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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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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그래도 나는 떠나련다(3)

DUMMY

093

“...특히나 마법이나 마나호흡법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으면, 그것을 공개하는 것을 조건으로...”

순찰단원의 설명은 길게 이어졌다. 이정진은 끈기 있게 듣다가 관심 있는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말을 막곤 물었다.


“내가 알고 있는 마법을 풀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나? 나는 돈보단 다른 걸 원하는데.”


“얼마나 양이 많은가, 그리고 지식체계가 소실되지 않고 전해졌느냐에 따라 책정 기준이 천차만별입니다. 특히나 사제님은 마스터 극에 달한 실력자이기도 하니 돈 이외의 보상을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마법진은 그런 방식으로 발달했으니 말이죠.”


이정진은 순찰단원을 말을 듣고 잠시 고민했다.

‘마법식, 룬마법, 마법어, 정령마법도 세상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고... 이걸 다 풀면 쓸데없는 의심을 사겠지? 카오루하고 상의해서 마법회로 정도만 제공하면...’


“으아악! @$#!!”

그가 고민하고 있을 때. 천막 안에서 훌라의 비명이 들렸다. 그리고 안에서 훌라가 발버둥치는 기척이 느껴진다. 곧이어 작은 형체가 천막을 걷고 뛰어나왔다.


후다닥!

뛰어가는 주인공은 훌라. 뒤에서 마스터 셋이 머리를 긁적이며 도망가는 녀석을 가만히 내버려 둔다. 훌라를 제지해 심적으로 몰아세우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으아앙!! 아아!”


이정진은 자신을 지나치는 훌라를 구경하다가 말했다.

“활기차군.”


천막을 나선 마스터 한 명이 곤란한 얼굴로 이정진의 옆에 섰다.

“금세 쓰러질 겁니다. 아, 저거 뽑으면 안 되는데.”

훌라는 뭐가 그리 두려운지 팔뚝 정맥에 꼽힌 링거를 과감하게 뽑았다.


푸욱!

팔뚝에서 피가 튀고, 회복약이 포함된 영양액의 공급이 멈추자, 힘이 부족한지 비틀거린다. 훌라는 그 와중에도 불안한 듯 주변을 둘러보며 비틀비틀 걸었다.


풀썩

“쓰러졌네.” 이정진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순찰단원이 훌라에게 다가가 녀석을 안았다. 그는 훌라를 천막 안으로 데려가며 이정진에게 부탁했다.

“충격이 큰가 보군요. 같이 들어가 주시겠습니까?”


“차원종한테 도망치다 천운으로 살아남았는데 정신이 멀쩡한 게 이상하지.”


이정진은 훌라를 받아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훌라가 정신을 차렸다. 훌라는 여전히 불안해하며 발버둥쳤지만, 이정진이 간단히 블레스와 노바를 사용했다.


“노바까지?”

“잘못 쓰러져서 머리 박으면 위험하니까. 어이 꼬마야. 진정해라. 아참. 얘 내가 하는 말 모르지?”


이정진은 쪼그려 앉아 훌라의 양손을 맞잡았다. 차원종에게 몰리다가 정신을 차리니 푸른색 관짝 안에 담겨있으니, 저리 자지러지는 게 당연하단 생각을 하며 훌라를 안정시켰다.


그리곤 간단한 행동언어로 훌라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너, 여기, 안전, 저 사람들, 안전, 보호, 나, 신성력. 다행히 훌라는 신성력을 알아보는지 서서히 안정을 찾았다.


“으윽!”


갑자기 훌라가 인상을 찌푸렸다. 녀석이 안정을 되찾자 순찰단원이 링거를 새로 만들어 정맥에 꽂은 것이다. 이정진은 불안해지기 시작한 훌라에게 링거를 가리키며 밥을 먹는 시늉을 했다.


끄덕... 눈물을 글썽이며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정진은 대견한 얼굴로 훌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훌라의 외형은 비쩍 마른 작은 원숭이 같은 체구. 초록색 피부와, 손발톱은 짐승의 그것처럼 길게 굽었다.


얌전히 관 위에 앉자 이정진은 일어서며 순찰단원에게 말했다.


“그럼. 정신 차린 것 같으니까. 나는 내 일하러 나가보지.”


“예. 수고하십시오.”


그가 나가려고 하자 훌라가 다시 울먹이며 이정진의 옷자락을 잡았다. 훌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이정진에게 찰싹 달라붙는다. 순찰단원 모두 곤란한 얼굴로 이정진을 바라본다.


순찰단원이 그림언어로 사정을 설명했다. 훌라는 납득한 기색이지만, 불안감은 여전한지 그의 옷을 꼭 붙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


“하아...”

잠시 한숨을 쉰 이정진은 인벤토리에서 작은 양초를 꺼냈다. 양초에 불을 붙이자 은은한 신성력이 퍼진다. 천막에 걸린 마법으로 신성력은 넓게 퍼지지 않고 천막 안에 고이기 시작했다.


유리그릇에 양초를 올려놓곤 그것을 훌라에게 건넸다. 이정진은 ‘네 것이다.’ 라고 말하며 양초를 가리켰다. 하늘하늘 흔들리는 불빛을 보자 훌라의 손힘이 서서히 풀렸다.


“나 나가도 되지?”


이정진이 말했다. 훌라는 고란어를 모르지만, 대충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짐작한 기색이다. 훌라는 주변을 둘러싼 거구의 순찰단원을 불안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진은 작은 사탕을 꺼내 훌라의 손에 쥐여준 후 일어섰다.


나가기 전 순찰단원에게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좋아. 그러면 진짜 나갈 게. 이 녀석이 무슨 수단을 써서 외차원계를 몸 성히 가로질렀는지 알아내 달라고.”


“우는 아이 달래는 건 순찰단이 잘하는 분야죠.”


한 명이 그리 말하자 뒤에서 팔짱을 낀 다른 자가 웃었다.


“가끔 보면 내가 소드 마스턴지, 엔터테인 마스턴지 헷갈릴 정도라니깐...”


““하하하!”“


자기들끼리 자학개그를 치고 웃는 순찰단원들. 훌라가 다시 혼란에 빠지자 당황하며 녀석을 달래준다. 이정진은 한심하게 그들을 바라보다가 천막을 나섰다.


그렇게 그날의 임무도 끝났다.


이정진은 복귀하기 전, 근처에 있는 순찰단원에게 물었다.


“저... 꼬마 녀석은 어디로 가지?”


“며칠은 저희하고 같이 이곳에 머무릅니다. 차원종화가 다시 될 수도 있고, 처음 본 사람들과 너무 빨리 헤어지면 불안증이 심화돼서요. 그리곤 뭐... 보통은 교육원으로 가겠죠. 어른이 없으니까 저희 중 한 명이 법적 보호자가 돼서 금전을 관리할 겁니다.”


“...”

이정진은 고개를 끄덕인 후, 하늘을 날아 토루로 귀환했다.



*****

토루에 들어와 저녁밥을 먹으며 오늘 겪은 일을 털어놓자 카오루가 말했다.


“저런... 어린아이 혼자서 잘 살 수 있을까요?”


몰래 자식들에게 큼지막한 고개를 썰어주던 카운트가 답했다.

“괜찮습니다! 유생체는 감시 대상!”


투안이 쓴웃음을 지으며 카운트의 말을 해석했다.

“새로운 종족. 그것도 수가 적다면 보호관찰 대상에 들어갑니다. 기간은 동족을 찾을 때까지. 그게 안 된다면 죽을 때까지죠.”


커다란 고기를 한입에 삼킨 잭 카터가 물었다.

“투안. 너도 보호관찰 대상인가?”


“예. 하지만 보호관찰이라도 스스로 위험에 들어가는 행동까진 막지 않습니다. 성인이 되어 굶어 죽어도 그냥 그런가 하죠.”


“그러면 뭐가 보호라는 거죠?” 카오루가 물었다.


“음... 그러니까... 정진님이 구해준 그 아이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갑작스레 큰돈이 들어왔을 때 주변의 압박이나 사기 등에서는 철저히 보호하는 쪽입니다. 여러분을 처음 이곳에 초대할 때 여긴 ‘안전하다’ 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그런 뜻이죠.”


“전혀 안전하지 않던데.”

잭 카터가 단언하자 투안이 민망한 얼굴로 변명했다.


“그 땐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시기였으니 말입니다. 거기에 여러분은 첫날부터 스스로의 무력을 충분히 증명하지 않았습니까. 인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으니 손을 놓은 걸 겁니다.”


이정진이 고기를 썰다가 흥미 없는 태도로 말했다.

“난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그 맹랑한 녀석이 어떻게 ‘진짜배기’ 외차원계에서 혼자 살았는지 알아내면 돼”


카오루가 작게 중얼거렸다.

“저도 어느 쪽이든 상관없죠. 그 민망한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요.”


“고통스러웠지...” 잭 카터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

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케...” 자식들에게 고기를 썰어주던 카운트는 몸이 딱딱하게 굳고는 눈알만 굴려 이정진의 눈치를 보았다. 마리나만 홀로 즐겁게 웃으며 식탁에 놓인 고기를 자기 앞으로 끌고 왔다.


“히히! 내 꺼. 다 내 꺼!”


*****

4번 게이트에서 훌라를 발견한 지 3일이 지났다. 훌라는 처음의 불안한 태도는 순식간에 가시고, 산골을 활기차게 돌아다녔다. 아직 4번 게이트는 위험하기에 녀석이 돌아다니는 것을 막으러 순찰단원만 일거리가 늘었다.


“이게... 녀석의 위장에 있었다고?”

이정진은 작은 뼈를 흥미롭게 관찰했다. 뼈의 형태로 보아, 훌라의 동종 개체가 노년기에 들어선다면, 그리고 그자의 새끼손가락 끝 마디를 뽑는다면 그가 관찰하는 뼈와 같은 모양을 할 것이다.


“예.” 순찰단이 말했다.

“주술적인 처치가 되어있던 걸로 보입니다. 특별한 기능은 없고, 같은 혈족에게 은신과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이 집약돼 있더군요.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주술로 경지에 들어선 분을 초청할 계획입니다.”


옆에서 구경하던 아이그라흐가 신기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신체 부위에 걸린 주술이 그런 엄청난 효력을 발휘한다고?”


겉모습만 보면 이곳에 있는 그 누구보다 강해 보이는 외형을 지닌 아이그라흐. 그는 이정진의 부탁을 받고, 그저께부터 이정진을 대신해 훌라에게 신성력을 주입하고, 기본적인 교육을 담당했다.


뼈를 순찰단원에게 넘겨주며 이정진이 말했다.

“주술은 마법과 다르죠. 마법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어떤 마법이든 그것이 발현되는 이론 체계가 허용하는 한계치 이상의 자원을 투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주술은... 여러 대가를 지불한다면 얼마든지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아이그라흐가 안쓰럽게 훌라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한계를 뛰어넘는가?”


“아마...” 잠시 숨을 고른 이정진이 말했다.

“사용자의 생명이 가장 일반적인 대가로 지불되지요. 물론 그것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추측하자면 저 꼬맹이에게 주술을 걸어준 뼈의 원주인은 수명이 최소한 20년 이상은 줄었을 겁니다. 그것도 경지로 따지면 저하고 비등되는 수준의 주술사가 분명할 텐데... 뭔가 특별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김빠지는 이유였군요.”


“그런 소리 말게. 충분히 안타까운 일이군...”

아이그라흐가 탄식을 흘렸다. 훌라는 그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활기차게 주변을 뛰어놀았다. 이정진은 훌라가 뛰노는 것을 보며 아이그라흐에게 물었다.


“이제 차원종화의 위험성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정보도 얻을 만큼 다 얻었고, 여기는 위험하니 슬슬 도시로 보내죠?”


“문서라는 귀찮은 발명이 생산성을 저해할 때도 있다네. 차원종화가 진행됐으면 무조건 일주일은 신변이 제한되지. 그보다 저건... 아티펙트가 분명한데. 저렇게 낭비해도 괜찮겠나?”


아이그라흐가 훌라의 손에 들려있는 양초를 가리켰다. 이정진이 건네준 양초는 3일간 단 1초도 쉬지 않고 신성력을 계속해서 방출했다. 그 때문인지 팔뚝 길이의 양초는 미세하게 길이가 줄었다.


계속해서 퍼지는 신성력의 영향으로 4번 게이트 주변은 밀도 있는 신성력이 가득 찼다. 이정진은 아까운 눈으로 양초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됐습니다. 저 녀석에게 준 거니까. 원주인도 싸움 같은 비생산적인 일에 쓰이지 않는 걸 더 만족스러워하겠죠.”


아이그라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주인은...?”


“죽었습니다. 아니, 죽었겠죠.” 이정진이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아이그라흐는 손바닥을 마주하곤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네.”


“아닙니다. 익숙한 일이죠.”


“익숙해져선 안 되는 일이기도 하지,”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

무념 그 자체인 이정진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이그라흐가 결심한 얼굴로 말을 뗐다.


“내가 왜...”

아니, 말하기 전. 멀리서 둘을 발견한 훌라가 뛰어왔다. 훌라는 이정진 앞까지 다가와 손에 들고 있는 양초를 내밀었다.


“싸제님! 이~ 거- 요!”


이정진은 아이그라흐를 바라보았다. 아이그라흐는 손을 내젓곤, 고개를 숙여 훌라가 건넨 양초를 받았다. 훌라는 양초를 건네주자 웃으며 발음이 불완전한 고란어로 말했다.


“씬성령. 이, 거! 비싼!”


“후... 저 친구들이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 줬나 보군. 받게나.”


아이그라흐가 난처한 듯 웃으며 양초를 이정진에게 건넸다. 이정진은 양초를 바라본 뒤,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무슨 말을 하려던 겁니까?”


“아니야. 그냥 잡담이나 할까 해서.”


아이그라흐가 웃으며 이정진을 이끌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그는 훌라의 교육하고 이정진은 다시 신성마법을 사용할 때가 된 것이다.


훌라는 둘이 걷는 모습을 보다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응! 으응!”


적당한 단어가 생각 안 나 머리를 감싼다. 이정진과 아이그라흐는 걸음을 멈추고 훌라에게 다가갔다. 아이그라흐가 무슨 일인지 묻자, 훌라가 꼬깃한 종이를 꺼내며 이정진을 가리켰다.


“아... 하하...”

종이를 확인한 아이그라흐가 어색하게 웃으며 그것을 숨겼다. 이정진이 다가와 물었다.


“뭐기에 그리 숨기는 겁니까?”


“아, 아아... 그게 말일세...”


아이그라흐는 이야기를 돌리려 했지만, 단어를 생각해 낸 훌라가 크게 외쳤다.

“같아요!... 같따?”


움찔! 이정진이 몸을 살짝 떨었다. 아이그라흐가 포기한 얼굴로 이정진에게 종이를 건넸다. 종이엔 고란 하위종족이 삐뚤빼뚤하게 그려져 있었다.


“훌라가, 음... 자네와 같은 종족을 만났다고 한 것 같은데. 하지만 으음... 고란 하위종족은, 특히나 자네와 같은 인...간? 종족은 비슷한 자들이 너무 많지. 미안하네.”


이정진이 숨을 길게 내쉬며 종이를 살폈다. 그려진 ‘인간’ 의 형태는 아무리 자세히 살펴보고 훌라의 발달 단계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임을 고려해도 전혀 인간과 닮지 않았다.


이정진은 피식 웃으며 종이를 아이그라흐에게 건넸다.

“상관없습니다. 어린 녀석이 어떻게든 제 기분을 좋게 해주려고 거짓말한 모양이군요.”


그리곤 훌라의 머리를 쓰다듬곤 일어선다. 몸을 돌려 4번 게이트로 걸어가는 그를 훌라가 바라보다가 한 단어를 내뱉었다.


“르벨?”

우뚝!


게이트로 걸어가던 이정진이 멈췄다. 그는 몸을 급하게 돌려 훌라에게 다가왔다. 훌라의 어깨를 잡아 무시무시한 얼굴로 녀석에게 묻는다.


“다시 말해봐라. 뭐라고?”


“아악!”

양 어깨에서 통증이 전달되자 훌라가 비명을 질렀다. 아이그라흐가 기겁하며 이정진의 팔을 잡아당겼다.


“뭐, 뭐 하는 건가? 일단 떨어지게!”

‘뭔 놈의 힘이...!’

하지만 미동도 않는 그의 신체. 아이그라흐는 지면에 굴러다니는 머리통만 한 큰 바위를 들어 이정진의 뒤통수에 후려갈겼다.


퍼억!

“진정하게!”


부지불식간이라 힘 조절을 깜빡했지만, 이정진의 뒤통수는 생체기조차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도 이정진은 훌라의 어깨를 잡은 양손을 풀고, 큐어를 사용했다.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뼈에 금이 간 훌라는 눈물을 훌쩍이고, 둘은 당황하며 훌라를 달랬다.


“훌쩍...!”

이정진이 무릎을 꿇고 훌라와 눈높이를 맞췄다. 그는 우는 훌라를 달래며 물었다.


“아... 훌라 미안하단다. 그래서 아까, 뭐라 그랬다고? 다시 한 번 말해볼래?”


“르벨...” 훌라가 말했다.


“혹시, 그 말 레벨이 아니었니?” 이정진이 물었다.


울음을 멈춘 훌라가 손뼉을 쳤다.


“아! 레벨!”


“어. 자네...” 아이그라흐가 놀라며 이정진을 바라보았다. 이정진은 더욱 절박하게 훌라에게 물었다.


“혹시... 레벨 말고, 딴 거 없니? 뭐 다른 거.”


훌라가 말을 이해하지 못하자, 몸짓으로 이리저리 말한다. 대충 뜻을 알아들은 훌라는 이정진의 손에 들려있는 양초를 가리켰다. 그리곤 환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저! 저, 저! 훙! 후웅!”


그러며 허공에 손을 집어넣고 무언가를 꺼내는 제스쳐를 몇 번이고 취한다. 아무런 매개체 없이 아공간을 사용한다. 그것은 분명 인벤토리의 증거였다.


“아! 아! 으! 아! #$#~!”


훌라는 답답해하며 고란어가 아닌 그의 언어로 이리저리 말하다가 다른 손짓을 했다. 훌라의 조잡한 행동언어는 ‘인간’ 으로 추정되는 자들이 수십 명은 있고, 그들 모두 아공간을 사용할 줄 안다는 뜻이었다.


이정진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작가의말

일주일이 참 빠릅니다. 언제 주말이 되나 했는데 벌써 주말이 끝나네요.

저는 순조롭게 딴길로 새고 있습니다. 아마, 내일도 연재를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사실 7월에 있을 연참대전을 생각해 여유분을 남기고 싶지만, 연재주기를 주 5일로 바꿀 때 작가의 말에서 여유가 있으면 쉬는 날에도 연재를 하겠다 말했죠.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지켜질리 없는 약속을 경솔하게 내뱉었네요. 저도 참...

그래서 단 한 번이라도 그 말을 지켜보잔 생각으로 월요일 연재를 할까 합니다. 말은 이렇게 멋지게 썼는데 막상 내일 연재가 올라오지 않을 가능성도 적게나마 있습니다.

뭐, 그냥 그려려니 해주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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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화. 연쇄성인마(2) +23 18.06.01 3,849 177 25쪽
85 85화. 연쇄성인마(1) +28 18.05.31 4,045 168 11쪽
84 84화. 난장판(6) +29 18.05.30 3,845 200 17쪽
83 83화. 난장판(5) +13 18.05.27 4,007 178 19쪽
82 82화. 난장판(4) +24 18.05.26 4,009 194 18쪽
81 81화. 난장판(3) +24 18.05.25 3,936 190 16쪽
80 80화. 난장판(2) +16 18.05.24 3,985 183 14쪽
79 79화. 난장판(1) +30 18.05.23 4,074 197 15쪽
78 78화. 단서(5) +46 18.05.20 4,282 215 16쪽
77 77화. 단서(4) +15 18.05.19 4,128 178 18쪽
76 76화. 단서(3) +17 18.05.18 4,131 193 19쪽
75 75화. 단서(2) +17 18.05.17 4,101 188 15쪽
74 74화. 단서(1) +9 18.05.16 4,196 19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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