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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지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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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MK2
작품등록일 :
2018.01.28 09:41
최근연재일 :
2018.03.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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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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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탑의 지배자 (20)

안녕하세요!




DUMMY

“정상태 무리의 약점을 알려준다고?”

회사원 연합의 진 부장은 토실토실한 볼살을 흔들며, 반색했다.

승진에 목매달기에 아랫것들 관리하랴, 윗선 눈치 보는 나날들 속에서 지금까지 살았다.

그런 그에게 지금 투항해온 만수의 제안은 귀가 솔깃한 것이었다.

“하, 하지만. 정상태 쪽은 함부로 건들기 좀 그런데.”

동시에 소심한 마음이 솟아 나왔다. 일단 하성군의 무리가 걸쳐 있는 정상태를 견제하기 위해 연합한 케이스지만, 섣불리 건들기 힘들 정도로 정상태의 위용은 막강했다.

딱히 놀라운 무용을 선보인 것도 아니고, 특출나게 앞서가거나 그러지 않았다.

늘 이긴다.

가장 앞서간다.

그 차이가 크진 않지만 따라잡으려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환상의 안개 같은 존재가 바로 정상태이다.

어찌 보면 타짜가 호구를 낚는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으리라.

틈을 보이고, 계속해서 판을 키우게 해서 잡아먹는 그런 존재.

그러면서도 개평은 두둑이 주고, 몇 번은 잃어주며 살살 녹여버리는 솜씨는 가히 천재적이었다.

“아저씨. 아저씨는 이제 대장이 아니잖아요. 나와.”

고민하는 그의 뒤에서 이 무리의 새로운 대장이 등장했다.

연지우. 새롭게 연힙 하면서 자기들 무리의 대장이 된 자였다.

“정찰 보냈더니, 대박을 잡아 온 거 같군.”

그는 만수를 보며 손뼉을 쳤다.

이들은 원래 힘겹게 힘겹게 몬스터를 잡았지만, 늪 인간에게 두 명이 죽임을 당하고 일단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제기랄. 언제까지 찔끔찔끔 오를 거야? 듣자 하니,

이들도 속성별로 몬스터의 색깔이 다르다는 건 진작 파악했지만, 상태처럼 무기를 바꿔 낀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즉, 역상성을 잡으면 더 높은 포인트를 준다는 걸 모른다.

그런 이들이 결국, 생각한 건 다른 팀들을 뒤통수 치는 것.

그러기 위해서 정찰을 보냈는데, 첫 정찰을 보낸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큰 기회가 다가온 것이다.

“정상태? 그 새끼가 뭐가 무섭다고? 그 모양이니까. 우유부단하고 욕먹지. 아저씨.”

연지우는 이제는 밀려난 권력자를 흘겨보았다. 처음 합칠 때만 해도 동급이었지만, 행동력과 사교성으로 이 연합을 휘어잡았다.

그는 진 부장과는 달랐다. 누구도 건드리기 싫어하는 정상태를 넘볼 생각이었다.

“이 게임은 몬스터같이 자잘하게 버는 게 아니야. 잘 사냥한 다른 팀을 잡아야 하는 거지.”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투항한 만수에게 대검을 겨누었다.

“하지만, 그냥 몸만 와서 의탁하려는 건 아니겠지? 가진 정보, 유용한 정보가 있으면 다 불어.”

“······.”

만수는 잠시 고민하고 있었다. 바스타드 소드라 불리는 저 큰 검에서 느껴지는 위압은 장난이 아니었다.

상대의 진영, 온전하게 살아 돌아갈 희망도 없었다.

“······. 무기 셔플. 서로 다른 속성의 무기를 들 수 있습니다.”

만수는 천천히 자기가 가진 가장 중요한 정보를 털어놓았다.






“숨어있지 말고 나와.”

한창 늪 인간을 도륙 내던 상태는 유세나의 말에 따라 몸을 돌렸다.

유달리 오감이 좋은 유세나가 어느새 다가와서는 상대 무리가 가까워진 걸 알려줬기 때문이다.

“크흐흐흐. 이거, 이거 정상태 씨. 열심히 사냥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

연지우는 어느새, 대검을 어깨에 멘 채로 건들거리며 앞으로 나왔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지가 뭐라도 된 양 남들한테 명령을 내리고 멋대로 하는지 말이야.”

“그래서 단체로 싸워보겠다고?”

상태가 손을 들자마자, 그의 부대가 일치단결하며 방어 포진을 취했다.

“우휴~ 이거 무섭네. 훈련을 잘 시켰나 봐? 하지만 이것 봐. 난전이라면 너나 나나 손쉽게 죽고, 피해도 엄청 클 텐데. 1:1 매치를 제안하지.”

“1:1?”

“그래. 가타부타 다른 사람들 피해 입게 하지 말고, 우리끼리 싸워서 결판을 내잔 말이다. 이긴 쪽이 진 쪽을 마음대로 처분하기. 오케이?”

지우는 씨익 웃었다. 왜 그가 이런 행위를 할까? 이유는 간단했다.

‘저쪽은 정상태만 처리하면 순식간에 무너진다.’

애당초 정상태가 그리 사교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잘 나가니까 모인 집단. 거기서 그 잘나가는 존재를 추락시킨다면, 상대는 알아서 와해한다.

그렇기에 굳이 1:1을 제안하는 그였다.

“아, 그러셔? 내가 거기에 응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상태는 당연히 거부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그도 예상한바.

“그러면 서로 죽고 죽이게 습격하는 수밖에. 확실히 말해두지만, 최대한 개판 나는 걸 기대하라고.”

“흐흠. 뭐, 소원이라면.”

그때, 정상태는 의외로 순순하게 그것에 응해주었다.

“무슨 옛날 일기토도 아니고, 웃기지만 해주지. 장소나 옮길까?”

“크크, 그래. 그게 손실이 서로 크지 않지.”

연지우가 슬쩍 웃었다. 이미 만수로부터 상대가 뭘 들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무기를 안 꺼낸 상태지만, 금속성을 들고 있을 터.

연지우는 지금 불 속성 단검을 품에 숨기고 있었다.

대검은 말 그대로 위장용. 이건 상대의 움직임을 이끈 다음에 불 속성 단검으로 상대를 찌르는 게 목적이었다.

정보, 세상 이치에 걸맞게 정보로 인해 승리하리라.

“모두 물러나.”

상태는 주변인들을 뒤로 무르고, 이제 나무 두 개를 경계선 삼아 지우와 마주섰다.

“뭐, 미리 한 마디 해주자면 너무 뻔한 예측을 하면 큰일 날 걸?”

“후후. 헛짓거리를. 날 교란하려고?”

지우는 속으로 웃음이 터지는 걸 참고 있었다. 상대는 타 속성인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저런 말을 하고 있었다.

‘크크크. 장난하나? 지금쯤 자기만 그 방법을 안다고 자부하겠지. 미안하지만 이미 틀렸어.’

만우로부터 정보를 들어서, 저런 상대의 말은 코웃음 칠 수 있었다.

이제 지우가 해야 할 건, 단 하나. 저 말에 넘어간 척하며 달려들다가 상대의 금속성을 잡는, 화 속성 검으로 박살을 내는 것.

“3초 후부터 시작하지. 3, 2···.”

그가 숫자를 세는 이 순간만큼은 이곳은 그 흔한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지우의 입이 1을 외치는 순간,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경색되었다.

둘 중 하나는 죽는다. 이제 운명을 건 두 집단의 수장이 영화처럼 싸우기 시작했다.

먼저 움직인 쪽은 연지우였다. 그는 보기만 해도 위력적인 대검을 두 손으로 든 채, ‘오버’하기 시작했다.

이 행동은 당연히 품에 숨긴 단검을 꺼내기 위한 사전행동.

연지우는 상대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일부러 옆을 지나가게 던졌다.

한순간에 상태의 움직임이 경직되는 순간, 서로의 품에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한 손이 바삐 움직였다.

“죽어!”

연지우가 우렁차게 외치며, 화 속성의 단검을 든 채 나는 순간이었다.

“병신.”

상태의 입가에 그야말로 악마와도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품에서 나온 건, 화 속성의 단검이 아니라 푸른색의 기운이 감도는 세검이 나왔다.

“······. 뭐?”

두말할 것도 없는 수 속성의 무기. 연지우가 그걸 느끼기도 전에 단숨에 세검이 휘둘러졌다.

깡, 하는 소리와 함께 반으로 잘린 단검. 원래 찌르기가 주 용도인 세검인데도 한 번 휘둘렀는데 무기를 박살내는 위력. 두말 할 것 없는 상성의 차이다.

“어?”

지우가 뭐가 잘못됐는지 깨닫기 전에 이미 사신은 근처에 와 있었다.

머릿속이 느리게 회전하는 상태에서 세검이 지우의 몸통에 박혔다.

“크학!”

지우가 피를 토하고 연이어 몸통에 과격한 공격이 이어졌다.

마치 물방울이 벽을 타고 쓰러지는 것처럼 천천히, 그의 몸이 바닥을 향해 움직였다.

정신은 아득해지고, 시야는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그는 패배했다.

“수고했어. 잘 낚이디?”

대신, 상태가 한 말 자체는 똑똑히 들렸다. 누구한테 하는 소리일까? 연지우가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다.

“하하하. 진짜 무서웠다고요! 그래도 이겼으니 다행이죠. 대장.”

흐릿한 눈에 보이는 건, 바로 투항하러 온 만수. 이 어리벙벙한 상황에서 상태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었다.

“서, 설마?”

그제야 비로소 이 모든 정황이 눈에 보인 지우는 경악했다.

“투항한 자를 바로 믿다니, 바보 아니야?”

상태의 비웃음이 들리고 있었다. 그렇다, 처음부터 작전이었다.

자기들을 낚기 위한 저 두 사람의 쇼이자, 연기.

거기에 지금 자신이 낚여서 잡힌 물고기였다.

“제기랄······.”

외마디 신음이 나왔지만, 이미 기력을 잃어가는 몸은 더 이상의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작가의말

걸렸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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