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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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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콬
작품등록일 :
2013.05.31 04:29
최근연재일 :
2013.05.31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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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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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31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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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UMMY

이 시대에 용병들은 잦은 전쟁으로 그 수가 부쩍 늘어있었다. ‘군과 강호는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명제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군과 용병들의 관계 형성은 그 이유가 서로의 이해관계가 너무나도 잘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강호에서 금과 은을 탐해봐야 얼마가 가능하겠으며, 군에서 병사들을 훈련시켜봐야 정작 필요한 야전에는 모두 무용지물이지 않는가? 태평성대에는 사사로이 방해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렇게 정작 난세에는 서로가 마음이 맞아 난세에 불을 지핀다. 난세가 모든 이들을 아수라 지옥 구렁텅이로 빠뜨려트리는 중이었다. 그 거센 회오리에 살이 맞닿은 자들은 도무지 사리분별을 할 수 조차 없는 채로 휘말려들 뿐이었다.


대규모가 아닌 이상에야 지역전은 의외로 그 잔혹함이 대수롭지 않았다. 화살이 빗살처럼 내려치는 전쟁터에서는 말 그대로 눈 먼 화살에도 목이 꿰뚫리는데, 이미 이번 전장에서 궁수들은 이미 옛적에 도륙이 난 참이었다. 저 바닷가를 등지고 칼부림 소리만 들릴 따름이었다.

“너희 용병들은 가서 오른쪽에 진을 치고 군의 병들은 왼쪽에 진을 쳐 양동하겠다!”

회계성의 장수 참흥은 뒤늦게 전장에 도착하였다. 곳곳에 전쟁이 잃어 민심은 흉흉한데, 전란으로 일어난 역병까지 곳곳에 퍼져있어 이미 군마를 이십여 필이나 잃은 까닭이었다. 참흥은 그의 성명절기 쌍호격창 답게 두 자루의 단창을 벌써 등에서 뽑아 양 손에 쥔채로 명령을 하달했다.

“진안 놈들이 술수를 부린 것이 틀림 없다! 목숨을 버려야 할 것이다.”

참흥을 맞아 천막에 든 것은 이미 도착하여 전쟁을 치루고 있던 벽사향이었다. 그의 갑옷은 헤질 대로 헤져 뚫린 구멍 사이로 내의가 비쳐질 정도였다. 전장의 고됨을 알리는 것 같았다.

“반갑소 참흥.”

들어와 예를 먼저 갖춘 것은 벽사향이었다. 그 둘은 성내 에서도 별로 마주친 적이 없었다. 회계성의 해군을 맞던 것이 벽사향 이었다면 참흥은 장수로 등용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 거니와 장수가 되기 이전에도 장수가 된 후에도 주로 담당하던 곳이 북쪽의 건강성을 견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반갑습니다, 벽사향 장군.”

참흥은 실제로 궁금할 따름이었다. 벽사향이 자리에 앉기 무섭게 질문을 했다.

“대체 무슨 일입니까? 장군. 왜 우리의 수군이 이리도 승리를 거머쥐지 못하는 것입니까? 제가 비록 그 탓에 파병 된 것이나, 사실 소장은 도착할 즈음에는 전투가 막바지에 다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벽사향은 손을 들어 참흥을 멈추게 하고 시비에게 차를 따르라 먼저 일렀다.

“일단 우리의 첩자 넷이 적진에 있소.”

“그들은 신뢰할 만 합니까?”

“그들은 내 십년 지기 부하들이오. 매 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역들이지. 처음에는 그들이 전해오는 밀지는 대부분이 별 특이점이 없는 것 뿐이었소. 순조롭게 몰아세우고 있었소. 적의 삼 할 가량을 해치울 때 까지는 말이오. 이곳은 해안이기에 상황이 여의치 않다 싶으면 군함을 타고 도주할 수가 있소.”

참흥은 진실로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그들이 군함을 타고 도주한단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벽사향이 씁쓸한 표정으로 대단했다.

“소장 비록 해전술에 관하여 무지하고 장군의 부하들의 훈련모습이나 무력을 본 적도 없기에 단언할 수는 없으나! 우리 회계성의 수군이 결코 진안 놈들에 비해 약하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들이 군함을 탔다면 오히려 우리 측에는 기회가 되는 것이 아닙니까.”

벽사향은 시비를 다시 불러들였다.

“술을 내와라. 어차피 오늘의 전투도 곧 마감 될 것이다. 그러니 신향! 신향은 부하들에게 일러 소강하고 철수하라 일러라.”

신향은 머리를 숙이고 호랑이처럼 천막 밖으로 날아나갔다. 곧이어 나팔소리와 북소리가 들렸다. 철수하라는 신호였다. 벽사향과 그의 수하들만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뜰 뿐이었다.

“한잔하게.”

“소장은 됬습니다. 말씀부터 해주시지요.”

벽사향은 연거푸 다섯 잔을 들이키더니 입을 열었다.

“기후가 이상하네. 저들의 술수가 틀림 없는 것이야. 계절이 봄이니, 이쪽 해안은 남동풍이 주로 불어야 맞네. 사철 중에 가장 안전한 계절이 언제던가? 내륙과 같이 이 해안도 봄이 가장 완만하고 문제가 없네. 그 흔한 파랑조차 없는 법일세. 뱃머리가 남을 향하게 되면 이럴 때는 하루에 일백 리도 갈 수 있네. 북진 하더라도 사십 리는 갈 수 있지. 허나 어쩐 일인지 전투가 시작된 이래로 한 달 여를 이상기후를 보이고 있네. 그것도 그들이 떠나고 난 후에 비 구름이 몰려오고 파랑이 불어 반대로 해안에서 바다로 흘러가네. 이러니 따라 잡을 수가 없는 것이야! 더욱이 음과 양은 원래 하나라, 파랑이 생기면 반대 방향으로도 그 물살이 거세지기 마련이네. 그것도 괜찮네. 우리 군함은 거친 바다를 헤치고 갈 수 있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지. 허나 그저 물결이 드세고 바람이 많이 불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이 아니네! 선와 (소용돌이)가 우리를 노린다네. 이런 광경은 난생 처음이야. 그래도 이겨냈네. 탈출했는데, 그들은 왜의 해적과 동맹을 맺었더군. 그곳부터는 왜의 영해였다네. 방법이 없네. 그들을 이길 방법은 목숨을 걸고 내지에서 몰아치는 방법 뿐이네.”

“그런일이...”

참흥은 이 부조리함에 주먹을 말아 쥐고 있을 뿐이었다. 이 얼마나 하늘이 야속하고 얄밉단 말인가.

“그들의 술수라 단정 지은 바는, 적진에 있는 부하들로부터 입수한 정보 때문이네. 아직도 믿기 힘들지만, 적진에는 천축의 도사가 한 명 있네. 그 도사가 당도한 날짜와 이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 날짜가 교묘하게 들어맞지! 수하 들은 전투가 일어나면 진영에서 나와 싸워야 하기에 도사의 도술을 본 적은 없다 하네. 그러나 양세음(진안성의 장군)이 깎듯이 떠 받들어 모신다 하니 현재로서는 이 해석밖에 도리가 없네.”

분위기는 갈수록 무겁고 어두워 질 수 밖에 없었다. 이렇듯 전투가 끝나지 않는다면, 회계성은 광릉의 수군을 견재하러 다시 북진해야 함으로 진안을 함락시킬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진안을 쟁취했을 때의 그 이득은 실로 기술 하기에도 모자랄 정도였다. 진안이 손에 들어온다면 건안 또한 손쉽게 함락 시킬 수 있고 건안과 회계와 진안이 한 땅이 되면, 건강과도 한판 붙어볼 수 있으니, 이것은 일거양득이 아니라 일거사득의 기회인 셈이었다. 건안과 진안의 전투 후에 약해진 지금을 노리는 것만이 회계에게는 유일한 기회인 격이었다.

이 어두운 분위기 가운데 둘은 말 없이 술 만을 비워냈다. 천막 안에 화로만 두 장수의 가슴의 불처럼 유일하게 온 몸으로 고통과 괴로움을 노래하고 있었다. 한참동안의 시간이 그렇게 흐르고, 밖에서는 병사들이 당도하여 무장을 헤제 하고 식량을 배급 받는 소리로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이때 벽사향이 술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탕!

참흥은 병사들을 격려하러 가는가보다 했다. 벽사향이 입을 열었다.

“참장군. 부하들을 물려주게. 너희들도 잠시 나가보아라.”

굳이 참흥이 입을 뗄 필요도 없이 참흥의 부하들도 벽사향의 부하들도 일시에 자리를 비워주었다. 순식간에 천막 내에는 참흥과 벽사향과 타오르는 화로만 남게 되었다.

“참장군. 아니, 비혈적살막의 수장, 참흥 이라고 하겠네.”

참흥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벽사향이 말을 이었다.

“내 상부에 그대를 추천한 것도 이 이유에서 일세. 내 비록 군에 몸을 담았으나 비혈적살막이라하면 그 명성이 자자함은 알고 잇네. 군과 강호는 서로 간섭하지 않으니, 그대의 옛 실력을 부탁하려면, 내 이 명제를 어겨야 할 것임도 짐작하고 있네.”

참흥은 일어선 채로 말 없이 벽사향을 노려보고 있었다.

“내 자네와 막역한 사이도 아니거니와 자네의 옛 이름을 부른 이상, 내 어찌 감히 쾌창혈호에게 명을 내릴 수 잇겠나. 허나, 지금 자네가 아니면 이 사태를 해결해 줄 사람이 없네. 내 수하 중에 이미 자네의 모습으로 변장을 시키려 비밀에 감추어 둔 수하가 하나 있네. 그 역시 자네와 같이 쌍단창을 다루며, 자네에 대해 속속들이 암기하고 있네. 자네의 성명절기역시 그 자세는 똑같이 따라 할 수 있네.”

참흥은 무슨 말이 따를지 알 것도 같았지만, 물었다.

“그럼, 제가 무엇을 하면 되는 것입니까.”

벽사향은 차마 참흥을 바라보지 못했다. 쾌창혈호라도 이것은 타지에서 개죽음 밖에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성공한다 해도 이 사실이 드러나면 불명예를 쓰며 평생을 모욕 당하며 살 테니.

“부탁하건데, 천축도사와 양세음을 암살해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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