 자라나고 쌍검이 공중을 날아 랑야의 손으로 되돌아온다.

필시 마지막까지 아껴두었던 마력을 죄다 터뜨리듯이 그의 몸을 감싸며 격풍이 휘몰아쳤다.

눈에 핏발을 세우며 달려드는 랑야의 검격을 창대로 막아서며 랜서는 뒤로 쭉 미끄러지듯이 밀려나갔다.


"죽여버리겠어!"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언제까지고 히든 카드를 아껴두면 재미가 없지않겠나?"


조금전의 광소를 싹 지운채,

평소의 차디찬 목소리로 되돌아온 랜서

랑야는 그제서야 자신이 랜서가 원하던대로 움직였음을 눈치챘다.


"이쪽도 체력소모가 장난이 아니라서 말이다.

이젠 끝장을 봐야겠군."


창대에 힘을 넣고 랑야를 뒤로 밀쳐내는 랜서,

그는 푸르른 안광을 빛내며 창날을 겨누었다.

그리고 다음순간, 인지를 벗어나 속도로 내뻗어진 창날은 랑야를 꿰뚫고서 다시 거두어들여지더니,

이내 똑같은 속도로 6번이나 더 날아들어 랑야의 몸에 바람구멍을 만들었다.


"참렬히 죽어라. 랑야"


각혈하며 쓰러지는 랑야를 등지고 랜서는 후폭풍으로 금이 가고 뒷부분이 깨져나간 투구안에서 안광을 내뿜었다.

바람에 삐져나온 그의 새하얀 뒷머리가 휘날렸다.

그리도 다음 순간, 폭풍과도 같이 마력이 휘몰아치더니 랑야의 시체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죽고난뒤 체내에 남은 잔류마력탓인지,

아니면 세아린이 그를 되살려내려고 데려간것인지 랜서로서는 알수없었지만,

그나마 당장은 적을 물러가게하고 승리를 거머쥔 성취감을 느끼며 그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아직 적들은 수도 없이 많았고 다소 겁을 먹기는 했지만 전의가 꺽이진 않았다.


"자, 다음 상대는 어떤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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