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력폭주 (2)
후우우우움-
뜨거운 열기가 결계 안까지 전해져오는 것 같다. 강렬하고 진한 용암에 결계 전체가 뒤덮여 그 너머가 보이지는 않아 상황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이 화염이 아티쉬의 것이라는 것과 결계 안쪽으로 들려오는 그녀 특유의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미루어보아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어림잡아 짐작해본다.
바닥의 노란 원들이 아직도 느릿느릿하게 돌아가는걸 보니 아직 리 엔의 마법은 완성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 기세라면 리 엔의 도움 없이 끝날지도..’
생각대로였다. 결계에 뒤덮인 용암이 흘러내리자 우리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끔찍하게 타오르는 마물들과 공중에 뜬 채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아티쉬였다.
아티쉬는 그들의 전신이 꺼지지 않는 불을 뒤집어 쓴 것을 보고는 주변의 불을 거두며 지상으로 내려온다.
“후후.. 가서 키리류에나 도와주라고”
아티쉬의 눈 색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지친 듯 쓰러지는 아티쉬. 그녀는 지친 듯 바닥에 누워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리 엔은 불타올라 쓰러지는 마물들을 잠시 바라보더니 바닥에 그려진 마법을 거두기 시작한다.
“그럼 키리류에님을 도와드려야겠습니다. 모두..”
“크르르륵”
갑자기 들려오는 마물들의 소리, 아티쉬가 태워낸 마물들은 확실히 그 명을 다했지만 주변에서 몰려온 또 다른 마물들이 그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몰려온 마물들은 검은 시체가 된 자신의 동료들을 바라보더니 우리를 향해 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한다.
“하, 이런.. 젠장”
깊은 한숨을 쉬는 아티쉬, 아티쉬는 당장 바닥에 쓰러져 일어날 힘도 없어보였다.
“설향! 리 엔과 아티쉬를 지켜! 샤프! 따라와!”
샬롯의 마력이 샤프에게 흘러들어가고 샤프의 손끝에서 은은한 빛이 퍼져 나온다. 나는 그런 샤프와 결계를 쳐내는 설향을 확인하고는 울부짖는 마물들 사이로 뛰어 들어간다.
“간다! 헬릭스!”
주문에 맞추어 분홍빛을 내는 네모난 투사체가 나선의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다. 샬롯은 특유의 빛을 반짝이더니 내 마법에 맞추어 보조적인 투사체들을 쏟아낸다.
“키이이익!”
예측하기 어려운 경로로 날아오는 마법의 연속에 그대로 적중당하는 마물들이었지만 비틀거리기만 할 뿐, 큰 피해를 입히지는 못한 모양이다. 나는 그들의 머리 위에서 반격할 시간을 주지 않은 채, 거듭하여 마법을 시전한다. 형형색색의 빛과 바스라지는 지면의 조각들, 그리고 마물들의 피와 살점들이 서로 얽히며 매캐한 연기를 만들어낸다.
- 작가의말
개강과 동시에 세월이 봄과 여름을 지나 어느새 가을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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