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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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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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0,715

작성
18.05.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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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24회

DUMMY

개명찬스의 대박으로 인한 기쁨도 잠시. 다음날 명훈에게 예상치 못한 비보가 전해졌다. 구단이 용병타자 뿌에와 재계약에 실패했다는 소식이었다.


잠시 후 여러 포털사이트에 뿌에가 구단에 말도 안 되는 금액의 연봉을 요구해 협상테이블이 엎어졌다는 기사와 함께 구단이 새로운 용병타자를 모색하고 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뿌에는 무조건 잡기로 한 것 아니었나?’

‘뿌에가 연봉으로 100억을 요구하기라도 한 건가?’

‘구단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혹시 일본 쪽에서?’


상황을 인지한 명훈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만큼 뿌에의 이탈은 명훈이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변수였다.


전 시즌 뿌에는 그야말로 알바트로스 타선의 중심 그 자체였다. 120경기 출장 타율3할3푼, 20홈런, 20도루, 100타점. 누가 봐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만한 성적이었다. 홈런이 20개라고하면 팀의 간판타자라고 하기에는 다소 모자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뿌에는 모자란 홈런 개수를 50개에 달하는 2루타로 대신했다. 실제로 뿌에의 장타율은 30홈런을 친 타자의 그것보다 오히려 높았고 실질적인 득점생산력은 리그 탑 수준이었다.


이렇게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스탯만으로도 대단한 성적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뿌에의 가치는 더욱 더 엄청났다. 왜냐하면 뿌에의 수비포지션은 중견수였으니까.


중견수와 코너외야수의 수비능력의 차이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차이가 컸다. 대부분의 팀에서 코너외야수라면 상대적으로 수비는 아쉽지만 타격이 좋은 선수 또는 나이를 먹어 수비능력이 떨어진 강타자들이 맡기 마련이다. 즉 수비보다 타격을 먼저 본다는 의미였다. 반면 중견수는 무엇보다 수비능력을 우선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수비능력이 모자란 코너외야수들의 몫까지 수비를 대신해야하는 임무가 중견수에게 있었기에 중견수의 수비 범위는 모든 야수들 중에서 가장 넓었다. 그러니 중견수는 수비능력에 더해 빠른 발이 필수다. 그리고 홈 승부를 대비한 강한 송구능력까지 갖춘다면 금상첨화. 이러니 수비는 기본인 게 당연했다. 즉 수비능력이 모자라다면 결코 중견수가 될 수 없었다.


그런 중견수 포지션의 선수가 타격까지 잘한다? 그것만으로 팀의 엄청난 플러스가 되는 것이다. 흔히 5툴 플레이어라는 선수들의 포지션이 하나같이 중견수인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 정도 재능이 아니면 중견수로서 최고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일부 예외적인 선수들이 중견수로서 공,수.주 만능의 활약을 보여준 전례가 있었다. 그리고 그 선수들은 현재 각 팀의 전설로 추앙 받고 있었다. 즉 중견수로서 수비와 공격을 모두 잘하는 만능선수는 대부분 게임속이나 TV속 MLB에나 존재한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뿌에는 그 중견수로서 보여 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시즌이지만 뿌에는 전설적인 선수와 같은 활약을 보인 것이다.


그런 뿌에가 한순간에 라인업에서 사라진 것이다. 명훈의 머릿속이 멍해졌다.


‘미치겠군. 이제 어떡하지?’


하루아침에 팀의 중심타자 한명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명훈의 심정이 미칠 지경인 것은 당연했다.


짝!


문득 명훈이 자신의 뺨 한쪽을 거세게 때렸다.


‘정신 차려! 부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어. 현실을 직시해!’


명훈은 알바트로스의 감독이었다. 뿌에와 재계약에 실패했다고 새 시즌이 시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지만 명훈은 그에 맞춰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입장이었다. 지나간 일을 한탄할 시간에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현명했다.


‘일단 중견수는 이용구가 돌아오면 문제없다.’


다행히 알바트로스에는 훌륭한 중견수인 이용구가 있었다. 2014시즌 FA계약을 하자마자 부상으로 앓아누워 팬들의 분노를 샀던 이용구였지만 그 능력이 어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명훈은 부상에서 회복 된 이번 시즌에는 이용구가 그 몸값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믿었다.


‘문제는 타격이지.’


건강한 이용구는 분명 리그 최정상급의 중견수였지만 타자로서의 역량만 보면 그에 미치지 못했다. 높은 타율과 출루율, 그리고 빠른 발로 최고의 테이블세터가 되는 것은 가능했지만 뿌에와 같은 팀 타선의 중심이 되어줄만한 타자는 아니었다.


‘이형순 하나로는 부족해. 김태웅이 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게 컸지.’


전 시즌 명훈이 애지중지하게 키운 이형순이 있긴 했지만, 아직 풀 시즌 경험도 없는 루키에게 팀타선의 중심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홀로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10포인트는 타자에 써야하나?’


물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명훈에겐 야구마스터가 있었다. 시즌 막바지 야구마스터 등급이 4등급으로 상승하면서 명훈에겐 총 20포인트의 여유 능력치가 있었다. 그 포인트를 잘만 이용하면 쓸 만한 타자 한 명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했다.


‘이러면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데.’


애초의 명훈의 계획은 전 시즌 이횡종의 사례를 복습해 또 한명의 든든한 토종 선발투수를 키워 내는 것이었다. 거기에 무난한 용병투수 둘이 더해진다면 알바트로스도 남들처럼 선발야구라는 것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그런 명훈의 꿈은 시작부터 장애물에 마주쳤다.


‘제길! 토종 원투펀치를 만들고 싶었는데!’


한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명훈이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어쩔 수 없어. 선발진만큼이나 타선의 중심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명훈은 10포인트를 타자에게 사용하기에 마음먹었다.


‘후보는 송광우, 김후성, 양성호 정도인가? 전지훈련 동안 집중적으로 지켜봐야겠어.’


명훈은 포인트 사용에 대한 최종 결정을 스프링캠프 전지훈련이 끝난 후 내리기로 마음먹었다.



****



다음 날 기사를 통해 뿌에와의 계약에 대한 전말이 밝혀졌다. 뿌에가 구단에 2년 이상의 다년계약을 요구했고 구단은 끝내 그것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멍청한 프런트 같으니라고! 2년 계약을 주더라도 무조건 잡았어야지!’


만약 명훈이었다면 무조건 계약을 성사시켰을 것이다. 뿌에는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타자였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명훈은 그것을 다시 주어 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명훈은 최대한 빨리 새로운 용병타자를 구해줄 것을 프런트에 요구했다. 명훈은 전지훈련에 용병타자를 반드시 포함시키고 싶었다.


구단은 명훈의 요구에 따라 3일 만에 파건이라는 미국국적의 용병타자를 팀으로 합류시켰다. 계약금과 연봉을 더해 50만 달러짜리 계약이었다.


파건과의 계약 이후 명훈은 프런트에 강하게 요구했다. 뿌에와 재계약에 실패했으니 애초에 뿌에에게 투자하기로 했던 150만 달러의 금액에서 파건을 영입하고 남은 100만 달러의 금액을 모두 남은 한명의 용병투수를 영입하는데 사용하라고. 애초에 사용하기로 했던 50만 달러를 더해 무려 150만 달러짜리 투수를 요구한 것이다. 다행히도 프런트는 그런 명훈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전지훈련을 떠나기 이틀 전. 구단은 페레즈라는 도미니카 국적의 투수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금과 연봉을 더해 딱 150만 달러짜리 계약이었다.


‘150만 달러짜리 용병투수라... 구단이 바보가 아니라면 제대로 된 투수를 데려왔겠지.’


지금의 명훈으로선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50만 달러나 주고 데려온 용병투수가 제발 한국프로야구에 잘 적응하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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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8.05.06 12:04
    No. 1

    전지훈련 간 집중적으로 지켜봐야겠어 -->
    전지훈련 동안 집중해 지켜봐야겠어
    전지훈련 기간에 잘 지켜봐야겠어
    전지훈련 가면 잘 지켜봐야겠어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6 치매소유자
    작성일
    18.05.07 08:21
    No. 2

    기간동안이라는 의미로 '~간'을 사용했습니다. 해당 표현이 가독성에 문제가 있는지 좀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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