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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ivuy
작품등록일 :
2018.02.26 17:26
최근연재일 :
2018.07.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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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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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94화. 그래도 나는 떠나련다(4)

DUMMY

094

*****

“나는 간다!”


잭 카터가 소리쳤다. 그는 책상을 강하게 내려치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빙빙 돌았다.


“도대체 왜 안 된다는 거지? 그 작자들은? 죽어도 우리가 죽고, 살아도 우리가 산다는데!”


턱을 괴고 앉아있는 이정진이 말했다.

“베스타지에 위험이...”


“왜!”

어찌나 우렁차게 소리치는지 토루 지하를 넘어 가장 위층에서 잠을 자던 이들까지 들을 수 있었다.


“말했잖아요. 차원종이...”

카오루가 잭 카터를 진정시켰다. 이정진은 가만히 앉아있는 마리나를 바라보았다.


“마리나 너는 어떤 생각이지?”


스텟 덕분일까. 겨우 한 달 안에 능숙하게 고란어를 배운 마리나가 웃었다. 그는 이전에 보인 백치 같은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똑바르게 말했다.


“대장이 가는 대로 갈게.”


“간다. 무조건 간다. 네 목숨이 위험할 수 있어서 묻는 거야.”


“후우...” 마리나는 의자에 등을 깊게 기댄 뒤, 다리 하나를 의자 위에 올렸다. 무릎을 감싸고 몸을 기울인 그는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삼인방을 바라보았다.


“삼 주...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나는 아주 즐거웠어. 베스타지의 여러 종족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


“즐거웠어... 하지만 항상 즐거울 수많은 없는 노릇이지.”


그들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테이블에 놓여있는 카오루는 남몰래 책상 위에 놓인 서류 뭉치를 흘겨봤다.


*****

이들이 이렇게 토루 지하에서 긴급회의를 하는 것은 훌라가 만난 인간‘들’ 이 4번 게이트, 외차원계에 있기 때문이다. 아닐 확률도 있었지만, 이정진이 축복자만이 아는 몇몇 공통된 단어를 물어보았을 때 훌라의 반응을 보자면 아닐 확률은 낮았다.


당연히 이정진은 순찰단원에게 말했다. 나는 외차원계로 들어가겠다. 훌라의 정보로 외차원계의 대략적인 지도와, 차원종의 종류까지 알고 있으니 위험은 적다.


순찰단원들은 이정진의 의견에 반대했다. 반대의 이유는 차원종을 자극했을 때, 게이트를 넘어 녀석들이 습격할 가능성이었다.


그 이외에도 몇 가지가 있었지만.

순찰단원은 2주에서 늦어도 한 달이면 다른 지역을 정리하고 그랜드 마스터급 실력자들이 파견된다며 그 기간만 참기를 당부했다.


한 참을 고심한 이정진이 말했다.

“...알겠어.”


그리고 그날 밤.

의견교환이 끝나자 이정진이 일어섰다. 그는 복사된 서류를 세 사람에게 나눠주며 외차원계의 정보를 알려줬다.


“어린아이가, 그것도 도망치는 와중에 본 지형이라서 정확하진 않을 거야. 그래도 대충 어느 방향인지는 알 수 있겠지.”


잭 카터가 서류를 잡아먹을 기세로 살폈다. 이정진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긴장 풀고. 먼저... 지하에 보관해둔 우리 물품부터 다 인벤토리에 집어넣지. 마리나까지 추가됐으니 여유 공간은 많을 거다.”

라고 말한 뒤, 분위기를 환기 시킨다. 카오루가 물었다.


“저희는 어디서 대기할까요?”


“너흰 바로 출발해. 여기... 뒷산에 숨을 장소가 있으니,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나는 먼저 할 일을 하고 바로 출발할 테니까.”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문을 나서기 전 잭 카터가 물었다.

“할 일이라니?”


이정진이 쓰게 웃었다.

“조금... 사과해야 할 분이 있어서.”


쿵... 문이 조용하게 닫혔다. 이정진이 나가자 지하실은 무거운 침묵 속에 잠겼다.


토루를 벗어난 이정진은 안 쓰던 은신 스킬까지 써가며 도시 중심지역으로 이동했다. 어둠에 동화되듯이 은밀하게 도시를 지난 그가 도착한 곳은 아이그라흐가 있는 신전이었다. 이정진은 병원 뒤를 지나면 있는 작은 기도원으로 들어섰다.


기도원 안으로 들어가, 작게 마련된 응접실. 그곳 소파에 아이그라흐가 편하게 누워있었다. 그는 마치 이정진이 방문할 것을 예측한 듯이 말했다.


“하아... 베스타지의 안전에는 사제가 필수 불가결하지. 그만큼 관심이 많다 보니 쌓인 게 많다네. 이곳은 내가 남들의 눈치를 받지 않고 편히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야.”


이정진은 맞은편 소파에 앉자, 자세를 고쳐 마주 앉은 아이그라흐가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게이트를 넘어갈 건가?”


“다 알아채셨군요.”

이정진이 의외라는 표정을 짓자, 아이그라흐가 혀를 찼다.


“정말이지 자네 소문을 듣자마자 혹시나 했는데 역시였어.”


“뭘 말씀하시는 건지...”


“됐네. 말 해보게.”


“몇 가지 생각한 게 있긴 한데... 사제님의 고견을 듣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일단은 넷이 무식하게 게이트로 돌격하는 겁니다.”


“하!” 아이그라흐가 말도 안 된다는 듯이 헛숨을 찼다.


“최소 익스퍼트 상급의 순찰단 서른 명이 지키는 곳을? 자네 실력은 잘 알지만, 동료들까지 무사히 게이트를 지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게 문제가 되더군요. 그래서 다른 계책을 떠올렸죠. 녀석들을 일종의... 일일 체험? 같은 느낌으로 4번 게이트에 데려오고...”


아이그라흐가 이정진의 말을 끊었다.

“기회를 노려 외차원계로 들어가겠다?”


“이건 가능성 있는 이야기 아닙니까?”


“끄응...!”

아이그라흐가 인상을 사정없이 구겼다. 그는 ‘잘 가다가 대체 왜 이렇게 막 나가는지 모르겠군...’ 이라고 중얼거린 후에 말했다.


“천박하기 짝이 없는 계획이군. 그렇게 들어가서 그다음엔? 자네를 대체할 사제를 어디서 데려오나? 만약 차원종이 날뛰는 바람에 게이트 너머, 베스타지까지 악영향이 미친다면? 최악의 상황에 순찰단원들이 전멸하고 도심지까지 피해가 발생하면?”


“...그 이외에도 몇 개 더 있긴 한데 들어보시겠습니까?”


아이그라흐는 들을 가치도 없다는 태도로 손을 내저었다.


이정진이 고개를 숙였다. 그의 얼굴은 지친 것도, 짜증도 아닌 미묘하게 웃는 얼굴을 했다. 싸움, 폭력, 전투... 그의 인생의 반 이상은 피로 얼룩져 있고, 굳어버린 머리는 그 이외의 방법을 생각하기 힘든 인간이 되어버렸다.


작게 한숨을 쉰 이정진이 고개를 들었다. 애달프게 미소 짓는 고요한 얼굴이지만, 그 눈동자엔 숨길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치며 아이그라흐를 자극했다.


“사제님을 인질로나 삼을까 봐요.”


부드러운 말투지만, 아이그라흐는 이정진의 말이 전혀 농담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그는 이정진의 협박에 말리기보단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 그것참 참신한 이야기군. 으하하! 하하하하! 아무리 사제가 존경을 받는다 할지라도 봉인 단계의 외차원계를 자극하려는 테러세력과 교섭한다고?! 베스타지가 어떻게 4000년이 넘게 외척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한지 아는가?”


“,,,”


“본성이 무식한 칼잡이는 이래서...! 역사 공부나 더 하고 오게!”


원래는 사과하기 위해 방문했지만, 자꾸 신경을 긁자 이정진이 잔뜩 억누른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싫다면... 제가 광신도가 아니라는 말 한마디만 해주셨으면, 이렇게 복잡해지진 않았겠죠. 삼 주 동안 허송세월한 게 아니라 충분한 실적과 명성을 얻었으면... 순찰단의 머저리들이 저를 방해하지 않았을 테죠.”


“인생 너무 날로 먹으면 어딘가에서 꼬이는 법이라네. 적당히 남들만큼만 하면 절로 잘 풀릴 것을 일을 키운 건 형제 아닌가?”


“재미삼아 해본 일인데 이렇게 일이 꼬일 줄 누가 알았습니까?”


아이그라흐가 ‘깜짝 놀랐다’ 는 듯이 과장된 제스쳐를 했다.


“호오... 재미삼아? 정말 재미삼아 그런 일을 했다고? 우리 형제가 그토록 여유가 있던 사람인지 이제야 알았군.”


이정진이 침묵하자 아이그라흐는 계속해서 그를 자극했다.


“재미 삼아서가 아니야. 전혀. 그런 시간낭비를 할 리가 없지. 아마 이렇게 생각했겠지. ‘그래 차라리 내가 광신도라는 악명을 이용하자. 방향성이 달라도 유명세는 커질 테니, 분위기가 일거에 반전된다면 내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할 수 있겠지.’ 라고. 틀린가? 맹랑하고 유치하고, 저차원적인 짓이지만, 자네 상황에선 그보다 이득일 수가 없었어. 아니, 이 경우엔 ‘상황’ 이 아니라 ‘성향’ 이라 말해야 할까?”


말장난을 하는 아이그라흐였지만, 이정진이 움찔했다.


“잘나시게도 제 마음을 다 아는군요.”


“오래 살다 보니 연륜 대신 눈치만 빨라졌지.”


이정진이 조용하자 입술을 만지던 아이그라흐가 툭 내뱉었다.


“인간을 구해서 어디로 갈 건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의 역린을 건드리자 응접실 온도가 하강했다. 아이그라흐는 과장되게 몸을 떨었다.


“어디든 외차원계보단 낫겠죠.”


“오오? 베스타지로 오려고? 그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말이 통하지 않는 괴물이 사는 생지옥보단, 말이 통하지만, 서서히 말라죽어 가는 자들로 가득한 생지옥이 더 낫겠지.”


“...됐습니다. 저는 가 보겠습니다. 그동안 신세 졌습니다.”


이정진은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 처음 이곳을 방문한 목적은 아이그라흐에게 사과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 달리 자꾸 신경을 긁자 참지 못하고 일어선다.


응접실을 나서는 그의 뒤로 아이그라흐의 여유로운 말이 들렸다.


“그렇게 도움받는 게 싫어? 꼭 스스로의 힘으로 구해야 하나?”


우뚝! 이정진이 걸음을 멈췄다. 그는 고개만 돌려 무시무시한 눈으로 아이그라흐를 노려보았다. 제대로 된 빛도 들어오지 않는 응접실은 안 그래도 어두운 그의 눈을 더욱 어둡게 침장했다.


“당신...!”


이정진이 마지막 경고라는 듯이 이빨을 앙다물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그라흐는 한심한 얼굴로 이정진을 나무랐다.


“도대체 이게 뭔가? 주변 사람들한테 똥이란 똥은 다 싸지르고... 다시 묻지 광신도가 뭐라 생각하나? 형제는?.”


마침내 이정진의 화가 폭발했다.


“또 그 소리! 이 빌어처먹을 대머리가!”


슈욱! 순간 아이그라흐의 눈에 비친 이정진의 신형이 안개처럼 사라졌다. 그가 눈을 감았다 뜨는 일순간 테이블이 벼락에라도 맞은 듯 잘게 조각나고, 멱살을 잡은 이정진이 테이블을 대신했다.


아이그라흐는 사제임과 동시에 익스퍼트급의 고수. 온 힘을 다해 이정진의 팔뚝을 잡았지만, 아무런 미동도 없는 이정진의 팔은 그의 목을 으스러뜨릴 듯이 조였다.


얼굴을 가까이 한 이정진이 으르렁댔다..

“이제 시간 낭비는 지긋지긋해! 내가 세운 계획은 당신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거였다고! 말해! 매일 잘난 듯이 인생강의 따위만 하면서 왜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거지?”


따지고 본다면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이정진의 잘못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이정진은 자신을 냉정하게 비평할 여유가 없었다.


아이그라흐는 충분히 이정진을 지적할 여유가 있었지만, 그는 조금 다른 것을 말했다. 겨우 자기 체구의 반 쫌 넘는 자에게 멱살 잡혀 대롱대롱 매달린 아이그라흐는 양손을 활짝 펼쳤다.


“끄흐흐.... 정말이지 종잡을 수 없군. 바로 전까지 평화롭게 대화하다가 갑자기 폭발하다니, 이래서 폭탄만가?”


“닥쳐!”


이정진이 으르렁거렸지만, 아이그라흐의 입은 멈추지 않았다.


“나도 죽일 건가? 목적에 방해되는 자들은 고란 하위종족이든, 차원종이든 가리지 않고 전부 쳐 죽이고. 잘 가다가도 마음에 안 들면 태도를 바꿔서 다 때려 부수고... 나도 그렇게 할 텐가?”


“...” 이정진의 손힘이 조금 풀렸다.


“소문을 들었어, 삼 개월 동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는 마스터 최상급의 실력자. 그에 대한 여러 이야기. 그리고 그자가 신성력을 밝혔으니 당연히 이곳으로 방문할 거로 생각했네. 자네가 오기까지 겨우 하루 남짓한 시간 동안 내가 무슨 생각을 한지 아나? 보자마자 알았어. 오히려 내가 묻고 싶어. 자넨... 대체 왜 그렇게 화가 나 있는 건가?”


이정진이 어이없다는 듯이 숨을 들이쉬었다.


“뭐... 뭐라고? 그게 전부야? 기껏 알고 싶은 게 그게 다야?”


“흐흐흐... 그게 다라고? 정말? 형제여 지금 네 모습을 보게나. 내 눈동자에 비친 네 얼굴을 보라고. 말해봐. 뭐가 그렇게 화나는가? 같은 종족을 구하지 못한 것? 구할 힘이 부족한 것? 아니면...”


아이그라흐가 작게 말했다.


“자네 혼자 이렇게 살아남은 거?”


우직!


아이그라흐의 멱살을 잡은 이정진의 손힘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이정진은 그를 높게 들어 벽에 집어 던졌다.


“닥쳐!!”

콰앙! 날려진 아이그라흐가 벽을 뚫었다. 그는 넓은 예배당을 굴렀다. 뚫린 구멍으로 이정진이 뚜벅뚜벅 걸어오며 소리쳤다.


“화나냐고! 내가 왜 이렇게 화가 났냐고?! 당신 같으면 참을 수 있겠어?! 주변엔 병신 천지고! 내가 뭐 큰 걸 바랬어? 그냥 살릴 수 있는 놈들이라도 살리겠다고 이 개지랄을 하는 데, 양심이 있으면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말아야지!”


“방해는... 나는 그냥 젊은 친구가 마음의 평화를... 끄윽!”


퍽! 바닥을 구르다가 겨우 멈춘 아이그라흐의 몸이 다시 하늘을 날았다. 이정진이 간단하기 그지없는 사커킥을 날린 것이다. 이정진은 하늘에 떠서 떨어지려는 아이그라흐의 머리통을 잡았다.


그가 의식하지도 못한 채, 사 개월 동안 잘 참아오던 천살의 살기가 스멀스멀 주변에 퍼졌다. 만약 아이그라흐가 신성력으로 정신을 보호하지 않았다면, 즉사할 정도로 전보다 정제된 살기.


그는 아이그라흐에게 화를 내는 대신 알 수 없는 소리를 했다.


“천임명은...! 그 멍청한 새끼는 비겁자가 아니었어! 도망친 겁쟁이도 아니야! 걔는 그저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한! 아니, 기회를 얻지 못했을 뿐이야!”


“끄으...”


“그 녀석도 나보자 잘하는 게 있었어. 어떤 부분에선 나를 넘은... 그 재능을 빛낼 기회가 있었다고! 근데 이게 뭐야! 왜 뼛조각 하나, 유언 하나 남기지 못하고 그렇게 죽어야 돼!”


이정진은 양 손바닥을 쫙 펼쳐 아이그라흐의 얼굴 양옆을 쥐었다. 그는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얼굴을 댄 후에 눈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소리쳤다.


“나는 또 뭐야! 그놈은 죽고 왜 나는 살아!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저 새끼들 세 놈을 데리고 어딜, 뭘 어떻게 하라고! 마법? 마나호흡법? 전투술? 개똥 같은 소리! 이깟 쇳덩어리 남들보다 잘 휘두르는 게 뭐가 그리 잘났다고!”


천천히... 깃털보다 느리게 하강한 둘의 다리가 바닥에 닿았다. 아이그라흐는 무릎을 꿇고 이정진과 눈을 마주했다. 그는 고통과 살기에 잠식되었음에도 침착한 눈동자로 이정진을 응시했다.


안쓰러움이 묻어나는 그 눈을 보며 이정진이 외쳤다.


“그렇게 내 마음을 잘 알아?! 그럼 대답해! 왜 나만 살아서 이런 개 같은 꼬라지를 봐야 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말해!!!”


웅-! 웅-! 쨍그랑!


이정진의 외침이 가청음역대를 넘으며 기도원 창문이 박살났다. 음파를 정면에서 받은 아이그라흐는 귀와 눈에서 피를 흘리며 몸에 힘이 흘렸다. 그의 몸에 힘이 풀렸다. 이정진은 축 늘어진 아이그라흐의 얼굴을 잡곤 소리쳤다.


“성기사로 다시 하려고 해도... 마리나를 볼수록 화가 나! 너무 화가 나! 카오루도, 잭 카터도! 그 녀석에게도 다른 인생이 있었을 텐데! 빌어먹을 전투가 아니라 재능을 선보일 삶이 있었을 텐데! 왜 이런 시대에 이런 세상에 태어나서 싸움 이외에 어떠한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고, 그렇게 삶을 유린당해야 하는 거야!”


뚝뚝... 온통 새빨갛게 물든 아이그라흐의 시야. 그의 눈을 씻는 투명한 액체가 떨어졌다.


털썩...

손아귀에 준 힘을 풀은 이정진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머리를 아이그라흐의 복부에 기대곤 ‘짬뽕...’ 이라는 말을 망가진 인형처럼 중얼거렸다.


이정진은 갑자기 짬뽕이 그리웠다. 그는 전생에서 죽기 전까지도 짬뽕이 그리웠다. 그것은 단지 음식이 아니고, 지구에 대한 향수를 불러오는 추억도 아니다. 그에게서 짬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평화로운 현실과 작별한 마지막 경계선이었다.


그는 언제나 그날, 그때, 못 먹은 짬뽕을 먹고 싶었다. 목숨의 위협 없는 차원종을 모르던 보존된 현실로 돌아가길 원했다.


아이그라흐가 손을 올렸다. 그는 힘겹게 부들부들 떨리는 왼손을 들어 마치 말 안 듣는 학생을 혼내듯이 이정진의 머리를 찰싹 때렸다. 그리고 물찬 포대자루처럼 힘없이 팔이 떨어진다.


“아... 흐흐흐...” 희미하게 웃던 아이그라흐가 말했다.


“광신도는 신이 정하는 게 아니야. 그들은 알아. 빈틈없는 이론과, 매력적인 말솜씨로 포장해도 그들 내면은 알고 있어... 자기 스스로를 주체할 수 없이 망가뜨린 자들의 종착역이란 걸.”


아. 그제서야 이정진은 알았다. 아이그라흐의 목적은 이정진과 달랐다. 광신도라는 오명을 벋어나게 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이정진이라는 상처받은 개인을 위로하길 바랬다.


“형제여... 내가 감히 말 해주지. 네가 힘든 건 목적이 없기 때문이야. 외차원계에 퍼진 동족을 구하는 것은 목적이 아니야. 그것은 수단이 되어야 해. 동족을 구해서 ‘무언가를 하겠다.’ 인간이란 종의 ‘미래를 향한 비전’을 어떻게 세우겠다. 이게 목적이라네. 그리고 목적을 위해 인간을 구하는 거고. 목적과 수단을 헷갈리지 말게. 너무... 너무 스스로를 몰아세우지 말게나.”


이정진이 고개를 들었다. 그의 얼굴은 노련한 전사도, 방대한 지식을 품은 마법사도 아닌 방황하는 이십 대 청년과 같았다. 실제로 그의 정신적인 나이를 따진다면 오히려 그것이 옮으리라.


어떻게 본다면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4차 전직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내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다. 명확한 목적성 없이 그저 분노와 고집을 기반으로 발버둥 치던 70년은 이정진을 강자의 경지에 올렸지만, 그럴수록 내면과 더욱 멀어져갔다.


방황하는 구십 대 청년이 물었다.

“어떻게 해야... 저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끄응.... 블레스.”

아이그라흐는 블레스를 사용해 신체를 회복했다. 신성력이 퍼지며 그의 육체와 이정진의 정신을 포근하게 어루만졌다. 흩어져가는 푸른 빛 무리를 장식하듯이 아이그라흐의 인자한 목소리가 이정진의 귓가에 닿았다.


“나는 기뻤어. 광신도란 의심을 받으면서도 아이들이 그렇게 장난을 칠 정도로 형제를 친근하게 여긴다는 것을...”


“...”


“모두들 부러워해. 자네 정도의 실력자가 삶을 불태워가며 타인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을. 때문에 광신도라는 민감하기 짝이 없는 의심을 받으면서도... 사탕도 받아가고, 밥도 공짜로 얻어먹지 않았나? 흐흐... 어떻게 하긴. 잘하고 있어. 자넨 아주 잘하고 있네. 그냥 그렇게 해. 하고 싶은 대로 얼마든지 하게. 다만... 목적을 바로 세우게. 흔들리지 않는 목적을. 그거면 돼. 그럼 더 이상 말할 게 없어.”


작가의말

이정진의 대화문이나 성격묘사는 외강내유형 인간임을 드러내려고 많이 고심했습니다. 물론 아군 한정으로요. 적은 예외로 칩니다. 여하튼 마음은 여린 주제에 정신력은 높죠. 방향성의 차이라 생각합니다. 마음이 박살나든 가루가 되든 정신력은 높으니 어떻게든 가루상태로도 꾸물꾸물 움직입니다.

멘탈 바사삭 주인공은 쓰기가 참 골치아프지만 한편으론 재미있습니다. 다만 여기까지 와서 알았는데 이런 성격은 주인공으로 굴리기 힘드네요. 이것도 다 공부입니다.

연쇄성인마부터 이 편을 목표로 썼는데 결말이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듭니다. 계속 고치는데 엔터 수정을 끝내면 한번 더 크게 쭉 수정해야 겠습니다.

약속한 대로 월요일 연재를 헀습니다. 기대하신 분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저도 기쁘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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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7

  • 작성자
    Lv.49 알트아이젠
    작성일
    18.06.11 19:09
    No. 1

    인생 2회차 동안 존나게 굴러서 얻은 결과과
    지구 멸망 이니 멘탈이 날라갈만 하죠...

    찬성: 10 | 반대: 0

  • 작성자
    Lv.45 새벽0927
    작성일
    18.06.11 19:10
    No. 2

    솔직히 인간들을 구한다고 모든게 끝나는게 아니긴하지
    빅피쳐를 그려랴하지만 원래 주인공으로소는 인간 찻는것도 벅찻고 잘만하면4차전직도 할수있겠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푸가
    작성일
    18.06.11 19:22
    No. 3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수록 스토리는 재밌는법!
    잘보고갑니다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도서대여점
    작성일
    18.06.11 19:28
    No. 4

    작가님의 필력이 갈수록 느시는듯요...와..개인적으로 이번화 굉장히 몰입되고 공감됬습니다

    찬성: 11 | 반대: 0

  • 작성자
    Lv.51 휠므
    작성일
    18.06.11 19:31
    No. 5

    좋았어요 이번화 몰입감 최고 였습니다

    찬성: 9 | 반대: 0

  • 작성자
    Lv.57 가고라
    작성일
    18.06.11 19:35
    No. 6

    오히려 그것이 옮(옳)으리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대하대하
    작성일
    18.06.11 19:36
    No. 7

    잘보고갑니다 정말 최고입니다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96 크림
    작성일
    18.06.11 19:47
    No. 8

    이번화 좋아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41 에크나트
    작성일
    18.06.11 19:48
    No. 9

    작가의 고심이 느껴지는 한화 였습니다.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30 아이디인
    작성일
    18.06.11 19:54
    No. 10

    나는 아직도 아이그라흐가 이정진이 뭘 잘못했다고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이해도 공감도 가지 않고
    오히려 동족을 구하고 싶다는 이정진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 공감도 못하는 주제에 뭐라도 아는척 자기만족을 위한 훈계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찬성: 4 | 반대: 9

  • 작성자
    Lv.59 청안청년
    작성일
    18.06.11 20:04
    No. 11

    아이드라흐가 이정진에게 잘못했다고 구박, 질책하는게 아니라..
    길을 잃고 울면서 망가져가는 이정진에게 멈춰서서 갈 곳을 정하고 출발해라. 라고 조언해주는거 아닌가요.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말아라.
    그게 섞이면 망가진다.
    그러니.
    인간을 구해서(수단).
    그것으로 무엇을 할 지(목적)를 단단하게 정하고.
    출발해라.

    찬성: 11 | 반대: 1

  • 작성자
    Lv.41 Luis.kim
    작성일
    18.06.11 20:10
    No. 12

    이정진은 인간을 위해 끊임없이 달리는 인물입니다 그 때문에 자신이 망가지거나 끊임없이 희생하며 인간을 구하려는 인물이죠 그렇지만 모든 인간을 구할수 없을뿐 아니라 실패나 실수에 끊임없이 자신을 망가뜨리는 인물로 추측 됩니다. 아이그라흐는 이정진이 광신도가 아니라 증명해달라 도움을 청하자 그에 도움 대신 이정진의 본질적인 한계 문제에 대해서 파악하고 조언을 드린 것 같습니다. 네 모든걸 희생할 필요 없다 혹은 목적 없는 허우적 거림에서 벗어나겠금요. 네 진짜 목적은 인류의 비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당장에 달려가 인간을 구한다면 그 이후는? 또다시 정착할 곳을 찾아 헤멜 것인가? 무엇이 우선인지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주고 싶었던게 아닐까요? (천막에서 의료를 위해 보낸시간) 길게는 적었는데 작가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건지는 모르겠네요 ^^

    찬성: 2 | 반대: 1

  • 작성자
    Lv.45 gensy
    작성일
    18.06.11 20:14
    No. 13

    전 주인공이 조급해하는 상황이 별로 이해가...뭐 다 가치관이 틀리니까 남이 뭐라할 상황은 아닌데 너무 극단적이고 무대책인 듯. 베스타지에 와서 주변 상황 파악이나 고위층과 어느 정도 커뮤니케이션만 잘 했어도 훨씬 쉽게 풀어갈 문제를 본인의 아집으로 무대포로 끌고가기만 하는게...

    찬성: 1 | 반대: 6

  • 작성자
    Lv.24 검은Ursa
    작성일
    18.06.11 20:22
    No. 14

    잘못했다고 다그 치는게 아니라 주변을 보라는거 아닌가요?? 글 내용은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주인공을 인간적인 관점에서 조언해주고 공감해주는거 같은데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28 데부르릉
    작성일
    18.06.11 20:24
    No. 15

    재밌게 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요혈락사
    작성일
    18.06.11 21:28
    No. 16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오빠나야나
    작성일
    18.06.11 21:59
    No. 17
    비밀22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1 보라토깽
    작성일
    18.06.11 22:03
    No. 18

    안습...다 망가져있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dfdfdfdf..
    작성일
    18.06.11 23:08
    No. 19
  • 작성자
    Lv.25 이즈니타스
    작성일
    18.06.11 23:13
    No. 20

    천임명이 누구였죠? 기억이안나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Dr.마빈
    작성일
    18.06.11 23:32
    No. 21

    내일 점심은 짬뽕이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Mordred
    작성일
    18.06.11 23:54
    No. 22

    90대 청년이라는 문장이 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Mordred
    작성일
    18.06.11 23:54
    No. 23

    마음이 아프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3 아시타카
    작성일
    18.06.12 00:09
    No. 24

    짬뽕에 대한 초반부의 이정진 이야기가 다시 떠오르네요.. 이정진이라는 캐릭터가 단순히 재미있고 웃긴게 아니라 안타깝고 더 들여다보고 어떻게 나아갈지 계속 궁금해집니다. 시간날때 다시 일독해야겠어요. 평범한 20대 청년이 겪은 그 모든 경험...그렇죠 대부분 멀쩡하게 능력자가 되는 주인공들이 나오지만 실제 인간의 멘탈은 그렇게 단순할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깊이가 있어서 좋아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52 아시라비야
    작성일
    18.06.12 00:37
    No. 25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공탁국
    작성일
    18.06.12 02:37
    No. 26

    이정진의 마음을 잘 드러내는 한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9 호야놈
    작성일
    18.06.12 04:59
    No. 27

    정말좋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1 MoH
    작성일
    18.06.12 10:21
    No. 28

    보다보니 어째선지 고란도 저 도시도 그리고 몇몇 하위종족으로 뭉쳐 표현되는 인간형 외계인들도 죄다 지구인의 후손일 가능성이 보입니다. 무라트 운운 했던 쪽은 아무래도 아랍계의 후예인것 같네요. 살아님기 위해서든 뭐든 여러 이유로 인체 개조를 했다던지 변이했다던지 해서요.
    만물 인간설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작가님의 이해하기 쉽게 하고자 설정표현일지 아니면 주도면밀한 복선일지 각종 용어가 지구산이 제법 되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8 벌꿀돼지
    작성일
    18.06.12 18:05
    No. 29

    그래서 정진이형 그마는 언제되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책임
    작성일
    18.06.13 00:07
    No. 30

    꽤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4 열혈청년
    작성일
    18.06.13 10:47
    No. 31

    너무 여운이남는 한회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7 아리세씨
    작성일
    18.06.13 17:38
    No. 32

    하.... 전 리터너즈를 읽는 내내 얻는 슬픔이나 감동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정말 제 인생 최고의 작품으로 꼽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붉은눈동자
    작성일
    18.06.13 20:16
    No. 33

    작가님 이번화 넘 좋았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1 몽중정원
    작성일
    18.06.13 22:21
    No. 34

    나보자 -> 나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hahnakxh..
    작성일
    18.06.20 13:31
    No. 35

    댓글 안달았는데 이번화는 최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레이나크
    작성일
    18.06.23 18:31
    No. 36

    앞부분은 별로여서 몰아보던 것도 중단할까 고민했는데, 이번편 보고 계속 보고싶어지네요. 감정선을 잘 살리시는 것 같습니다. 멸망한 종족의 말예, 그 암울함 속에서 여전히 마음을 가진 인간이기에 고통스러워 하는 부분을 잘 표현하셨습니다. 건필하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마스터조인
    작성일
    18.06.24 03:09
    No. 37

    그래도 쓰고싶다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 주인공을 막 바꾸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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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107화. 외국산보단 우주산(2) +13 18.06.29 2,794 175 18쪽
106 106화. 외국산보단 우주산(1) +16 18.06.28 2,945 167 19쪽
105 105화. 지부로(5) +56 18.06.24 3,343 239 28쪽
104 104화. 지부로(4) +49 18.06.23 3,022 165 21쪽
103 103화. 지부로(3) +39 18.06.22 3,047 163 22쪽
102 102화. 지부로(2) +23 18.06.21 3,036 193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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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화. 할아부지(2) +20 18.06.16 3,314 147 17쪽
97 97화. 할아부지(1) +21 18.06.15 3,265 15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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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화. 그래도 나는 떠나련다(5) +17 18.06.13 3,214 157 18쪽
» 94화. 그래도 나는 떠나련다(4) +37 18.06.11 3,390 191 19쪽
93 93화. 그래도 나는 떠나련다(3) +17 18.06.10 3,365 19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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