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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초감각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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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s
작품등록일 :
2018.02.03 08:39
최근연재일 :
2018.03.1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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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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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DUMMY

강민세는 자신이 있었다.

적어도 반전곰이 기묘한 행동을 보이기 전까지는.


놈의 가슴이 부풀어졌다 줄어들며 주변에 마력이 희미한 띠를 만들기 시작했다.


-반전곰이 영력을 집중합니다.


안도의 머릿속으로 정보가 흘러들었다. 영력 집중은 놈이 가진 능력의 핵심 중 하나다. 이제 놈은 한층 빠르고 강하게 움직일 것이다. 기본적인 스탯의 상승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회로의 강화로 얻는 특별한 능력은 없었으니까.


‘그게 더 큰일이야.’


이제 강민세의 능력으로는 절대 반전곰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없다. 강민세 역시 빛의 띠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는지 표정이 굳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것은, 그 몹쓸 자존심 때문이었다.


“으아아아아아!”


열등감과 자존심, 적에 대한 판단 미스. 그 모든 것들이 그를 죽음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본래라면 그는 분명 죽을 운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도가 그 운명을 바꿔놓았다.




반전곰과 강민세의 사이에 끼어든 안도가 날카롭게 파고든 발톱을 막아냈다. 급히 온 탓에 충격을 미처 완화시키지도 못한 그는 그대로 땅에 처박혔다. 어찌나 세게 부딪혔는지 하늘이 노랗게 보일 지경이었다.


그 틈을 타 강민세가 촘촘한 형태로 얽힌 반전곰의 털에 맥없이 막혀버렸다. 이상할 정도로 힘이 없는 모습. 안도는 그 이유를 바로 알아차렸다.


‘열등감의 요괴.’


썩은 동태눈깔을 하고 있는 강민세. 마지막 순간 죽음을 직감했던 그는 한순간에 전의를 잃어버린 것이다.


“으. 으으.”


자리에 주저앉는 강민세를 보며 안도가 혀를 찼다. 글렀다. 저 상태로는 전투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반전곰도 강민세의 상태를 알아차렸는지 공격이 안도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흐릿해졌다가 선명해지기를 반복하는 형체가 번갈아가며 발톱을 내지른다. 그 속도는 안도가 감히 따라가기 어려웠다. 미리 봐뒀던 반전곰의 순발은 안도와 같은 C+등급. 거기에 흰 띠로 인한 버프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

안도의 전신에 발톱으로 인한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젠장! 저 사람 때문에!”

“제가 그쪽으로 합류할까요?”


서승휘와 도기원이 외쳤다.


“아뇨! 지금 오면 끝입니다!”


반전곰이 영체화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서승휘의 견제 덕분이다.

영체화 상태에 타격을 주기 위해 빠른 마력탄 위주의 타격기를 사용하던 그녀는 지금은 마력탄과 마력끈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었다. 반전곰의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제약하기 위해서였다.

도기원이 빠지면 그 역할을 하는 서승휘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었다.


“서승휘 씨. 세게 두 방! 가능합니까!”

“한 방이 아니고 두 방이요?”


반전곰의 공격을 피하느라 대답이 조금 늦어졌다.


“예. 연속해서··· 한 방으로는 놈을 잡을 수 없을 겁니다!”

“···가능은 해요!”


그러리라 짐작했다. 그녀의 능력은 처음 만난 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확인했으니까. 그러나 무엇 때문인지 서승휘의 얼굴은 어두웠다.


“하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해요! 혼자서 버틸 수 없을 텐데.”

“가능···합니다! 조금 위험하지만.”


서승휘는 더 묻지 않고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안도에게는 지옥 같은 시간이 시작됐다.



초감각은 상대의 정보를 읽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단지 그뿐이었다면 안도는 감히 홀로 반전곰에 맞설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둠불가사리와 왕 거드름두꺼비를 상대했을 때처럼, 초감각은 전투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초감각은 반전곰의 공격 경로를 예지에 가깝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해줬다.


끼이익


검과 발톱이 마찰하며 기분 나쁜 소리가 났다.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발톱은 원래 머리를 꿰뚫었을 것을 안도가 혼신의 힘을 다해 경로를 바꾼 것이었다.


“큭.”


흰 띠는 전혀 희미해질 기색이 없었다. 이어지는 공방은 아슬아슬함의 연속이었다. 이전보다는 나았다. 결국 안도는 한 번의 상처도 입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서승휘의 양손에 막대한 마력이 뭉쳤다. 반전곰이 그걸 알아차리더니 움직임이 어색해졌다. 본능적으로 서승휘를 막기 위해 움직이려다 거대한 방패와 함께 자리 잡은 도기원을 보고 멈칫한 것이다.

안도는 그 틈에 반전곰의 뒷다리에 칼침을 놓았다. 처음으로 제대로 들어간 공격이었다.


구우우우!


반전곰이 다시 안도를 노려보며 발톱을 세웠다. 그러나 제대로 하는 공격도 맞지 않는 판에 다급히 찔러 넣은 발톱이 맞을 리 만무했다.

안도는 이전보다 손쉽게 공격을 피해냈다.

그리고 서승휘가 만들어낸 푸른색의 마력탄이 반전곰에게 적중했다.


구와아아악!


반전곰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안도가 그 틈을 타 놈의 심장을 노렸고, 반전곰은 그것을 알아차리고 영체화했다.

두 번째 마력탄이 날아든 것은 정확히 그 타이밍이었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반전곰의 영체화가 풀렸다. 몸 주변을 휘감던 빛의 띠도 고장난 전등처럼 깜빡거리다 사라졌다. 안도는 휘청거리는 놈의 심장에 검을 박아 넣었다.



“저 사람. 괜찮은 거예요?”

“모르겠습니다.”


서승휘가 반쯤 넋이 나간 강민세를 보며 안도에게 속삭였다.


“완전 맛 간 것 같은데. 어지간히 무서웠나보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었다. 강민세가 지금 저러고 있는 건 반전곰 때문이 아니었다. 그랬다면 놈이 사라진 지금 슬슬 회복되는 기미가 있어야 했다.

그보다는 안도에 대한 전의를 상실해서라고 보는 것이 맞을 터였다.


“안도 씨 정말 대단하네요. 정말 C등급 맞아요?”

“맞습니다.”

“근데 어떻게 반전곰의 공격을 다 받아낸 거예요?”


서승휘는 진지하게 그것이 궁금한 기색이었다. 도기원은 순수히 감탄하는 기색이었고. 어쨌건 안도의 움직임이 놀라웠던 것은 둘 모두 받은 인상이었다.


“스탯 물어봐도 돼요?”

“물론 안 되죠.”

“에이.”

“저희는 여기서 대기하면 되는 겁니까?”


도기원이 방패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그는 아쉬운 기색이었다. 이번 전투에서 그가 한 것이라고는 반전곰과 한 번 부딪쳐서 나가떨어진 것 밖에 없으니 그럴 법도 했다. 물론 실제로는 서승휘를 지키는 중요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그래야 할 것 같···.”




안도가 대답하려는 찰나 멀리서 화광과 함께 폭음이 울렸다. 그들이 있는 산의 중턱보다 더 위쪽. 그러니까 예정대로라면 키퍼즈에서 석굴선생을 토벌하기로 한 위치였다.


“시작됐나보군요.”


여태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석굴선생을 잡는다는 건 상당한 싸움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도기원과 서승휘의 얼굴이 이상했다.


“왜 그러는···. 설마.”


그 표정이 의미하는 바는 한 가지였다.


“저길 가려고 하는 겁니까?”




가까이 갈수록 열기가 더해졌다. 불타는 숲에서 나는 연기와 재가 온통 공기를 뒤덮고 있었다. 콜록거리는 서승휘를 향해 도기원이 손수건을 내밀었다.


“고마워요.”

“뭘요.”

“솔직히 이렇게 다 같이 가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저야 석굴선생에게 흥미가 있어서 그런다고 해도.”

“저도 이대로 가기에는 조금 아쉬워서요.”


서승휘가 ‘그쪽은 왜?’라는 듯한 시선을 담고 안도를 바라봤다. 그녀는 순수히 학문적인 호기심 때문에 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도기원의 경우에는 제대로 싸워보지 못해 쌓인 욕구불만과 강한 자를 보고 싶다는 호승심이 뒤섞인 것이었고.


“저는··· 반반이라고 해두죠.”

“반반이요?”

“뭐 그렇습니다.”


아리송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서승휘였다.

그렇게 다시 산을 오르기를 십여 분. 근처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따라가지 말고 여기에 집중해! 젠장! 이 망할 불은 잘 꺼지지도 않네.”

“어이! 거기 너희들은 아래쪽에 가서 바람이나 물 속성 마법 쓸 수 있는 플레이어 찾아와! 뭐? 계약? 지금 그딴 게 중요해? 일단 불러와!”


핏대를 세우며 지휘하는 것은 부팀장급의 인사들이었다. 그 아래의 요원들은 분주히 뛰어다니며 불을 끄거나 불길을 한쪽으로 유도하고 있었다.


“야! 그걸 거기로 쓰러뜨리면 어떡해!”

“죄송합니다!”


소란스러운 와중에 안도 일행은 슬금슬금 불길을 피해 전진했다. 그리고 마침내 석굴선생을 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인간의 것이라 볼 수 없는 커다란 눈이었다. 성인 남성의 주먹만 한 눈. 석굴선생은 그것을 반개한 채로 움직이고 있었다.

키는 2미터 정도였는데 머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비율로 따지면 4등신 쯤 되어보였다. 전신을 덮은 붉은 털도 시선을 잡아 끌었다.


“저게 석굴선생···.”


서승휘가 중얼거렸다. 탐구대상을 실제로 만난 그녀는 벅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상하네요.”


도기원이 중얼거렸다. 그는 석굴선생을 잠깐 바라보다 맞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금빛의 지팡이를 들고 석굴선생과 대치하고 있었다.

군데군데 찢어지고 그을린 도포는 패션이 아니라면 분명 공격으로 인한 손상일 것이다.


“생각보다 상황이 어려워 보이는데요.”


「현월대사」 공무도.

키퍼즈 신대구광역지부장이자 신대구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 무려 A-라는 경이적인 등급의 소유자였다. 한국에서도 채 서른 명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A단계의 플레이어.

그런 그가 석굴선생에게 당하고 있다는 것은 이상했다.


랭크 6의 몬스터는 플레이어로 치면 B에서 B+ 정도의 등급이었다. 그 안에서 아무리 강해도 공무도와 비슷하거나 조금 못 미쳐야 정상. 그렇지 않다면 랭크 분류가 잘못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조금 더 지켜보죠.”


안도는 그렇게 말하며 초감각을 활용했다.


「석굴선생」

등급 : 7

능력 : 순발(C), 집중(A-), 마력(A-), 근력(C), 지구(B+), 원소저항(B-), 주술(A-), 화선화박(火船火舶)(A-), 육중결계(六中結界)(A-), 예지(A+)

설명 : 석굴에 살며 미래를 예언한다고 알려진 요괴 현자. 형태는 다양하게 변하지만 항상 인간과 유사하며, 붉은 털이 온 몸에 나있다. 주술을 사용하며, 제한적으로 미래를 예지할 수 있다. 모종의 이유로 예지의 등급이 5단계 상승했다.


‘등급 분류가 잘못된 게 아니라 등급이 오른 거군.’


원래 B- 등급이었을 예지가 A+등급이 되었다는 뜻이다. 가져본 적 없는 능력이지만 5등급이 상승했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가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보인다! 보인다!


석굴선생이 양손을 하늘로 뻗은 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자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현월대사를 강타했다. 황금빛의 막이 생겨나며 그것을 떨쳐냈다.


“무엇이 보인다는 게냐!”


황금빛 지팡이가 정확히 석굴선생을 가리켰다. 그러자 족제비 같이 생긴 동물들이 지팡이에서 나와 석굴선생을 향해 달려갔다. 족제비들이 움직인 길을 따라 금빛선이 반짝였다.

석굴선생이 손을 들어 바닥을 쿵쿵 찧었다. 땅이 흔들리더니 족제비를 하나 둘씩 덮어버렸다.


-아아! 다문천이여! 나를 적대하는 이에게 어찌 힘을 주는 것인가!


석굴선생의 말에 현월대사의 몸에서 일렁이던 금빛이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한 손에는 탑을 들고 한 손에는 깃발을 든 거인의 형상이 노인의 등 뒤로 나타났다.


「다문천왕」

등급 : 10(-3)

능력 : 순발(A), 집중(A), 마력(A), 근력(A), 지구(A), 원소저항(A), 물리저항(A), 가호(A), 다문(多聞)(S+), 권속 부리기(A), 야차의 장(夜叉之場)(A), 나찰의 계(羅刹之界)(A), 불토선언(A), 초월의 격(A)

설명 : 수미산 북쪽에 머무르는 천왕. 야차와 나찰, 족제비를 권속으로 부리며 한시적으로 일정 영역을 불국정토로 선언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호 상태로, ‘다문’을 제외한 모든 능력의 등급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초월적인 존재를 목격합니다.

-사용자의 격이 약간 상승합니다.


“저건···!”

“···다문천왕.”


감격에 찬 서승휘의 목소리와 낮게 중얼거리는 도기원의 목소리가 교차했다. 그런데 석굴선생을 바라보던 황금빛 거인의 시선이 일순 그들을 향했다.


-들리는구나. 누군가 나에 대해 속삭이는 소리가.


스르륵


유령처럼 움직인 형체가 안도 일행을 향해 다가왔다. 그 뜬금없는 행동에 석굴선생도, 현월대사도 당황했는지 그대로 멈춰 섰다.


-누구냐. 감히 불국정토를 수호하는 사천왕의 것을 허락도 없이 엿보고 속삭이는 자가.


말이 끝남과 동시에 황금빛 안광이 안도 일행을 훑었다. 서승휘, 도기원을 지난 시선이 안도에게 닿은 순간이었다.

거인의 형체가 휘청하더니 몇 차례 희미해졌다 선명해지기를 반복했다. 이윽고 그로부터 당황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너는 누구지?


작가의말

추천, 선작 감사합니다.

다들 남은 연휴도 즐겁게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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