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법사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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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갓
작품등록일 :
2018.03.07 11:50
최근연재일 :
2018.11.1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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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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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죽음의 신전 (9)

DUMMY

앤더슨의 마법으로 정체불명의 공간속에 빨려 들어간 나는 처음 보는 장소에 떨어진다. ‘풀썩’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주변으로 부서져 흩날리는 하얀 조각들.


내가 떨어진 곳은 향긋함을 넘어 알싸한 꽃내음이 가득한 하얀 꽃밭이다. 나를 감싸주고 있는 이 꽃들은 나에게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꽃들, 내가 떨어진 곳은 어느 희망초의 군락지였다.


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를 찾는다. 샬롯과 설향, 키리류에를 찾은 나는 바로 저 멀리 떨어져있는 앤더슨에게 달려간다.


“앤더슨! 날 속여?”


나는 다짜고짜 앤더슨의 멱살을 잡아 올린다.


사실 그에게 화가 나지 않았다. 나는 데드펜드리머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토록 찾아 헤맸건만, 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내 스스로, 내 자신의 무력감에 울화가 치밀어 올랐고 괜히 그 분노를 앤더슨에게 풀어내고 있었다.


멱살을 잡힌 앤더슨은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나는 그를 쏘아보다 끊어져버린 그의 왼팔을 바라본다. 그리곤 앤더슨이 엄연히 우리를 구해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를 놓아준다.


“무슨 마법을 쓴 거냐..”


앤더슨은 남아있는 한쪽 팔로 끊어진 환부를 지혈시키며 말한다. 한쪽 팔이 잘려나갔음에도 그는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이럴 것 같아서 자네에게 표식을 심어놨지, 무슨 일이 생기면 도와줄 수 있게끔 말이야.”


“그럼 방금 전은..”


“베니쉬 말인가? 굉장히 복잡한 주문인데 모두를 전 세계 곳곳으로 흩어놓는 마법이지. 발동에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데 그 작자가 멍청해서 살았지. 이걸 썼으니 나는 앞으로 일주일 간 어떤 마법도 쓸 수 없을 거야.”


“흩어놓는다고? 그럼 왜 우리는 여기 다 같이 있는 거지?”


“팔 하나를 써서 우리가 전 세계로 흩어지지 않게 붙잡았어.”


내 옆에 온 키리류에가 앤더슨 대신 나에게 대답해준다. 그리고 앤더슨에게 질문한다.


“베니쉬를 쓰는 사람 자체를 처음 봤는데 그걸 이런 식으로까지 쓸 수 있을 줄이야.. 넌 대체 정체가 뭐지?”


앤더슨은 키리류에의 물음에 고개를 한번 까딱이며 대답한다.


“궁금한 게 참 많군. 하긴 내가 그쪽이라도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 같을 거야. 남은 이야기는 신전으로 돌아가서 하도록 하지.”


신전으로 돌아가자 잘린 앤더슨의 팔을 본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이렇게 된 이유를 물었으나 앤더슨은 애써 웃으며 그냥 넘어갈 뿐이었다.


앤더슨이 마련한 조용한 자리. 나는 앤더슨에게 가장먼저 인과의 간섭에 대해 앤더슨에게 물었다.


“자네를 속인 것은 미안하게 생각하네. 자네 반응을 보니 아까 그 작자가 전부 말해준 것 같군.”


앤더슨은 한쪽 팔이 있어야 할 텅 빈 공간을 한쪽 손으로 더듬거리면서 말한다.


“인과에 간섭한다는 것은 이 세계에 정해진 규칙을 바꿀 수 있는 힘을 말하지. 나는 그 중에서도 공간에 관한 인과를 간섭할 수 있네.”


“언제 한번 죽음의 신전을 조사하다 표식이 다 채워진 것을 뒤늦게 확인한 적이 있네. 그때 죽고 싶지 않다는 강한 원념을 가졌고 그 때 처음 이 힘을 썼지.”


“이 힘을 쓰면 그냥 머릿속에 이 힘에 관한 정보들이 들어와. 그리고 이 힘을 쓸 수 있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알아차릴 수 있지. 예를 들면 자네가 들고 있는... 음.. 이 힘을 쓸 수 있군 그래.”


앤더슨은 샬롯을 가리키려다 주저한다. 그리곤 다시 말한다.


“이 힘은 쓰면 안 된다. 그래서 자네에게 말하지 않았네. 아마 그 작자한테 들은 것 같지만 사실 죽음의 신전은 오래 있으면 신체가 가루로 변하며 죽어가지. 뭐 이렇게 말하나 저렇게 말하나 죽는 것 자체는 변하지 않으니 말이야.”


“거짓말을 한 건 미안하지만 언젠가 자네가 이 힘을 쓰게 된다면 자네 귓가에도 이 힘에 대한 정보가 들어올 거야. 만약 그런다면 절대 이 힘을 쓰지 말게.”


키리류에는 팔짱을 낀 채 앤더슨에게 말한다.


“확실히 그건 마법이 아녔어.”


“마법이 아니네. 그저 자기 생명을 스스로 깎아먹는 짓이네.”


키리류에는 다시 앤더슨에게 질문한다.


“이제 우리는 어떡해야 하지? 그는 터무니없이 강해. 잠깐 스쳐본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 강함이었어.”


“그러고 보니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스승님이 사라지셨어요.”


설향이 신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해준다. 설향의 말에 따르면 아마도 데드펜드리머가 어떤 마법을 사용한 것 같았다.


“내가 봤을 때는 환상계열 마법을 사용한 것 아닐까 싶은데.”


“환상마법? 내가 아는 환상마법은 이 정도로 광범위하진 않아. 그리고 도, 네가 사라졌을 때 여러 마법을 써봤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어.”


“그래도 마법사라면 드루이드의 마법과는 계열이 다르니까.. 환상마법을 맞을지도 몰라요.”


설향이 키리류에의 말에 대답한다. 키리류에는 가만히 생각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으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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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봄의 숨결 (20부 엔딩) 18.11.11 118 0 3쪽
236 키리류에의 시련 (4) 18.11.03 95 0 3쪽
235 키리류에의 시련 (3) 18.10.27 102 0 3쪽
234 키리류에의 시련 (2) 18.10.23 109 0 3쪽
233 키리류에의 시련 (1) 18.10.17 115 0 4쪽
232 새벽의 자락에서 18.10.13 120 0 4쪽
231 현야 (5) 18.10.09 141 0 3쪽
230 현야 (4) 18.10.06 122 1 3쪽
229 현야 (3) 18.10.02 190 1 3쪽
228 현야 (2) 18.09.30 115 1 3쪽
227 현야 (1) (20부 시작) 18.09.27 131 1 3쪽
226 군무 (3) (19부 엔딩) 18.09.20 134 2 3쪽
225 군무 (2) 18.09.19 121 1 3쪽
224 군무 (1) 18.09.17 118 1 4쪽
223 마력폭주 (4) 18.09.12 132 2 3쪽
222 마력폭주 (3) 18.09.09 120 1 3쪽
221 마력폭주 (2) 18.09.05 139 1 3쪽
220 마력폭주 (1) 18.09.04 162 1 3쪽
219 검보랏빛 근원 (5) 18.09.01 124 0 3쪽
218 검보랏빛 근원 (4) 18.08.29 121 0 3쪽
217 검보랏빛 근원 (3) 18.08.28 150 0 3쪽
216 검보랏빛 근원 (2) 18.08.26 153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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