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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축복받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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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닉스
작품등록일 :
2017.12.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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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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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DUMMY

오디션을 위한 준비를 열심히 준비하는 신우였지만, 드라마에 게을러진 것은 아니었다. 배역 준비를 열심히 하면서도, 정일현이라는 배역에 대한 연습 역시 게으르지 않았다. 비록 그것이 이미 완성이 되었고, 또 적응을 마쳤다고는 하지만, 거기서 멈춘다면 필연적으로 퇴보를 하기 마련이었다.


그러한 퇴보를 신우는 스스로에게 감히 허락하지 않았다. 감히, 문자 그대로 감히였다. 어떻게 감히 멈출 수 있을까? 감히. 한줌의 재능을 바라며 처절하게 기도를 하고 이제 겨우 이 년이 되어갔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한다고 해서. 이제 좀 유명해졌다고 해서, 노력을 멈추고 게을러지는 것은, 파렴치한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파렴치한이 될 수 없었고, 되기도 싫었다. 그렇기에 신우는 조금만 자신의 여유시간을 내준다는 생각으로 두 개의 배역 모두 철저하게 연습했다. 독서 시간을 줄였고, 영화 감상 역시 조금 줄였다. 즐거웠던 인터넷 분위기 탐방은 오용환에게 맡겨둔 채 완전히 시간표에서 들어냈다.


그것들은 나중에 시간이 나면 언제든지 다시 할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연기는 아니었다. 한 번의 실수를 결코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지금이었다. 그런 실수를 겪지 않기 위해서, 신우는 시간을 줄였다.


잠을 조금 줄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생각만을 했을 뿐, 실천하지는 않았다. 이미 줄일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상황에, 나중에 어쩌면 큰 부메랑으로 돌아올 지도 모를 그것을 행하기는 싫었다. 그리고 잠을 줄여 연습을 한다고 해서, 좋은 연기가 나올 것 같지도 않았다.


잠이란 인간의 컨디션에 크게 관여하는 것들 중 하나였다. 예민한 사람들의 경우 평소보다 잠을 삼십분 가량만 덜 자도, 그 날의 컨디션이 완전히 망가지기도 하니 말이다. 그 정도로 중요한 것이 잠이었고, 신우가 생각하기에 잠을 줄이는 것은 독이면 독이지, 결코 득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잠깐의 만족을 위해서 그런 독을 택하고 싶지는 않았다. 욕심이 생겨나기는 했다. 조금 더 연습한다면, 조금 더 노력한다면 더 좋은 연기가 나올 것 같은 기분이 가끔씩 들고는 했다. 허나 그런 생각이 사라졌을 때, 그 생각을 돌이켜보며 깊이 생각을 하면 나오는 생각은 오히려 반대였다.


여기서 연습 시간을 더 늘리는 것은 한신우 스스로가 만족을 하는 방법이 될 수는 있어도, 더 좋은 연기를 보이는 방법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과하게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는 것보다, 적절하게 그것을 조절하여 스스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었다.


그것을 믿었고, 신우는 때때로 생겨나는 욕심에 시름했지만, 스스로를 잘 참아내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행동에 누군가 확신을 주었다.


“차기작 준비하지?”


어느덧 후반부에 다다른 폭군의 식탁의 촬영장에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대본을 읽으며 준비를 하던 신우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손승민이었다. 까마득할 정도로 대 선배였기에, 굉장히 어색했던 처음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그 어색함은 사라졌다.


생각보다 훨씬 친해져서 그런지 가끔씩 신우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하는 손승민이었고, 신우 역시 그런 손승민에게 잘 따라다니며 그에게 좋은 후배가 되어 주었다. 그렇기에 손승민은 가끔씩 화장실이나 문 열린 대기실의 문틈 사이로 보이는 좋은 후배, 신우의 연기를 저도 모르게 지켜봤다.


처음에는 솔직히 대견하면서도 조금 괘씸함이 생겨났었다. 척 봐도 지금 찍는 폭군의 식탁의 연기가 아니었다.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장하기도 했지만, 다른 작품의 대본을 현장에서 연습하는 모습이 언짢기도 했다. 마치 지금의 작품에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하지만 뒤이어 그것을 내려놓고 다시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연습을 하는 시간이 그리 긴 시간이 아니기도 했다. 틈틈이 잠깐잠깐 짤막하게 대사를 읊는 수준이었고, 그것이 손승민의 생각으로는 촬영에 지장을 줄 것 같지는 않았다.


남몰래 살펴보는 수준으로 가끔씩 눈에 보이는 신우의 연기를 보고는 했고, 몇 번은 내심 감탄하기도 했다. 단순히 대사를 읊는 것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살아있었다. 남몰래 지켜보며 응원했지만, 그것을 굳이 언급하지는 않았다.


드라마와 촬영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고, 그런 것까지 간섭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도, 또 그런 행동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신우 그가 이 드라마에서 맡은 정일현이라는 배역을 연기할 때에는 나서서 말하겠지만, 그것이 아닌 이상 전처럼 눈에 크게 띌 정도로 심한 단점이 보이지 않는 이상 그다지 관여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랬던 손승민이었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그는 신우를 향해 직접적으로 차기작을 언급했고, 그의 말에 신우는 조금 당황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영화 오디션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지나가다 몇 번 봤어, 연습하는 거. 딱 보니까 우리 드라마는 아니더라고.”

“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러면 안 된다는 거 알면서도 생각이 나면 못 참겠어서..”

“그거 문책하는 거 아니니까 너무 쫄지 마. 나도 젊을 때는 그랬어. 생각이 났을 때 당장 안하면 뭔가 죄짓는 느낌이 들고는 했지.”


손승민은 죄송스러운 표정이 가득한 신우를 보며, 천천히 그를 달랬다. 말한 것처럼 책망하려 말을 꺼낸 것이 아니었다. 그저 걱정스러운 것이 있었기에 그것을 지적하고자 할 뿐이었다.


“열심히 잘하던데, 천천히 해. 뭐 때문에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며칠 전부터 좀 이상해서 말이야. 지금까지야 괜찮은 것 같지만, 아무래도 선을 넘을 것 같더라고.”

“아..”


손승민의 말에 신우는 나직하게 탄식을 내뱉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말처럼 사실 조금 망설였다. 생각에 잠겼었다. 서서히 자라나는 욕심에 조금 솔깃한 생각도 들었다 몸을 조금만 더 희생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진해졌다.


그것에 갈등하고 있던 그때, 그가 손승민이 다가와 말을 걸어준 것이다. 너무나도 좋은 시기에, 너무나도 적절하게.


“천천히 해. 너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러니까 욕심이 생겨도 조금만 참아.”


손승민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격려를 하고는 사라졌고, 신우는 그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격려로 자신이 옳은 선택을 내렸고, 그것을 잘 실천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안정기에 접어든 폭군의 식탁처럼, 그 역시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그것으로 마지막 준비가 마쳐졌다.


마침내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날이 결국은 찾아왔다. 오디션이 열리는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용환은 아직도 못내 못마땅한 표정을 하고는 했다. 오디션을 보는 것은 상관이 없었지만, 영화 내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투자가 제대로 안 됐다고 하던데..”


신우에게는 분명 굉장히 좋은 작품이고 가슴에 팍 꽂혔던 작품이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아닌 것 같았다. 의거의 투자금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아니 적었다. 원래 주인공을 맡기로 한 배우가 그만두면서, 의구심을 가진 투자자들 몇이 투자금을 뺀 것이다.


그렇기에 초기 계획보다 적은 촬영 예산이 책정되었고, 저예산 영화라고 할 정도로 적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풍족하지는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 영화에 신우가 출연하는 것이 못마땅한 것인지, 오용환은 종종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는 했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신우가 얼마만큼 이 영화에 집중력을 쏟아 붓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겉으로 내색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입 밖으로 불편한 마음을 내뱉지는 않았다.


“컨디션은 괜찮지?”

“좋지. 날아갈 것 같은데?”

“그래, 그 좋은 컨디션으로, 기왕 시작한 거, 경쟁자들 깔끔하게 정리해서, 멋지게 이기고 돌아와라.”


품은 생각이 긍정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요 근래 정말 열심히 노력한 신우를 위해 오용환은 격려를 해주었다. 이 영화를 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력과 그 열정을 폄하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되어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오용환은 신우를 보냈다. 설사 망하더라도 결국 이것도 하나의 연기 경험, 경력이 되어줄 것이었다. 플러스적인 효과를 보일지, 마이너스적인 효과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신우가 오디션장으로 들어간 뒤, 오용환은 괜히 마음이 떨리는지, 발을 동동거렸고, 흡연구역으로 향하여 담배를 몇 대 태우기도 했다. 담배를 태워도 이상하게 긴장이 안 풀렸고, 결국 불편한 마음을 품은 채 오용환은 신우를 기다렸다.


오용환을 뒤로한 채 오디션장으로 들어온 신우는 덜덜 떨고있는 오용환과는 반대로 오히려 굉장히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이미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했고, 최대의 효율을 내었으며, 최고의 연기를 준비했다.


그렇기에 신우는 오히려 당당할 수 있었다. 그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것들을 준비했다. 그것으로 안 된다면 지금은 그냥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그다지 긴장감이 들지는 않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조금씩 목을 축였고, 생각나는 대사를 읊으며 준비한 연기들을 돌이켜 보기도 했다. 그렇게 대사를 읊으며 준비를 가다듬을 때,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그의 차례가 온 것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때가 다가왔고, 신우는 눈을 꼭 감은 뒤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특별히 의미가 있는 행동은 아니었다. 그저 그러고 싶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신우는 안내에 따라 오디션장으로 향했다. 어쩌면 그에게 영광을 줄 수도, 혹은 처절한 패배를 안겨줄 수도 있는 작품이었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것들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저 준비한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열심히 연기를 할 뿐.


문을 열자 기분 나쁜 낡은 경첩소리가 나왔고, 그것이 신경을 건드릴 법도 했지만, 신우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신우가 들어간 뒤, 신우의 등 뒤로 다시 경첩소리가 나며 문이 닫혔지만, 역시 신우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저 당당하게 어깨를 피고, 그를 쳐다보는 사람들을 당당하게 쳐다봤다. 이 영화를 위해서 최선의 준비를 했다. 어쩌면 눈앞의 이들보다 더 큰 노력을 했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신우 그가 주눅들 이유가 없었다.


당당하게 사람들을 바라보며 신우는 미소를 지었고, 천천히 그의 입이 열리더니, 그가 그토록 준비해왔던 것들이 강하고 단단한 그 몸체를 보였다. 당당한 그처럼, 당당하기 그지없는 연기였다.


작가의말

드디어 오디션!

*어느새 선작이 5천이 넘었네영;; 다들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오늘도 재밌게들 봐주셨으면 좋겠네영. 좋은하루들 되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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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6 18.02.14 10,425 327 12쪽
»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7 18.02.13 11,117 289 11쪽
46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9 18.02.12 11,547 304 11쪽
45 새로운 것, 새로운 준비. +13 18.02.11 11,838 352 10쪽
44 신의 아들. +23 18.02.10 12,112 354 13쪽
43 Re Star t +15 18.02.09 11,701 335 11쪽
42 Re Star t +13 18.02.08 11,793 333 11쪽
41 Re Star t +9 18.02.07 12,286 361 11쪽
40 폭군의 식탁. +21 18.02.06 12,161 397 10쪽
39 폭군의 식탁. +14 18.02.05 12,135 350 15쪽
38 폭군의 식탁. +20 18.02.04 12,021 35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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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폭군의 식탁. +10 18.01.30 12,673 377 11쪽
32 폭군의 식탁. +14 18.01.29 12,923 350 12쪽
31 폭군의 식탁. +11 18.01.28 13,291 351 11쪽
30 폭군의 식탁. +17 18.01.27 13,217 34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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