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화. 한국인 좀비(1)
290화.
"음, 충격적인 일이군요."
"한국도 대비를 해야돼. 일본에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로 언제 입국할지 모르는 상태야. 아예 일본에서의 모든 사람은 물론 물자 출입까지 완전히 막아 버려.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날이나 둘째날은 평범한 인간과 똑 같아. 열 감지 센서로 감시한다는것도 한계가 있을꺼야. 일본에서 또 뭐라고 트집을 잡으면 이 영상을 복사해 줄테니까 공개해 버려."
"대통령께 그렇게 진언하겠습니다."
딱딱한 이야기가 이어졌지만 식사가 들어 오고 부터 분위기도 바뀌어 갔다.
*******
"당주님! 놈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 파악했습니다."
"어느 나라야?"
"코리아라는 동방의 작은 나라입니다. 일본에 등장한 좀비를 가장 빨리 파악하고 발표한 나라가 코리아로 일본이 극비로 숨기고 있는 정보를 파악해 발표한것으로 볼때 그 능력자 놈이 끼어 들어었다는 판단입니다."
"...음. 놈을 죽일수는 없겠지?"
로스 차일드 가문 당주인 다비드 회장은 자신들의 일을 사사건건 방해하고 다니는 아일랜드에 출현한 능력자 놈을 때려 죽이고 싶었다. 드디어 놈의 행방을 파악한것이다. 하지만 막강한 능력을 보유한 놈을 직접 처리할순 없었다.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했다.
"저희들이 보유한 능력자들을 총동원하지 않는한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 보는건 어떤지요? 일본에는 지금 저희 소속 능력자가 한명 대기하고 있습니다. 토르라는 자로 토르에게 명령해 코리아로 입국하는 자에게 좀비 바이러스를 주입해 코리아 국내에 좀비를 퍼뜨리는 겁니다. 그런 좀비 등장을 그 능력자놈이 퍼뜨린것이라고 조작한다면 놈은 곤경에 처하게 될것입니다."
"죽이진 못하더라도 골탕을 먹인다는 것이지? 좋아. 실행해."
*******
이성재는 일본의 와세다(早稲田)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3월달은 일본의 대부분 학교가 졸업 시즌이다. 졸업을 하고 그동안 가고 싶었던 곳을 관광하고는 4월달에 완전히 한국으로 돌아 온것이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는 관계로 집안 사정은 남부럽지 않는 편이다. 서울의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 부모님 집으로 돌아와 한동안 친구들을 만나러 다녔다. 4월 한달 동안은 그렇게 편히 쉬고 5월달부터 아버지 회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입국후 3일째부터 몸이 무겁고 엄청나게 피곤한게 졸음이 쏟아졌다. 부모들은 친구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연일 늦은 밤에 돌아 오는 아들이 피곤한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드르륵.
"성재야! 그만 일어나. 벌써 이틀이나 잤어."
"...음. 윽! 누, 눈이 부셔요."
커텐을 열어 제치고 아들을 깨운 김연희는 아들의 말에 커텐을 닫고는 그만 일어 나라고 다시 재촉했다.
"젊은 애가 그렇게 잠이 많아서 어쩌니? 빨리 일어 나거라."
"아, 알았어요."
"배 고프지? 식사를 준비해 놓을테니까 얼른 일어나서 나오거라."
어머니가 문을 나서자 침대에서 일어난 성재는 이틀이나 잠만 잤다는 어머니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많이 잤음에도 아직도 졸음이 쏟아지고 있었다. 일단 나가 봐야 할것 같았다. 이틀이나 잤는데도 이상하게 배도 고프지 않았다.
"윽! 눈부셔."
방문을 열고 나가자 넓고 밝은 거실에 눈이 아려왔다.
"어머니! 창문 커텐 좀 닫아 주세요. 눈이 너무 부셔요."
"네가 아직 잠이 덜 깨서 그래. 얼른 씻고 오너라."
어쩔수 없이 눈을 가리고 세면실로 가서 대충 씻고 주방으로 갔다. 많은 음식이 차려져 있었지만 한술만 뜨고 말았다. 식욕도 전혀 없었고 배도 고프지 않았다.
"너, 오늘따라 정말 이상하다? 고작 그것만으로 배가 부르니?"
"이상하게 식욕이 없어요. 자꾸 졸리고요. 좀더 자고 일어 날께요."
"그럼 네 아버지가 퇴근하면 깨울테니 가서 자거라."
성재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침대 밑으로 들어갔다. 방안이 조금 밝은 것이 이상하게 거부감이 들었다.
"성재야! 어딧니? 성재야. 아니, 이 애가 어딜 간거야? 그새 놀러 간건가?"
아들은 침대에 없었다. 언제 밖으로 나갔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잠깐 외출한 사이에 친구들을 만나러 나간것 같았다. 그러나 아들에게서 아무런 연락도 없이 이틀이나 지나 버렸다. 아들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 오지 않고 있었으며 아들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 봐도 같이 있지 않았다고 했다. 아들 휴대폰은 자신의 방에 놓여져 있는 상태다. 실종 신고라도 해야 하는게 아닌지 고민도 해 봤지만 아들은 가끔씩 2~3일정도는 밖에서 놀다가 돌아 오곤했다.
"성재는 아직도 돌아 오지 않은거야?"
"그런것 같아요."
"대체 어딜 간거야? 다 큰놈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싸돌아 다니는건 독자라고 너무 버릇없이 키운탓이야. 이놈, 돌아 오기만 해봐라. 내일까지 기다려 보고 연락이 없으면 실종 신고라도 해."
"알았어요."
자신들의 아들이 침대 아래에서 자고 있을줄은 생각지도 못한 부모들은 늦은 밤까지 아들을 기다리다 지쳐 잠자리에 들었다. 으슥한 한밤중에 침대 아래서 기어 나온 검은 인영의 눈에는 간간히 붉은 광망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그런 인영이 방밖으로 나와 코를 벌렁거리고는 다른 방문을 열었다. 그 방안에는 중년의 부부가 곤히 자고 있었다.
"끄끄끄. 카악!"
방문에서 가까운 침대위에 자고 있는 여인에게 달려든 인영은 목을 물고는 피를 빨아 마셨다.
쭈우욱.쭉!
"응? 무슨 소리야?"
번쩍.
"허억! 누, 누구냐? 컥!"
이상한 소리에 잠이 얼풋 깬 중년 남자는 검은 인영을 보고는 잠이 확 달아 났지만 언제 목이 잡혔는지 숨이 꽉 막혔다. 방안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때 고층 아파트 밖 차안에서 이 아파트를 감시하고 있는자가 있었다. 일본에 있었던 토르라는 능력자였다.
"슬슬 변할때가 되었을텐데..."
끼이익.
그럴때였다. 토르가 타고 있는 자동차 앞으로 미니 버스 한대가 멈춰 선후 교복을 입은 여자 한명을 내려 놓고는 미니 버스는 사라져 갔다. 그런데 그 여자의 몸매가 장난이 아니었다. 교복을 입고 있어서 학생인것 같았지만 쭉쭉빵빵이었다.
"오오! 죽이네. 월척이다."
오래만에 맘에 드는 몸매를 본 토르는 아랫도리가 뻐근해지며 회가 동했다. 즉시 차창을 열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하얀 빛이 여자의 뒷목으로 쏘아져 갔다.
'큭큭큭, 이 정도면 충분히 기절할꺼다.'
토르는 포스를 조절해 기절할 정도만 뿜어내 쏘아 보낸 것이다. 포스 양의 조절이 잘못되면 저 여자는 목이 관통되어 죽는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이미 몇번이나 해 본적이 있는 토로는 저 여자가 쓰러질것에 대비해 자동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중이었다.
팅.
그때였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응? 왜 쓰러지지 않지?'
자동차 문을 열고 나온탓으로 여자에게 쏜 포스가 어떻게 된것인지는 보지 못했다. 여자는 아파트로 들어 가는 입구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제기랄.'
뭐가 어떻게 된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된 이상 직접 납치하는 수 밖에 없었다.
팟.
일반인의 눈으로는 쫒아 가지도 못할 정도의 스피드로 튀어 나갔다. 서진이는 늦은밤 학원에서 돌아 오는 길이었다. 학원 차를 타고 아파트앞에서 내린 서진이는 마법사라고 하는 친척 오빠가 준 아티팩트라는 반지에서 갑자기 투명한 막이 생성되자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엇이 부딪힌것인지 살펴 보고 있을때 갑자기 검은 인영이 자신에게로 눈 깜짝할새에 접근해 손을 뻗고 있었다.
"악!"
너무 놀라 뾰족한 비명을 지르며 한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눈을 감고 있을때 또다시 반지에서 투명한 막이 생성되어 손을 막아 버렸다.
텅.
"이럴수가? 능력자?"
토르는 너무 놀라 일순 뒤로 한발 물러났다. 한국에 능력자가 있었다. 그런 말은 들어 본적도 없었다. 상부에서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자에게 좀비 바이러스를 주입시키고 지켜 보라는 명령만 하달되었다. 한국에 숨어있는 능력자가 이미 좀비의 존재를 파악하고 이곳으로 온것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찾아 올수 있는지 짐작조차 할수 없었다. 지금은 이 능력자 제압이 먼저였다. 어느 소속 능력자인지는 모르지만 제압한 후에 침대위에서 땀을 흘리며 심문할 생각이다. 여자 능력자는 어떤 맛일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되기 시작했다.
파팟.
방어 능력자로 보이는 여자를 제압하기 위해 공격을 할수 밖에 없었다. 투명한 실드를 파괴하지 않는한 제압은 무리였다. 양손을 뻗어 여자 능력자의 어깨를 향해 포스를 쏘아 냈다.
퍼펑.
"응? 저건 또 뭐냐?"
쏘아져 가던 두줄기 포스 덩어리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하얀 빛에 부딪혀 폭발해 버렸다. 급히 하늘을 바라 보자 남자 한명이 공중에 둥둥 든채로 자신을 죽일듯이 노려 보고 있었다. 어두운 탓으로 얼굴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자의 눈에는 새파란 광망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저 자도 능력자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또 다른 능력자가 있었던 것이다. 언제 등장한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하늘에 떠 있었던 것인지 전혀 알수가 없었다. 이제 2대 1의 상황이다. 자신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하늘을 날수 있는 능력자가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떤식으로 자신의 공격을 막아 냈는지 파악하지 않는한 섣부른 공격은 금물이다. 그럴때에 하늘에 떠 있던 능력자가 천천히 아래쪽으로 내려 오고 있었다.
"오, 오빠!"
무슨 일이 발생하면 반지의 돌출된 부분을 누르면 오빠가 찾아 온다고 했었다. 정체 불명의 외국인 남자의 공격에 반지를 눌렀다. 그러자 눈앞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오빠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이제 괜찮아."
울먹이며 자신에게 안긴 서진이를 다독이며 뒤로 물러나 있으라고 했다.
"네놈은 누구냐?"
"그러는 네놈은 어느 소속이냐?"
적반하장도 유분수였다. 폭발음에 늦은밤이었지만 아파트의 불빛이 하나둘씩 켜지고 있었다. 놈을 빨리 제압해야 한다.
- 실라이온! 아파트 감시 카메라를 모두 정지시키고 녹화되어 있는 것도 모두 박살내 버려.
이런 고급 아파트에는 반드시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있다. 지금 이 장면도 녹화되고 있을 것이다. 또한 감시 카메라를 모두 작동 불능으로 망가 뜨려 놓아도 스마트 폰이라는 녹화 장비가 있는 한 이곳의 상황이 언제 찍힐지 모른다. 그것만은 피해야 한다. 한국에 능력자가 있다는 것이 전세계로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될것이다.
"마나 봉인!"
"컥!"
가장 빠른 방법으로 놈을 제압해 버리고 서진이에게는 나중에 찾아 간다고 말해 주고 아파트로 들어 가라고 했다. 놈은 마나가 봉인된 충격으로 비틀거리고 있었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충격일것이다. 그런 놈에게 홀드 마법을 펼친후 어깨를 잡고 워프를 했다. 안가의 지하로 돌아온 켄은 놈을 바닥에 팽개치고는 곧바로 심문했다.
"네놈은 누구냐?"
"으으...무, 무슨짓을 한거냐?"
빠각.
"크아아아."
대답하지 않는 놈의 다리를 밟아 버렸다.
"말해."
"큭큭큭...죽여라."
"물론 죽인다. 하지만 그냥 죽이진 않아. 지옥이 어떤 곳인지 생생하게 구경시켜 준후에 죽이고 싶을때 죽일꺼다. 라이트닝!"
번쩍.
"크아아아아아~!!"
라이트닝 마법을 약하게 시전해 전기 고문을 하며 뼈마디를 밟아 모조리 작살내 버렸다. 작살낸 뼈는 다시 엔다이론을 불러 붙어 주고 박살내기를 반복하자 놈은 드디어 항복을 했다. 놈의 이름은 토르라고 하며 미국의 덜스 지하 기지 근처의 알바커키에서 왔다고 했다. 자신들은 위에서 명령에만 따르며 어느 조직에 속해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놈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일본의 좀비 바이러스 살포와 한국인에게 좀비 바이러스를 주입해 감시하고 있었다고 했다. 누님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좀비로 변했을 남자가 있다고 했다. 시간이 없었다. 좀비 바이러스를 주입한지 이미 일주일이 경과한 상태로 지금쯤 완전히 좀비로 변해 있을 것이다. 그 좀비가 밖으로 나와 돌아 다닌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되고도 남았다.
"슬립!"
놈을 마법으로 재우고 아공간에서 꺼낸 팔찌를 양손과 양발에 채웠다. 마나 봉인 팔찌였다.
*******
"오빠!"
"어떻게 된거에요?"
"서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일단 진정하십시요.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토르라는 능력자가 왜 서진이를 습격했는지 말해 주었다.
"네 몸매를 보고 반했다고 하더라."
"서진이 너, 앞으로는 학교 끝나고 학원갈땐 치마를 입지마."
"알았어요."
"그런데 밖에서 큰소리가 났었는데 그건 뭔가?"
매형이 궁금한 모양이었다. 속으로는 그런 질문이 나오질 않길 바랬지만 어쩔수 없었다. 좀비에 대해 숨길수도 있지만 사실대로 말해 주었다. 그래야 위기감을 느끼고 무슨 일이 발생하면 곧바로 연락할것이다.
"그, 그말이 사실인가?"
"사실입니다. 지금 708호실에 좀비가 있습니다."
누님 아파트에 도착해 실라이온을 소환해 아파트 전체를 수색해 보라고 했다. 실라이온의 보고에는 좀비로 변한 남자가 708호 방안에서 인육을 먹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어, 어떻게 좀비가 이 아파트에..."
"오빠! 그럼 어쩌죠?"
"걱정마! 좀비는 한명뿐이야. 내가 가서 처리할테니까 걱정할건 없어."
"동생! 좀비가 이 아파트에 등장했다는 건 비밀로 해줘."
-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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