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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상가, 신급 각성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부기스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8.02.04 22:02
최근연재일 :
2018.05.0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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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
글자수 :
380,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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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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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아티펙트 감정(2)

DUMMY

"저기요···?"


나는 멍하니 책상 위의 아티펙트와 나를 번갈아 보는 감정사에게 말을 걸었다.

감정계의 일인자라고 할 수 있는 마탑에서도 A급, 그리고 등급불명의 아티펙트는 보기 힘든 물품들일 것이다.

내 목소리를 듣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감정사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실례했습니다, 고객님. 고위급 아티펙트는 오랜만이라 조금 긴장을 했네요. 여기 제 명함입니다."


명함에는 'A급 각성자 장보령'이라는 글자가 멋들어지게 인쇄되어 있었다.

그녀가 명함만큼이나 예쁜 미소로 나를 바라본다.

눈빛이 순식간에 바뀌는 것이 나에 대한 판단을 끝낸 것 같다.

나는 그녀를 향해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을 이었다.


"감정 좀 해주시겠어요?"

"네, 감정 전에 서류 먼저 작성하겠습니다."


나는 그녀가 건네준 서류에 서명하기 시작했다.

아티펙트 감정하는데 뭔 서류가 이렇게 많은지 아티펙트 정보보호 조항 어쩌고 보증 서류 저쩌고, 감정 결과에 따른 보안에 신경 쓴 티가 흘러넘친다.


"다시 봐도 정말 대단한 아티펙트들이네요. 아티펙트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정말 대단해요. 이런 물품들을 감정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고 영광스럽습니다. 고객님도 정말 멋지시고요."

"아, 예에."

"그럼 하나씩 감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에게 잘 보일 필요가 있는지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붙이는 장보령 감정사.

그녀가 드디어 헤나의 반지를 손에 들곤 마력을 불어 넣었다.

장보령 감정사가 지닌 감정스킬에 의해 감정이 한 번에 성공한 것 같다.

허공에 뜬 시스템 메시지를 읽어나가는 그녀의 커지는 눈동자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장보령 감정사는 시스템의 글자를 한자도 빼놓지 않겠다는 듯 손에 불이 날 정도로 열심히 타자를 두드렸고 헤나의 반지에 대한 정보가 프린트되어 내게 건네졌다.


"정말 미쳤다고 표현할 만한 대단한 아티펙트군요. 고객님, 축하드립니다. 여기 보증서에요. 세계각성자 협회의 인증을 받은 길드들만 발급할 수 있는 보증서죠. 아티펙트 거래 시 지참하시면 돼요."


장보령 감정사는 그렇게 말하곤 다른 아티펙트로 눈을 돌렸다.

고위급 아티펙트를 빨리 감정하고 싶은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손을 놀리기 바쁘다.

나는 장보령 감정사가 건네준 아티펙트 보증서를 읽은 후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

[헤나의 반지(A) - 세트 아티펙트]

- 자연의 신이 흘린 눈물에서 태어난 쌍둥이 정령 헤나가 봉인된 반지이다.

자연의 신이 의도치 않게 만들어 낸 이 쌍둥이 정령은 정령계의 악동이라 불렸다.

정령왕의 통제에서 벗어난 행동들을 할 수 있었던 쌍둥이.

헤나와 슈나는 결국 어느 한 정령왕의 심기를 거슬렀고 이에 정령왕들의 의견이 일치하여 반지와 목걸이에 봉인 당한다.

이후 오랜 세월이 지나 잊힌 두 개의 아티펙트는 훗날 어느 한 정령왕의 유희에 사용되다가 중간계의 이름 모를 행성들에 뿔뿔이 흩어졌다.

헤나의 반지와 슈나의 목걸이를 함께 착용한다면 봉인된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 모든 상태이상 효과에 대한 저항력 대폭 상승.

2. 자연치유력 상승.

3. 하늘의 정령 '헤나' 소환(봉인).

-------------------


"미친······."


손이 떨려온다.

정말 정신을 잃을 정도로 대단한 기능이 부여된 아티펙트다.

모든 상태이상 효과에 대한 저항력 그리고 자연치유력 상승이란다.

출혈, 마비, 매혹, 도발, 중독, 속박, 기절 등 상태이상에 대한 저항력은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한 능력이다.

상태이상에 대한 저항력을 지닌 아티펙트는 인터넷을 통해 본 적 있지만 모든 상태이상 효과에 대한 저항력은 처음 봤다.


던전게이트 보상으로 대박이 터지고 말았다.

치료 스킬북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건 내 착각에 불과했다.

A급 치료 스킬북과도 견줄만한 미친 기능이 보증서에 적혀있다.

말이 A급이지 S급 아티펙트에 버금가는 능력이 아닐 수가 없다.

나는 장보령 감정사가 건네준 다른 보증서도 천천히 읽어 나갔다.


-------------------

[슈나의 목걸이(A) - 세트 아티펙트]

- 자연의 신이 흘린 눈물에서 태어난 쌍둥이 정령 슈나가 봉인된 반지이다.

······

헤나의 반지와 슈나의 목걸이를 함께 착용한다면 봉인된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 모든 상태이상 효과에 대한 저항력 대폭 상승.

2. 자연치유력 상승.

3. 대지의 정령 '슈나' 소환(봉인).

-------------------


"와······."


나는 두 개의 아티펙트에 적혀있는 마지막 문구에 집중했다.

두 마리의 정령을 소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명을 반복해서 읽어나갔다.

그리고 나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정령.'


만능계 각성자 중에서도 정령사를 최고로 쳐준다는 것은 일반인도 아는 사실이다.

지구에서 정령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에 정령을 구경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던전게이트나 몬스터게이트의 특수환경 속에서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재능력을 발휘하는 정령.

영체에 속하는 정령들은 물리타격에 대한 면역도 지니고 있다.

그런 정령들을 아무 조건 없이 소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하늘의 정령과 대지의 정령이라니.

필히 유니크한 정령들이 틀림없다.


"여기, 이건 단검에 대한 보증서입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행복한 표정으로 헤나의 반지와 슈나의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을 때, 장보령 감정사가 또 하나의 보증서를 건넸다.

나는 그녀가 건네준 보증서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

['헤슈타인'의 쌍 단검(B)]

- 04 행성, 나티에르의 암살자 헤슈타인의 쌍 단검이다.

일반 대장간에서 만들어진 흔한 두 개의 단검이었으나 '마술사'라는 이명을 가진 암살자 헤슈타인에 의해 아티펙트화 되었다.

은색의 검날은 헤슈타인의 마력과 많은 양의 핏물을 머금어 검게 변했으며 오랜 세월을 거쳐 헤슈타인의 능력 '무구 회수'가 단검에 부여되었다.


'내 단검에 찔린 순간 넌 죽어있다.'

- 헤슈타인.


1. 상태이상 '출혈' 부여.

2. 스킬 '무구 회수' 가능.

-------------------


"이것도 상상 이상이네."


최초로 내 몸에 칼빵을 놓았던 달걀귀신이 남기고 간 물건.

그 변태 자식의 계륵 같은 유품(?)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훌륭한 기능을 가진 고위급 무구다.

단검 두 자루를 들어 올리니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과거가 떠오른다.

이 아티펙트가 내 미간을 뚫기 직전에 강 태공 스승님이 나를 살려줬었지.


그러고 보니 강태공 스승님은 어떻게 된 걸까.

스킬 '특정인물 소환(SS)'을 시전해도 무슨 이유에선지 소환되지 않는다.

이번 '여행'을 통해 강 태공 스승님을 꼭 찾아봐야겠다.


"이··· 이게 왜 이러지? 이럴 리가 없는데···? 감정! 감정! 감정! 감정!"

"응?"


내가 강 태공 스승님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장보령 감정사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눈에 봐도 고귀해 보이는 상자를 들고 열심히 '감정'을 외치는 장보령 감정사.

그러더니 갑자기 미친년처럼 '판도라의 상자'를 흔들어 대기 시작한다.

나는 그녀를 말릴 수 밖에 없었다.


"저기요, 감정사님? 무슨 문제가 있나요?"

"아······. 고객님. 음, 감정이 먹통이네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아, 잠시만요! 이걸 이렇게. 아하! 이걸 이렇게 열어 보면 되잖아? 아하하하하. 잠시만요."


그렇게 말하며 '판도라의 상자'의 두 손으로 열어젖히려 한다.

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기함할 수밖에 없었다.

'판도라의 상자'를 처음 얻었을 때, 내가 취했던 행동을 장보령 감정사가 똑같이 따라 하고 있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엄한 사람을 홀려버린 것 같다.

장보령 감정사의 말을 들어봐선 감정 또한 실패한 듯하다.

젠장, 역시 판도라의 상자를 감정하는 건 무리였던 것일까.

등급불명에, 고위급 각성자마저 홀려버리는 아티펙트라니.


쳇.

나는 혀를 한번 차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버리려는 장보령 감정사를 제재하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판도라의 상자'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선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할 것 같다.


"악!"


나는 온 힘을 다해 장보령 감정사의 손을 내려쳤다.

그녀는 내 공격에 통증을 참아내지 못하고 결국 손을 털어냈고 판도라의 상자를 홱 던져 버렸다.

나는 날아가는 상자를 공중에서 곡예사처럼 잽싸게 낚아채곤 주섬주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런 내 눈에 눈이 풀린 장보령 감정사가 들어온다.


"어······. 어···? 내가 무슨 짓을···? 어? 여긴··· 어디? 난 누구···?"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저흰 이만 가보도록 하죠. 가자, 다현아!"


나는 어리버리한 그녀에게 간단히 인사를 건네곤 부리나케 자리를 피했다.

장보령 감정사가 정신 차려 아티펙트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하면 곤란하기도 하고 이 이야기가 퍼지면 귀찮아진다.

퉁퉁 부어오르는 장보령 감정사의 손이 힐끗 보였지만 모른척 하자.

그녀도 잘못한게 있다고!

좋아.

나는 그렇게 감정을 마치곤 마탑 길드를 유유히 빠져나갔다.


"오라버니, 기분이 무척 좋아 보이세요."

"으흐흐, 기분이 너무 좋네. 다현아, 오늘 외식이나 할까?"

"와, 좋아요!"


발걸음이 너무 가볍다.

오늘따라 햇살이 유난히 눈 부시다.

비록 '판도라의 상자'는 감정하지 못했지만, 손과 목에 착용한 아티펙트 덕분에 힘이 솟아오른다.

두 마리의 정령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얼른 소환해서 인사를 나눠보고 싶다.

자연의 신의 눈물에서 탄생했다는 쌍둥이 정령이니 평범하진 않을 것이다.

아, 정령 하니깐 내 머릿속에서 하나의 생각이 번뜩인다.

내 소설 중에 '빛의 탄생'이라는, 정령왕의 유희를 다룬 소설이 있는데 공상소환으로 이 녀석을 소환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정령왕이 탄생하는 건가.


"오······. 그럴싸한데?"

"네?"


내 혼잣말에 다현이가 고개를 귀엽게 갸웃거린다.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하곤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나는 그렇게 떠오르는 궁금증을 추스르곤 다현이의 손을 잡고 가로수길을 거닐었다.

두 명의 인물이 내 뒤를 졸졸 따라오는 게 느껴지지만, 그것마저 내 기분을 좋게 만든다.

오늘은 그런 멋진 하루다.

으흐흐, 경사 났네.



***


"상철아, 기회다."


화랑 길드의 '레피드 스타' 공대원 어깨깡패가 골목 안으로 몸을 숨기며 옆의 동료에게 말을 걸었다.

최대한 기척을 숨긴 후 한 쌍의 남녀를 미행하는 그들의 실력은 훌륭했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 같다.


"개 같은 멸치 대가리 녀석. 넌 뒤졌어."


어깨깡패는 자신들을 이 꼴로 만들어 놓고 아름다운 여성과 스테이크를 썰고 있던 멸치 대가리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들도 레스토랑에 자리 잡곤 같이 식사를 했다.

하지만 시시덕거리는 연놈들의 모습 덕분에 배가 아파서 요리를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들은 부글부글 속을 끓이며 음식을 꾸역꾸역 먹었고 결국 체하고 말았다.

어깨깡패와 상철이는 생각했다.

멸치 대가리 녀석을 신나게 두드려서 체한 속을 풀어야겠다.


"저 골목만 돌면 막다른 공터야. 저기서 끝낸다. 준비해."

"오케이!"


두 명의 남성은 어디서 구해왔는지 스파이더맨 가면과 아이언맨 가면을 착용했다.

양손에는 가죽장갑을 끼는 게 지문조차 남기지 않고 완전범죄를 꿈꾸는 것만 같다.


"그래, 그렇지! 조금만 더 가라. 멸치볶음으로 만들어주마."

"멸치 녀석. 여자친구는 진짜 예쁘네."

"젠장, 그건 그래."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간다면 이 답답한 속을 뻥 뚫을 수가 있다.

여자친구가 보는 앞에서 묵사발을 만들어주마.


멸치 대가리가 한발한발 천천히 이동한다.

조금만.

그래,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면 막다른 골목길이다!


"이런 시발!"


그때, 어깨깡패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가던 길을 잘 가던 연놈들이 길가에 있던 포장마차에 들어가 버린 것이다.

어깨깡패와 상철은 짜증이 치솟았다.

오늘 낮부터 종일 멸치 대가리를 쫓아다녔지만 제대로 된 성과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다.

화랑 길드의 마크를 가슴에 달고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녀석을 팰 수도 없다.

녀석을 인적이 드문 곳으로 유인해야 하는데, 녀석은 자신들의 계획을 알고 있는지 미꾸라지처럼 함정을 피해 도망갔다.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야 안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제발, 제발 저 골목에만 들어가라. 제발 부탁한다, 이 빌어먹을 자식아! 제발!"


그렇게 그들은 이를 갈며 골목에 쭈그리고 앉아 포장마차를 주시했다.

그들의 눈에 매콤한 떡볶이를 푹 젖은 붉은 어묵으로 감싸는 멸치 대가리가 보였다.

입에 침을 고이게 할 정도로 달콤해 보이는 떡볶이가 멸치 대가리의 입으로 들어간다.

쭉 늘어나는 떡볶이 국물이 녀석의 입가에 묻었다.

그리고 꼴 보기 싫은 멸치 대가리의 쩝쩝거리는 입을 옆의 여인이 밝게 웃으며 휴지로 닦아준다.

죽여버리고 싶다.

생긴 건 멸치인데 저런 예쁜 여자와 손잡고 데이트를 하다니.


이를 지켜보는 두 남자가 입술을 굳게 다문다.

두 남자는 대한민국 고위급 각성자로서 인기를 한몸에 받는 사람들이다.

그들도 몸매 좋고 아름다운 여자들을 많이 만나봤다.

그런데 멸치 대가리 옆의 저 여자는 그런 그들에게 부러움을 줄 정도로 아름다웠다.


"저 자식을 죽이고 지옥에 가겠습니다. 주님."

"저도요, 하아."


배가 너무 아프다.

그러면서도 너무 고프다.

자신들도 저런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부러움이 싹트면서도 매콤달콤한 떡볶이를 먹는 멸치 대가리의 떡볶이를 뺏어 먹고 싶단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생긴 건 멸치 대가리지만 분식을 먹을 줄 아는 녀석이다.

멸치 대가리가 순대 간을 들어 떡볶이 양념에 폭 찍어 먹는다.


꼬르르르륵.

두 남자의 머리에 녀석 때문에 밥을 제대로 못 먹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떠오른다.

체한 속을 풀어낸 후 집에 돌아가기 전, 저 포장마차에 들러 떡튀순을 포장해 가야겠다.


"야, 야! 준비해. 이번엔 진짜다!"

"뒤졌어. 개자식!"


멸치 대가리가 포장마차에 들어간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녀석이 나왔다.

그리고 자신들이 바라마지 않던 상황이 만들어졌다.

녀석이 드디어 골목길로 들어간 것이다.


상철의 능력으로 만들어 놓은 함정이 빛을 발했다.

상대의 인식을 흩트려놓는 결계 능력자.

멸치 대라기가 상철이 쳐놓은 결계를 인지하지 못하고 골목 안으로 쏙 사라졌다.


"상철아, 가자!"

"좋았으!"


그렇게 그들은 온 힘을 다해 골목으로 쇄도했다.

아이언맨 가면을 쓴 어깨깡패가 선두로 나갔다.

분노조절잘해인 그는 멸치 대가리를 죽지 않을 만큼만 쥐어박을 생각이다.


"크흐흐. 울고불고 빌어도 안 봐준다, 이 자식아."


골목이 머지않았다.

한발만 더 내디디면 멸치 대가리의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때, 어깨깡패의 귓가에 작은 소음이 걸렸다.

'툭'하는 정말 미약한 소리였다.

하지만 워낙 작은 소음이라 어깨깡패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이미 피떡이 되어가는 멸치 대가리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 사소한 소음 따위 신경쓸 필요는 없다.

어깨깡패는 자신의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관심이 아예 없었다.


"으하하! 뚜드려 맞을 준비는 됐냐, 멸치 대가리?"


아이언맨 가면을 쓴 어깨깡패는 결국 한발을 더 내디뎌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그곳에는 막다른 골목과 함께 멸치 대가리의 웃는 낯짝이 나란히 있었다.

골목을 등진 녀석의 모습은 생각외로 당당하다.

어깨깡패는 자리에 우뚝 서서 멸치 대가리와 마주했다.


'웃고 있어? 이 새끼가 돌았나?'


하얀 달빛에 비친 녀석의 얼굴에는 개구쟁이 같은 짓궂음이 묻어나 있었다.

어깨깡패는 녀석의 웃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빨리 녀석을 때려눕혀서 울고불고 하는 모습을 봐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다.


문답무용.

어깨깡패는 천천히 한발을 앞으로 내디디며 두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때, 어깨깡패의 움직임에 맞춰 멸치 대가리의 입이 열렸다.


"혼자야?"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늦어서 죄송합니다······.

내일부터 드디어 ‘무법도시’  여행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꾸준히 읽어주신 독자님들 너무 감사드리고······.

추천과 선호작 그리고 댓글로 제게 힘을 실어주세요. 흑.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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