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패스 신을 죽이는 여러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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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라이프
작품등록일 :
2018.01.07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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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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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리즘

DUMMY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농담이 아닙니다. 텔레비전은 많은 것들을 해내요. 사람들은 생각을 하지 않고 소파에 앉아서 가만히 보고만 있습니다. 나는 히틀러가 될 수도 있고 오바마가 될 수도 있죠. 폭격기로 하늘을 뒤덮을 수도 있어요. 이슬람과 기독교와 유대교를 하루아침에 없애 버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들은 나의 아버지 하나님을 위해 전쟁을 일으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은 끔찍합니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기에 누구든 신이 될 수 있어요. 첫째 형이 메시아가 된 것처럼 말입니다.


“다 없애고 다시 시작해야 해.”

“뭘요?”

“아니야, 아무것도.”

“대멸종이라도 시키시게요?”

“그런 건 아버지도 못해.”

“그럼 아버지를 죽이면 되잖아요.”

“그는 나보다 힘이 세고 잔병도 없어. 알잖아. 너도 아버지가 어떤 존재인지.”

“그래서 그를 믿는 사람들을 죽이고 싶은 건가요?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


맞습니다. 다 죽이고 싶어요. 신을 믿는 사람들은 바퀴벌레 같아서 계속 죽여도 끝이 보이지 않아요. 죽여도 죽지 않은 생존의 귀재들이죠. 나는 그들을 건조시켜 분말 형태로 만들고 싶습니다.


“내가 특별히 사람들을 싫어하는 건 아니야.”

“특별히 생각하는 것도 아니죠.”


돌리가 소녀를 일으켜 세웁니다. 소녀는 미국 유타주 그레이트 솔트레이크에서 부화시킨, 1만년이나 된, 염전 새우의 알 같네요.


“아프로디테 같지 않아요?”

“어딜 봐서?”


여동생은 아버지의 생식기에서 태어났었습니다.


딸을 친 거죠.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떻게 잊겠어요. 그가 그의 거대한 손으로 더 거대한 거시기를 잡고 흔들던 걸 말입니다. 덕분에 하루 종일 바닥을 닦아야 했어요. 그는 덩치만큼이나 그 양도 상당히 많아요. 커다란 방 전체를 ‘정액’아니 바다거품으로 채웠을 정도입니다. 상상해보세요. 아침 인사를 하려고 방문을 열었는데 미끌미끌하고 찐득한 그것이 큰 파도처럼 덮치는 광경을 말이죠.


“따뜻한 물로 좀 씻겨”

“주인님이 씻기세요. 저하고 물은 상극인거 아시잖아요.”


돌리가 짓궂게 웃습니다. 소녀는 이목구비가 작지만 가슴도 엉덩이도 큽니다. 돌리가 좋아하는 치노땅 카와이와 닮은 것 같으면서도 다르네요. 갓 만들어진 소녀는 다리에 힘이 없습니다. 발가락에 힘을 주고 걸어보려 하지만 몇 번이고 넘어지네요. 나는 갓 만들어진 소녀에게 박제된 죽은 소녀의 머리를 보여줍니다. 비명을 지를 줄 알았는데 그냥 피식 웃네요.


“재밌니?”


소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앉혀놓고 말을 가르쳐야겠어요. 나는 소녀를 어깨에 들쳐 메고 욕탕으로 들어가 나란히 앉습니다. 물이 좀 뜨겁네요. 찬물로 온도를 맞추는 동안 소녀는 거울을 보고 놀라서 나에게 안깁니다.


“내게서 좀 떨어져 줄래?”


소녀는 자꾸 울고 칭얼거려요. 그때마다 못 본 척 넘겨 보려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얌전히 좀 있어.”

“제대로 좀 씻겨요.”


돌리가 욕실 문을 벌컥 열고 들여다보더니 깔깔 거리며 웃습니다. 부숴버리고 싶어지네요. 뭐 그건 그렇고 따뜻한 물로 소녀의 등을 적시니 신기하게도 소녀가 얌전해집니다.


“옳지, 옳지 잘한다.”

“돌리야! 부숴버리기 전에 조용히 좀 해줄래?”

“주인님. 제가 이름을 한 번 지어봤는데요.”

“응?”

“뭔데?”

“209KCCV9006”


일련번호네요. 참고로 돌리의 일련번호는 ‘209KCCV9005’입니다.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지켜야죠.


“그래?”

“다시 지을 게요.”


돌리는 내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욕실 문을 쾅 닫습니다.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 같으니라고. 비누거품을 박박 내서 소녀의 몸 구석구석 말끔히 씻깁니다. 추워서 그런지 몸을 부들부들 떠네요.


“으슬으슬 춥니?”


소녀가 온몸을 웅크립니다. 수건으로 머리카락도 닦아주고 몸도 닦아주고 얼굴도 닦아주고 손도 닦아줍니다.


“옷을 좀 입어야겠다.”


말귀를 알아듣기는 하는 건지 고개를 끄덕이네요. 자꾸 저러니 징그러워지려고 합니다만, 뭐, 이해해보도록 하죠. 돌리가 언제 옷을 다 만들었는지 가지고 옵니다.


“치노땅 카와이.”


취향 한 번 고약하네요. 옷이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쩌겠습니까.


“해지 원단으로 만든 레이스가 달린 플레어 스커트에요.”

“너무 짧잖아.”


그래도 옷을 입혀보니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몸이 좀 따뜻해지니 소녀는 잠이 오는지 곯아떨어졌습니다. 잠을 한 번도 자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잠이라는 게 기분 좋게 만드는 마약 같은 것인가 봐요. 좋은 꿈을 꾸는 모양인지 소녀의 표정이 해맑습니다. 돌리는 소녀가 덮을 만한 이불을 만들고 있습니다. 박음질하는 솜씨가 제법 좋죠.


“제가 이름을 다시 생각해 봤는데요. 한 번 들어보실래요?”

“뭐 네가 알아서 해. 나야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으니까.”


저는 세상모르게 곤히 자고 있는 소녀의 얼굴을 슬쩍 한 번 쳐다봅니다. 미싱질 할 때 소리가 엄청 큰데도 전혀 들리지 않는 모양이네요. 신기합니다. 돌리는 기분이 좋은지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What is a youth? Impetuous fire

남자의 젊음이란 무엇인가요? 격렬한 불꽃이에요

What is a maid? Ice and desire

처녀란 무엇인가요? 냉정함 뒤에 숨겨진 욕망이에요

The world wags on.

세상은 쉬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에요

A rose will bloom. It then will fade.

장미는 꽃을 피웠다가 다시 시들어질 거예요

So does a youth. So does the fairest maid.

청년도 늙어가고, 가장 아름다운 처녀조차도 늙지요

Comes the time, when one sweet smile

달콤한 미소가 잠시 동안 꽃을 피울

has its season for a while.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요

Then love's in love with me.

나는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어요

Some, they think only to marry;

몇몇 사람들은 오직 결혼만을 생각하고

Others will tease and tarry.

다른 사람들은 졸라대거나 주저하고 있겠지요

Mine is the very best parry.

나의 사랑에는 가장 멋진 핑계가 있어요

Cupid, he rules us all.

큐피드, 그의 사랑법을 따를거예요

Caper the cape but sing me the song.

해변을 뛰어 돌아다니며 내게 노래 불러줘요

Death will come soon to hush us along.

죽음은 우릴 잠재우기 위해 다가올 거예요

Sweeter than honey and bitter as gall.

사랑은 꿀보다도 더 달콤하고 쓸개보다도 더 쓰지요

Love is a task and it never will pall.

사랑은 하나의 임무이고 결코 시들지 않을 거예요

Sweeter than honey and bitter as gall.

꿀보다도 더 달콤하고 쓸개보다도 더 쓰지요

Cupid, he rules us all.

큐피드의 사랑법을 따를 수 밖에 없어요

------------- (간주) -----------

A rose will bloom. It then will fade.

장미는 꽃을 피우지만 곧 시들 거예요

So does a youth. So does the fairest maid.

청년도 늙어가고, 가장 아름다운 처녀조차도 늙지요





이 상황에 어울리는 노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소녀가 잠에서 깹니다. 노래가 귀에 거슬린 모양이네요.


“제발 조용히 좀 해줄래?”


느닷없이 소녀가 제품에 안깁니다. 돌리의 입이 비죽 나옵니다. 체온이 올라가서 몸이 따뜻합니다. 몸에 이상 징후라도 있는 걸까요. 나는 소녀가 좀 귀찮지만 확인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어쩌면 노화가 빨리 진행될지도 모르거든요. 저는 소녀의 심장소리를 듣습니다. 조금 느리지만 괜찮겠죠? 저는 텔레비전 볼륨을 줄입니다. 돌리는 바늘로 이불을 꿰매고요. 따뜻한 목화솜 이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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