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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상가, 신급 각성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부기스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8.02.04 22:02
최근연재일 :
2018.05.04 06:13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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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62
추천수 :
976
글자수 :
380,162

작성
18.04.0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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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7쪽

배연우(2)

DUMMY

***


익현의 손에 들려 있는 '정화의 창'이 어두운 안개를 조금씩 걷어낸다.

'정화의 창'은 익현의 밝은 마력을 끝도 없이 먹어치우며 찬란한 광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익현은 캄캄한 안개를 뚫고 증오에 몸을 맡긴 청년을 주시했다.

저와 같은 눈빛을 보면 어린 시절의 자신을 투영하게 된다.

무법도시 '우루아'에서 나고 자란 익현은 항상 세상을 증오했었다.

'우루아'를 만들어낸 황제를 저주했으며.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어른들을 원망했었다.


"익순한 눈빛이로군."


네 녀석들은 왜 혁명하지 않는가.

너희들은 왜 인륜을 저버렸는가!

내가 너희들의 악마가 되리라.

내가 직접 이 도시의 법이 되리라!

익현은 눈에 보이는 모든 갱을 죽여나갔다.

자신이 행하는 모든 행위를 '정의'라 칭하며 자위했었다.

익현은 그렇게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어만 갔다.


"내가 네 증오를 받아주마."


그런 익현에겐 꽃보다 아름다운 행운이 찾아왔었다.

- 안타까운 아이로구나. 그 비좁은 우물에서 내가 너를 꺼내주마.

자신의 증오를 품어주는 멋진 스승이 나타났다.

- 나와 함께 '우루아'를 바꿔보자! 너와 나는 힘들겠지만, 우리는 가능해!

자신의 이상을 지지해 주는 친구를 만났다.

- 형님! 형님의 짐은 저희가 나눠 받겠습니다! 형님은 혼자가 아니에요!

자신의 의지를 지탱해주는 믿음직한 부하가 모여들었다.

익현은 그들 덕분에 증오라는 괴물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익현이 증오로부터 벗어난 그 순간 보지 않고 듣지 않았던 도시 '우루아'의 삶을 볼 수 있었다.

증오라는 우물에 갇힌 익현은 우물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깨달을 수 있었다.


"와라!"


익현은 보잘것없는 증오라는 감정에 몸을 맡긴 지난 나날을 후회했다.

자신이 죽인 이들 중 무고한 이들도 있었다.

증오라는 감정에 휘둘려 미래를 망치고 과거를 후회하는 나날.

익현은 자신과 같은 눈빛을 지닌 저 작고 여린 아이가 낯설지 않았다.


"아는 척 하지 마라!"


자신의 어린 시절과 똑같은 눈빛을 지니고 있는 청년.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나게 만드는 청년을 익현은 내버려 둘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 '무법도시'에서 제국의 함정에 빠진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익현은 한 발 앞으로 발을 내디뎠다.

익현은 한결같았다.

익현은 자신에게 똑같은 상황이 주어진다면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익현은 증오를 불태우는 청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주고 싶었다.


"네까짓게 뭘 안다고 떠드냔 말이다! 만독(萬毒)의 안개!"


그림자 리더가 스킬을 사용한 순간, 익현의 주위에 퍼져있던 어두운 안개가 순식간에 끓어올랐다.

기체가 액체가 되듯 안개가 끓어올랐고 액체가 익현의 피부에 닿는 순간 믿을 수 없는 짜릿함이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펄펄 끓는 독의 안개가 익현의 질긴 피부를 조금씩 녹이며 증기를 피워 내기 시작했다.

독의 안개에 의해 익현의 정신이 조금씩 몽롱해져 간다.

익현은 급히 숨을 참아내며 그림자 리더의 움직임을 살폈다.

스킬 '안개의 미로' 때문에 마비된 오감을 뚫어내느라 마력을 다소 소비해 버렸다.

익현은 여기서 시간을 더 끌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흡!"


자리를 박찬 익현이 그림자 리더에게 쇄도했다.

이어서 익현의 손이 부드럽게 움직이며 '정화의 창'이 어두운 안개를 걷어내고 완만한 곡선을 만들어 낸다.


"칫, 승화!"


깡! 깡! 깡!

마력으로 조여진 안개의 장막에 익현의 창이 가로막혔다.

그림자 리더의 의지에 따라 안개가 고체화되며 익현의 공격을 막아냈다.

정화의 창 후미에 달린 창날을 이용해 익현이 빠르게 공격을 연계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장막이 나타나며 공격을 계속해서 튕겨 냈다.

그림자 리더를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것은 익현에게도 쉽지가 않은 일이다.


"관통(貫通)!"


익현의 창이 근육의 반동을 이용해 일직선으로 빠르게 찔러 들어간다.

날카로운 공격이 그림자 리더의 어깨를 향해 찔러 들어갔다.

승화된 검은 안개마저 갈라버리며 모든 물질을 꿰뚫을 듯한 하얀 광선이 전방을 향해 쏘아진다.

콰광! 펑!

검은 안개를 뚫고 날아간 마력이 하늘 끝까지 닿으며 궤도에 있던 모든 건물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큭! 압축!"


익현의 창에 아슬아슬하게 반응한 그림자 리더가 몸을 움직여 피했지만, 오른쪽 어깨의 일부분이 터져나간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익현의 공격이 그림자 리더에게 닿음과 동시에 검은 안개가 익현을 뒤로 밀어낸다.

하지만 검은 안개는 익현을 저지할 수 없었다.

익현은 압력을 받아내며 다시 그림자 리더에게 달려들었다.

급박한 위기감을 느낀 그림자 리더는 마력을 꾸역꾸역 쥐어짜네 S급 스킬을 다시 한번 시전했다.


"크억! 젠장, 안개의 미로!"


검은 안개가 푹 내려앉으며 그림자 리더와 익현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눈을 감은 것처럼 익현의 시야가 어두워지고 귀가 먹먹해진다.

또, 후각이 마비되고 혀의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손에 들려있어야 할 정화의 창도 피부에 잡히는 느낌이 없다.

익현은 조금씩 줄어가는 마력을 느끼며 정신을 집중했다.


'어디에 있지?'


사방에 마력을 흘려도 그림자 리더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감을 차단하는 성가시기 짝이 없는 스킬이다.

익현은 정신을 집중에 손에 들려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정화의 창을 천천히 움직이며 심상을 구현했다.

감각은 없어졌지만 익숙한 창의 기척은 느껴진다.

익현의 심상에서 구현되는 창술이 현실에 실현되는 것을 느끼며 익현은 하얀빛을 띈 정화의 창을 계속해서 움직였다.

정화의 창이 밝은 빛을 뿜어내며 새까만 도화지에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 간다.

휙, 휙, 쉭, 쉭, 쉭, 쉭!


"-.... -.... -.... -....'


익현의 입이 쉴 새 없이 움직였으나 그의 목에서는 어떤 소리도 새어 나오지 않았다.

정화의 창에서 피어오르는 밝은 빛이 익현의 시야에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한다.

익현은 심상에서 펼쳐지는 창술과 같은 잔상을 바라보며 어둠을 몰아냈다.


"내 증오를 안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모든 악을 도려낼 것이야! 죽어라! 이 사회의 쓰레기 자식아!"


어둠을 몰아낸 익현의 두 눈에는 수없이 많은 병기가 들어왔다.

바닥에 널려있던, 그리고 조직원들의 손에 들려있던 칼과 창, 단검과 방패들이 사방에서 익현을 향해 뻗어왔다.


"안개의 소용돌이!"


전장의 병장기가 안개의 힘을 빌려 익현을 향해 날아온다.

병장기가 소용돌이치듯 힘차게 회전해 갔다.

익현이 도망칠 공간을 없애버리겠다는 듯 빽빽이 들어차며 거리를 좁혀온다.

익현은 멈추지 않고 정화의 창을 계속해서 돌렸다.

빠르게 날아드는 병장기보다 더 빨리 돌아가는 익현의 창에 의해 하얀빛의 구체가 서서히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보아라. 나는 네 은인이 될 자이니. 내가 널 바른길로 인도해주마."


말을 끝낸 익현의 손이 조금 더 바삐 움직인다.

익현의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하얀 구체가 폭발할 것처럼 요동쳤다.

안개가 쏘아낸 병장기들이 빛의 구체에 맞닿기 직전.

정화의 창이 바닥을 향해 깊숙이 파고 들어갔다.

이어서 익현의 입이 열렸다.


"멸(滅)!"


정화의 창이 땅에 박힘과 동시에 거세게 진동했다.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처럼 정화의 창이 세차게 박동하며 빛을 사방에 퍼트리기 시작했다.


"무슨···! 끄아아악!"


빛의 구체가 폭발하며 온 세상을 빛으로 물들여 간다.

익현을 향해 날아오던 병장기들이 힘을 잃고 바닥에 떨어졌으며 검은 안개에 담겨 있던 그림자 리더의 마력이 산산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빛의 구체는 관악구 전체를 물들일 정도로 멀리 퍼져나갔다.

하나의 도시를 삼킬만한 거대한 빛의 폭발.

익현은 마력을 다 써버릴 정도로 모든 마력을 쏟아부었고 결과 주변에 깔린 검은 안개를 완전히 몰아내 버렸다.


익현의 창술, 멸(滅)은 상대의 힘을 무(無)로 만들어 버리는 절예의 기술이었다.

그런 멸(滅)에 익현의 마력이 더해지자 그의 창에서 쏟아져 나온 빛은 닿는 모든 생명체의 마력을 무로 만들어 버렸다.

빛은 그림자 리더의 정신을 삼켜 갔고 하늘을 향해 끝없이 뻗어 나갔다.


"······."


털썩!

그림자 리더의 신체가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림자 리더는 S급 최상위 각성자지만 마력계 각성자라는 사실은 변함없었다.

그렇게 검은 안개를 구성하던 마력과 그림자 리더의 몸에 잔류해 있던 마력은 빛에 맞닿으며 증발하듯 모두 사라졌다.

그림자 리더의 정신은 사라진 마력과 함께 꺼져 버렸다.



***


"하아······. 하아······. 하아······. 하아악···!"


- 아저씨이이이이이이이!


숨을 헐떡이는 배연우의 눈에 울부짖고 있는 어린 시절의 모습이 보였다.

하얀빛에 휩싸여 정신을 잃은 후 눈에 들어온 장면.

무슨일이 일어난 건지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또 다른 장면이 눈앞에 재생되었다.


-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 엄마! 엄마아아아아!

- 이보게······. 얼마면 되겠나! 목숨만은 살려주게!

- 으흐흐. 코알라가 보내서 왔나. 젠장, 너를 저주하리라······.


협회장 윤문식의 명령을 받아 시작된 '그림자'의 생활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의 배연우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을 한 명씩, 한 명씩 죽이고 있는 배연우.

배연우는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똑똑히 마주했다.

증오라는 상자 안에 갇혀 있던 진실이 배연우의 눈에 하나도 빠짐없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 내가······. 내가 당신에게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요······.

- 저흰, 저흰 그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 하늘이 지켜보고 모든 신이 네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 너를 저주한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나를 죽인단 말이냐!

- 우리 아버지는 왜 죽이셨어요.

- 우리 형이 무슨 잘못을 했는데···!

- 죽어라! 서이랑의 원수!


자신이 죽인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친인이 배연우를 향해 다가왔다.

그들이 내뻗는 손에 의해 배연우의 목이 조금씩 조여지기 시작했다.


"아··· 아니야. 난······. 난···!"


배연우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물을 마주할수록 배연우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배연우는 칼을 휘둘렀다.


"오··· 오지마···! 오지마! 저리 가!"


어느샌가 손에 들려있는 칼.

배연우는 자신이 휘두르는 칼에 찢겨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헛숨을 삼켰다.


"아··· 안돼!"


그리고 배연우는 볼 수 있었다.

자신을 원망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던 박성현을.

박성현이 배연우를 향해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손을 뻗고 있었다.

배연우는 손에 들려 있는 칼날을 자신도 모르게 박성현의 목을 향해 휘둘렀다.


"안돼!"


아무리 멈추려고 해도 손은 멈춰지지 않았다.

배연우가 휘두른 칼에 박성현의 목이 과거처럼 똑같은 모양으로 떨어져 나간다.


"안돼에에에에!"


박성현의 목을 베고서야 손에서 칼이 떨어졌다.

배연우는 믿고 싶지 않은 광경에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그때, 원망 서린 박성현의 목소리가 배연우에게 들려왔다.

배연우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 어떻게···. 어떻게 네가 내게 이럴 수 있는 거니······. 연우야···!

"아··· 아저씨. 이건······. 이건 아니에요···! 아······. 이건······."


박성현의 목소리에 배연우의 입술이 시퍼렇게 변해갔다.


"이건······. 이건······."


배현우는 밀려오는 감정의 폭풍에 의해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박성현에 이어 자신이 죽여온 사람들의 애통함이 밀려온다.

죽은 이들의 가족과 친지의 한 맺힌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박성현의 한탄 썩인 한숨이 배연우의 가슴을 후벼판다.


"어윽···. 아악······."


배연우의 목은 호흡이 곤란해 질정도로 바짝 조여졌다.


- 리더? 이건 모두 자업자득 아니겠어?

- 우리 세계가 이런 것은 당연하잖아? 리더, 서로 이해하며 살자고?

- 못난 놈! 어떻게 임무 하나 제대로 성공하지 못하느냐!


"······."


그림자의 부하들이 병장기를 들어 올리며 배연우를 둘러싼다.

그들의 중심에서 협화장 윤문식이 배연우를 향해 삿대질하며 그를 질타했다.

자신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박성현이 죽기 전 건넨 말이 배연우의 머릿속에 울려 퍼진다.

박성현과 함께한 1년의 세월이 배연우에게 떠오른다.


"······."


시간을 되돌리듯 미래에서 과거로 기억이 천천히 회상되어 간다.

보고 싶은 박성현이 나타난다.

다정한 박성현의 모습이 천천히 지나간다.


- 연우야, 증오하지 마라. 절대 복수할 생각을 하지 마라. 너는 나처럼 멍청한 삶을, 평생을 후회할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박성현이 했던 말이 끊임없이 떠오른다.

박성현의 모습과 자신의 증오로 얼룩진 삶이 겹쳐진다.


"흐윽······. 흐윽······. 아저씨······. 용서해주세요······. 저를 용서해주세요······.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배연우는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박성현이 어린 배연우에게 했던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

배연우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박성현은 배연우가 이런 삶을 살길 원치 않아 했다.

배연우는 흘러가는 박성현과의 기억을 되짚으며 자신의 실수를 되돌아본다.

그때, 뚜렷한 박성현 아저씨의 목소리가 배연우에게 닿았다.


- 연우야, 네가 빨리 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사랑한다. 연우야! 하하하!


어린 배연우를 번쩍 들어 올리며 행복한 웃음을 보여주는 박성현.

그런 박성현의 목소리가 배연우에게서 점점 멀어져 간다.

결국, 울음을 터트린 배연우는 박성현을 향해 울부짖었다.


"아저씨···!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제발 가지마세요···!"


박성현이 배연우를 뒤로 한 체 멀리멀리 사라져 간다.

고개를 돌린 배연우의 시야엔 익숙한 건물더미가 들어왔다.

배연우는 자신의 생에 첫 기억에 나왔던 건물 틈새를 바라보았다.

배연우는 그곳에서 정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곳에서 자신을 꺼내줄 박성현은 이제 없다.


어린 시절 부모의 곁에서 떨어져 혼자 건물의 틈새에 남은 것처럼 청년이 된 배연우는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렸다.


"흐윽······. 크윽······. 흐윽······."


어깨가 너무 무겁다.

배연우는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무거운 결과물을 버텨내기엔 제대로 성숙하지 못했다.

배연우는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무너지려 하고 있었다.

증오가 없어진 배연우를 지탱해줄 만한 인물은 그의 근처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배연우는 무거운 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려 했다.

그때, 무너진 건물 틈새에서 배연우를 향해 뻗어 나오는 다부진 손이 있었다.

박성현이 배연우에게 다가왔던 것처럼 따뜻한 눈빛.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배연우의 귓가에 와닿았다.


"죽는다고 해서 네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네 짐을 내가 함께 들어주마. 지금부터 나와 다시 시작하지. 나와 함께 가자. 아이야."



***


익현은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그림자 리더를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익현이 걸음을 내뻗은 곳에는 서로에게 칼을 휘두르던 조직원들이 쓰러져 있었다.

핏빛 향기가 익현의 코를 자극했지만 익현은 익숙하다는 듯 천천히 걸어갔다.


"하아······. 하아······. 하아······."


그림자 리더가 악몽을 꾸는 사람처럼 가쁜 호흡을 내쉬고 있다.

그의 주변에는 꼭두새벽처럼 시원한 안개가 살짝 생성되어 있었다.

익현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림자 리더를 향해 걸어갔다.

그림자 리더의 초점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는 게 보인다.

익현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한없이 일그러진 그림자 리더의 얼굴을 담담히 내려다보던 익현은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얘기했다.


"나와 함께 가자, 아이야."

"흐으으으으윽, 흐어어어어어어어어엉···!"


익현의 목소리를 들은 그림자 리더의 목에서 통곡이 흘러나온다.

18살의 어린 나이에 증오로 점칠 된 삶을 살아온 청년의 눈물.


'증오하지 말렴, 복수할 생각 마라. 미안하다······. 연우야.'


그림자 리더의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고 슬픈 음성만이 그의 입에서 세어 나왔다.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작가의말

‘나는 신입니다.’라는 제목의 공모전 작품을 준비했으나....

30일동안 15만 자 이상을 만들어내기엔 제 실력이 많이 부족하네요.....

공상가에 더 시간을 쏟도록 하겠습니다.

연재는 계속 주 4일로 진행될 겁니다.

그리고 저 작품은....

다음 작품으로 꼭 만들어 보고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수요일에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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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미션, 성공적(1) +2 18.03.26 764 1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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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던전디펜스(3) +4 18.03.23 601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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