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화. 능력자(3)
206화.
스마트 폰 위치 추적 장치는 이미 꺼 놓은 상태지만 국장의 말에 어떤 방법을 이용해 아직도 추적당하고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걱정할것 없습니다. 저희들이 사용하는 차량에는 방해 전파를 발산시켜 감청및 추적을 할수 없는 장치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 안가도 마찮가지입니다."
"그럼 스마트 폰은 더이상 사용할수 없단 말이지? 그럼 대포폰이나 하나 구해 줘."
"알겠습니다. 그리고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있다면 넘버를 바꾸어야 합니다. 놈들이 파악하고 있을테니까요. 어디에 차량이 있는지 알려 주시면 저희들이 알아서 바꾸어 놓겠습니다."
"그건 됐어. 알아서 할께."
고진수 국장이 김명철에게 눈짓을 했다. 대포폰을 가지고 오라는 지시를 내린것이다.
"실례지만 얼굴을 보여 주실수 있습니까?"
"내 얼굴? 너희들이 봐도 누군지 알아 볼수 없을껄."
급히 얼굴에 환상 마법을 펼친후 복면을 벗었다.
"아, 감사합니다."
고진수 국장은 어차피 들어 주지 않을것이란 생각에 조심스럽게 물어 보았지만 다행이 별 다른 의견없이 얼굴을 보여 주었다. 알아 볼수 없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평범한 인상의 청년이었다.
"감사할건 없어. 어차피 얼굴을 봐도 모를테니까."
"......"
고진수 국장과 황현수는 고개를 갸웃할수 밖에 없었다. 바로 눈앞에서 얼굴을 보여 줬음에도 모른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 봐."
슬쩍 한손으로 얼굴앞을 쓰다 듬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얼굴이 변해 버렸다. 마치 중국 경극에 등장하는 변검(變瞼)술을 보는듯했다. 변검은 가면을 쓰고 가면의 얼굴이 순식간에 바뀌지만 켄은 맨얼굴 자체가 눈깜짝할새에 변해 버렸다.
"헉!"
"저럴수가?"
몇번을 더 얼굴을 바꾸어 주었다. 순식간에 노인으로 바꾸기도 하도 어린 아이로 바꾸기도 했다. 그런 광경에 국장과 황현수는 멍해했다. 어떤게 본 얼굴인지 전혀 파악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해가 되나?"
"그, 그것도 능력이십니까?"
"이런건 능력측에도 들어 가지 않아. 잡기에 불과하다."
"......."
고진수 국장은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이런게 능력자라는걸 처음으로 확인한것이다.
"괴, 굉장하군요."
"그럼 다른 능력은...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다른 능력도 알고 싶었지만 급히 사과를 했다. 능력자가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될수 있는한 실례되는 발언은 하지 않는게 좋을것 같았다. 호의적인 태도를 계속 유지하면 언젠가는 어떤 능력이 또 있는지 파악할수 있을 것이다. 관악산에서 능력자 둘을 처리하고 헬기까지 추락시킨 자였다. 어떤 능력을 보유하고 있길래 공중에 있는 헬기까지 추락시킬수 있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핸드님! 앞으로는 이 안가를 사용하십시요. 지금 계시는 집은 위험합니다. 이곳이라면 안전합니다."
"너희들 옆에 두고 감시할려고?"
"그런건 절대 아닙니다."
고진수 국장은 절로 식은땀이 흘러 나왔다. 이렇게 궁지에 몰리기도 오랜만이다.
"알았어. 그런 당분간 이곳을 사용하도록 하지. 그리고 김명철하고 이놈은 내가 데리고 다니도록 하겠다."
"그렇게 하십시요. 현수, 넌 핸드님을 잘 모셔라."
"알겠습니다."
그럴때에 김명철이 들어 왔다.
"여깃습니다."
"허튼 수작은 벌여 놓지 않았겠지?"
도청 장치나 어떤 바이러스를 심어 놓은건 아닌지 추궁해 보았다.
"절대 아닙니다. 믿어 주십시요."
"좋아. 믿어 보지. 너희들 번호를 입력해 놔."
전화 번호 입력이 끝난 스마트 폰을 건네 받아 위치 추적이 꺼져 있는지 확인했다.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핸드님이 한국에서 친하게 지내든 사람들을 알려 주시면 보호하겠습니다. CIA에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요."
"그건 알아서 할께."
그룹 회장들이야 늘 경호원들이 따라 다니기에 문제는 없었다. 또한 C.R.엔젤들도 추적 반지가 있어 언제든지 그쪽으로 이동할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별로 친하지 않았다.
"저어, 관악산 어디에서 싸움을 했습니까? 시체들을 수거해 놓겠습니다."
"시체? 이미 다 처리해 놓았어. 아, 잠깐만 기다려."
거실을 둘러 보며 다른 방을 찾았다. 눈앞에 보이는 방문을 열고 들어가 아공간에서 능력자의 시체와 입고 있었던 슈트를 꺼내 놓고 국장 일행을 불렀다.
"헉!"
"음."
"아!"
누워 있는 시체를 보고 제각기 놀란듯한 국장 일행들이었다.
"이 자는 누구입니까?"
"날 습격한 능력자다. 이놈 시체를 가지고 가서 해부해 봐. 특히 이곳을 조심스럽게 해부해 보면 뭔가를 알수 있을꺼야."
이마를 툭툭 건드리며 말해 주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일반인과 능력자는 이곳이 전혀 달라. 해부해 보면 알수 있을꺼다."
"아, 감사합니다."
귀중한 시체였다. 이 능력자 시체를 해부해 보면 능력자들에 대해 뭔가를 알수 있을것이다. 이런 시체를 선뜻 내어준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한 어떻게 이 시체를 보관해 꺼내 놓을수 있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도 능력자의 능력인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런 신기한 능력을 가진 능력자들을 각국에서 혈안이 되어 찾고 있는게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저건 무엇입니까?"
"저거? 이 놈이 입고 있었던거야."
"만져 봐도 되겠습니까?"
"맘대로 해."
검은색 슈트를 이리저리 만져 보든 국장의 얼굴엔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
"이, 이건 미국의 최신예 전투 슈트입니다. 비밀리에 제작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만 설마 실전 배치까지 되어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방수(防水), 방화(防火), 방한(防寒)및 철갑탄까지 막을수 있다고 합니다."
"그게 그런 물건이었어? 에이, 아깝네."
불태워 죽인 다른 능력자 놈도 같은 슈트를 입고 있었다. 아무리 방화 기능까지 겸비되어 있다지만 마법으로 생성된 파이어 볼에는 견디지 못하고 녹아 버렸다.
"아깝다니요?"
"그런게 있어."
슈트는 국장에게 내주지 않았다. 슈트도 욕심을 내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줄 생각이다.
"부탁할게 있으면 부탁해."
"감사합니다. 하지만 핸드님은 어떤 능력을 보유하고 계신지 알아야 부탁을 할수 있습니다."
"내 능력?"
이들은 이미 몇가지는 알고 있었다. 하늘을 나는 능력, 얼굴을 변화시키는 능력, 몰래 숨어 드는 능력, 헬기를 추락시키는 능력등으로 압축할수 있다. 그외에도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어했다.
"내가 사람은 귀신같이 잘 죽여. 남몰래 죽이고 싶은 놈이 있으면 말만 해. 아무런 흔적도 없이 심장 마비로 죽여 줄테니까. 너하고 적대하고 있다는 국정원 원장놈을 죽여 줄까?"
"예엣? 그, 그건 좀...."
눈앞의 이 핸드라는 능력자는 인간을 벌레 취급하는 자다. 아무렇지도 않게 죽여 준다고 했다. 능력자들이 모두 이런 미친 놈들이라면 큰일이다. 이미 미국의 능력자 둘과 군인들을 죽였다고 했다. 다행히도 그런 큰 사건이 벌어 졌음에도 미국은 한국에 아무런 항의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수 없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아무런 허락도 없이 자기들끼리 비밀 임무를 수행하다가 역으로 당한것이다. 그런걸로 항의를 할수 없었다. 오히려 한국 정부에 알려지면 미국으로써는 골치가 아픈 사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미국은 이런저런 핑계로 핸드를 잡기 위해 수작을 부릴것이다. 능력자라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 핸드에게 보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생각하면 골치가 아파옵니다."
"아메리카가 왜? 아, 그런건가?"
고진수 국장이 뭘 우려하는지 짐작할수 있었다. 세계 최강국이라는 자존심에 금이 간 아메리카가 이대로 꼬리를 말고 물러가진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자신을 찾을려고 모든 힘을 집결할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화를 내야 하는 사람은 자신이다. 자신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는데 제멋대로 찾아와 강제로 끌고 갈려고 했다. 이런 놈들을 가만히 놔두진 않을 생각이다.
"걱정마. 내가 박살을 내 놓을테니까. 그런데 능력자들과 특수 부대원으로 보이는 자들은 어떻게 한국으로 들어 온거지?"
"그건 용산 기지나 평택 공군 기지를 통해 들어 왔을겁니다."
"그래. 그럼 며칠내에 그곳을 초토화시켜 놓겠다."
"커헉? 그, 그건 안됩니다."
고진수 국장은 숨이 넘어 갈듯했다. 너무 놀란것이다. 만약 미군 기지가 박살난다면 난리가 날것이다.
"왜?"
"그곳이 박살난다면 누구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아마 북한의 비밀 부대가 침투했다고 생각할겁니다. 그러면 한국은 난리가 날겁니다."
전쟁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보복을 한답시고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수도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가? 그래도 난 당하고는 못 살아."
"그, 그럼 이렇게 하십시요.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를 훔쳐 오는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미군은 막대한 타격을 받을겁니다. 무기고의 무기가 깜쪽같이 사라진다면 미군내의 누군가의 소행이라고 생각할겁니다. 한국 정부에는 아무런 항의도 못할것이고요."
"음...그러도록 하지."
조금 생각해 봤지만 그게 좋을것 같았다. 무언가를 박살내는건 아메리카로 가서 해도 되는 일이다.
"그럼 국장은 그만 가 봐. 나에 관해선 위에 보고하진 않겠지?"
"물론입니다. 저만 알고 있겠습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너희들은 별도의 지시가 있을때까지 원(院)으로 출근하지 않아도 돼. 핸드님을 잘 모셔."
"알겠습니다."
조진수 국장은 부하들에게 주의를 준후 능력자의 시체를 싣고는 안가를 나섰다. 한국에 능력자가 있다는 사실이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될지 아직은 알수 없었다. 오히려 국익을 해치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능력자들이 어떤 자들인지 철저히 조사해 볼 필요가 있었다. 지금 보다 더 강도 높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것같았다.
"황현수라고 했지? 이걸로 술 몇병하고 대충 알아서 먹을거나 사 와라."
"이곳에도 술하고 먹을건 있습니다."
"그래도 다녀 와."
현수에게 돈을 건네 주고 심부름을 시켰다. 이곳 안가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다. CIA 놈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을것이다. 호텔을 급습해 봐야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탓으로 지금 서울 전역을 들쑤시고 다닐것이다. 아직 자신의 얼굴은 모를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수가 두손 가득 비닐 봉지를 들고 들어왔다.
"배도 출출한데 컵라면이나 먹자. 너희들것도 준비해."
현수가 컵라면을 준비하는 동안 테이블에는 술병이 놓여 졌다. 소주였다.
"한잔씩 하자."
종이컵에 소주를 따라 마시며 이들에게 물어 볼것을 물어 보았다.
"너희들에 대해 말해봐."
"전 혼자 삽니다. 이혼했거든요. 맨날 집에는 들어 가지 않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해서 마누라하고 정 붙일 시간도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시골에 계시고 동생 둘이 있습니다."
"전 홀어머니와 여동생과 같이 삽니다. 어머니는..."
따라라랄라.
"죄송합니다."
현수가 급히 스마트 폰을 꺼내 들었다. 전화가 온것이다.
"나야. 무슨 일이 생겼어?"
- 오빠! 내일이 엄마 수술인거 알지? 이번엔 올수 있어?
"미안. 일이 너무 바빠서...밤에나 가 볼수 있을것 같아."
- 후우, 알았어.
스마트 폰을 갈무리하는 현수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무슨 일이냐?"
"제 어머니께서 수술을 받는다는 연락입니다. 유방암으로 이미 한번 수술을 했는데 다른곳으로 암이 전이되어 그 부분의 암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에 들어 간다고 합니다."
"그게 내일이냐?"
"예."
수술이 걱정되는지 현수의 대답에는 힘이 없었다.
"황현수! 내가 누구냐?"
"갓 핸드십니다."
"한국 이름로 하면?"
"신의 손이십니다."
"뭔가 느끼는게 없어?"
"......"
현수는 무슨 뜻인지 몰라 멀뚱멀뚱 켄만 바라 보고 있었다. 옆에 있는 김명철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것 같았다.
"손으로 어떤 능력을 발휘해서 그런 이름으로 불리는게 아닙니까?"
"맞는 말이야. 네 어머니는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지?"
"그렇습니다."
"그럼 돌아가서 내일 아침 일찍 퇴원시켜 네 집에 모셔 놓고 이곳으로 날 데리러 와라."
현수 어머니를 고쳐 줄 생각이다. 앞으로 현수는 내 일을 도와 주는 똘마니 역활을 할것이다.
"예엣? 그, 그건 왜...아! 호, 혹시 치료도 가능합니까?"
"그래. 이미 암은 한번 치료해 봤다."
"아! 그래서 갓 핸드시군요."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며 듣고 있던 김명철이 이제야 이해가 된듯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현수는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몇번이나 고마워했다.
"넌 지금 돌아가서 여동생을 설득시켜. 네 여동생은 쉽게 믿지 않을테니까 고생 좀 해야 할꺼다. 그래도 믿지 않는다면 이곳으로 데려와. 내가 설득시켜 줄께."
"알겠습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현수는 급히 밖으로 뛰어 나갔다. 마음이 급한 모양이었다. 그만큼 마음 고생이 심했을것이라고 생각되었다.
"현수를 대신해 저도 감사 드립니다. 현수가 평소에 활발해 보이는건 일부러 연기를 하는 겁니다. 우울한 마음을 티 내지 않을려고 무진장 애를 쓰는 놈이거든요."
"가족중에 누군가 아프면 가족 모두가 고생이 심할꺼다. 너도 아는 사람중에 누가 아프면 말해."
"감사합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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