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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지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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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MK2
작품등록일 :
2018.01.28 09:41
최근연재일 :
2018.03.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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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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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지배자 (8)

안녕하세요!




DUMMY

[다른 지원자가 올 때까지 모두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게임은 다른 인원이 다 도착할 때까지 휴식입니다.


상태가 3층에 도착하자 보인 것은 마치 어디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건물. 다만 위치는 산위에 있는 것처럼 주변이 우거진 숲이었다.

거기에는 먼저 가있던 이들이 바쁘게 음식을 사 먹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기 온 지 얼마나 됐지?’

음식을 사 먹는 모습을 보자, 당연히 배가 고파진 그였다.

현금은 없지만, 지갑과 카드는 있다. 눈앞에 먹음직스러운 통감자와 어묵, 떡볶이, 핫바 등의 음식들이 널려 있었다.

먼저 도착한 이들, 사실상 제일 먼저 갔다고 하는 대학생 무리가 주린 배를 채우고 있었다.

그중에서 실눈을 뜬 남자는 닭강정을 입에 물며 다가왔다.

“혼자서 왔어요? 진짜 대기 중이라서 편하게 먹어요. 우리가 쓰는 화폐는 그대로 적용이 가능한 거 같더라고요.”

그는 휴게소를 가리켰다.

“아, 이 휴게소 주변은 못 나가니까 괜히 가지 말아요. 제 친구 한 명이 나가려다 죽었으니까요.”

“아···. 그래요?”

상태는 그 말을 듣고, 무언가 불현듯 떠올랐지만 그걸 입에 꺼내지 않았다.

일단은 배고픔을 채우는 게 중요했다.

“아래에는 어때요? 치열하게 싸우나 봐요?”

“당연하지. 누군가를 죽여야 하니까.”

“하아. 잘됐네요. 우리 협력하지 않을래요? 속성은···. 저부터 말하죠. 전 금 속성이에요. 그쪽은?”

자연스레 다가와 자기 속성을 밝히며 친분을 다지려는 남자. 거기다가 진실이라는 걸 과시하기 위해 아예 석판까지 머리 위에 띄워버렸다.

“······.”

아마 보통 사람이라면 상대가 속성을 밝히고 저렇게 말하는데, 자기도 따라서 말했을 것이다.

상대가 저렇게 오픈 했는데, 자기도 당연히 오픈해야 한다. 하지만 상태는 그렇게 순진하지 않았다.

“그거 강제야? 난 밝히기 싫은데.”

한 방에 거절했다. 실눈을 뜬 남자는 잠깐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분노의 기색을 내비쳤지만 이내 훌륭하게 없애버렸다.

단지 이 눈치 빠른 사기꾼인 상태는 그것도 다 봤을 뿐.

“아뇨. 강제는 아니죠. 제가 너무 친한 척했나 봐요.”

“워워. 지금 이래도 나중에 언제라도 협력할 수 있지. 안 그래?”

상태는 아예 손을 내밀어 이 남자와 악수를 했다.

이 잠깐의 대화가 말해주는 건, 하나였다. 이건 정당한 1:1 교환이 아니다.

상대가 자기 패 오픈한다고 상태가 패를 오픈할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심리적인 ‘끌림’으로, 자기도 패를 꺼내야만 정정당당한 것처럼 인식되게 만드는 행위였다.

문제는 상태는 혼자였고, 저 실눈 남자는 대학생 무리. 그것도 리더에 해당되어 보였다.

즉, 자신의 무리가 있으니 패 하나 까도 상대의 정보만 캘 수 있다면 절대 손해가 아니다.

여기서 속성이란 2층에서의 싸움처럼 어지간해서는 승리를 보장케 하는 것.

‘꽤나 교묘한데? 자기 패를 과감히 오픈해서 휘두르는 솜씨가···.’

요주의 인물. 단 5분도 안 되는 대화시간에 상태는 상대가 꽤나 까다롭다고 느꼈다.

아닌 게 아니라 상태가 저 멀리 가고 나서 오는 사람마다, 자기 패를 오픈하는 ‘정정당당한 것 같은’ 행동에 자기 패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단지 상태에게 안 보여주려고, 구석에 가서 공개하긴 했지만 말이다.

‘속성 간의 유불리를 알아내려고 저러는 건가?’

하지만 저 행동 자체에 의문이 들었다. 왜 굳이 저럴까? 정 궁금하면 끝까지 남은 다음에 오면 다 볼 수 있지 않은가.

여기서 잘 생각해야 한다. 상대는 아까도 봤지만, 절대 손해 보기 위해 저런 행동을 하는 게 아니었다.

분명히 상대의 패를 알아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상태의 머리가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것처럼 회전하고 있었다.

‘그래, 저놈들도 먼저 가면서 대가로 무언가 힌트를 얻었을지도 모르지.’

자기만 힌트를 얻는 게 아니다. 상대도 무언가 힌트를 얻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속속들이 싸움을 마친 이들이 들어왔고, 그때마다 저 실눈의 남자에게 패를 까발려졌다.

주변의 이야기에 집중하니 이름은 하성군이라고 하는 작자였는데, 이 대학생 무리를 잘 이끌어서 신망이 대단히 높았다.

결국, 모든 사람이 다 들어올 때까지 저 수에 안 말린 건, 웬 사나운 기질의 여자랑 직장인 연합, 그리고 건달 무리와 마지막 여고생 3명뿐이었다.


[모든 인원이 도착했습니다.]

-총 인원 210명

-게임 시작 1시간 전입니다. 휴식을 즐겨주십시오.


다행히도 간신히 온 인원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사, 살려줘. 너무···. 다쳤어.”

그때였다. 마지막에 도착한 피투성이 남자가 바닥에 쓰러졌다.

아마, 상대랑 치열하게 싸운 듯 보였다.

하지만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지금 사람이 줄면서 여기는 지금 서로 무리를 지으며 연합을 구축하고 있었다.

섣불리 자기 세력 아닌 이를 도와주기가 꺼려지는 상황.

모두가 그 남자를 지켜볼 때였다. 한 여고생이 앞으로 나섰다.

“그래도 도와주는 것 정도는 가능하잖아요.”

늘씬한 키를 자랑하는 이 여고생은 아까 일진 무리에서 괴롭힘 당하던 아이를 구해낸 장본인이었다.

“괜찮아요?”

착한 성품인지, 그렇게 지친 이에게 의약품 같은 걸 주고, 먹을 걸 주는 모습에 주변의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착하네. 얘가.”

주변에서는 조금씩 칭찬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무리도 특출나지 않고, 그냥 또래 3명이 뭉친 이 여고생 무리였는데, 과감히 자기 돈을 털어서 보호해주었다.

하지만 훈훈함에 감탄할 뿐. 어디까지나 ‘감상’이었고, 실제로는 더 도와주지 않았다.

자기 세력 배불리고 먹이는 것만이 중요했다.

그렇게 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모두가 쉬고 있는 와중에 드디어 개시를 알리듯 커다란 화면이 나타났다.


[능력 각성의 장: 꼬리잡기]

-각 속성은 자기 외의 상성 속성을 잡아야 한다.

-무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무리를 지으면 속성 상관없이 서로를 터치해도 ‘판정’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타 무리랑 싸울 때는 단 한 사람만이 나갈 수 있습니다.

-잡는 순간, 석판의 판정 때문에 상성이 아닌 경우는 둘 다 탈락자가 되어 ‘하층민’이 됩니다.

-순위가 높은 자들에게 에테르를 바치고 생환할 수 있습니다.

-높은 에테르 수치를 보유한 이들에게는 5위까지 큰 보상을 드립니다.


“저거 뭔 규칙이야?”

“복잡해···.”

순식간에 여러 사람이 곡소리를 냈다. 이제까지는 되게 단순하게 목걸이나, 석판을 두고 싸우는 규칙이었다면, 이번에는 생각해야 할 게 많았다.

상성 속성이란 물과 불처럼 확실히 제압되는 속성을 말한다.

가령 대지의 상성은 물. 반대로 나무의 상성 속성은 대지다.

“멍청하긴. 말 그대로 꼬리잡기 게임인데.”

상태는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규칙 자체는 더없이 간단했다.

말이야 번지르르해도, 살아남으려면 상성 속성 잡으면 끝이다.

무승부여도 기회가 보장되는 상황, 되려 규칙 자체는 무조건 한쪽이 죽는 이전보다는 온건한 편이었다.

“이리 와!”

바로 그때였다. 한 남자가 작은 아이를 덮치려 하고 있었다.

“사, 살려줘요!”

아직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소년은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고 있었다.

규칙에 따르면 무승부도 바로 하층민이 되는 데, 쫓아다니던 남자는 눈을 희번덕 뜨면서 돌진하고 있었다.

‘봤군.’

여기서 상태가 내리는 결론은 단 하나였다. 분명 저번 게임에서는 결투 때 자기 석판이 드러나게 돼 있었다.

단지 수백 명을 다 기억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한둘 정도는 기억할 수 있다.

저 남자는 영악하게도 자기보다 약한 소년의 석판을 기억해놓은 것.

그렇기에 잡으려고 뛰어다니는 거다.

“시발! 아까부터 그렇고 애한테 개같이 구네!”

하지만 이런 야비하기까지 한 행동은 리스크가 컸다.

갑자기 다른 쪽에서 한 안경 낀 남자가 튀어나와 서로 맞부딪쳤다.


[꼬리잡기 판정을 시작합니다.]

-선상진: 불

-유진석: 물

-유진석 승리


정말로 간단하고 간결한 판정이었다. 더더군다나 야비한 남자가 불이었고, 막은 남자는 물.

하지만 패배자에게는 언제나 그렇듯 잔인한 형벌이 기다려졌다.

“싫어···. 싫다고!”

진 사람에게는 몸이 부풀어 죽는 형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순식간에 아까처럼 인간 풍선이 터지고, 모두가 고개를 돌렸다.

웃기게도 이게 바로 승부의 방식을 정확히 알려준 셈이 되었다.

다들 머릿속에는 그나마 기억하고 있는 자기 상성 속성의 사람들을 찾느라 분주해진 상황.

상태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알겠다. 알겠어. 왜 하성군놈이 석판을 공개하고 물어봤는지. 무슨 생각하는지도 짐작이 가.’

속이 메스꺼워지는 걸 참으며 상태는 이곳을 통과하기 위한 아주 간단한 해결책이 떠올랐다.





“뭐, 멍청한 놈들이 아주 멋진 시범을 보이셨구만.”

하성군. 실눈에 파마머리가 인상적인 이 남자는 빠르게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대학생 무리의 리더이자, 현재 가장 앞선 무리였다.

제일 먼저, 규칙을 파악해서 누구보다도 석판을 이용해 빠르게 탈출했다.

그 과정에서 자기 동기생 3명이 희생됐지만, 자신과 다수가 살면 그만이다.

“성군아. 이 규칙 어떻게 되는 거야?”

“성군아. 부탁해.”

주변의 동기생들은 그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반쯤은 패닉 상태로 이끄는 사람만 있으면 무조건 의지하는 게 사람이다.

하성군 자체도 처음에는 정신이 혼미했지만, 그나마 남들보다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미 제일 먼저 도달한 자답게 힌트가 주어졌다.

‘석판의 속성과 수는 큰 자산이다. 각 속성을 가지는 최대 인원은 100개가 제한이다.’

힌트는 오로지 이것뿐이고, 저 글귀만 봐서는 보통 사람이라면 뭔지 깨닫지 못할지 몰랐다.

하지만 하성군은 알아내었다. 저 힌트의 의미와 뜻을 말이다.

속성과 그 가진 사람의 제한. 즉, 개당 100개씩에서 500명이 선택할 수 있는 만큼의 속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다 파악하기란 쉽지는 않지만,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다 파악하는 순간, 이번 게임은 말 그대로 물마시듯이 쉽게 클리어할 수 있었다.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살아야 한다. 무조건.

하성군은 생각하며, 계산을 시작했다. 그의 언변에 걸려들어 석판을 실토한 인원은 140명.

자신이 데리고 있는 인원 25명을 포함하면 165명의 석판의 수와 종류를 파악한 상태였다.

이곳의 총인원은 210명. 45명만이 그의 제안을을 거절했다.

홀로 미친 듯이 씩씩거리는 사나운 여성, 또 하나는 직장인 연합과 건달무리 같은 문신 무리, 여고생 3명과 부상으로 쓰러진 남자.

또한, 자기들 다음으로 온 묘하게 짜증나는 남자 하나.

‘뭐, 상관없어. 어차피 이, 165명으로부터 정보를 얻으면 되니까.’

하성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기를 기다리는 우민들의 시선에 우쭐함도 느끼면서, 그대로 모두에게 선언했다.

“금속성 제외하고 각 속성 한명 씩만 남고, 하층민으로 가라.”

“뭐?”

그가 선언하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성군아. 갑자기 왜?”

“이기기 위해서야 이건 되려 기회라고. 수가 많다고 좋은 게 아니라 되려 약점이 될 수 있어.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서로 보호가 가능한 이들만 남아야 해.”

하성군은 파마머리를 쓰다듬었다.

“일단, 내 속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대로 금속성이다. 이 금속성은 나무에게 강하지. 얼마 안 되는 목 속성을 견제한다. 반대로 내 약점 속성은 불. 불을 견제하려면 물이 필요하지. 또한, 물은 대지에 약하다······. 이쯤 되면 다 알아들었지? 상호보완적인 5명만이 남아서 ‘방어’를 하고 남들 걸 뺏어야 해. 그리고 너희를 살려주면 돼.”

“어···. 그래도···.”

“말 안 들려? 짜증나게 할래? 지금 저놈들 서로 눈치 보고 있는 거 보면 몰라? 지금 저럴 때 우리가 선점해야 한다고!”

작게, 하지만 확실히 성난 얼굴로 작은 눈을 치켜뜨자, 말을 걸었던 동기 여대생은 바로 고개를 숙였다.

“모두 살기 위해서다. 내 말에 따라줘.”

하성군은 그렇게 말하면서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일단, 25명 중에 20명을 무승부로 탈락시킨다.

10명씩 상성이 아닌 이들로 터치해서 ‘하층민’으로 만들었다.


[하층민 대기실은 떡볶이 코너]

-이쪽에서 대기해야 한다.


화면이 모두에게 뜨고, 10명은 빠르게 하층민으로 격하된 상태로 움직였다.

“그럼 가볼까?”

이 상태에서 통제하기 쉬운 다섯 명의 속성을 이끈 채 그는 사냥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면 거저먹어 보실까?”

하지만 그는 몰랐다. 마치 매의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정상태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작가의말

딩동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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