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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지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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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MK2
작품등록일 :
2018.01.28 09:41
최근연재일 :
2018.03.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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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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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지배자 (29)

안녕하세요!




DUMMY

허무하다.

허무라는 단어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지금만큼은 본래 뜻에 가깝게 사용되고 있었다.

하성군이나 정상태나 그 감정을 공유하며 어이없어하고 있었다.

드디어 밝혀진 흑막. 신과 인간의 사이에서 이들은 끊임없이 이 탑 주를 상상했다.

그런데 나온 건, 배불뚝이에 안경을 낀 대머리였다.

흔히 보는, 그러니까 지하철을 타면 10명 중 2~3명꼴로 만날 수 있는 중년의 남자.

그게 바로 탑의 주인이었다.

“이거, 내 꼴이 너무 볼품없나. 끄끄끄! 인정해. 어쩔 수 없지.”

안경 너머로 보이는 탐욕스러운 두 눈이 작게 가늘어졌다.

어디 일하다 왔는지 셔츠 한자락이 바지에서 튀어나온 상태였다.

이 볼품없는 남자는 여기저기 보풀이 일어난 바지를 털었다.

너무나도 어이없고, 한심한 꼬락서니. 두 사람은 당장이라도 멱살를 잡고, 이 미친놈에게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없이 자기들이 때려눕히면 될 거 같은 중년 남자에게서 범상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

‘이거···.’

상태는 이 기분을 몇 번 느낀 적이 있었다. 그가 클럽에서 방탕하게 노는 재벌 2세를 특급 미인으로 현혹해 그의 휘하로 들어갔을 때다.

당시 병석에 누워있던 재벌 회장은 처음 보자마자 그에게 살의를 보내었다.

입도 제대로 못 움직이는 늙은이가 보이는 굉장한 살의에 상태는 재빨리 물러났다.

아마, 본능적으로는 알 것이다. 자기 집안을 파멸시키려고 온 자이니만큼.

‘그때 당시 다 죽어가는 노인네에게서 느껴졌어. 오래 있으면 간파당하고 내가 당할 거라는 걸 말이야.’

‘인정 못 받은 하층민’을 연기하며 뛰쳐나가지 않았다면 그 뒤로는 복수고 뭐고 없었을 것이다.

결국, 상태는 재벌 2세를 조종해 ‘생을 앞당겼다.’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결론은 하나다.

저 평범하고, 멍청해 보이는 중년 남성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이건 비단 정상태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경험이 자기보다 훨씬 적을 하성군도 초조하게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아, 내 소개를 안 했나? 내 이름은 전보통이야.”

자신의 이름을 밝힌 탑의 주인, 전보통이 드디어 긴장한 이들을 향해 웃었다.

“이름 웃기지? 지금 나와도 잘 맞고, 지금까지 쭉 평범했어. ‘이걸’ 얻기 전까지는 말이야.”

보통이 손가락을 움직이자, 갑자기 이들을 감싸던 벽이 무너지고 삽시간에 교실로 변했다.

‘20년 전 교실 같은 군. 자기가 겪은 상태를 원하는 대로 만드는 건가?’

상태는 낡은 실내화 주머니와 기물들의 상태를 파악했다.

“이것도 가능하지.”

보통이 손가락을 튕기자, 갑자기 그들의 몸을 흙이 포위했다.

동시에 거기에 불벼락과 물줄기들이 주변을 흩뿌리고 있었다.

“우, 우리가 하던 거잖아.”

하성군은 놀라서 중얼거렸다. 그렇다, 보통이 지금 보여주는 능력들은 에테르를 가지고 쓰던 것.

그걸 저 남자가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 난 탑의 주인.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지.”

보통이 말하자, 또다시 두 사람의 표정이 굳어졌다.

“지금 뭐라고 했지? 수많은 탑? 이거 말고 다른 게 있다고?”

상태가 어이없어했다. 이딴 거지 같은 탑이 다른 곳에도 또 존재한다?

“세계의 개변이라는 걸 아나?”

보통은 그 반응에 낄낄거렸다.

“뭐, 평행세계랑 비슷한데. 다른 거야. 평행세계란 알고 있는 사람은 알듯이 너희 둘이 최종 승자가 돼서 이곳에 온 거지만, 그곳에서는 다른 가능성이 나타난 케이스니까.”

“뭐라는 거야?”

하성군이나 정상태나 이해하지 못했다. 이 정신 나간 걸 만든 놈이니 범상치 않다는 건 확실한데, 평행세계랑 세계의 개변은 또 뭐란 말인가.

“세계의 개변은 바로 이거야.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세계에서 너희랑 나는 이렇게 만났지. 하지만 그 사실이 없어지고, 평범한 대학생과 직장인이 되는 것. 평행세계도 아니고, 세계 자체가 가능성을 바꿔버린 거다.”

“어쩌라고. 그래서? 지금 우리 세계가 개변이라도 됐나? 그래서 이 힘은 대체 뭔데?”

하성군이 따져 물었다.

보통은 두 손을 들고 워워, 하며 어느새 테이블을 만들어 차를 대접했다.

“무작정 싸우고 와서 힘들지 않나? 차랑 음식은 대접해주지. 아, 이상한 건 안 들었다. 탑의 주인은 ‘정정당당’하게 마지막 생존자들과 싸워 이겨야 하거든. 마셔.”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넌, 지금까지 사람을 죽고, 죽이게 하고 이 자리로 불렀다. 근데 먹인다고? 오히려 확정되지 않은 말로 신뢰를 불러일으키는 게 속임수의 기초다.”

상태가 따지자, 보통은 껄껄 웃었다.

“캬아! 역시, 통과한 놈답게 말에도 날이 서 있군. 이거, 안 믿으면 쉬지도 않을 놈들이네. 바로 보여주지.”


[최후의 대결 규칙]

-탑의 주인은 최후의 대결 전까지 선발자들에게 어떠한 위해나 고통을 주지 못한다.

-승부는 정당해야 한다.

-탑의 주인은 이 모든 사항을 친절하게 설명해줄 의무를 걷는다.

-이걸 어길 시 탑의 주인은 패널티를 받는다.


모두의 앞에 뜬 규칙. 하지만 이것만으로 두 사

람은 움직이지 않았다.

“자자. 그러면 시험해볼까?”

보통은 자그마한 불길을 일으켜 갑자기 상태를 공격했다.


[방어 프로그램을 가동합니다.]


동시에 두 사람에게는 주황빛의 투명학 벽이 생기면서 그 공격을 막았다.


[패널티가 작동합니다.]


동시에 상태창이 바뀌더니, 섬광과도 같은 빛이 보통의 팔을 직격했다.


[이틀 동안 팔의 마비가 지속됩니다.]


“허허허. 이거 위치가 제멋대로군.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음. 두 팔이 그랬으면 아무것도 못 할 뻔했잖아.”

패널티를 받은 보통은 움직이지 않은 오른팔을 보여주면서, 두 사람에게 확실히 깨닫게 했다.

“....”

“....”

저 정도면 거짓은 아니다. 확실한 보증이 되자, 상태와 하성군은 바로 테이블에 앉았다.

“크흐흐. 이게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자고.”

그가 손가락을 까딱거리자, 테이블에는 갖가지 음식들이 열매처럼 돋아나왔다.

흔히들 알고 있는 푸아그라나, 캐비어 같은 3대 진미에서부터 포도주와 각종 최상급 술들이 테이블에 넘치고 있었다.

하성관 정상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생성된 포크와 숟가락을 이용해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최후의 대결 전에 먹는 만찬. 정말로 최후의 만찬이라고 할 수 있었다.

“먹으면서 들어. 세계의 개변이라고 했지? 이 세계는 이미 한 번 개변 되었어. 그 개변된 세계가 어떤 건지 알아? 놀라운 거야. 바로 던전이라는 게 생겨나서, 사람들이 특수 능력을 갖추고 사냥하는 거야.”

“뭔, 개소리야?”

하성군이 어이가 없단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지금 이 상황도 비정상적이지만 저 남자가 말하는 건 상상도 못 한 거였다.

“하하하. 아니, 자세히 들어봐. 그 세계에는 던전이 나타났는데, 사실 이건 개변 전 세계와 이어진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 거야. 그 던전들은 갈고 닦은 시험자를 모아서 소원을 빌게 하는 거지.”

추잡스럽게 캐비어를 입안에서 우물거리는 보통은 눈빛을 빛냈다.

“그 소원이 뭔지 알아? 세계를 바꿀 수도 있는 소원. 내가 지금은 회사원이지만 어느 재벌이 되고, 어느 나라의 왕이 되고. 언어도 다른데 말이 통하는 그런 세계를 만들 수 있지. 그런 대단한 게 세계에 나타났다고.”

“그거랑 지금 이 생성물이 관계있는 건가?”

상태가 말하자, 보통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그 전조야. 힘을 얻고, 최종적으로 다른 이들을 쓰러트려야만 얻을 수 있는 것. 우리는 지금 그 소원을 부활시키고 싶은 거야.”

보통이 씨익 웃었다. 놀라운 사실의 연속이지만, 이건 이제 막 시작이었을 뿐이었다.


작가의말

흑막?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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