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의 상속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soleyn
작품등록일 :
2018.01.03 00:44
최근연재일 :
2018.03.01 23:24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9,908
추천수 :
80
글자수 :
221,852

작성
18.01.07 10:00
조회
506
추천
7
글자
16쪽

1-8. 카블락스의 상속자

DUMMY

나와 마리는 다시 숲으로 걸어 들어갔다. 혹시나 몰라서 배낭에서 드래곤에게 받은 보검을 꺼냈다. 나나 마리나 검같은 건 쓸 줄 모르지만 그래도 이런 것이라도 없으면 마음이 너무 불안할 것 같아서 말이다.


마을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 어떤 살아있는 마을 사람들도, 아까 내 왼팔을 물어뜯은 그 괴물쥐 같은 몬스터들도 보이지 않았다. 마을을 다시 빠져나가면서 신경을 잔뜩 곤두세웠지만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 기억으론 어제 분명 이 길로 걸어갔었어.”


“나도 이쪽인 것 같아. 이 길로 그냥 쭉 걸어가면 되니?”


“응. 적당히 들어가서 드래곤을 부르면 될 거야. 어떻게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드래곤이 먼 거리에서도 내 말을 알아듣고 이야기를 했어.”


나는 왼팔을 늘어뜨린 채로 마리의 뒤를 따라갔다.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는 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지만 팔을 들거나 휘두르거나 하진 못할 것 같았다. 빠르게 지쳐간다.

이미 땅바닥에는 내가 걸어온 길을 따라 긴 혈흔이 그려져 있었다. 피를 더 흘리기 전에 어서 드래곤을 만나야 한다.


“잠깐.”


마리가 작게 말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나도 걸음을 멈추었다. 뭔가가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마리는 서투르게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광이라고는 전혀 없는 숯보다 더 새카만 검날이 튀어나왔다.

평소라면 신기해서 자세히 살펴봤겠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멈췄어.”


마리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소리가 사라졌다. 마리는 손짓을 했다. 나와 마리는 발소리를 잔뜩 죽인 채 다시 걷기 시작했다. 다시 소리와 감각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래도 지금은 숲이니 조금만 움직여도 소리가 들릴 것이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별다른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입을 열었다.


“마리야. 지금 드래곤을 불러볼까?”


“그래.”


“저기, 드래곤님?”


대답이 없다. 조금만 더 크게 말해볼까.


“드래곤님?”


역시나 대답이 없다. 아직 조금 더 들어가야 하나보다. 피가 줄줄 흘러서 그런가 피로감이 엄청나다.

몸도 슬슬 추워지고 있다. 슬슬 숲속이 후덥지근해져갈 시간인데도 말이다. 나는 마리의 빨간 머리를 보면서 뜨거운 것을 상상했다. 몸이 추워지지 않게 말이다. 이런다고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크르르르...


나와 마리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마리가 황급히 검을 치켜들었다. 마리가 불안불안하게 검을 이곳저곳 겨누었다.

저 소리는...늑대?


“안돼.”


마리가 작게 중얼거렸다. 마리의 팔이 덜덜 떨렸다. 새까만 검신의 끝도 덩달아 떨렸다.

내가 드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마리는 내가 격렬하게 검을 휘두르면 몸 상태가 더 빠르게 안 좋아질 거라고 자신이 대신 들었다.

마리와 나는 등을 맞대다시피 하며 천천히 걸어갔다. 나는 마리가 건네준 검집을 들었다. 없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그렇게 한 동안 걸어갔지만 그 후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식은땀이 비오듯 흐른다. 긴장을 너무 심하게 한 탓인가? 피를 흘린게 가장 큰 원인이겠지.


“이제...속도를...내자...”


“많이 힘들어?”


“응...어서 가자.”


마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리는 나의 혈색이 없이 창백한 얼굴을 보고는 동요하는 듯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경계를 늦추고 슬슬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옮기려고 할 때였다.

나의 눈에 뭔가가 들어왔다. 뭔가 시커먼 덩어리들이었다.


“위험해!”


나는 반사적으로 마리를 힘껏 밀쳤다. 거대한 덩어리 두개가 날 깔고 뭉갰다. 엄청난 무게 때문에 순간 숨이 멎었다.


“안돼!”


마리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난 그 비명에 대꾸할 수가 없었다. 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내 왼쪽 팔이 뜯겨져나갔다. 거대하고 우악스러운 주둥이가 내 팔을 물고 몇 번 흔들더니 쫙 뜯어버렸다.

근육이 거칠게 쭈욱 찢겨지더니 뼈도 쑥 빠져나간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내 오른쪽 무릎 아래도 뜯겨져나갔다.

믿을 수가 없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순간 아프다는 감각도, 내 왼팔과 오른 다리가 사라졌다는 것을 못 느꼈다.


“아...아...”


나는 입만 뻐끔거렸다. 내 생각대로 늑대였다. 내 피냄새를 맡고 쫓아온 건가?

다만 엄청나게 큰 늑대인데다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였다. 덩치가 과장 조금 보태서 송아지보다 더 큰 것 같았다.

늑대들은 광기에 젖은 눈을 번뜩이며 입을 몇 번 쩍쩍거리더니 나의 팔과 다리를 삼키기 시작했다.

하아. 하릴없는 한숨이 턱 나왔다.


“죽어! 죽어!”


마리가 절규를 하며 늑대의 몸에다 검을 박았다. 작은 체구의 소녀인 마리가 아무런 기술도 없이 검을 거꾸로 쥐어다가 쑤셔 박은 것에 불과했지만 그 기분 나쁠 정도로 새카만 검은 거대한 늑대의 몸에 밭에다가 쟁기질을 하듯 쑥 들어갔다.


늑대는 내 팔을 씹어 먹는 것도 잊은 채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눈이 뒤집혀버렸다.

마리는 지체 없이 검을 뽑아다가 늑대의 머리에 꽂았다. 늑대가 바르르 떨더니 순식간에 죽어버린다.

아무리 검에 맞았다고 해도 그렇지, 저렇게 즉사하진 않을 텐데.


내 다리를 먹고 있던 늑대가 그제서야 마리에게 휙 달려들었다. 마리는 그 기세에 놀라서 뒤로 넘어졌다. 나도 모르게 저주의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깨애액...


마리가 뒤로 자빠지는 동시에 늑대가 마리의 몸을 깔고 뭉갰는데, 늑대가 마리가 들고 있던 검에 꼬챙이에 꿰인 고기처럼 꿰여버렸다. 늑대는 학학대며 가쁜 숨을 쉬다가 몸을 부르르 떨고는 곧 죽어버렸다.

정말 운이 좋았어. 심장에 한방에 꽂힌 건가봐. 마리는 늑대 밑에서 버둥거리다가 간신히 몸을 빼내는데 성공했다. 마리는 비명을 지르며 내게 뛰어왔다.


“괜찮아?!”


“...”


괜찮을 리가. 고통스럽다.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하지만 비명 지를 여력도 없다. 미칠 듯이 고통스럽지만 입에선 맥없는 신음이 새어나올 뿐이었다. 하...죽는건가? 오히려 아까전보다 마음이 편하다. 이게 죽을 준비라는 거구나.


“안돼...안돼!”


마리의 눈물에 젖은 얼굴이 보인다. 하. 하하. 왜 이렇게 된 거지? 아침 때만해도 분위기 정말 좋았다고. 갑자기 이렇게 된다니. 이렇게 끝나다니. 마리랑 키스도 못해봤다고...

나는 뒤로 끌리기 시작했다. 뭐지? 망령들이 지옥으로 끌고 가는 건가? 그래도 지금까지 살면서 딱히 나쁜 짓은 안했는데...헤헤.


“드래곤님! 드래곤님!”


마리의 목소리였다. 마리가 나를 질질 끌고 가면서 외치고 있었다. 현실감이 사라진다. 몽롱하다. 한 가지 생각을 하기가 어려워지고 꿈에서나 나타날 듯 한 말도 안 되는 생각들이 갑자기 불쑥불쑥 떠오른다. 날 놔줘, 마리. 어서 영주님께 가봐야 하지 않겠어...


“드래곤님! 대답해주세요!”


마리가 목이 터지도록 외쳐댔다. 나는 내가 만든 피의 길을 멍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하하. 마리야. 힘이 정말 세네. 정말 대단해. 너가 있어서 행복했어. 헤헤. 그래도 죽는 게 나라 다행이네. 너가 죽는걸 보는 것보단 나아. 좀 이기적인가?


“드래곤님!!!”


-이제 왔군. 결정은 내렸나, 인간 조릭?


아. 드래곤이다. 이 기분 좋게 머릿속을 웅웅 거리며 메우는 텔레파시. 나는 멍청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상속자가 될게요.”


그리고 기절했다.




눈이 번쩍 뜨였다. 기분이 좋았다. 뭔가 힘이 넘쳐난다. 가슴부터 뜨거운 무언가가 역동하듯 넘쳐흐르는 느낌이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잠깐. 나 오른쪽 다리 잃지 않았었나? 늑대가 닭다리 뜯어먹듯 먹어치웠을 텐데.


“조릭!!”


“흠. 깨어났군.”


내 근처에 있던 작고 빨간 무언가가 달려와 내 품에 쏜살같이 안겼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마리를 힘껏 껴안았다. 마리는 내 품에 안겨서 엉엉 울었다.


“괜찮아? 정신이 들어?”


“응. 난 괜찮아. 오히려 상쾌한걸.”


이 행복함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마리의 눈물 때문에 배가 축축해졌지만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나는 왼팔로 마리를 껴안으며 오른손으로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수, 숨 막히잖아! 바보야!”


마리가 갑자기 화를 냈다. 헤. 역시 다혈질이라니까. 나는 장난기가 생겨서 일부러 팔에 더 힘을 줬다.

하지만 마리는 갑자기 숨을 심하게 헐떡거리며 팔다리를 버둥거렸다. 마리는 절박하게 손바닥으로 내 몸을 탁탁 쳤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직감적으로 마리가 지금 크게 당황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이러는 거지?


“갑자기 세진 힘으로 껴안으니 네 배우자가 숨 막혀 하잖느냐. 놓아 주거라.”


나는 드래곤의 말을 듣고 얼른 마리를 놔주었다. 마리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오호. 이제 보니 꽤 근사한 왼팔이 생겨났군. 근데 마리가 왜 이렇게 작아졌지? 원래 내 코 근처에 미쳤는데 이젠 내 가슴팍에 미친다.


“멍청이! 질식할 뻔 했잖아! 그리고 배우자 아니에요.”


“미안해. 헤헤. 그런데 마리 너, 왜 이렇게 작아진 거야? 내 팔다리도 멀쩡하게 생겨났고. 설마 여긴 천국이야?”


“너가 커진 거야. 그리고 우린 살아있어.”


“뭐?”


“좋은 친구를 뒀더군, 상속자 조릭.”


나는 내 몸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마리와 비교를 해보았다. 분명 나나 마리나 키 차이가 얼마 안 났는데, 지금은 마리가 나를 한참을 올려다보고 있다. 마리가 꼬맹이 같아 보였다.


그리고 다시 생겨난 왼팔을 자세히 살펴보니 막대기 같던 내 팔에는 탄탄하고 두꺼운 근육이 붙어있었다. 거기다 코드처럼 덩어리만 큰 것이 아니라 조각이라도 한 듯 근육이 선명하게 갈라져있었다. 보기만 해도 힘이 넘치는 팔이다. 오른팔도 마찬가지였다. 무엇이든 부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너와 피의 계약을 맺어서 나의 모든 힘을 너에게 넘겼다. 기절하기 진전에 상속자가 되는 것에 동의해서 다행이군. 이제 나도 한시름 놓을 수가 있다. 네 배우자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


“아내 아니라니까요...”


나는 배를 깔고 엎드려있는 드래곤을 쳐다보았다. 카블락스. 그제서야 드래곤의 이름이 기억났다. 뭔가 기억력도 좋아진 듯 하다.

어제는 전혀 몰랐는데, 지금보니 카블락스의 상태가 전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쪽 팔은 완전히 잘려있었고 왼쪽 눈알이 있어야할 자리에는 흉측한 상처만이 남아있었다. 배를 중심으로 검붉은 핏자국이 넓게 퍼져있었다. 숨결도 거칠었다. 오래 못 살 것이다.


“계약을 맺는 동안 네가 기절해있었기 때문에 지금 다시 전하겠다. 나 드래곤 카블락스는 인간 조릭을 나의 상속자가 됨에 동의하고 혈마법으로써 계약이 성사되었음을 알리는 바이다. 이는 상호간의 정당하고 동등한 합의에 의한 계약이며, 나의 상속자가 사망 혹은 차기 대상자에게 상속할 때까지 효력이 유지됨을 재차 알리는 바이다.”


“알겠어요. 어려운 말이라 알아듣긴 힘들지만...아무튼 고마워요, 카블락스.”


“이제야 내 이름을 제대로 부르는군. 그리고 이미 말했다시피 상호간의 정당하고 동등한 합의에 의한 계약이므로 나에게 딱히 고마워 할 것 없다.”


카블락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희미하지만 미소를 짓는 것 같기도 했다. 카블락스가 말했다.


“나의 정수를 모두 너에게 전하긴 했지만 모든 능력을 개화시키고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너의 노력여하에 달려있다. 애초에 너와 나는 종족이 달라서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여튼. 사르와 제르벤의 원수를.”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신기한 듯 내 몸 이곳저곳을 두드려보고 만져보던 마리가 우물쭈물 대다가 말했다.


“저...드래곤님?”


“말하거라. 조릭의 배우자여.”


“아내 아닌데...아무튼.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쭤보고 싶은 것이 많지만 일단 이것부터...오늘 저희 마을과 이 숲에서 거대한 동물들을 발견했는데, 혹시 원인이 뭔지 짐작이 가시나요? 저희가 사는 마을이 거대한 동물들한테 습격당한 것 같았어요.”


“거대한 동물이라고 하였느냐.”


“네.”


카블락스는 두어번 그르렁거린 뒤 말했다.


“내가 앉아있는 땅바닥을 보면 알겠지만 드래곤 슬레이어들과의 싸움에서 얻은 상처로 인해 엄청난 출혈이 있었다. 이곳의 땅은 내 피의 영향을 받았다. 이 땅에 살던 동물들 또한 내 피의 영향으로 인해 강해지고 흉폭화하여 너희들의 마을을 습격한 것 같다. 내가 의도한건 아니지만 예기치 않게 너희 마을에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겠다. 나의 상속자 조릭에게 적절한 배상을 대행해줄 것을 요청한다.”


마리는 말없이 서있었다. 나는 얼른 대답했다.


“그...보상해주란 뜻인가요?”


“그렇다.”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드래곤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없이 서있던 마리도 작게 말했다.


“알겠어요, 드래곤님.”


“드래곤의 피에 영향을 받은 동물들은 광증으로 자신들을 제외한 모든 것을 공격하려고 든다. 너희가 사는 마을도 공격을 받은 듯한데, 놈들은 생명체의 기운이 많이 느껴지는 곳으로 우선적으로 몰리게 된다. 인근 인간 마을로 도움을 주러 가는 것은 어떠한가, 상속자 조릭.”


찬물을 뒤집어 쓴 기분이었다. 괴물쥐에게 공격당한 이후로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비로소 생각이 난다.

내 부모님. 촌장님. 그리고 마을 사람들. 설마 다들...아니겠지? 내 표정이 굳어져가는 것을 본 마리가 말했다.


“아버지는 늘 도적떼같이 감당할 수 없는 상대가 나타나면 사람들을 최대한 인솔해서 가능하면 빨리 영주님의 성으로 대피하라고 말씀하셨어. 우리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영주님의 성이기도 하고. 살아있는 사람들이라면 전부 영주님의 성에 있을 거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입을 열었다.


“일단 다음 얘기는 다음에 해도 될까요, 카블락스? 얼른 영주님의 성으로 가봐야겠어요.”


“나는 괜찮다. 어서 가보도록. 참고로 나는 이제 공간이동을 시켜줄 수 없으니 스스로 가야한다.”


그러고 보니 카블락스가 있는 위치가 우리 마을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 어디쯤에 있는지도 모른다. 하물며 영주님의 성은 말할 것도 없다. 어떡하지? 무작정 달려? 하지만 그러다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서 시간 낭비하면 어쩌지?


카블락스가 나에게 힘을 주었으니 나도 공간이동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고 한가하게 능력을 개발할 시간도 없었다. 가슴이 옥죄기 시작했다. 드래곤의 힘을 얻었는데, 고작 이런 멍청한 이유로 사람들을 돕지를 못하다니...


“마리야...어떡하지? 여기서 우리 마을 쪽으로 가는 길도 모르는데...영주님의 성으로는 어떻게 가지?”


“광폭해진 동물들이 우리 마을 쪽으로 몰려갔다고 했지? 분명 발자국들이 남아있을 거야. 동물들의 발자국들을 찾은 다음에 그 발자국의 방향으로 가보자.”


머리가 확 깨이는 느낌이었다. 역시 마리. 나는 이젠 꼬마 같아진 마리를 꽉 껴안았다. 마리는 숨이 막혀서 버둥거렸지만 이번엔 마리가 화를 내도 놓아주지 않았다. 허우적거리던 마리가 발길질을 하기 시작해서야 나는 마리를 풀어주었다.


“뭐...뭐하는 짓이야! 숨 막혀 죽을지도 모른다니까!”


나는 마리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마리를 번쩍 안아들었다. 새털처럼 가벼웠다. 예전엔 업는 것도 버거웠는데, 이 힘이라면 한 팔로도 안아들을 수 있겠다. 나는 화들짝 놀란 마리가 뭐라고 다시 화내기도 전해 먼저 입을 열었다.


“날 데리고 오느라 고생 많았어. 이번엔 내가 널 데리고 가줄게. 꽉 잡아.”


작가의말

-생각보다 길어지네요. 쓰다보면 늘 길어집니다. 


-다음 화는 12시에 올라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드래곤의 상속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입니다. 18.03.11 146 0 -
32 3-11. 사냥개의 방식 18.03.01 116 0 14쪽
31 3-10. 사냥개의 방식 18.02.28 78 0 17쪽
30 3-9. 사냥개의 방식 18.02.27 67 0 17쪽
29 3-8. 사냥개의 방식 18.02.26 98 0 21쪽
28 3-7. 사냥개의 방식 18.02.18 115 1 20쪽
27 3-6. 사냥개의 방식 18.02.18 103 0 15쪽
26 3-5. 사냥개의 방식 18.02.11 136 1 19쪽
25 3-4. 사냥개의 방식 18.02.11 126 0 17쪽
24 3-3. 사냥개의 방식 18.02.05 110 1 10쪽
23 3-2. 사냥개의 방식 18.02.04 138 1 12쪽
22 3-1. 사냥개의 방식 18.02.04 124 1 15쪽
21 2-11. 셀린의 인사 18.01.28 167 0 13쪽
20 2-10. 셀린의 인사 18.01.28 163 0 12쪽
19 2-9. 셀린의 인사 18.01.28 184 2 8쪽
18 2-8. 셀린의 인사 18.01.28 163 0 20쪽
17 2-7. 셀린의 인사 18.01.21 234 0 21쪽
16 2-6. 셀린의 인사 18.01.21 203 0 16쪽
15 2-5. 셀린의 인사 18.01.21 204 2 18쪽
14 2-4. 셀린의 인사 18.01.14 262 2 2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