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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
작품등록일 :
2018.01.2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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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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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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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This is the one(2)

DUMMY

*


1.


“박, 포르투칼에 다녀와 줄 수 있나요?”

미팅 룸을 빠져나와 팀 훈련을 묵묵히 지켜보던 개리가 입을 열었다.

“제가요?”

박이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네.”

“이런 경우에는 보통 팀 스카우터가 가는 것 아닌가요?”

“2부리그 팀에 해외까지 출장을 갈 스카우터는 따로 없죠. 보통 자국 선수들을 기용하니까.”

“하지만 저는 단지 도원 선수의 개인 코치일 뿐입니다.”

“그리고 에이전트이기도 하고요.”

개리가 박의 말을 자르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여전히 운동장을 주시하고 있었고 개리의 의중을 알 수 없던 박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

“멘데스가 제안한 이번 협상은 우리 팀에게 너무나 중요합니다.”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허들스톤의 공백 때문만은 아니에요. 현재 팀에는 여러 문제들이 있어요.”

“문제들···?”

박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아 개리의 말을 되뇌였다.

“저는 감독으로서 팀 운영에 관한 모든 부분이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기를 원합니다. 미스터 박이 Han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같아요.”

박코치가 하루 종일 도원의 곁을 지키며 출근부터 퇴근까지 일거수 일투족을 유심히 관찰하는 사람이라면, 개리는 팀 전체를 관리 감독하는 사람이다.

어조에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박은 개리가 팀을 운영해오며 느낀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은 한 선수를 관리하는 데에도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인데, 개리는 오죽할까.

“지난 경기에는 Han이 휴식을 취했고, 허들스톤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팀은 패배했구요. 또 저는 패배의 스트레스와 더불어서 리그 경기력을 유지하는데 몇가지 걸림돌을 얻기도 했죠.”

어느덧 박은 개리의 말을 묵묵히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우선 허들스톤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우리 팀 스쿼드에는 없어요. 제가 어떤 전술을 구상하든, 허들스톤이 없는 그림은 아직까지 상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조르주 멘데스의 제안은 아주 솔깃 했어요.”

“제가 듣기에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에요. 대런 벤트가 슬슬 풀타임을 소화하기 어려워 합니다. 지금 와서 리그 경기에 다른 선수를 시험하기도 그렇구요.”

“다음 컵 경기 또한 FA컵 토트넘과의 재경기이기 때문에 베스트 스쿼드를 내보내야 하겠군요.”

“그렇죠. 수비진을 제외하고는, 이제 로테이션이 힘든 상황이에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좋은 선수를 영입하면 좋겠지만, 그건 겨울까지 지금의 성적이 유지되어야 가능한 일이겠지요.”

“흐음···.”

박은 개리의 고민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에, 제가 포르투에 가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겁니까?”

“물론입니다. 멘데스와 기분좋게 협상을 끝낸다면, 다음번에도 그에게서 좋은 선물을 받아낼 기회가 될테니까요.”

“오호.”

“반대로, 멘데스는 이번 협상이 어그러지면··· 그는 비둘기처럼 빅 클럽들에게 속삭이면서 다시 한 번 Han의 이적으로 이곳을 찾아올수도 있을겁니다.”

“네? 그게 무슨···.”

식겁한 나머지 박이 개리의 손을 덜썩 잡고 말았다.

“멘데스는 절대 헛걸음을 할 위인이 못 되요. 그가 세계 최고의 유망주들을 데리고 있는 건, 선수를 보는 좋은 눈을 가지고 있는 이유만은 아닙니다. 그는 사업가에요. 어떻게 협상을 해야할 지 알고 있습니다. 안 될 걸 알면서도 지난번 모리스를 찾아온 이유가 있을거에요. 한 번 해서 안되면, 두 번, 두 번도 안 되면 세 번을 찾아와서라도 자기가 이득인 협상을 진행하려 할 겁니다. 모리스는 이미 멘데스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어요.”

이미 한 번 Han에 대한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던 모리스.

그러나 겨울 이적 시장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고, 멘데스는 이번에 좋은 제안을 들고 다시 이곳을 찾았다.

만약 이번 제안을 거절한다면, 겨울 이적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멘데스의 입김 하나로 더비 카운티의 중요한 이적이 날아갈지도 모른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협상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세 번의 거절은 단순한 거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거절도 한 두번이어야 미덕이라는 건가. 멘데스라는 사람, 생각보다 더 치밀하구만.’


“그래서 미스터 박이 직접 가줬으면 하는 거에요. 이번 협상은 Han의 거취, 그리고 더비 카운티 팀 운영 전체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개리는 이제 박의 눈을 마주보고 말했다.


‘쳇.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구만.’


“알겠습니다. 그러면 혼자 가는 건가요?”

“허들스톤이 함께 할 겁니다.”

“허들스톤이요? 그는 지금 부상 중으로···.”

“저도 말렸습니다만. 깁스를 하고서라도 꼭 보고 싶다고 하네요. 자기를 대체할 선수를 말이죠.”

“그래봤자 3개월 동안일텐데요.”

“하. 아직 팀원들에게는 알리지 않았습니다만···.”

개리가 잠시 멈칫하더니 박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이기 시작했다.

“··· 그, 그게 정말입니까?”


2.


“은퇴라뇨!!”

도원이 공항 앞에 선 허들스톤과 박코치 앞에서 소리쳤다.

“도원씨, 진정을···.”

“하하. 이번 시즌까지는 뛴 다니까? 뭘 그리 호들갑을 떠는거야, 영 보이?”

“후우. 진정이 안 되요.”

허들스톤의 갑작스러운 은퇴 통보에 도원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더비 카운티에 들어와 도원 자신이 해야할 역할을 정확히 알려준 사람도 톰이었고, 선수로서의 기량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걸 그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

“이거 뭐 전쟁이라도 나가는 것 같네. 포르투칼 선수 한 명 데리고 일주일 후면 돌아오는데 말이야. 하하.”

톰이 일부러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도원은 그런 톰의 농담에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팀에게도, 도원 스스로에게도 허들스톤이 지닌 의미가 컸기 때문이다.

도원은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계속 그와 함께 플레이하며 골을 넣고 함께 기뻐하고 그의 플레이를 보며 배우고 싶었다.


‘앞으로 그런 날들이 언제까지고 이어질 줄 알았건만.’


도원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네가 만족할만한 대체자를 찾아서 데려오마.”

톰은 도원의 마음을 안다는 듯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 그렇담 톰보다 나은 선수로 데려와요.”

결국 도원은 이내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인 뒤, 농담 반으로 그렇게 말했다.

“하하하. 그런 선수는 찾기 힘들텐데?”

“반은 진심이에요. 3개월 동안이라도, Rams는 패배하면 안되니까요.”

“오케이.”


3.


“This, is, the one! 명백한, 의심할 수 없는, 환상적인 골입니다!”


“오~ 크레이지 프리킥이 또 터졌어요. 시즌 10호골을 기록하는 Han이에요. 이번 달 챔피언십 최고의 활약을 펼칩니다!”


“허들스톤의 공백으로 더비 카운티에게 위기가 닥칠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예상했거든요?”


“맞습니다. 그런데 오늘 경기까지 이대로 끝나게 된다면 이번 달 더비 카운티는 5연속 클린 시트 승리를 기록하게 됩니다. The one은 마치 팀에게 우려를 표하던 사람들에게 보란듯 매 경기 미칠듯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구요.”


“자, 말씀드리는 순간 90분의 경기가 모두 끝납니다. 더비 카운티의 3-0 완승! 오늘도 프라이드 파크 스타디움에선 기립박수가 나옵니다.”


“그러면 오늘의 경기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 전에, 인터뷰 부스에 나가있는 조쉬를 만나볼까요?


···


“네. 조쉬입니다. 오늘은 개리 감독이 직접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 오랜만이네요.”

금발의 인터뷰어 조쉬가 언제나처럼 들뜬 목소리로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오랜만입니다, 조쉬.”

개리 또한 막 경기를 마치고 나온 선수들처럼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우선 오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특히 오늘 경기는 울버햄튼과의 승점차를 벌리는데 아주 중요한 경기였죠?”

“네. 울버햄튼이 4위 팀과 경기를 펼치고, 저희는 울브스와 승점이 같았던 2위 팀과 경기했습니다. 오늘 승리는 6점의 가치가 있는 승리였죠.”

개리가 승리를 만끽하듯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며 말했다.

“리그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몇 경기동안 허들스톤의 공백이라는 위기를 잘 극복해냈는데요.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거라고 보십니까?”

“물론입니다. 허들스톤은 대체 불가능한 자원으로 지금까지 팀에 엄청난 도움을 준 선수죠.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 선언을 했고, 저희는 이번 시즌 내로 어떻게든 대체자를 찾기 위해 노력할겁니다.”

“그렇군요. 그렇담 마지막으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최근 더비 카운티의 에이스로 급부상한 Han의 활약이 엄청난데요. 팬들이 그를 부르는 별명을 알고 있나요? 거의 노래를 만들 지경이던데요.”

“하하, 알고 있습니다. 도원의 발음을 따서 This is the one이라고들 하더군요.”

“90년대 영국 록밴드 스톤 로지스의 노래 제목이기도하죠. 오늘 같은 경기야 말로 Han이 더비 카운티로 영입된 이유를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아 보시죠. 마지막 프리킥 골 장면이에요.”

개리와 조쉬가 고개를 돌리자, 부스룸 뒤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도원의 골장면이 리플레이 되었다.

“This, is, the one(바로 이거죠).”

조쉬가 감탄을 내뱉자, 개리는 만족스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검지 손가락을 까닥였다.


4.


일주일 후.


토트넘과의 FA컵 재경기를 앞둔 더비 카운티 선수들이 팀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하나 둘 씩 나섰다.

그 때.

박코치와 톰이 한 명의 낯선 선수를 데리고 들어섰다.

“헤이~ 이제 깁스 푼거야?”

“재활이나 열심히 하지, 포르투칼은 왜 간거야?”

“확실히 톰이 없으니까 놀릴 사람이 줄어들어서 심심했다구요.”

키오와 벤트 그리고 리키가 톰에게 한 마디씩을 건넸다.

이제 막 깁스를 풀고 본격적인 재활을 시작하게 될 허들스톤. 그의 동료들 역시 부상의 고충을 알고 있기에 가볍게 한 마디씩을 던지며 반갑게 맞았다.

“자. 다들 모여봐!”

어느덧 개리가 피치위로 올라왔다.

“이 선수는 루이 피레스. 포르투에서 왔고 알다시피 허들스톤의 자리에서 뛰게 될거야. 박코치와 톰이 직접 데려왔으니 이 선수에게 기대를 걸어보자고.”

도원은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어린 선수이고 바로 팀 훈련에 투입시켜야 하니까 다들 잘 대해줘. Han이 들어왔을 때처럼.”


···


삐익-!


연습 경기가 시작되고 빨간 조끼를 입은 주전 팀의 도원은 쉴 새 없이 공을 몰고 달렸다.

좌측과 우측, 중앙에서 평소보다 훨씬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파란 조끼를 입은 벤치 선수들과의 확연한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임대생···’


이내 도원은 새로 임대 온 루이 피레스와 맞섰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키며 더비 카운티 에이스를 상대하기 위해 자세를 잔뜩 낮추고 공간을 좁혔다.


스륵-


“뭐, 뭐야?”

피레스는 자신 바로 앞에 있던 선수와 공이 순간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일명 팬텀 드리블로 상대의 타이밍과 중심을 모두 빼앗는 환상적인 기술. 피레스가 등을 돌렸을 때는 이미 도원이 벤트에게 마무리 패스를 건넨 뒤였다.


“뭐긴 뭐야. 신고식이지.”


작가의말

Stone roses - this is the one


제가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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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This is the one(4) +6 18.02.16 6,017 174 12쪽
29 This is the one(3) +9 18.02.15 6,344 209 12쪽
» This is the one(2) +7 18.02.14 6,865 221 12쪽
27 This is the one(1) +5 18.02.13 7,229 223 12쪽
26 Time to fly(5) +7 18.02.12 7,527 226 11쪽
25 Time to fly(4) +6 18.02.11 7,801 199 10쪽
24 Time to fly(3) +12 18.02.10 8,271 190 12쪽
23 Time to fly(2) +18 18.02.09 8,132 178 12쪽
22 Time to fly(1) +7 18.02.08 8,529 198 12쪽
21 Hunting season(4) +4 18.02.07 8,495 203 11쪽
20 Hunting season(3) +7 18.02.06 8,501 197 12쪽
19 Hunting season(2) +4 18.02.05 8,323 186 11쪽
18 Hunting season(1) +3 18.02.04 8,786 189 12쪽
17 The Stylist(4) +3 18.02.03 8,797 185 11쪽
16 The Stylist(3) +6 18.02.02 8,781 176 11쪽
15 The Stylist(2) +7 18.02.01 9,012 191 11쪽
14 The Stylist(1) +8 18.01.31 9,323 194 12쪽
13 It's a piece of cake(4) +6 18.01.30 9,284 207 12쪽
12 It's a piece of cake(3) +8 18.01.29 9,327 193 10쪽
11 It's a piece of cake(2) +2 18.01.28 9,490 187 10쪽
10 It's a piece of cake(1) +2 18.01.27 9,832 184 11쪽
9 The rams(5) +2 18.01.26 9,865 182 12쪽
8 The rams(4) +2 18.01.25 9,966 183 12쪽
7 The rams(3) +2 18.01.24 9,875 211 11쪽
6 The rams(2) +3 18.01.24 10,060 179 12쪽
5 The rams(1) +9 18.01.23 10,482 172 11쪽
4 Work hard, play hard(3) +6 18.01.23 10,793 194 12쪽
3 Work hard, play hard(2) +3 18.01.22 11,574 20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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