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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기적의 물리치료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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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
그림/삽화
Bico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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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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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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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누군가에게는 일상인 꿈

DUMMY

다시 또 한 주가 시작되었다. 주말 동안 달콤한 휴식을 취한 병원 직원들 또한 출근을 위해 병원으로 들어섰다.

“일찍 오셨네요? 주말 잘 보내셨어요? 벌써 월요일에요.”

“응응. 벌써 월요일이라니... 월요일이라니!! 꿈일거야. 이게 진짜일 리 없어!”

쉬운 직업은 없겠지만 물리치료사라는 직업은 굉장히 고된 직업이다. 실내에서 일하지만 사실상 노동직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몸을 움직이는 데다, 환자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 또한 상당하다. ‘임상은 전쟁터다.’ 라는 격언이 나온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때문에 주말 동안의 휴식은 상당히 중요하다.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하며, 다시 한 주를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인사를 주고받는 치료사들의 표정은 굉장히 밝았다. 엄살이 들어간 대화와는 다르게 말이다.

기적 또한 언제나처럼 이른 시간에 출근을 끝마쳤다. 그리고 또 언제나처럼 주호식과 면담 시간을 가졌다.

“부팀장, 커피 맛있어 보이네?”

“어? 실장님! 한 잔 드릴까요?”

“좋지!”

몸을 일으킨 기적은 휴게실에 마련된 자판기에 100원을 집어넣고 그 대가로 커피 한 잔을 내려받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내밀며 기적이 말했다.

“오늘은 또 무슨 환자인가요?”

“어? 어떻게 알았어?”

기적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항상 이렇게 나타나셔서 환자 주셨잖아요.”

“내가 그랬나?”

멋쩍었는지 주호식이 껄껄 웃었다. 그러나 할 말은 잊지 않았다.

“신환이야. 그런데 이번에도 좀 어려운 환자야.”

기적은 초탈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나 어려운 환자일까요? 설마 성우보다 어려운 환자는 아니겠죠?”

“경우에 따라서는?”

비로소 기적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민망해하는 주호식의 표정을 보자니 절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어떤 환자길래 그러세요.”

“씨피 환자....”

CP 환자라는 말에 기적이 두눈을 질끈 감았다.

“아니, 실장님 진짜 저한테 왜 그러세요?”

CP란 cerebral palsy의 줄임말로 뇌성마비 환자를 뜻하는 용어였다. 뇌성마비란 미성숙한 뇌의 손상으로 운동 능력이나 자세 등에 이상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어린아이에게 생기는 장애 중, 가장 심각한 장애라 할 수 있었다. 즉 이번에 기적이 치료하게 될 환자는 소아 환자라는 말이었다.

주호식이 곤란하다는 듯 말했다.

“지인이 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그 사람에게 추천을 받았나 봐. 환자의 보호자가 꼭 부팀장에게 치료를 받겠다고 하더라고. 나도 어쩔 수가 없잖아.”

“... 하지만 저는 소아 환자 치료 경험이 거의 없는데요?”

“거의? 그러면 해본 적이 있긴 있나보네?”

기적은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실습할 때 일주일 동안 있었고, 첫 병원에서 휴가가신 선생님 대타로 일주일 정도 치료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 부팀장 유경험자네. 어쩔 수 없잖아. 어머니가 부팀장이 아니면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치료 안 된다고 해? 어머님들 마음 알잖아. 어떤 마음으로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는지...”

거기까지 들었을 때 기적은 생각했다.

‘슬슬 퀘스트가 나올 타이밍인데...’

때가 되었다고.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기가 막힌 타이밍에 메시지가 들려왔다.


-퀘스트 [누군가에게는 일상인 꿈]이 주어집니다.

-달성 조건: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키세요. 달성률 1/100.

-보상: 차후 도움이 될 인연의 끈.


‘그런데 이 쯤 되니 헷갈리네. 퀘스트를 주는 주체가 시스템인지, 아니면 실장님인지...’

항상 퀘스트는 주호식의 등장과 함께 등장하고 있었다.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호식이 기대 섞인 눈빛으로 기적을 압박해왔다.

한숨을 내쉰 기적이 말했다.

“어떤 유형의 소아마비입니까? 환자의 나이는요? 성별은요?”

소아마비에도 종류가 있다. 대뇌에 문제가 생기느냐, 소뇌에 문제가 생기느냐, 또 대뇌피질에 이상이 생기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유형의 소아마비 환자가 되는 것이다.

이때다 싶었는지 주호식이 잽싸게 차트를 내밀었다.

“어려운 환자는 아니야. 굉장히 보편적인 경련성 우측 편마비 환자야. 나이는 여섯 살이고 성별은 여자아이. 전형적인 성인형 편마비 환자니까, 부팀장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

기적은 천천히 차트를 살폈다. 그런 기적을 향해 주호식이 말했다.

“아마 이번 환자가 내가 부팀장에게 배정하는 마지막 환자가 될 거야. 특수치료실 오픈이 이제 두 달 밖에 안 남았으니까. 그동안 내가 너무 어려운 환자들 떠넘겨서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중간에서 내 입장도 많이 곤란했다는 것만 좀 알아달라고.”

차트를 읽고 있던 기적이 시선을 주호식에게로 돌렸다.

“다시 안 볼 사람처럼 왜 그러십니까? 실장님한테 불만 같은 거 하나도 없습니다. 항상 배려해주셔서 항상 너무 감사했습니다. 특수치료실에 가게 된다면 꼭 실장님 같은 리더가 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실장님도 딱 지금처럼만 그 자리를 지켜주세요.”

갑작스런 고백에 가슴이 뜨거워진 주호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해주니까 고맙네. 내가 뭐 해준 것도 없는데. 그래도 기분은 좋네. 그동안 열심히 해온 보람이 있어.”

주호식은 기적의 진심어린 말 한 마디에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 7년을 보상받는 기분을 느꼈다. 가끔은 그럴 때가 있다. 별 것 아닌 말 한마디가 커다란 위로로 다가올 때가.

기적의 어깨를 툭툭 두드린 주호식이 치료실을 나섰다. 어느 때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잠시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기적은 다시 차트로 고개를 돌렸다.


-감동적인 치료에 성공했습니다. 보상으로 10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위와 같은 메시지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나 또 한 명의 치료를 성공시킨 기적이었다. 뿌듯한 미소를 지은 기적이 차트를 펼쳤다. 그의 두 눈이 빠르게 차트 위를 오가기 시작했다.



“일찍 오셨네요?”

기적이 새로운 환자 강소영을 맞이한 것은 오후 2시였다. 병원을 방문하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옷을 차려입은 30대 초반의 여자가 6살 남짓한 아이를 데리고 VIP 치료실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그 보호자를 본 순간 기적은 떠올렸다. 실습생 시절 담당 치료사에게 들었던 말을.

‘소아 치료는 정말 힘들어요. 보호자가 치료사를 평가하려고 하거든요. 보호자 치맛바람을 견디기가 정말 힘들죠.’

당시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담당 치료사의 그늘 하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늘이 없는 오늘은 달랐다. 기적은 날카로운 보호자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야 했다.

다만 기적은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 당당한 시선으로 그녀와 아이 컨택트를 했다.

“제가 오늘부터 소영이를 담당할 이기적 부팀장입니다. 저를 지명하셨다구요?”

보호자를 만족시킬 자신이 있었으니까. 눈을 피할 이유가 없었다.

보호자가 여전한 포커페이스로 입을 열었다.

“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에요, 제가.”

‘와, 쎄다!’

지푸라기라니... 기적은 거침없는 돌직구에 내심 헛웃음을 지었지만 간절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바로 시작하죠.”

탁 하고 박수를 치며 말한 기적이 소영이의 상태를 살폈다. 차트를 보긴 했지만 실제로 보고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 판단해보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단계였다.

환측의 상태는 물론 건측의 상태, 또한 동공의 초점 상태나, 침이 흐르는지 여부까지도 관찰 대상이었다.

‘전형적인 경련성 우측 편마비 환자구나. 척추 측만증이 있고, 우측 전완의 내회전 패턴, 그리고 모지의 내전, 발목관절 내전... 침을 흘리지 않는 것을 보니 연하 장애는 없거나 심하지 않은 것 같고. 동공은 비교적 뚜렷한 것 같네.’

1차 진단을 마친 기적이 가볍게 손짓을 했다. 정적인 자세를 봤으니 이제는 운동 발달 단계를 살펴볼 차례였다.

“소영아, 이쪽으로 와볼래?”

그러자 잠시 머뭇거리던 소영이가 이내 기적을 향해 걸음을 뗐다.

한 걸음, 한 걸음. 쩔뚝거리면서도 소영이는 열심히 걸음을 옮겼다. 여러 병원을 전전한 어린 아이는 상황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보호자의 얼굴에 뿌듯한 기색이 스쳤다. 씩씩하게 걸음을 옮기는 딸의 모습이 대견한 모양이었다.

“어떤가요? 우리 소영이 잘 걷나요?”

약간은 ‘답정너’스러운 질문이었다. 그녀의 목소리와 표정에서 무슨 대답을 기대하는지가 뻔히 보였으니까.

그러나 기적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그녀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는 것이었다.

“아니요. 소영이는 걸으면 안 돼요.”

기대에 차있던 보호자의 얼굴이 무너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작가의말

주인공이 새 환자를 받았네요.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지켜봐 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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