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못하고 죽은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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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
작품등록일 :
2018.01.2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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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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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2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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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현우 이야기 2

DUMMY

다음날,

지훈은 현우집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백현우학생 집이죠?”

“네, 그런데요?”

“삼선보험입니다. 혹시 백현우학생 부모님 되시나요?”

“네. 엄만데요?”

“아, 예. 그러세요? 지난번에 지급된 백현우학생 생명보험에 문제가 있어서 조만간 한번 찾아뵙고 다시한번 진술을 좀 받아야겠습니다.”

“왜요? 보험금 벌써 지급 받았는데요?”

“예. 항상 보험금은 선 지급해 드립니다. 하지만, 저희가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 이의를 제기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 법이 어딨어요? 한번 줬으면 끝이지.”

“하하~ 예. 가입자분 심정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보험 약관에 그렇게 되어 있어요. 그건 저희 뿐 아니라 모든 보험사도 마찬가집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데요?”

“예. 백현우학생 앞으로 부모님들께서 생명보험을 다수 가입하신 것이 발견되어서요.”

“걱정이 되어서 여러개 가입한건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나요?”

“문제라는 게 아니라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서 확인을 좀 하겠다는 겁니다. 혹시 다음주 중에 저희가 연락 드리고 방문해도 될까요?”

“다음주는 좀 곤란해요. 저희가 좀 바빠서요.”

“알겠습니다. 그럼 그 다음주에 저희가 다시 전화 드리고 방문일정을 잡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우 엄마는 무뚝뚝하게 곧바로 전화를 꺼 버렸다.


지훈은 곧바로 도청장치를 확인해 보았다.

현우 엄마는 지훈의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자기 남편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자기야, 큰일났어. 우리 일 들키게 생겼어.”

“방금 전에 삼선생명에서 전화 왔었어. 우리 보험에 문제가 있다면서.”

“현우 이름으로 생명보험 여러개 가입한 게 확인이 되어서 다음주에 방문하겠다는 걸 바쁘다고 했더니 그 다음주에 다시 전화하고 방문하겠대. 우리 이러다 이거 발각되는 거 아니야?”

“알았어. 이따 집에 와서 얘기해.”


남편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훈의 전화가 이들 부부를 흔들어 놓은 것은 분명해 보였다.


[나쁜 사람들 같으니라고···]

“그래, 나쁜 사람들 맞고 확실하게 자기들이 지은 죄의 대가를 받도록 해 주자.”



현우의 일을 진행시키면서 지훈에게는 한가지 걱정이 생겼다.

이번에 현우의 일을 잘 마무리 짓고 나면 은영이 이승에 남겨진 목적을 달성하고 하늘로 올라가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인 것이다.

은영이 이승에 남겨진 목적이 자기와의 관계를 푸는 것인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돕는 것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최소한 지훈 자신과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비록 은영과 지훈의 관계가 틀어지게 된 계기는 그들의 아기인 동혁이 때문이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아직 완전히 서로 사과하고 위로하고 옛정을 회복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아직 과거의 앙금과 응어리가 남아있는 상태였다.

지훈이 온전히 은영과의 감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만의 시간이 필요한데, 은영의 주변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시간은 이제 고작 10개월 남짓 남았을 뿐이다.

지훈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저녁이 되어 현우의 아빠가 집에 돌아왔다.


“자기야, 이제 우리 어떡하지?”

“걱정하지 마. 우리도 일 시작하기 전에 다 알아봤잖아. 보험 여러개 가입한 거는 심증은 갈 수 있겠지만, 보험금 지급 거절사유는 안되는거고···, 괜히 의심은 가는데 확증은 없으니까 찔러 보는 걸거야. 여기에서 우리가 당황하면 걸려드는거야. 우린 그저 버티고 있기만 하면 돼. 어쩌겠어? 이미 화장 다 해서 재로 만들어 뿌렸는데, 부검해도 못찾는 질소중독을 어떻게 찾겠냐구? 우리가 뭐 청부업자를 쓴 것도 아니고, 우리 둘이 다 처리했으니까 우리만 입다물고 있으면 돼.”

“자기야, 그래도 나 웬지 불안해···”

“내가 벌써 수십번, 수백번 시뮬레이션 해 봤다니까. 우린 걸릴 가능성 제로야, 제로.”

“질소 쓰고 나서 용기랑 도구들은 제대로 확실하게 버렸지?”

“물론이지. 질소는 직접 가서 현금 주고 사왔고, 나중에 질소 탱크는 저수지에 갖다 버렸어. 모두 계획했던 대로 잘 처리했으니 아무 문제 없다구.”


이들의 대화를 듣고 나자 지훈은 이들이 현우를 질소 중독으로 살해했음을 알게 되었다. 질소를 공기 중에 과도하게 풀어 두면 마치 잠을 자듯이 조용히 질식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현우는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죽어 있었다고 말했던 것이다.

지훈이 가장 전율했던 것은 이들은 현우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질 않았고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을 염려하고 있었다.


“자, 걱정이 되면 이런 생각을 해 봐. 우리가 타낸 것과 앞으로 타낼 보험금을 말이야. 모두 합치면 10억이야. 이 돈만 있으면 우리는 평생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다구. 으흐흐~”

“자기야, 그럼 나 명품백 하나 사주라. 샤넬 꺼로 700만원짜리. 자기도 외제차 샀잖아.”

“그래. 내일 백화점 가서 사자. 내가 쏠게. 자기 말 들어서 손해 보는 거 하나도 없으니까 말이야. 현우도 이렇게 돈이 되는 줄 누가 알았겠어? 이게 다 자기 덕분이야. 우하하~”


현우의 엄마, 아빠이면서도 그들에게서는 일말의 죄책감도 찾을 수 없었다.


이들의 대화를 듣던 은영은 분노에 휩싸였다. 은영은 이들을 도저히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는 심정이었다. 어떻게 이들이 현우의 부모라고 할 수 있겠는가.


[오빠, 나 아무래도 현우네 집에 좀 다녀와야겠어요.]

“왜, 모하게?”

[저들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

‘괜히 저놈들 불안하게 만들어서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숨게 만들면 안돼. 알았지?”

[알았어요.]



은영은 이들의 아파트로 찾아갔다.

현우의 엄마, 아빠는 한창 꽃등심을 구워 먹고 있었다.


“어우, 고기 맛있다. 역시 한우 꽃등심이 최고라니까.”

“자기야, 그치? 나도 꽃등심이 제일 맛있더라. 자기 많이 먹어.”

“그래, 그래. 잘 먹어야 마음 다잡아 먹고 버티지 안그럼 못 버텨. 보험사 수사관 놈들 만만한 놈들이 아니라니까.”

“그래도 우리 경찰 앞에서도 꾿꾿하게 잘 버텼잖아, 그치?”

“그럼, 내가 별이 몇갠데···, 범털 애들은 경찰서 가서 조사 받다가 형사가 책상 한번 탕 치면 바로 오줌 지린다니까. 우하하~ 고기 정말 맛있네. 아우~”


은영은 현우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자기네는 편안히 고기를 구워먹고 있는 모습을 보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은영은 식탁 앞에서 한번 소리를 빽~ 하고 질렀다. 그러자, 식탁등과 함께 전기 그릴이 꺼져 버렸다.


“어? 이거 왜이래? 잘 되다 갑자기 꺼졌네?”

“자기야, 전등도 꺼졌어~”

“식탁 위에 올려둔 핸드폰도 꺼졌는데?”

“이상하네. 요자리에 있는 전자제품만 모두 꺼졌어.”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자기야, 부르스타 좀 꺼내와. 거기다 굽자.”


허둥대는 이들을 꼴보기 싫어 은영은 건넌방으로 넘어왔다. 전등을 꺼버리는 것 말고 좀 더 이들을 괴롭히고 벌 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답답했다.

은영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가만 보니 PC가 켜져 있었다.

은영은 자신에게 전기의 흐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 지훈의 말을 떠올렸다.

만약 그렇다면 마우스나 키보드로 입력되어 PC로 전달되는 전기의 흐름도 파악하고 컨트롤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은영은 온 정신을 집중시켜 마우스를 통해 입력되는 신호에 집중해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조종해보려 노력했다. 어떻게 해서든 신호를 조종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모니터에 표시되는 마우스커서를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가만히 정신을 집중하자 마우스의 선을 통해 PC로 전달되는 신호를 어렴풋하게나마 감지할 수 있었다. 은영은 그것을 움직여 보려 노력했다. 그동안 지훈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은영은 전기신호를 상당히 정교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하고 있었다. 애초에 라디오 전파를 손을 움직여 방해하던 것과 현재 자신의 능력은 차원이 달랐다.

이번에 은영은 한차원 더 업그레이드하여 보다 정교한 신호의 조절을 시도해 보려는 것이다.

5분···, 10분···, 집중했으나 실패했다.

은영은 다시 한번 머리와 손끝에 온 정신을 집중하여 느껴보려 애 썼다. 어느정도 흐름이 느껴졌고 이번에는 그걸 움직여 보려 노력했다. 한참을 노력하자 모니터 상에서 마우스커서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야호!~ 신난다. 마우스커서가 움직였어!’


주방에서는 아직도 부부가 고기를 먹으면서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은영은 계속해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한 20분 더 노력하자 드디어 은영은 화면 상에서 마우스커서를 마음대로 움직이고, 버튼을 클릭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는 키보드다!

은영은 키보드의 신호에 집중해 보았다. 키보드는 마우스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신호가 다양하고 복잡했지만, 일단 요령을 터득하자 키가 여러개인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약 20분의 연습만에 은영은 키보드 입력마저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다.


잠시 후,

남편이 건넌방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섰다.


‘아이, 깜짝이야!~’


은영은 자신이 귀신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깜짝 놀랐다.

남편은 방에 들어오더니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에 접속하여 시세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밝은 표정으로 다시 거실로 나갔다.


“비트코인 그 새 5% 더 올랐어.”


남편은 신이 나서 아내에게 말하며 둘은 다시 고기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현우아빠가 들어와서 마우스와 키보드로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은영은 재빨리 그 신호들의 흐름을 느껴보려 애썼다. 키보드의 입력신호들은 매우 빠르게 PC로 전달이 되어 들어갔지만, 은영은 그 신호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다시 은영은 그때 느꼈던 신호대로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에 들어가 현우아빠의 계정으로 로그인 해 보았다.

성공!

로그인이 되었다. 은영은 신이 났다!

PC로 입출력되는 신호들을 감지해 내고 컨트롤하는 것까지 가능해 진 것이다. 은영은 이제 PC를 혼자 힘으로 완벽하게 작동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은영은 PC의 웹브라우저를 구동시키고 그동안의 검색기록들을 확인해 보았다.

질소, 자살, 안락사, 구입처, 구입방법 등의 검색어로 검색했던 기록들이 확인 되었다.


‘불로소득은 환수를 해야지.’


은영은 다시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에 접속해서 임의의 계정을 하나 개설했다. 그 다음 현우아빠의 계정으로 다시 접속해 그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모두를 은영이 방금 개설한 계정에다 0원에 매각했다. 시가로 1억5천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이었다.


여기까지 작업을 마치자 은영은 기진맥진 해졌다. 처음 해보는 일들에 너무 집중한 탓이었다.

은영은 그 집을 떠나 지훈과 현우가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오빠, 좋은 소식 두가지를 가져 왔어요.]

“뭔데?”

[PC를 한번 켜보세요. 제가 PC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개발했어요. 키보드나 마우스를 다루는 것처럼 PC를 사용할 수 있어요.]


지훈은 PC를 켜 두었고, 자신은 가만히 있는데도 PC가 알아서 저절로 로그인이 되고, 웹서핑도 되고 하는 모습을 보니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대단하구나!”

[그리고, 좋은 소식 두번째. 현우아빠는 불법으로 타낸 보험금 일부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더라구요. 제가 PC에 접속해서 그 사람의 비트코인을 전부 제가 새로 만든 계정에 이체했어요. 보세요.]


은영은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에 자신의 계정으로 들어가 지훈에게 잔고를 보여주었다.


“우와, 정말 대단한데?”

[불법으로 얻은 수익은 환수해야죠. 이 돈은 어린이재단 같은데 기부하도록 해요.]

“좋은 생각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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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못하고 죽은 귀신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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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완결] 하늘나라로 18.07.16 286 3 17쪽
28 큐피드의 화살 +2 18.07.14 251 3 13쪽
27 현우 이야기 4 +2 18.02.28 400 10 13쪽
26 현우 이야기 3 +4 18.02.27 325 9 12쪽
» 현우 이야기 2 +2 18.02.24 386 6 12쪽
24 현우 이야기 1 +2 18.02.23 367 6 12쪽
23 지은도 알게 되다 18.02.22 392 9 12쪽
22 수목장 18.02.21 357 9 11쪽
21 은영의 능력 +2 18.02.20 558 10 12쪽
20 은영의 비밀 18.02.18 402 8 12쪽
19 이혼식 +2 18.02.17 501 8 12쪽
18 대화가 필요해 18.02.15 450 8 12쪽
17 선미 이야기 3 18.02.14 461 8 13쪽
16 선미 이야기 2 18.02.13 430 8 12쪽
15 선미 이야기 1 18.02.12 459 8 12쪽
14 친구에서 경쟁자로 18.02.09 477 8 12쪽
13 귀신과의 조우 3 18.02.06 480 9 12쪽
12 귀신과의 조우 2 18.02.05 466 8 11쪽
11 귀신과의 조우 1 18.02.05 500 8 11쪽
10 지훈의 아르바이트 18.02.04 502 9 12쪽
9 산 사람은 살아야 18.02.03 527 8 13쪽
8 작은 복수 18.02.02 519 8 12쪽
7 회상 : 다툼 18.02.01 514 6 12쪽
6 친구들을 사귀다 18.01.31 537 9 11쪽
5 홀로서기 18.01.26 614 10 12쪽
4 회상 : 첫 만남 18.01.25 573 5 12쪽
3 귀신이 되다 18.01.25 598 7 12쪽
2 장례식 18.01.24 697 9 12쪽
1 이혼 하는 날 18.01.23 938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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