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이민자 대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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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베
작품등록일 :
2018.02.11 05:02
최근연재일 :
2018.03.2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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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1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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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초대하지 않은 커다란 불청객.(1)

DUMMY

{숙녀의 몸에 손을 댈 땐 깨끗히 씻고 와라 무례한 것}


"[...르윈 씨?!]"


{아? 그대는...크리스, 맞나?}


매서운 기세로 바닥을 거칠게 굴러나온 남자를 따라 손을 탁탁 털며 모습을 드러낸 르윈은 고개를 기울이며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크리스라구요? 어...어?! 크, 크리스! 그 상처는 다 뭐에요?!"


"[호진까지...]"


르윈의 뒷편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며 당황한 표정을 짓는 호진까지.

크리스가 목숨을 걸며 찾으러 온 그 둘은 도리어 자신보다도 멀쩡한 모습이었다.


"[...멀쩡하면 무전을 하거나 신호를 보내야 할 거 아냐 빌어먹을 새꺄]"


"아니 그게 이유가..."


{해후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네만 호진, 지금 그럴 여유는 없을 텐데?}


"아"


손사래를 치던 호진의 시선이 르윈을 사이에 둔 건너편을 향한다.

그곳에선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던 괴한들이 놀란 얼굴들을 한 채 바닥에 쓰러진 남자와 르윈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무기가 있나?}


태연히 자신을 보며 손을 내미는 르윈에게 크리스는 영문도 모른 채 손을 내밀었다.

판도라를 쥔 손을.


{고맙네.

흠...그냥 단단한 봉인겐가...그래도 이 정도면 쓸만하군. 쉽게 부러지진 않겠어}


"[무, 무슨...]"


영문모를 그 말만을 남긴 채 르윈은 멍하니 선 남자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


"뭐, 뭐야!"


{네놈들이 들고 있는 그게 나에겐 꽤나 위협적이라 말일세}


쑤와아악!!


준비동작은 그저 봉을 뒤로 젖힌 것뿐.

심지어 디딤발도 딛지 않은 상태에서 휘둘러진 판도라는,


주변에 여전히 자욱한 먼지들을 한 번에 치워버릴 정도로 매서운 바람을 일으켰다.


카가각! 빠각! 까가가가각!!!


"으아악?!!!"


"아악! 내, 내 손이?!!"


"크학!"


눈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일격.

가로로 휘둘러진 판도라는 괴한들의 손에 들려있던 총기들은 물론 같은 선상의 모든 것들을 휘감아 날려버렸다. 부숴버렸다.

심지어 벽마저도.


"히, 히이익?!"


"이건 또 뭐야?!!"


{호오...보기보다 단단한 데다 탄성까지?

겉보기완 다르게 훌륭한 무기이군. 이 정도면 다룰 맛 나겠어}


"흐이야악?!! 또, 또 온다!!"


그리고 그것은 시작.

좁은 복도임에도 불구하고 벽마저 부수며 공간을 만들어서까지 판도라를 휘두르는 그 압도적이고 맹렬한 모습에 크리스는 그저 혼이 나간 듯 멍하니 서선 르윈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저건 또 뭐냐]"


"크리스도 어제 느꼈잖아요? 르윈 씨 힘 엄청 센 거"


"[저건 힘이 세다는 것만으론 설명이 안 되잖냐]"


"그렇긴 하지만...그것 이외엔 저도 설명할 길이 없는데 어떡하나요"


어느새 다가와 그런 크리스의 팔을 어깨에 둘러 부축한 호진은 멋쩍게 웃으며,


"제가 신호를 못 보낸 것도 르윈이 갑자기 제 헬멧을 벗겨서 날아오던 미사일을 맞춘 것 때문에 그런 거에요"


"[...너 어디서 머리 부딪혔냐?]"


"정말이에요. 그러니까 저희가 아직 살아있죠"


어이없다는 듯한 크리스의 눈초리에도 호진은 그저 어깨만 으쓱일 뿐, 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그게 사실이었기에.


날아오는 미사일을 바이저 너머 확인한 절망적인 찰나에 호진과는 달리 그의 품에 안겨있던 르윈은 주저 없이 호진의 헬멧을 벗겨 정확히 미사일이 날아오던 궤도를 향해 던져버렸더랬다.


그게 미사일의 궤도를 바꾼 건지, 아니면 더 가까워지기 전에 먼저 터트려버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침 옆에 있던 식당 문을 부숴버리듯 밀쳐내고 뛰어들어간 탓에 폭발에서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던 호진과 르윈이었다.


"[그래서...헬멧이 망가진 탓에 신호가 끊겨버렸다..?]"


"연합에서 만든 택티컬 슈트의 단점이죠. 왜 신호수신장치를 헬멧에만 넣어놓은 걸까요?"


"[내 알겠...윽?]"


말을 잇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크리스의 몸을 단단히 붙잡은 호진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크리스의 얼굴을 바라본다.


"괜찮으세요?"


"[괜찮아..바닥이 좀 흔들리는군. 어디서 또 미사일이 터졌..]"


그 순간, 번개가 쳐내리 듯 떠오른 생각에 크리스는 다급히 무전을 보낸다.


[에이브! 파비앙! 바깥에 무슨 일이야?!]


- 무슨 일은 무슨 일?! 그냥 뒈질 것 같은 일이지 제기라알!!


[뭔가 터지지 않았어?!]


- 내 팔이 터질 것 같다!

호진과 르윈은?! 찾은 거야?!!


중기관총의 둔탁한 발포소리와 섞여 들어오는 에이브의 거친 숨소리에 크리스는 걱정이 가득했던 한켠 안도감을 채워 넣는다.


[..찾았어. 아주 멀쩡해]


- 그거참 더럽게 다행이군! 그럼 빨리 와서 여기 좀 도와줘!


[확인. 서둘러 갈게]


"에이브와 파비앙은? 괜찮은 거에요?"


"[괜찮아. 아직까진]"


걱정스러운 호진의 물음에 간단히 대답한 크리스는 여전히 미친 듯 판도라를 휘둘러대는 르윈을 다시 바라본다.


{물럿거라 이 무례하기 짝이 없는 놈들아!}


"으, 으아아?!!"


"크하악!"


"뒤, 뒤로 물러나라고! 빨리 뒤로...아악!"


"도망쳐!"


"[...저 정도면 슬슬 괜찮은 것 같지 않냐?]"


"그러게요. 이미 전의를 상실한 것 같은데"


좁은 복도에서 저리 밀렸다 이리 밀려와 르윈이 휘두르는 판도라에 얻어맞곤 기절하는 괴한들은 일견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오죽하면 총을 내던지고 도망가는 사람까지 생겨날까.


크리스의 어딘가 복잡미묘한 표정을 보곤 쓴웃음을 지은 호진이 그런 르윈을 향해 주춤거리는 발걸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레 다가간다.

잘못 다가가 저 판도라가 일으킨 폭풍에 휘말리면 뼈를 온전히 추릴 수 없으리라.


"르..윈! 그쯤하고 우린 이제 다른 일행들과 합류하죠!"


{아직 이 어리석은 녀석들을 다 처리하지 못했다!}


"그쯤 하면 됐어요!"


{후환을 남길 셈이냐 호진?!}


"아니 후환을 남기거나 그런 게 아니라...!"


{공격해오는 자들을 살려 보내는 건 내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짓!

난 이런 놈들에게 죽기는 싫다! 그렇다면 여기서 모조리 없애는 수밖에!}


"아니 르윈 씨 그건 너무..!"


{그대는 물러도 너무 무르구나! 어찌 그런 마음으로 기사가 될 수 있었느냔 말이다!}


"...아 젠장 진짜! 좀 작작 하자고요!"


{?!}


가까이 쓰러져있던 괴한들의 허리춤과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든 호진은 먼지에 뒤범벅된 판도라를 한번 크게 털어내며 자신을 향해 질책 섞인 시선을 보내는 르윈을 잡아당긴다.


그리곤, 틱. 타닥. 탁.


그대로 그녀를 크리스가 있는 방향으로 밀어냄과 동시에 손에 들고 있던 것을 우물쭈물거리던 괴한들 사이로 던져넣은 호진은 그대로 크리스와 르윈을 감싸 안듯 뒤돌아서선 뒤통수를 당겨 안았다.


쾅! 콰앙! 쾅!


"큭..?! 쿨럭!"


"[윽!..? 야, 이 등신아...!]"


{으읏..! 이건...?!}


등을 후려쳐오는 충격파에 마른기침을 내뱉는 호진의 눈앞에서 원망스럽다는 듯 노려보는 갈색 눈동자와 놀라 동그래진 비취색 눈동자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무르긴 누가 무릅니까..? 나도 한번 당해놓고 또 같은 실수 따윌 하는 놈은 아니에요"


다시금 피어오른 먼지를 들이마시곤 콜록이는 호진의 말에 크리스와 르윈은 그의 등 뒤로 보이는 광경을 흘깃 바라본다.


{...역시 그대는 마도기술을 다룰 수 있는 것이었군}


"[아무리 그래도...이런 좁은 데에서 수류탄을 까 넣는 놈이 어디있냐..!]"


처참한 모습이었다. 좁은 복도에서 밀집되어있던 탓인지 단 세 개의 수류탄만으로도 남아있던 모든 괴한들은 서 있거나 쓰러져있거나 가리지 않고 모두가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갈가리 찢겨나가 복도 곳곳에 퍼져있었으니.


물론 살아남은 자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이미 자신의 동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에 제정신으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였다.


"아무튼 이걸로 됐죠? 이제 나가자고요!"


호진의 재촉에 크리스와 르윈은 괴한들이 들어차 있던 곳과는 반대편 복도를 향해 움직인다.


들고 있는 무기가 부족했기에 주변에 무수히 떨어져 있는 괴한들의 구식 총기들 몇 개를 챙겨 든 호진이 유달리 비틀거리는 크리스를 부축하며 복도의 끝자락 즈음 도착했을 때.


- 크리스! 거기서 나오지 마!!


[? 무슨 일이야? 설마 벌써 놈들이?!]


- 제기랄 저게 대체 뭐냐고! 오늘 아침 식사에 누가 저런 말도안되 는 것까지 초대한 거야?!!


바이저 안쪽을 시끄럽게 울리는 무전소리에 크리스는 자신을 부축하고 있던 호진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런 그녀의 시선과 너덜너덜해진 헬멧 안쪽에서 새어 나온 무전을 언뜻 들은 호진은 굳은 표정으로 앞서가던 르윈에게 크리스를 맡기곤 먼저 바깥으로 향하는 문에 다가가 고개를 살며시 내밀었다.


"..!?!! 저게 뭐야?!"


바깥에서 바로 눈에 들어오는 개조된 망루.

그리고 활주로를 통해 접근해오는 괴한들.


...이 보여야 했는데.


"---!..--쳐..!!!"


"---?!...!...--!!!"


정작 눈에 보이는 것은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하는 괴한들.

그리고 망루에서 뛰어내리며 허겁지겁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에이브와 파비앙.


그 뒤에.


우지끈, 쾅! 콰직!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


소형 활주로를 둘러싼 숲에서 나무들을 '짓밟으며' 나타난 거대한 무언가가 '팔'을 치켜들곤 순식간에 아래로 내리꽂았다.


콰아아앙!!!


"으아악?!!"


"우악!"


"?!!"


몸을 뒤흔드는 충격과 함께 문을 열고 뛰쳐 들어온 에이브와 파비앙은 호진을 그대로 덮치며 복도 안쪽을 데굴데굴 굴러 들어간다.


그 모습을 눈이 동그래진 채 바라보는 르윈과 크리스는 그저 영문도 모른 채.


콰앙! 콰광!


"[?!! 뭐, 뭐야]"


{윽! 또 다른 누군가의 습격인 겐가?! 대체 여긴 추적자들이 왜 이리..!}


연달아 덮쳐오는 충격파에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잉? 이게 뭐시여?"


분홍 조명불빛에 가득 찬 정육점 안에서 바닥을 쓸던 중년 여인은 영문모를 진동에 놀라 동그래진 눈동자로 사방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고기가 진열되어 있는 진열장 위에 천장과 연결해 걸어둔 고기들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보곤 의아함을 느낀 중년 여인이 허리를 편 그때.


쾅! 콰앙!


"아이구매! 이게 무신 일이여?!"


한층 더 강해진 진동과 무언가 커다란 충격음이 고막을 때려옴에 여인은 머리를 부여잡은 채 자리에 주저앉으며 바들바들 몸을 떨었다.


한동안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진동과 소리에 그렇게 주저앉아있던 여인은 철퍽거리는 소리를 내며 떨어지기 시작한 고깃덩이들을 당황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본 뒤 떨리는 발걸음을 질질 끌듯 겨우 움직여 문밖으로 나선다.


"아이구! 아유 김씨! 거기서 뭐하는겨?!"


"구씨 아지매! 이게 다 뭐시당가?!"


"저, 저짝, 산에서 뭔가, 잉?! 뭔가가!"


"뭔가가 뭐시여?!"


평소와는 다른 소란에 휩싸인 시장통 안에서 마침 정육점 앞을 다급히 지나가던 여인이 가리킨 곳을 향하는 중년 여인의 시선 안으로.


"으, 으매?! 저것이 뭐시당가 잉?!"


좁은 시장통의 하늘에서도 확연히 보이는 곳에, 믿기 힘든 광경이 놓여있었다.


"곰이여?!"


"아니 우째 저게 곰이당가?! 으딜봐서 곰이여 으잉?!"


저 멀리 보이는 산기슭에서 움직이는 커다란 무언가를 눈에 담은 중년 여인은 그저 입만 딱 벌린 채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김씨! 계속 거기서 그러고 있으믄 안되야! 빨리 도망가야제!!"


"도망을 가?! 으데로?! 으찌기 도망가야하는겨?!"


"거야 나도 모르제!"


그 말만을 남기곤 어디론가 다급히 뛰어간 여인의 뒷모습을 황망히 바라보던 중년 여인은 다시금 산기슭을 한번 바라보곤,


"...아이구! 저기 그짝아녀?! 그 아가씨 있는데 아니냔말여?!"


커다란 곰인지, 아니면 먼 옛날부터 산속에 놓여있던 서낭당의 신님이 노하신 건진 모르겠지만 그 커다란 무언가가 날뛰고 있는 곳은 분명히 어젯밤 고기를 사러 왔던 젊은 외지인 아가씨와 그녀가 데려왔던 같은 KS(Korean Sector)의 청년이 있는 곳임에 틀림없었다.


"이, 이럴 때가 아니제! 오씨, 오씨한테 가 알려줘야혀!"


단 두번 본, 그것도 말이 잘 통하지 않는 탓에 이야기마저 제대로 나누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

허나 이 순간 중년 여인에겐 그들이 그저 걱정돼서 견딜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허겁지겁 달려간다.


시장의 다른 모두가 향하는 반대방향으로.


작가의말

사투리 쓰기 어려워요...

이거 맞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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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뭔가 심상찮은 냄새가 난다.(1) 18.02.26 13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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