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이머 아포칼립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SF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8.02.22 15:34
최근연재일 :
2018.10.05 06:4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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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711

작성
18.03.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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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글자
6쪽

생존자협동조합

DUMMY

“예? 예.”

내 말에 그는 후다닥 어디론가 달려나갔다. 이미 통행증은 발급 받았다. 그 기술자 두명이 만들었다는 전자키다.

그리고 사실 통행증이 필요하지도 않다. 내 외모를 몰라볼 사람은 없으니까. 내 키가 워낙 커야지.

거인이잖아?

여하튼 방을 나가서 어슬렁 거리면서 대로를 걸었다. 주변을 보면 논밭. 그리고 가축들이 보인다. 알고 보면 이 덕소리의 절반 정도의 토지는 논밭과 가축을 키우는 것에 이용되고 있었다.

하긴. 농사가 면적을 많이 차지하지. 당연한 일이지만. 그나마 가축들은 좀더 좁게 키우고 있지만, 저래서야 가축들의 건강이 좋을 리가 없다.

그러고 보면 나도 당장은 데려가 봤자 좁은 공간에서 키우게 되겠구먼... 하지만. 괜찮아. 그건 곧 해결 가능 하니까.

여하튼 어슬렁 거리면서 정문에 도착하니, 젖소 한쌍. 돼지 한쌍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조합장 아저씨도.

하지만 의외의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세나와 유나였다.

저 두명은 왜?

“조합장님이 굳이 나오실 필요는 없는데, 이거 참 감사합니다. 여어. 세나. 유나. 여기는 왜 나왔어? 나 배웅해 주려고?”

내 넉살 좋은 말에 유나는 히죽 웃고, 세나는 무표정하다.

“저. 오빠를 따라 갈래요!”

“응?”

“오빠를 따라 가면 안 될까요? 저 전투에서는 상당히 강한데.”

유나의 말은 정말 의외였다. 나를 따라 간다라?

“여기가 더 안전하지 않아? 그리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은데.”

사람이 사람을 상처 입히고, 사람이 사람을 고통 스럽게 하며, 사람이 사람을 괴롭게 만든다.

하지만 외로움 때문에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대다수의 사람은 다른 누군가를, 원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내 거처는 썩 좋은 곳은 아니다. 나 외의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나는 괜찮냐고?

나는 괜찮다.

나는 특이하고, 특별한 인간이니까. 게임 능력을 받았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다. 나는 본래부터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으니까.

혼자 있어도 괜찮다.

누군가의 의사소통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유희를 할 수 있는 컨텐츠만 있으면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때문에 특이하고, 특별하다는 거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인간이라니. 타인과 단절 되어도 괜찮은 인간이라니. 특이하고 특별하지 않을 리가 없지 않나.

하지만 이게 좋은 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거다. 사회. 타인. 그런 것들과의 관계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다 보니, 그런 행동들에 대해서 무신경해 지게 된다.

이 게임 안에서는 그런게 잘 들어나 보이지 않지만... 그건 이 게임이나 그런 거고. 현실에서는 확실히 대인관계에서 개선점이 필요했다.

문제는.

내가 개선하고 싶지 않았다는 거지. 필요성이 없어서.

왜냐면 집안에서 돈 버는 직업이었고, 먹고 살만 했거든. 거래처 담당자만 가끔 상대하면 되는 일이라서.

“사람도 많고. 안정적이긴 하죠. 하지만... 여기는 삭막하거든요.”

“삭막?”

“시대가 시대다 보니까요.”

유나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조합장 아저씨는 착잡한 표정이었다. 아아. 그런 이야기 인가.

여기는 공동체지만, 부유하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다.

당장 전력만 해도 부족해 죽으려고 하는 곳이니까.

서울로 향하는 수집가들이나 상인들이 아니면 전력 생산은 거의 안 된다고 보면 된다. 전력이 없으면?

인간다운 삶. 그리고 문명을 유지하는 데 애로사항이 엄청나게 꽃을 피울 거다. 즉. 여기는 팍팍하고 삭막한 곳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앞으로 나아질 텐데?

내가 댐의 발전소를 어떻게든 해결해 줄 테니까.

음. 그래도 따라간다고 생각한 거겠지?

“뭐... 나는 오는 사람 안 막는 주의니까 괜찮아. 다만 내 거처에서는 내가 법이야. 내 말을 따라 줘야 겠어.”

“그거야 당연하죠. 뭐든지 시켜만 주세요!”

유나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런 유나에게서 고개를 돌려 세나를 보았다.

“세나양? 너는 왜?”

“유나와 같이 있을 겁니다.”

“혹시 너 개인적으로는 안 가고 싶은 거야?”

“아무 생각 없습니다. 유나의 곁이면 됩니다.”

얘는 왜 이러나... 감정 없는 눈을 보면서 궁금증이 일었지만,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각자의 사연이 있겠지.

“좋아. 그러면 데려가 주지. 하지만 일은 잔뜩 시킬 거야. 전에는 손님이라고 안 시킨 거라고.”

“예.”

“맡겨줘요!”

두명의 대답을 듣고 조합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조합장님. 이 둘을 데려가도 되는 겁니까?”

“노예도 아닌데, 떠나고 싶으면 떠나는 게 당연한 겁니다. 다만 두명 다 우수한 병사였으니... 저로서는 안타깝습니다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조합장의 말은 상당히 온건 했다. 내가 지휘관형 직업이었으면 심리 탐색같은 스킬로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 있었을 텐데.

나중에 거짓말 판별기라도 만들어야지 원...

그렇게 나는 조합장과 작별의 인사를 하고서 배에 올라 탔다.


***


내가 사는 행복 주택은 3개의 아파트가 합쳐져 있는 상태다. 때문에 내가 거주하는 집 바로 위 옥상에 넓은 밭을 조성한 건 주거지에서 가깝기 때문.

그렇다면 소와 돼지는 어디다 키워야 할까?

정답은 내가 사는 집의 아래층에 위치한 98평형 집이다. 내부의 벽들을 두드려 부수어서 직사각형의 큰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 축사 시설을 만드는 것은 제법 힘들 일이었다. 하지만 힘들어도 해야지.

이 놈들 키우려면.

물론 이것도 임시방편.

이제 부터는 로봇을 증량할 거다. 현재 내가 가진 태양광발전시설의 전력량으로는 10기의 로봇을 부리는 게 한계니까 딱 10기까지 늘린다.

그리고 나서 풍력발전기를 설치한다거나, 태양광 패널을 계속 주워다가 달아서 전력을 업그레이드 해야 겠지.

최종 목표는 로봇을 50기 굴리고, 예비 전력을 넉넉히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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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대통령 +35 18.06.11 6,393 230 6쪽
43 좀비 사냥 +32 18.04.30 7,537 267 5쪽
42 좀비 사냥 +19 18.04.15 9,169 310 7쪽
41 좀비 사냥 +21 18.04.09 9,787 299 8쪽
40 바이오 테러 레벨 2. 광합성 좀비 +10 18.04.07 9,316 289 5쪽
39 바이오 테러 레벨 2. 광합성 좀비 +18 18.04.03 10,447 300 7쪽
38 바이오 테러 레벨 2. 광합성 좀비 +10 18.04.01 9,979 302 5쪽
37 바이오 테러 레벨 2. 광합성 좀비 +18 18.03.30 10,058 301 4쪽
36 바이오 테러 레벨 2. 광합성 좀비 +17 18.03.29 10,538 316 7쪽
35 &바이오테러 레벨 2. 광합성 좀비. +14 18.03.28 10,233 309 6쪽
34 로봇 제국을 건설해 봅시다 +17 18.03.27 10,293 319 5쪽
33 로봇 제국을 건설해 봅시다 +17 18.03.26 10,679 326 6쪽
32 로봇 제국을 건설해 봅시다 +17 18.03.25 10,881 327 7쪽
31 생존자협동조합 +22 18.03.24 11,111 335 7쪽
30 생존자협동조합 +12 18.03.22 11,224 331 6쪽
» 생존자협동조합 +23 18.03.21 11,169 338 6쪽
28 생존자협동조합 +16 18.03.20 11,300 341 6쪽
27 생존자협동조합 +16 18.03.19 11,337 322 7쪽
26 생존자협동조합 +15 18.03.18 11,478 310 7쪽
25 생존자협동조합 +11 18.03.17 11,437 315 6쪽
24 생존자협동조합 +17 18.03.16 11,650 325 7쪽
23 요새화 +10 18.03.15 11,778 313 7쪽
22 요새화 +10 18.03.14 11,720 312 6쪽
21 요새화 +13 18.03.13 11,876 31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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