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그리드 : 살아남을 수록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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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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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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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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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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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36화-투기장(Colosseum)(1)

DUMMY

그 일이 일어나기 전, 나는 평소처럼 통로 안쪽을 향해 걷고 있었다.

통로에 있을 지도 모르는 함정을 막기 위해, 앞장서서 걸어가면서 나는 에반스에게 이것저것 질문했다.

그녀의 정확한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정말로 강하다고? 그렇게 안보이는데...”

내 말에 에반스는 눈을 찡그리며 말했다.

“저는 초고급 자동인형(Automaton)입니다.”

“그건 이미 수십번도 더 들었어.”

“정확히는 12번입니다. 수십번이란 말은 정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해주길 바래? 그럼 말해주지. 나는 초고급 자동인형이란 말이 네 모든 것을 설명해주진 않는다고 생각해.”

“전 주인은 저에게 너는 초고급 자동인형이니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습니다만...”

“난 전 주인이 아냐.”

이거 마치 융통성이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회사 후배가 들어온 것 같군.

그때 나와 에반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추한오가 끼어들었다.

“네놈과 저 인형의 대화는 듣고 있자니 꼭 부부싸움 같도다.”

“대체 그건 무슨 뜻이냐?”

“서로 말은 통하지만 뜻은 전달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추한오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에반스에게 물었다.

“너 자신의 강함을 행동으로 증명해보일 수 있느냐?”

“당신은 제 주인님이 아닙니다. 허나, 주인님도 그러길 바란다면 그리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에반스를 턱으로 가리키며, 추한오는 내게 말했다.

“들었느냐?”

“...직접적으로 말하란 소립니까?”

“서로 애매하게 말을 붙잡고 씨름하지 마라.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말이 가져다주는 행동이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되었으면 또 다른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게 하라.”

절대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추한오의 말에는 무시하고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뾰족한 뼈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때 에반스가 내게 슬쩍 다가와서는, 추한오를 흘겨보며 물었다.

“저 존재는 뭔데 감히 주인님께 뭐라고 하는 겁니까?”

"그냥 참견쟁이 유령이라고 생각해.“

“...네놈, 일부러 들리게 말하는 것이렸다?”

그렇게 던전의 통로를 지나며 의미없는, 아니 솔직히 의미가 없진 않았다. 적어도 에반스가 저주와 각종 마법에 걸리지 않으며, 항상 청결하며 좋은 향기가 나도록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니까.

참고로 말하자면 후자는 내가 물어본게 아니라 자기가 직접 말한 것이다.

여튼 미약하게나마 의미가 있는 대화를 나누다가, 나는 발걸음을 멈춰야했다.


통로가 끝나고 다음 방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건 방이라기보다...


거대한 경기장이었다.


“...이게 무슨?”


마치 고등학교 시절 운동장을 연상케 하는, 노란 흙바닥을 가운데 두고, 텅빈 관객석이 원형으로 둘러싸있었다. 그건 마치...

“콜로세움이잖아?”

“그게 무엇입니까?”

“그게 무어냐?”

나는 사진에서 본 콜로세움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들에게 설명했다.

“고대에 만들어진 경기장입니다.”

“무엇을 경기하느냐?”

“그건...”


“서로 목숨을 건 치열한 싸움이죠!”


그 때, 갑자기 경기장 가운데, 바닥에서, 불쑥 한 한 인영이 솟아올랐다.

마치 연미복 같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있는 그 남자는, 콧수염을 한번 잡아당긴 후에,

나를 향해 손을 척, 하고 내밀며 외쳤다.


“어서오십쇼! 이 치열한 탐욕의 투기장에!”


***


“투기장?”

내 말에 에반스가 담담히 말했다.

“서로 겨루는 것을 경기하는 장소입니다, 차원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규칙에 입각한 정당한 경기라기보다...”

에반스는 앞으로 걸어가 바닥에 떨어진 뭔가를 집어들고는 말했다.

“규칙이 없는, 무제한 살인에 가깝지요.”


그건, 잘린 손가락이었다.


에반스의 말에 그 남성은 딱, 하고 손가락을 튀기며 소리쳤다.

“바로 그겁니다! 여기, 탐욕의 투기장은 서로 규칙없이, 서로 죽고 죽이는 순수한 승부! 그 곳의 최후의 승자만이, 찬란한 보물을 얻게 될지니!”

남자가 손을 뻗어 경기장 안쪽을 가리키자, 바닥에서 또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그 시험에 있었던 상자 못지 않게 거대하고도,


보라색 빛을 내뿜는 상자가.


하지만 추한오는 그 상자에 눈길도 주지 않았다. 대신 그 남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조심하거라. 몸에서 풍겨져나오는 기를 보아하니 보통이 아닌 놈이다.”

“...강합니까?”

본좌보다는 못하지만, 하고 말을 끊은 뒤 추한오가 덧붙였다,

“지금의 네놈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이길 것이다.”

거, 어마어마하게 유감스러운 소식이네,

나는 추한오의 말에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남자에게 말했다.

“당신은 누굽니까?”

“전 이 투기장의 관리인입니다! 그냥 볼도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관리인이시면 저 상자안에 뭐가 들었는지도 아시겠군요.”

내 말에 볼도는 하하, 하고 유쾌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유감스럽지만 그건 알려드릴수 없습니다! 정 궁금하시다면 이 투기장에서 승리해서 직접 가져가보시는게 어떨까요?”

볼도는 그렇게 말하며 큰 상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보세요! 저 크기와 빛깔을! 안에 얼마나 굉장한 보물이 들어있을지 궁금하시지 않습니까?”

물론 혹하지 않으면 거짓말이다. 방금전 에반스를 얻었떤 만큼, 보라색 빛을 뿜는 보물상자가 얼마ㄷ나 대단한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투기장에 흩날리는 흙먼지를 코로 들이마셨다. 정확히는, 그 속에 짙게 내려앉은 피냄새를 말이다.


그 보물에 눈이 멀어 선뜻 도전 할만큼 나는 어리석지 않지.


“그냥 지나갈수는 없습니까?”

“역시나 유감스럽게도 그건 불가능합니다! 이곳도 또 하나의 시험 같은 거니 말이지요.”

역시나 예상대로군. 이렇게 되면 방법은 하나 뿐이다,

“그럼 이곳을 통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간단합니다! 저희 쪽 투기장 인원 소속 인원과 싸워서 이기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 보물도 얻으실수 있지요,”

나는 능글맞게 웃는 볼도를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았다.

“지면 어떻게 됩니까?”

“별거 아닙니다. 죽거나...”

볼도가 딱, 하고 손가락을 튀기자 텅비어 있던 관객석이 갑자기 사람들로 가득찼다.

그리고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큰 함성 소리가 투기장 안을 뒤덮었다.


-와아아아아!


“운좋게 살아남으셨다면, 이들처럼 투기장의 일원이 되겠지요.”

나는 주먹을 휘두르며 난폭하게 환호아는 이들을 둘러보며, 식은 땀을 흘렸다.

“아무래도 이거 좀...”

“곤경에 처한 것 같습니다. 주인님.”

나는 당장이라도 유혈이 낭자할 것 같은 위험한 분위기를 느끼며,

에반스의 말에 동의할수 밖에 없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이번에도 분량이 애매해서 곧 한편 더 올라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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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화-경기가 시작되다 18.05.15 556 9 9쪽
38 37화-투기장(Colosseum)(2) 18.05.14 542 9 11쪽
» 36화-투기장(Colosseum)(1) 18.05.14 527 8 7쪽
36 35화-자동인형(Automaton) 18.05.12 563 12 13쪽
35 34화-보라색 보물상자 18.05.12 571 13 8쪽
34 33화-보상을 얻다 18.05.11 586 12 10쪽
33 32화-시험을 파훼하다 +2 18.05.10 609 12 11쪽
32 31화-노 머시(No mercy) 18.05.09 617 10 10쪽
31 30화-시험과 마주하다 18.05.08 712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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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8화-귀환 +2 18.05.05 843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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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화-해답을 찾다 +2 18.05.03 849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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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진실을 밝히다(2) +4 18.04.30 962 20 9쪽
23 22화-진실을 밝히다 +4 18.04.28 1,035 20 10쪽
22 21화-기회를 잡다 18.04.27 997 17 9쪽
21 20화-광장(Square) 18.04.26 1,005 18 9쪽
20 19화-표식을 발견하다 18.04.25 1,027 16 10쪽
19 18화-미로를 발견하다 18.04.24 1,098 16 9쪽
18 17화-혼자가 되다 18.04.23 1,169 18 9쪽
17 16화-요정을 만나다 +2 18.04.21 1,228 21 10쪽
16 15화-비장의 수 18.04.20 1,254 2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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