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그리드 : 살아남을 수록 강해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비레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2
최근연재일 :
2018.05.17 18:1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50,656
추천수 :
847
글자수 :
171,907

작성
18.04.26 13:00
조회
1,005
추천
18
글자
9쪽

20화-광장(Square)

DUMMY

“마교요?”

내 물음에 추한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협(俠)과 의(義)에 따라 무(武)를 쫓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강함만을 추구하는 고약한 무리들이지.”

“잘 모르겠는데 사이비 종교 같은 거라고 보면 됩니까?”

“그건 또 무엇이냐?”

“그냥 가짜 신을 빙자해서 사람을 등처먹는 집단이죠.”

내 말에 추한오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바라보았다.

“네놈은 방금 내가 말한 설명을 듣기는 들었느냐? 공통점이 하나도 없지 않느냐?”

“여튼 나쁜 놈들이란 거 아닙니까?

“본좌는 종종 네놈이 머리가 비상한 건지 그렇지 않은 건지 헷갈린다.”

나는 그 말을 무시하며, 그 자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살폈다.

어디보자, 무기부터 볼까.

그 표식 근처에 떨어져 있는 1미터 30센티 정도 되어보이는 검으로 시선을 옮겼다. 추한오의 단검과 비슷한 디자인인 걸로 보아하니 마교인가 뭔가하는 녀석의 무기겠지.

나는 덥썩 집어들었다. 어차피 저주니 뭐니하는 건 추한오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집어들고 이리저리 휘둘러보았다. 그저, 평범한 검이었다. 뭔가 있나 싶어 날을 만지려 하자 추한오가 나를 말렸다.

“그만둬라, 날에 독이 발라져있으니까.”

나는 그 말에 흠칫 놀라 가져다대려던 손을 뗐다.

“마교다운 잡스러운 수작이로다. 이 검으로 기(氣)를 어지럽히는 마교의 흑야파천무(黑夜破天武)의 초식을 펼졌다간 웬만한 일류고수도 정신을 못차리고 당하고 말 것이다.”

“...좀 앞으로 알아듣게 말해주시죠.”

나는 그렇게 추한오의 영문모를 말을 일축한 뒤에, 추한오에게 이 독이 무슨 독인지 물었다.

“산공독(散功毒)이다.”

“그게 뭡니까?”

“몸안의 기를 어지럽혀 내공을 흗뜨러뜨리는 독이지.”

“그럼 내공이 없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안통하는거 아닌가요?”

내 말에 추한오가 대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는 표정으로 날 보았다.

“기(氣)가 없는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온 우주에 기가 퍼져있고, 네놈도 사람인 이상 호흡을 하는데 몸 안에 기가 없을리가 있겠느냐? 물론 네놈은 같은 사람인지 때로는 의심스럽기도 하다만.”

“제가 사람이 아니면 뭡니까?”

추한오는 내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여튼 네놈 몸에게도 미약하게 나마 기(氣)가 축적되어 있다. 다만 쓸줄을 모를 뿐이다. 혈도(穴道)를 뚫어 쌓여있는 기를 경맥(經脈)을 통해 순환시키면 네놈도 내공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심법(心法)을 연마하고 구결(口訣)을 수련해야 하느니라. 물론 그외에 다른 방법도 있지. 그건...”

“여튼 겁나 어렵다는 것 만은 알겠군요.”

나는 추한오의 말을 무시하고는 이번에는 무기 말고 다른 주머니를 살폈다.

어디보자, 여기에는 뭐가 있으려나.

주머니를 열어 안을 보자, 전혀 의외의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책?”

혹시나 해서 손을 집어넣어 하나를 꺼내보았다. 누렇게 변색 된, 마치 박물관에서 전시되어 있을 법한 오래된 책이었다.

한자는 이거 뭐라고 쓰여있는 거야?

일...뭐?

“일양지(一陽指), 그 비급이 어떻게...”

추한오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갑자기 내게 달려들듯이 물었다.

“네놈, 그 물건이 어디서 났느냐?”

“보면 모릅니까? 이 마교인가 뭔가하는 자가 가지고 있던 주머니에서 꺼냈잖아요. 이게 뭐 대단한 물건입니까?”

“본좌의 무공. 천하무어도(天下武御道)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충분히 대단한 무공이다. 그런데 그 비급이 있다니, 설마...”

추한오는 갑자기 혼자 중얼거리더니 내게 혹시 그 주머니 안에 다른 책들도 있냐고 물었다.

“책들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런 책 밖에 없는데요.”

나는 주머니를 펼쳐서 추한오에게 안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추한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뭐지? 이게 그렇게 대단한 물건인가?

나는 주머니를 펼쳐 놓고, 이번에는 다른 주머니를 뒤적였다. 그 주머니 안에는 신기하게도 또 다른 주머니가 들어있었다. 설마 이것도 차원 주머니 아니야?

나는 포장박스 안에 또 박스가 들어있는 과대포장을 떠올리며 그 주머니를 열어보았다.

다행이 차원 주머니는 아니었다. 대신 오색 빛깔의 작은 구슬 같은 게 들어있었다.

“...이게 뭐지?”

내가 그 중 하나를 집어들어서 손바닥 위에 굴려 보았다. 뭔가던지는 것도 아닌거 같고, 크기로 보면 먹는거 같은데... 안에 뭐가 들었나?

내가 손가락으로 문질러 으깨서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려고 하는 찰나,

추한오가 소리쳤다.

“네놈. 당장 그만두거라!”

“아, 깜짝이야!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십니까?”

“본좌가 소리를 안지르게 생겼느냐? 네놈이 귀하디 귀한 내단(內丹)을 부수려고 하지 않았느냐.”

내단? ...그건 또 뭐야?

“이것도 뭐 귀한 겁니까?”

“귀하고 말고, 특히 네놈 처럼 내공이 빈약한 자들에게는 더욱 귀한 물건이다.”

“뭐 먹으면 내공이 생기고 그런 겁니까?”

내 말에 추한오는 쯧쯧, 하고 혀를 찼다.

“생기게 하는 그런 정도가 아니다. 내공을 증진시켜 주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추한오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건 어쩌면, 하늘이 도우신 기회인지도 모르겠군.”

“무슨 기회 말입니까?”

“네놈이 내공을 다룰수 있는 기회 말이다.”

내공이라... 그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모르겠네. 다루면 나도 이 추한오처럼 강해질수 있는 건가?

“그러면 그냥 이 약을 먹으면 되는 겁니까?”

“그렇게 쉬울리가 있겠느냐. 내단을 먹고 나서 운기조식(運氣調息)을 충분히 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그런 다음 이 비급을 공부하여 무공을 익혀야 한다.”

뭐가 이렇게 복잡해? 무슨 취업하려고 적성검사 공부하는거 같네.

“무공이란 것도 힘들군요.”

“이제 좀 본좌의 위대함을 알겠느냐?”

“...여튼 지금 당장 할건 아니라는 거죠? 그러면 일단 챙겨두겠습니다.”

나는 으스대는 추한오를 무시하며 그 내단인지 뭔지를 도로 주머니에 챙겨서 넣었다. 그리고 그 비급인지 뭔지하는 책들이 담긴 주머니도 잊지 않고 챙겼다.

그리고, 이건 어떻게 한다.

나는 마교의 표식을 한참을 바라보다 주머니에 넣으려고 했다. 그러자 추한오가 나를 말렸다.

“그만둬라. 가지고 있어서 좋을게 없는 물건이다. 만약 마교의 사악함을 아는 이가 만나서 그 표식을 보면 네놈을 마교와 한패인 것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냐?”

나는 추한오의 말에 반박했다.

“어차피 주머니에 가지고 있는 한 누가 강제로 뒤지지 않는 한 보여줄리가 없잖습니까. 그리고 이제 나쁜 놈들 집단 표식이란 걸 알았으니 실수로 라도 꺼내들리가 없고요.”

“그건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가져가서 써먹을 데가 없지 않느냐?”

“두가지 있죠. 하나는 이런 마교의 무리를 찾을때 이 표식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있냐고 물어보고 다닐때 필요하고, 마교의 무리를 만났을 때 같은 편인 척하고 속일수 있습니다.”

추한오는 내 말에 끙, 하고 신음을 내었다.

“역시 네놈은 마음에 들래야 들수가 없는 제자로다.”

“그러는 스승님은 저한테 욕 밖에 안하시는것 같은데 말이죠.”

나는 그렇게 둘러대며, 기둥 근처에 있는 물건들을 더 챙겼다. 칼에 묻어있는 독이 혹시 있나 싶어서 뒤져봤지만 아쉽게도 그건 없었다. 대신 청년과 싸우느라 망가진 장갑을 갈고 단검 두자루, 그리고 포션을 몇개 챙겼다.

“생각보다 실적이 별로 없네. 좀 괜찮은 무기 같은게 있기를 바랬는데.”

“실력은 없는 주제에 욕심만 많구나. 잔말 말고 어서 내려가기나 하거라. 광장이 얼마 남지 않지 않았느냐.”

추한오의 말대로였다.

이게 여기만 나와서 통로를 따라 쭉 가기만 하면, 세렌이 말했던 광장이 나온다.

길게 심호흡을 하는 나를 보고 추한오가 비웃었다.

“뭘 그렇게 긴장하느냐?”

“긴장 할수 밖에 없죠. 다른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지 않습니까?”

일단, 죽으면 상대가 금이 된다는 것을 아는 한, 모두가 적이다. 그 상황에서 되도록 타인과 만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광장에 아무도 없으면 좋으련만...

하지만 추한오는 내 말에 손을 내저었다.

“걱정 마라. 이 곳이 얼마나 넓은데 쉽게 다른 이를 만나겠느냐. 요정이나 그 청년을 만난 게 기적같은 일이다.”

하긴 그 말도 일리가 있군.

“그러고 보니 최하층을 가봤으면 광장도 가보셨을 거 아닙니까?”

“그랬을 지도 모르겠군.”

“그랬을 지도 모르겠군이라니... 내려갈려면 당연히 광장을 거쳐가야 되잖아요?”

“그곳을 지나쳐가본 적은 있을지 몰라도 머물러본적은 없다. 본좌는 하루가 더 빨리 그 신과 겨루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 그래. 잘났수.


어쨌든 나는 그런 추한오의 말을 참고 삼아, 사람이 없겠거니 생각하며 광장으로 향했고...


나는 곧 추한오를 원망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거기서 네 명의 다른 이들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주인공에게 무공이 하루빨리 생겨야 할텐데 말이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던전 그리드 : 살아남을 수록 강해진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 연재 중단 공지 > 18.05.18 432 0 -
공지 제목을 변경하였습니다. 18.05.09 417 0 -
공지 매주 일요일은 휴재입니다. 18.04.14 1,302 0 -
41 40화-주인공 vs 볼도(2) 18.05.17 468 5 10쪽
40 39화-주인공 vs 볼도 18.05.16 471 8 9쪽
39 38화-경기가 시작되다 18.05.15 556 9 9쪽
38 37화-투기장(Colosseum)(2) 18.05.14 542 9 11쪽
37 36화-투기장(Colosseum)(1) 18.05.14 527 8 7쪽
36 35화-자동인형(Automaton) 18.05.12 563 12 13쪽
35 34화-보라색 보물상자 18.05.12 571 13 8쪽
34 33화-보상을 얻다 18.05.11 586 12 10쪽
33 32화-시험을 파훼하다 +2 18.05.10 609 12 11쪽
32 31화-노 머시(No mercy) 18.05.09 617 10 10쪽
31 30화-시험과 마주하다 18.05.08 712 9 9쪽
30 29화-고대의 도서관 +2 18.05.07 787 12 12쪽
29 28화-귀환 +2 18.05.05 843 14 8쪽
28 27화-복수를 하다 18.05.04 833 14 9쪽
27 26화-해답을 찾다 +2 18.05.03 849 13 10쪽
26 25화-각성 18.05.02 902 15 8쪽
25 24화-마법을 배우다 18.05.01 929 17 11쪽
24 23화-진실을 밝히다(2) +4 18.04.30 962 20 9쪽
23 22화-진실을 밝히다 +4 18.04.28 1,035 20 10쪽
22 21화-기회를 잡다 18.04.27 997 17 9쪽
» 20화-광장(Square) 18.04.26 1,006 18 9쪽
20 19화-표식을 발견하다 18.04.25 1,027 16 10쪽
19 18화-미로를 발견하다 18.04.24 1,098 16 9쪽
18 17화-혼자가 되다 18.04.23 1,169 18 9쪽
17 16화-요정을 만나다 +2 18.04.21 1,228 21 10쪽
16 15화-비장의 수 18.04.20 1,254 22 8쪽
15 14화-괴한과 싸우다 18.04.19 1,303 16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