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해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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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냐이거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8
최근연재일 :
2018.11.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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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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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장 과거의 기억(1)

DUMMY

수 없는 시간을 살아온 그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마차르.

현명함과 통찰력을 가진 존재라는 뜻의 우칠라 행성의 고어.

신화적 존재였던 그는 내우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그와 비슷한 이들이 즐비했지만, 이곳에서도 마차르라 불렸고 그 자신도 자신의 이름을 잊고 마차르라 부르기를 원했다.

그런 그가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본다.

몸을 움직였다고 느낀 순간 행성을 벗어나 우주 공간에 있었다.


-흥미롭군.


아주 작디작은 힘.

엄청나게 큰 힘들이 넘실거리는 이곳에서 너무나 작은 힘이라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만, 마차르는 우연처럼 그 힘을 느끼고 이곳에 왔다.

그가 힘에 싸여 있는 존재를 내려다본다.

꼭 그를 보호하는 것처럼 장막을 씌운 힘을 보면서 손을 내젓자 너무나 허무하게 힘이 흩어지고 그 안에 있던 작은 존재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인간?


언제인지도 모를 예전.

외우주 시절 몇 번 보았던 인간이라는 종족이었다.

지금이야 인간이 외우주에서 주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지만 마차르가 외우주에 있을 적에는 별로 보이지도 않았던 허약한 종족이었다.

내우주에는 아직 인간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이었던 시절을 보낸 존재는 있지만, 인간의 모습으로 내우주에 들어온 존재는 없었다.

내우주에 들어올 정도의 힘을 갖추기 위해 인간이라는 본질을 버리고 다른 무언가로 변했던 이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본질을 버린 순간 인간이 아닌 새로운 종족이나 다른 종족이 되어야 했다.

그건 스스로의 마음에도 드러나 자신을 인간이라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내우주에는 인간이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 마차르의 눈앞에 있는 존재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가지고 처음으로 내우주에 들어온 존재일 수도 있었다.

그가 흥미를 느끼고 그를 살펴보려 할 때.


-마차르.


누군가가 그를 부른다.

그가 이곳에 온 것을 진작 알았지만 무시하고 있던 마차르가 고개를 돌렸다.


-나에게 말을 다 걸다니. 정말 오늘은 놀랄 일이 많군.


마차르는 그렇게 말하며 앞에 있는 젠을 바라보았다.

용의 형상을 한 젠은 태생이 용이었고 엄청난 자존감을 지니고 있었다.

절대 마차르 같은 이들에게 말을 걸지도 않고 그의 행동에 관여도 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자신을 불렀으니 당연히 마차르 입장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여기에 있으면 안 되는 존재다.

-이곳에서 우연은 없지.


그 한마디로 젠의 말을 일축한 마차르였다.


-어떻게 하겠다는 뜻인가?

-난 이 자를 발견했고 내 앞에 있는 걸 보니 나와 연관이 있는 거지.

-그게 너의 뜻인가?

-그래.

-.....


잠시 말없이 마차르를 바라보던 젠이 뒤로 물러섰다.


-네 의견을 존중하지. 하지만 그에게 이곳에의 기억이 없다면 좋겠군.

-이 자가 이곳을 나가리라 확신을 하는군.

-이곳에 우연은 없으니까.

-후후. 그래.


정말 오랜만에 웃어보는 마차르였다.


* * * * *


“후···.”


현수는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의 머리에서 지워졌던 오래전의 기억.

그 기억 중 일부가 드디어 생각났다.

사실 생각이 나지 않아야 정상인 기억들이지만 현수가 우주에서 갑작스럽게 힘을 받아들이고 난 후에 그 봉인이 풀려버렸다.

현수가 성장했다는 증거였다.


“마차르······.”


누군가를 그리워하듯 현수가 불러본다.


벌컥


“오, 일어나셨습니까?”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현수는 천천히 일어나 파란 계통의 깔끔한 옷을 입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뭐라 말씀하시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네요.”

“음? 번역장치가 고장이 났습니까?”


하지만 말을 못 알아듣는 현수는 어깨를 으쓱했다.

남자는 살짝 난감해하다가 토탈워치를 풀어 현수에게 내밀었다.

그걸 받아 손목에 차자 남자가 물었다.


“이제 이해가 됩니까?”

“예. 제대로 들리네요.”

“저는 아샤미라 합니다.”

“현수라고 합니다. 지구 출신이지요.”

“오, 지구. 마지막으로 연합에 합류한 행성이죠.”

“맞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갑자기 우주 공간에서 생명체 신호가 잡혀서 저희도 놀랐습니다.”

“조금 문제가 있는 함선에서 탈출하면서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때 우주 연합에 구조 신호도 보냈는데 그게 가지 않았나 보네요.”


현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자신이 깨어나자마자 바로 알고 들어온 것도 그렇고 이유를 물어보는 걸 보면 그들도 일단 우주 공간에 사람이 있으니 구했지만, 자신을 경계하는 것 같아 안심할 수 있게 우주 연합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우주 연합에요?”

“예. 제가 조금 그쪽과 관련이 있어서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혹시 우주 연합 지구 지부와 연결을 할 수 있습니까?”

“바로 이야기해보죠. 기다려 보세요.”


그러면서 아샤미가 나가려 하자 현수가 그에게 말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


아샤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문을 닫고 나갔다.


촤르륵


문이 잠기는 소리가 난다.

자신을 가둬 놓는 것 같은데 별로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우주 공간에서 떠돌아다니는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 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할 상황이었다.

아샤미가 경직되고 뭔가 자신에게 거짓을 말한 걸 바로 알았어도 가만히 있었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다.

예전 과거의 기억이 그를 혼란스럽게 했다.

내우주... 마차르... 그리고 자신의 능력.

갑자기 떠오르는 수많은 기억이 마구 엉키며 정리가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


“후우···.”


숨을 차분히 쉬면서 기억의 처음을 찾아 차근차근 더듬어 보았다.

처음 마차르를 만났던 때부터 그에게 도움을 받아 그곳에서 생활하던 때를 시간의 순대로 정리해갔다.

기억을 정리하니 마차르가 보고싶어졌다.

왜 그때는 그런 멍청한 결정을 했는지 지금에 와서는 너무나 후회스러웠다.

얼마나 기억을 더듬었을까?


삐삑


소리가 나며 문이 열리고 아샤미가 다시 들어왔다.

현수가 그를 쳐다보자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다행히도 우주 연합 이름으로 실종 신고가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통신을 해보겠습니까?”

“그래요?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럼 저를 따라오시죠.”

“알겠습니다.”


아샤미가 현수를 안내했고 현수는 따라갔다.

그를 따라가며 그제야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보았다.

그의 옷은 지금도 메텐의 호텔에서 입었던 우주 연합 방어복이었다.

그걸 깨닫고 이곳저곳을 눌러 우주 연합 방어복을 작동시켜 보려 해도 작동이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우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모든 게 고장 난 것 같았다.


‘내 토탈워치부터 해서 가지고 있던 모든 게 쓸모없게 된 건가?’


그러니 자신을 구해준 이들도 현수의 정체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것도 되는 게 없으니 신분을 알 수 없으니까.

왜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아샤미를 따라가다 보니 아샤미가 어떤 문을 여는 게 보였다.


“이쪽으로 들어가세요.”


그가 손으로 열린 문을 가리킨다.

현수는 들어가는 대신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아샤미를 쳐다보았다.

아샤미는 웃고는 있지만, 몸이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

게다가 저 안은 별로 좋은 곳이 아니었다.

전 같으면 빠져나가려고 여기에서 뭔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를 되찾은 지금은 아니다.

내우주에 있다가 다시 붉은 세상으로 들어가며 현수에게 가해졌던 대부분의 제약이 풀린 상태다.

지금의 현수는 며칠 전의 현수와는 다른 존재였다.


‘상관없지?’


아샤미가 가만히 자신을 쳐다보는 현수의 시야를 피해 벨트에 꽂아 놓은 무기로 손을 가져갈 때 현수가 말을 걸었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됩니까?”

“예? 예. 들어가면 됩니다.”


현수가 들어가고 문이 저절로 닫힌다.


기잉



그리고 문이 투명해지며 아샤미가 보인다.

그는 현수를 위아래로 훑고는 이렇게 말했다.


“크크크. 잘 지내고 있어라. 진짜 이런 놈을 주울 줄은 생각도 못 했군.”


자신이 지금 하는 말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그냥 그 말을 끝으로 아샤미는 통로 저편으로 사라졌다.

현수는 그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뒤로 돌았다.

그곳에는 다섯 명의 초췌한 몰골의 사람들이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들 중 현수를 보는 이는 단 한 명이었다.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옷이 조금은 단정해 보이는 남자와 현수의 눈이 마주쳤다.

현수가 물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그 남자의 입에서 탁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노예들의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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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6장 새로운 시작 (17)-완 18.11.06 295 3 13쪽
77 6장 새로운 시작 (16) 18.10.30 250 3 7쪽
76 6장 새로운 시작 (15) 18.10.23 290 2 7쪽
75 6장 새로운 시작 (14) 18.10.18 287 2 8쪽
74 6장 새로운 시작 (13) 18.10.16 322 4 7쪽
73 6장 새로운 시작 (12) 18.10.04 407 3 8쪽
72 6장 새로운 시작 (11) 18.10.02 379 4 7쪽
71 6장 새로운 시작 (10) 18.09.27 356 2 7쪽
70 6장 새로운 시작 (9) 18.09.20 367 3 7쪽
69 6장 새로운 시작 (8) 18.09.18 402 2 7쪽
68 6장 새로운 시작 (7) 18.09.13 385 3 8쪽
67 6장 새로운 시작 (6) 18.09.11 389 3 7쪽
66 6장 새로운 시작 (5) 18.08.30 395 3 10쪽
65 6장 새로운 시작 (4) 18.08.28 432 6 8쪽
64 6장 새로운 시작 (3) 18.08.23 431 6 8쪽
63 6장 새로운 시작 (2) 18.08.21 453 6 8쪽
62 6장 새로운 시작 (1) 18.08.16 509 8 10쪽
61 5장 지식의 돌(13) 18.08.14 451 7 8쪽
60 5장 지식의 돌(12) 18.08.09 490 8 8쪽
59 5장 지식의 돌(11) 18.08.07 468 7 9쪽
58 5장 지식의 돌(10) 18.08.02 519 6 9쪽
57 5장 지식의 돌(9) 18.07.31 510 5 7쪽
56 5장 지식의 돌(8) 18.07.26 507 6 8쪽
55 5장 지식의 돌(7) 18.07.24 496 6 10쪽
54 5장 지식의 돌(6) 18.07.19 532 6 8쪽
53 5장 지식의 돌(5) 18.07.17 542 7 10쪽
52 5장 지식의 돌(4) +1 18.07.12 582 10 12쪽
51 5장 지식의 돌(3) 18.07.10 549 10 9쪽
50 5장 지식의 돌(2) 18.07.05 584 9 8쪽
49 5장 지식의 돌(1) 18.07.03 651 7 11쪽
48 4장 과거의 기억(16) 18.06.28 613 10 12쪽
47 4장 과거의 기억(15) 18.06.26 580 10 8쪽
46 4장 과거의 기억(14) 18.06.21 605 8 10쪽
45 4장 과거의 기억(13) 18.06.19 631 12 12쪽
44 4장 과거의 기억(12) 18.06.14 660 8 11쪽
43 4장 과거의 기억(11) +1 18.06.12 658 9 8쪽
42 4장 과거의 기억(10) 18.06.08 649 9 10쪽
41 4장 과거의 기억(9) 18.06.06 685 9 9쪽
40 4장 과거의 기억(8) 18.06.04 674 8 12쪽
39 4장 과거의 기억(7) 18.05.31 689 8 8쪽
38 4장 과거의 기억(6) 18.05.29 679 8 9쪽
37 4장 과거의 기억(5) +1 18.05.24 735 9 8쪽
36 4장 과거의 기억(4) 18.05.22 784 7 8쪽
35 4장 과거의 기억(3) 18.05.18 774 9 8쪽
34 4장 과거의 기억(2) 18.05.17 736 10 7쪽
» 4장 과거의 기억(1) 18.05.16 809 9 9쪽
32 3장 그들의 선택(13) 18.05.15 756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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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3장 그들의 선택(9) 18.05.09 764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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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3장 그들의 선택(6) 18.05.04 797 10 12쪽
24 3장 그들의 선택(5) +1 18.05.03 858 10 14쪽
23 3장 그들의 선택(4) 18.05.02 865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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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3장 그들의 선택(2) +1 18.05.01 944 10 12쪽
20 3장 그들의 선택(1) 18.04.30 97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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