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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상가, 신급 각성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부기스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8.02.04 22:02
최근연재일 :
2018.05.04 06:13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67,052
추천수 :
994
글자수 :
380,162

작성
18.04.2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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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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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8쪽

강림(2)

DUMMY

***


"형, 인상 풀어! 내가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내 손에 들려 있는 두꺼운 종이뭉치를 받아들곤 복길이 형이 와락 인상을 구긴다.

종이뭉치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는 복길이 형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 눈은 분명 자살하기 전 주변을 정리하는 개자식을 보는 그런 안쓰러운 눈이다.

나 참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강해졌는데도 복길이 형의 눈에는 아직 치기 어린 꼬맹이인 모양이다.

나는 그런 복길이 형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내가 여행 갔다 올 동안 형이 책임지고 만들어봐. 형이라면 분명히 이 '아이'를 최고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거야."

"영탁아······."


지난 한 달이라는 시간은 정말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눈을 감았다 떴는데 한 달이 지났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빠르게 말이다.


나는 이 한 달 동안 작업실에 박혀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글을 쓰는 작업을 내 몸이 기다려 왔던 걸까.

2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내 욕구를 억눌러와서 그런지 한 달 동안 글을 쓰면서 나는 그 어떤 욕구도 느끼지 못했다.

그 정도로 나는 글쓰기에 심취해 버렸다.

함께 살고 있는 가족들의 근황조차 알지 못했으니 말 다 했지.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해 만든 작품이 바로 복길이 형의 손에 들린 저 종이뭉치다.

이번 작품은 내 입으로도 잘뽑혔다고 말할 수 있다.

여태껏 만들었던 작품과 비교해도 흥행하면 흥행했지 못하진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저 종이뭉치를 가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방송사와 제작사 그리고 쟁쟁한 배우들이 달려들지 안 봐도 훤하다.

이번엔 어느 방송사가 행운의 열쇠를 차지할까.

그들의 싸움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는데 말이야.


하여튼 복길이 형이라면 이 기회를 살려 은하를 떠오르는 샛별, 최고의 신인 배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건네준 무기를 잘 다룰 수 있는 복길이 형이라면 안심이다.


"형? 정신 차려."


나는 아직도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는 복길이 형을 흔들어 줬다.

복길이 형을 위한 선물도 전해 줬으니 이제 정말 여행을 떠나야 할 때이다.


"형, 이게 얼마짜린 줄은 잘 알지? 관리 잘해. 잃어버렸다고 나중에 울지 말고. 다시 못 만들어 준다 이거. 너무 감동은 하지 말고. 으흐흐."

"야이.... 내가 미쳤다고 이걸 잃어버리겠냐? 잘 때도 껴안고 잘 거다, 인마."

"크크크, 당연히 그래야지. 남주는 형이 알아서 뽑아. 웬만한 멍청이가 아닌 이상 무조건 성공할 거야. 은하 매력을 정말 잘 살린 작품이니깐 형이 은하를 잘 보살펴주고. 아, 신인이 내 작품 주인공으로 섭외됐다고 뒤에서 중얼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거야. 그 연놈들은 어떻게 해야 되는 지 잘 알지?"

"그래, 그래. 내가 너랑 함께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 정도는 내가 잘 처리하마. 은하 데뷔작 고르느라 고민이 많았었는데······. 덕분에 한시름 놨어. 아, 아니지. 한시름이 뭐냐. 영탁이, 네 덕분에 우리 은하는 이제 꽃길만 걷게 생겼네."


복길이 형이 슬며시 미소짓는다.

내게 말은 안 했지만 복길이 형은 분명 내가 은하를 위해 작품을 만들어주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키우는 배우가 내가 만들어 낸 작품으로 데뷔한다면 신인배우상은 물론 여우주연상까지 떼놓은 당상일 테고 전 국민에게 은하를 알릴 절호의 기회니까.


그런데도 복길이 형은 내게 작품을 만들어달라고 보채지 않았다.

나의 가장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복길이 형인데도 내게 부탁 한번 안 했다.

내게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말해도 괜찮았을 텐데.


"고맙다, 영탁아. 내가 이 은혜는 잊지 않으마."

"가족끼리 은혜는 무슨. 됐어!"

"영탁이 네가 글 쓴다 했을 때,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냐?"


내가 한 달 동안 작업실에 박혀있는 모습을 보곤 복길이 형은 눈치채고 있었을 거다.

내가 한 달 동안 작업실에 두문불출했으니 내 수족 같은 복길이 형이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다.

그래서 이렇게 더 안절부절못하는 것이겠지.

기대감과 걱정으로 한 달을 잠 못 이루고 지샜지 않았을까.


"후우. 이건 내가 잘 만들어 놓을 테니깐 걱정하지 말고 잘··· 잘 다녀와라. 네가 집에 돌아올 땐 온 거리에 은하 사진으로 도배가 돼 있을 거야."

"기대된다. 으흐흐."


나와 마주하는 복길이 형의 주름진 얼굴이 조금 더 꾸겨 진다.

애써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내 눈엔 보인다.

역시 복길이 형이 내가 낯선 세계에 떠난다는 사실에 걱정을 떨치지 못했나 보다.

음, 낯선 세계는 아닌데.


"이 사람, 이거 또 걱정하네! 형, 그러지 말라니깐. 그곳에 대해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을걸? 걱정하지 마쇼. 힐링 여행이야. 힐링."

"그래도······."


나보다 '무법도시'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세상에 누가 있겠는가.

뭐, 굳이 꼽으라면 익현 정도?

공상 세계의 세세한 인물들이나 일부 지역들이 내 생각과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무법도시'는 어디까지나 내 머릿속의 세계이다.

내가 상상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달라 봤자 세세한 지명과 인물들의 설정 정도지 않을까.


"이제 가자."

"그래."


나는 애써 밝은 표정을 만들어내는 복길이 형을 데리고 작업실을 나섰다.

거실에 나오니 조금 부루퉁하게 몸을 꼬고 있는 다현이와 익현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연우가 보인다.

그들의 옆에 있는 익현은 무슨 짐이 그렇게 많은지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었다.


"뭐야, 그건?"


자세히 들여다보니 배낭 밖으로 삐져나와 있는 수많은 통조림과 가공식품이 보인다.

야, 익현.

그거 다 가져가려고?


"큼······. 부하들에게 맛을 보여주고 싶군. 나만 먹기 아쉽지 않나."


내 눈빛을 읽었는지 익현이 헛기침하며 말한다.

허······. 네 부하가 한두 명이냐.

나는 멋쩍어하는 익현을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여 줬다.

뭐, 선물은 어떤 것이냐 보다 정성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익현 아저씨, 제가 말했잖아요. 오라버니가 눈치 줄 수도 있다고! 이리 줘봐요. 제가 다시 챙겨드릴게요."

"음······. 그래도······."

"야, 못생긴 게. 스승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야? 이게 누나한테···!"


나는 서로 정답게 대화를 나누는 그들에게서 눈을 돌린 후 마당으로 향했다.

자, 이 정도면 현실에서 처리해야 할 일은 대부분 끝낸 거 같다.

그럼 이제 진짜 가볼까?

좋아.



***


"끄아아악!"

"사··· 살려줘······!"


온세상을 태워 버리듯 활활 타오르는 주홍빛 불빛이 거세게 타오른다.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불길은 바람을 타고 쉬지 않고 번져갔다.

마을 내에 있는 건물이란 건물은 모두 태워버리겠다는 듯 불길은 끊임없이 크기를 키워나간다.


"모든 것을 불태워라! 무영제국의 건재함을 알려라!"


그 아래에서는 무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마을 거주민들이 중장갑을 입고 있는 기사들을 피해 열심히 달아나고 있었다.

맨발로 거리를 뛰어다니는 그들은 정말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을 쫓는 멋들어진 군마들을 떨쳐내기엔 거주민들은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반역자의 씨를 말려라! 포로는 필요 없다.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끄아아아악!"


풀플레이트를 입은 기사들이 도망치는 거주민을 향해 거침없이 칼날을 휘둘렀다.

기사들의 칼날에 거주민들의 피부가 찢겨나가고 그들에게서 흩뿌려진 핏물은 뜨거운 불길에 튀어 붉은 핏빛 안개를 생성해 냈다.

거주민들.

반란군과 제국 기사의 싸움은 전쟁이라기보단 학살에 가까웠다.

마을 안에서 끓어오르는 죽음의 기운이 이글거리는 불과 함께 타오르며 검은색 연기를 하늘로 뿔뿔 뿜어낸다.

제국 서부 끝자락에 위치한 이 변두리 마을까지 반란군이 거주할 정도로 반란은 거셌지만 반란군이 대항하기엔 제국의 기사는 강력하기만 하다.


"이야아아아아아아!"


가끔 용감한 반란군이 제국 기사에게 녹슨 장검을 들고 달려들었으나 그들의 실력은 말단 기사의 발끝에조차 미치지 못했다.

기사에게 반란군은 우뚝 서 있는 연습용 나무목에 불과하다.


"끄아아악!"


마을의 반란군이 하나둘 쓰러져 간다.

그들의 목숨을 베어가는 기사들의 손길에는 일말의 자비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일까.

마을 사람들은 그저 소소한 삶을 살길 원했다.

제때 끼니를 챙겨 먹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아가길 원했을 뿐이다.


"무영 제국 만세! 반란군 따윈 백성 취급 할 필요도 없다. 다 죽여라!"

"살려줘! 아아악!"


세대를 거듭할수록 무영 제국은 굶어가는 제국민들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소수의 안락을 위한 다수의 희생을 당연시되어만 갔다.

현재에 이르러선 한 끼의 식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제국민들이 차고 넘칠 정도로 제국은 폭정을 일삼았다.


제국민들은 먹지 못해 죽어가는 자식들을 보며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제국의 귀족들은 백성을 돌보지 않고 그들을 노예처럼 부리기 바빴다.

그들에게 백성이란 자신들의 배를 불리게 해줄 가축에 불과했다.


"으아아아앙. 엄마아!"


노인과 아녀자, 어린아이 할 것 없이 기사들이 마을 안의 모든 거주민에게 죽음을 안겨주고 있다.


"안돼!"


어느 반란군 남성이 다섯 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향해 칼을 휘두르는 기사를 보고 몸을 날렸다.

제국의 기사라는 놈들이 어린아이를 향해 한 줌의 죄책감도 없이 칼을 휘두른다.

반란군 남성은 사력을 다해 손을 뻗었다.

저 무뢰배들의 손에서 아이를 구원하리라.

저 아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자신의 목숨정돈 아깝지 않다!

그 마음 하나로 반란군 남성은 몸을 날려 기사의 칼을 받아냈다.


"으아아아아아아앙! 엄마아아!"

"괘··· 괜찮아······. 울지··· 마······. 울지······."


남성의 몸에서 튀어 오른 붉은 핏물이 아이의 몸을 붉게 물들인다.

끈적끈적한 액체로 뒤덮인 아이는 결국 주저 앉아 버렸다.

그런 아이를 본 기사는 쯧 혀를 찬 후 남성의 몸에서 칼을 뽑아냈다.


"거지 같은 돼지 새끼들이 꿀꿀거리는군."


기사는 귀찮다는 듯이 아이를 쳐다보곤 칼날에 묻은 핏물을 한 번 털어냈다.

징그러운 반란군들.

저 아이도 분명 커서 대 무영제국을 잠식하는 암 덩어리가 될 것이다.

암세포는 증식하기 전에 그 싹을 도려내야 한다.

기사는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곤 번뜩이는 장검을 다시 들어 올렸다.

반란의 씨앗은 모두 처분해야 마땅한 법이다.


"애새끼가 질질 짜는 게 꼴 보기 싫군. 크크."


기사는 그렇게 비웃으며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칼을 내질렀다.

반란군 녀석들은 정말 바퀴벌레 같은 녀석들이다.

이 변두리 마을까지 오면서 정말 많은 반란군을 죽였는데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죽이고 또 죽여도 계속해서 생겨나는 반란군이 지긋지긋하다.


"그만둬!"


쉬익! 깡!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커다란 고함과 함께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기사는 순간적으로 몸을 틀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가느다란 창을 튕겨냈다.


"후우! 바퀴벌레 같은 놈들."


기사는 어린아이 하나 잡는 게 뭐 이리 힘든지 하곤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방해한 인물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꾀죄죄한 몰골의 남성이 서 있었다.

그의 몸은 상처투성이였으며 한쪽 팔은 어깨부터 잘려져 있었고 옷의 일부분은 불에 타버렸는지 검정색 그을음과 함께 걸래 짝이 되어 있었다.

그의 몸은 다부진 근육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하루 이틀의 훈련으로 만들어진 몸매는 아니었다.

기사는 어깨를 제대로 지혈하지 못해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그의 상태를 한번 관찰하곤 그에게 손짓했다.


"너 조금만 기다려. 애 잡고 너랑 놀아줄 테니까."

"개소리 집어치워!"


외팔의 남성이 등 뒤에 달린 기다란 창을 익숙하게 들어 올린 후 기사를 향해 쇄도했다.

휘웅! 팍! 캉캉!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창대의 공격에 기사는 자세를 잡고 침착하게 대응해 갔다.

단단한 쇠가 서로 부딪히며 스파크를 만들어 낸다.

상단에서 하단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창대의 움직임에 기사는 침착하게 대응하며 거리를 좁혀갔다.


"칫!"


역시 외팔로 제국의 기사를 상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저 작고 여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기사에게 져서는 안 된다.

팔을 잃은 남성은 잘 잡히지 않는 균형을 억지로 잡아내며 쉴 새 없이 공격을 이어나갔다.


"이야아아아!"

"크윽!"


외팔의 남성은 이를 악물곤 온 힘을 다해 창을 휘둘렀다.

하늘을 갈라버리듯 크게 움직이는 창대의 동선에 기사는 처음으로 당황했다.

폭포수와 같이 묵직한 창대 때문에 거리가 다시 벌어져 갔다.

상하좌우를 가리지 않은 외팔의 창술에 기사는 방어하기 급급해지기 시작했다.

오른쪽에서 날아오는 창날이 사라지더니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다리를 향해 휘둘러지는 창대가 어느 순간 머리를 향해 찔러 들어온다.

기사는 인상을 구길 수 밖에 없었다.


가끔 반란군 중에서도 특출난 무력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제국 여섯 기사단에 뒤지지 않는 창술과 검술을 구사하는 인물들이 반란군에도 존재했고 과거에는 제국의 기사단을 도륙한 전적이 있을 정도였다.


"하앗!"


캉!

외팔의 남자가 휘두른 창날에 의해 기사의 양팔이 뒤로 크게 벌어졌다.

방심했다.

기사는 재빨리 손을 내려 상대의 움직임에 대응하려 했으나 정확하게 드러난 자신의 빈틈을 외팔의 남자는 놓치지 않았다.

넓게 드러난 기사의 가슴을 향해 외팔의 남자는 창을 찔러넣었다.

양 허벅지의 탄력을 이용해 뒤에서 앞으로 쭉 뻗어가는 창날이 기사의 가슴에 정통으로 꽂힌다.

기사의 가슴을 보호하고 있던 풀플레이트가 종잇장처럼 갈기갈기 찢어져 갔다.


"크억!"


기사는 자신의 심장을 정확하게 관통한 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기사는 두 손을 더듬거리며 창대를 하염없이 매만졌고 결국 입도 벙긋하지 못 한 체 절명했다.

털썩!


"퉷!"


외팔의 남자도 멀쩡하진 않았다.

기사의 공격에 피부는 갈려있었고 창을 들고 있는 손도 너덜너덜해진 상태다.

외팔의 남자는 입에 고여있는 핏물을 거칠게 뱉어내곤 기사의 몸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런 후 쓰러져 있는 아이를 향해 기어갔다.


"하아···. 하아······. 다행이다······."


아직 아이의 심장이 뛰고 있다.

온몸에 피 칠갑을 한 아이가 울다 지쳐 쓰러진 것 빼곤 별다른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후우······. 후우······."


숨이 가빠온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외팔의 남자는 아이를 들쳐 엎곤 몸을 일으켰다.

이 아이만이라도 살려 보내야 한다.


"크윽! 젠장···!"


그 순간, 외팔의 남자가 비틀거렸다.

온몸을 타고 올라오는 근육통과 제대로 지혈되지 않은 왼쪽 어깨로 인해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결국, 남자는 아이와 함께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쿨럭! 쿨럭···!"


다그닥! 다그닥!

그의 귓가에 마을 곳곳을 누비는 기마들과 비명 지르는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의 처절한 울음소리와 불에 타다 못해 무너지고 있는 보금자리의 모습이 보인다.

살아있는 마을 사람들을 타오르는 불 속에 집어던지며 낄낄거리는 제국의 병사들이 눈에 들어온다.

외팔의 남자는 흘러내리는 핏물을 닦아내며 이를 악물었다.


"하아······. 젠장···! 여기서······. 여기서······!"

"엄마아······. 흑흑."


악몽을 꾸는 아이의 칭얼거림을 들으며 외팔의 남자는 주먹을 새게 쥐었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무의미하게 죽을 순 없다.

자신의 한 몸을 바쳐서라도 아이를 이곳에서 살려 보낼 것이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반란군의 거점이 있다.

그곳에는 자신과 비교도 되지 않을 강한 반란군의 간부가 있다.

그곳까지만 빠질 수만 있다면 아이는 살릴 수 있으리라.

외팔의 남자는 그렇게 다시 한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비틀대는 몸을 창대로 지지하며 간신히 균형을 잡는다.

외팔의 남자는 그렇게 몸을 제대로 일으킨 후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그런 그의 눈에 빌어먹을 광경이 들어왔다.


"하아······. 젠장······."


가슴을 꿰뚫린 기사를 중심으로 어느새 여럿의 기사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

어느 순간 정신을 잃었던 걸까.

기사들에게 포위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기사들이 힐끗거리며 천천히 거리를 좁혀온다.

외팔의 남자는 조심스럽게 손에 들려 있는 아이를 내려놓았다.

아이를 들고 빠져나가기엔 적들의 수준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살려주지 못해 미안하다."


외팔의 남자는 바닥에 고이 누워있는 아이의 얼굴을 천천히 쓸어내었다.

그리곤 창을 들어 올려 자세를 잡는다.

자신이 이곳에서 죽더라도 제국에 퍼져있는 반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이다.

아이를 끝까지 지키진 못했지만, 저들 중 몇은 저승 동무로 삼아 반란군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리라.


"네놈들은 무엇 때문에 제국을 두둔하는가. 주변을 둘러봐라. 지금의 제국은 잘못되었다. 우리가 반란을 일으킨 이유를 알기는 한가?"


외팔의 남자가 반란에 가담한 이유는 정말 사소한 '소문' 때문이다.

아니, 외팔의 남자뿐만 아니라 제국의 모든 반란군은 이 '소문'으로 인해 반란을 시작했을 것이다.

무법도시 '우루아'에서 시작된 '소문' 때문에 그들은 반란군에 가담했다.

그 소문이 진실이라면 자신의 발악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외팔의 남자는 창대를 들어 올렸다.


"아이들이 웃으며 뛰놀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 이 창을 들어 올리리라!"


어느 변두리 마을의 반란군 중 한 명은 그렇게 자신을 포위한 기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추천과 선호작, 댓글 부탁드려요!


그리고 쁐님.

아직 부족한 글인데도 후원 감사드립니다.!!

아직 돈을 받을 수 있을 만한 글이 아닌 것 같은데도 관심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좋은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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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미션, 성공적(3) +2 18.03.30 713 13 16쪽
42 미션, 성공적(2) +4 18.03.28 613 15 15쪽
41 미션, 성공적(1) +2 18.03.26 975 1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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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던전디펜스(3) +4 18.03.23 639 15 14쪽
38 던전디펜스(2) +2 18.03.21 717 1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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