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니아의 영웅] 최후의 결전 (일반 ver.1) ----- [완결]
[기갑 병기의 신 : 자이로니스]는 중세를 배경으로 한 정통 판타지 소설입니다. 재미와 감동이 있는 이야기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새로운 신작 SSS급 고대병기 헤스카인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잔과 동료들은 문을 열고 지하 통로로 들어갔다.
대지가 심하게 흔들이고 있어서 벽을 잡고 걸어가야만 했다. 다행히 튼튼하게 지었는지 천정에서 흙먼지가 조금 떨어질 뿐이었다.
계단 끝에 도착했을 때 잠시 흔들림이 잦아 들었다.
“타다닥!”
그때 지하 실험실을 지키던 병사들이 잔 일행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다. 병사들의 수가 100명 이상 되는 듯 보였다.
“창! 창!”
“으윽!”
제국군이 잔 일행을 둘러싸며 공격하자 공격을 막는데 정신이 없었다.
“으악!”
“사비!”
사비가 검에 찔려 쓰러지고 말았다. 키에라가 그를 구하기 위해 달려갔지만 그녀도 제국군의 공격에 의해 어깨에 칼을 맞았다.
앨버트가 서둘러 쉴드 마법을 사용해 두 사람을 보호했고 키에라서 노에스를 소환해 제국군에 맞서 싸웠다. 그리고 클레어가 서둘러 사비와 키에라를 치료했다.
잔과 마크는 온 힘을 다해 제국군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제국군의 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앨버트가 번개 비를 이용해 다수의 적들을 공격했고 클레어가 기탄을 이용해 적들을 쓰러뜨렸다.
“잔! 마크! 여기는 우리에게 맡기고 너희들을 어서 막시밀리언을 찾아! 생명의 정수를 빨리 빼앗지 않으면, 아이오니아가 멸망하고 말 거야.”
“저희들이 남아서 놈들을 상대하겠습니다. 서두르십시오.”
앨버트가 잔과 마크를 보며 소리쳤고 함께 온 병사들 중 하나가 앨버트와 키에라를 보호하며 말했다.
“잔. 어서 움직이자!”
마크가 망설임 없이 안으로 뛰어갔다. 잔은 어쩔 수 없이 동료들을 뒤로 한 채 안으로 들어갔다.
잔과 마크는 지하를 지키는 병사들을 물리치며 양쪽으로 방이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에 있던 첫 번째 방에 르네가 있었다.
“어머니 제가 왔어요.”
잔이 소리쳤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잔은 검으로 자물쇠를 부순 후에 안으로 들어가 르네를 확인해 봤다. 침대에 누워 있던 르네는 미세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하지만 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클레어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
잔이 다급한 얼굴로 마크에게 말했다.
마크도 불안한 표정으로 르네를 보고 있었다.
“쿠구구구구!”
그때 또다시 심하게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잔. 막시밀리언을 막는 것이 먼저다! 빨리 안으로 가라!”
마크가 잔에게 말하더니 르네를 등에 업고 밖으로 뛰기 시작했다.
“마크 어머니를 부탁합니다!”
잔은 멀어져 가는 마크를 보며 소리쳤다. 그리고 마크가 말한 실험실로 갔다.
“기다리고 있었다!”
실험실 밖에 검은 두건을 쓰고 있는 마법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바로 카진이었다.
“율리안은 어디에 있지?”
잔이 카진에게 검을 겨누며 말했다.
“율리안님은.. 막시밀리언님과 함께 있다.”
카진은 무언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를 막을 셈인가? 막시밀리언이 세상을 멸망시키려고 하는데도 말이냐?”
잔이 카진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너를 막으려고 온 것이 아니다..”
카진은 잔과 싸울 의사가 없음 확인시키려는 듯 잔을 향해 겨누었던 마법사의 지팡이를 거두었다.
“율리안님은 지금 베르가스의 힘을 모두 주입 받은 상태다. 막시밀리언과 펠트님은 율리안님의 몸에 있는 정수를 이용해 베르가스를 부활 시킬 생각이다.”
“베르가스의 부활?”
잔은 카진의 말을 듣고 놀랐다.
“막시밀리언이 베르가스를 부활시키려는 게 확실한지는 알 수 없다. 어째든 베르가스의 부활을 위해서는 세 개의 열쇠가 필요하다. 마지막 하나가 네가 가지고 있는 아레스의 정수지..”
카진은 막시밀리언 몰래 실험실에 침입했고 베르가스의 부활에 잔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펠트님은 막시밀리언에게 속고 있다. 놈이 하려는 것은 분명 베르가스의 부활이 아니다. 베르가스가 부활한다면 아무리 생명의 정수가 있다고 하더라고 제어가 불가능하단 말이다.”
펠트는 막시밀리언이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너와 율리안님의 싸움이 시작되면 막시밀리언은 너의 몸에서 아레스의 정수를 뽑을 거다. 막시밀리언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너와 율리안님의 몸에서 정수를 뽑기 위해 지하에 에너지 흡수 장치가 만들어져 있다.”
“나한테 모든 비밀을 알려주는 이유가 무엇이지?”
“알칸트 제국을 위해서라고 생각해라. 난 이번 전쟁이 끝나면 율리안님과 함께 제국을 다시 일으킬 거다. 다른 왕국들을 침략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하나의 왕국으로서 떳떳한 국가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율리안님을 구해야 한다.”
잔은 카진의 말을 아무 말 없이 들었다.
“지금 율리안님은 베르가스의 힘에 의해 정신을 지배 당하고 말았다. 베르가스의 힘을 이겨낼 수 없었지.. 율리안님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에너지 흡수장치로 베르가스의 힘을 빼내야 한다. 나는 막시밀리언이 장치를 작동한 후에 공격할 생각이다. 그러니 네가 율리안님과 승부를 하면서 막시밀리언의 주의를 끌었으면 한다.”
“내가 너를 어떻게 믿지? 에너지 흡수 장치 때문에 나의 힘마저 빼앗긴 다면 오히려 베르가스를 부활 시키는 열쇠를 주는 꼴이 될 텐데?”
잔은 카진의 말을 의심했다.
“잔.. 카진의 말을 들어야 한다.”
“마크!”
잔에게 말한 것은 바로 마크였다. 그의 뒤에는 앨버트와 키에라가 함께 있었다. 모두가 상처를 입은 채 서있었다.
“어머니는 어떻게 되었죠?”
“사비와 클레어가 모시고 나갔어. 마크가 오지 않았다면 우린 모두 몰살당할 뻔했어. 마크 덕분에 클레어와 르네 아주머니는 무사히 빠져나갔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앨버트가 잔에게 말했다.
“잔. 카진을 믿어도 된다. 그는 우리와 함께 할 거다. 그리고 우리가 옆에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마크가 확신을 담아 말했다. 그는 이미 마빈을 통해 카진의 마음을 알고 있던 것이다.
잔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알겠어요. 그럼 모두 내려가도록 하죠!”
잔은 마크와 동료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가 발생해도 그들이 막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잔은 동료들과 함께 막시밀리언의 비밀 실험실로 들어갔다. 마크가 말한 데로 책장 뒤에 안으로 통하는 장치가 있었다.
잔 일행은 비밀 통로를 지나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마크 무리한 부탁인줄 알지만 펠트님을 죽이지 않았으면 한다.”
펠트가 마크만 들릴 수 있도록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해 보였다..
“알겠다. 펠트는 너의 아버지이니까.”
카진은 마크의 말을 듣고 놀랐다. 펠트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율리안만 알고 있었다.
“너라는 사람은 도대체..”
카진은 마크야 말로 비밀에 쌓인 존재라고 생각이 되었다.
계단 끝에 도착했을 때 키에라가 스프라이트 마법을 사용해 잔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을 보이지 않도록 만들었다.
‘마크 부탁합니다.’
잔은 동료들을 믿고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넓은 장소가 나타났다. 그리고 천장 상당히 높아 보였다.
천장을 지탱하고 있는 거대한 기둥에는 마족들의 석상이 조각 되어있었고 횃불이 일렁이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곳은 실험실이라기 보다 마치 신전 같군..’
잔은 주변을 둘러보며 고대에 만들어진 신전이 아닐까 생각했다.
“쿠구구구구!”
또다시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잔은 서둘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안쪽 끝에 계단 위로 넓은 제단이 보였고 뒤로는 문이 있었다.
“막시밀리언! 모습을 드러내라!”
잔이 큰소리로 외치면 막시밀리언을 찾았다. 그러자 제단 뒤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이가 60이 넘어 보이는 남자가 나왔는데, 노인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체격이 컸다.
그는 흰색의 긴 수염에 긴 머리를 하고 있었다. 잔은 그자가 막시밀리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서 오게나 아레스의 자손이여!”
막시밀리언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잔을 내려다 봤다.
“세상을 멸망시킬 생각인가? 그럴 생각이 아니라면 어서 생명의 정수를 내놔라!”
“생명의 정수를 쉽게 넘길 수야 없지. 나를 막고 싶다면 우선 암흑 기사단의 대장을 막아야 할 것이다! 나와라 율리안이여!”
막시밀리언이 명령하자 제단 위에서 펠트가 율리안을 데리고 나왔다.
율리안의 두 눈에서 붉은 빛이 발산되고 있었고 온몸이 거친 흙빛으로 변한 채 기이하게 갈라져 있었다.
잔은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카진의 말처럼 베르가스의 힘에 지배당한 모양이구나!’
잔은 변해 버린 율리안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율리안이 곧바로 베르가프를 소환했다.
잔도 서둘러 페르소나를 소환했다.
베르가프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와 함께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간다!”
“창!”
페르소나가 빠른 속도로 베르가프에게 접근하며 검을 휘둘렀다.
베르가프는 페르소나의 공격을 여유롭게 막더니 엄청난 속도록 공격해 들어왔다.
잔은 온 힘을 다해 베르가프의 공격을 막았다.
‘베르가스의 힘이 이렇게 강하단 말인가?’
잔은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대는 베르가프의 힘을 느끼며 놀라워했다.
잔의 몸에서도 서서히 아레스의 힘이 깨어나며 푸른 기운이 페르소나의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 전투에 대한 갈망이 잔의 정신을 지배했다.
두 사람은 신들의 전쟁을 연상시키듯 엄청난 속도로 검을 휘둘렀다.
‘이제 때가 되었군.’
막시밀리언이 잔의 몸에서 깨어나는 아레스의 힘을 보고 에너지 흡수 장치를 작동했다.
"쿠아아앙!"
굉음과 함께 주변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페르소나와 베르가프 주변으로 세 개의 거대한 검은색 구체가 돌고 있었다.
“웅! 웅!”
고대 룬어가 빼곡히 새겨져 있는 검은 구체에서 음산한 소리가 났다.
"이것으로 모든 열쇠가 다 모였다. 기계를 작동하라!"
막시밀리언이 명령하자, 펠트가 기계를 작동하더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지익! 지지직!"
두 대의 자이로니스 주위를 돌던 검은 구체에서 강력한 전기 에너지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지지직!”
“쾅!”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페르소나와 베르가프를 중심으로 원형의 결계가 펼쳐졌다. 그리고 나서 검은 구체들이 두 대의 자이로니스를 향해 강력한 전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으아악!"
결계에 갇힌 잔과 율리안은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했다. 그들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결계의 힘에 의해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막시밀리언이 제단 위에 있는 기계 장치를 조작하자 긴 발사체 모양의 기계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발사체가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자 막시밀리언이 그 장치를 결계에 갇혀 있는 자이로니스를 향해 조준했다.
"우리의 약속을 잊지 말게, 베르가스를 부활 시킨 후 생명의 정수를 이용해 베르가스를 제어를 해야 하네. 남은 절반의 생명의 정수는 빨리 세계수에 넣어서 멸망을 막게!"
펠트가 막시밀리언을 노려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게나, 자네와 나는 서로의 목적이 다르니까.."
"좋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지."
마법사는 룬어가 빼곡히 새겨져 있는 푸른색의 마정석 두 개를 기계장치 위에 올려놓았다.
"루 디아 리트리타 크라시아 디 메리카! "
펠트가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자 마정석에서 푸른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더니 주변에 강한 바람이 휘몰아쳤다.
잠시 뒤 마정석에서는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펠트의 주문이 완성되자 결계 안에 갇혀 있던 두 사람에게 강력한 빛이 발사되었다.
잔은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강력한 힘이 내면으로 비집고 들어와 정신을 파괴하고 힘을 빼앗아 가기 시작했다.
"지이잉!"
율리안은 끔찍한 고통을 받으며 서서히 베르가스의 정신에서 해방 되기 시작했다. 그의 몸도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몸을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기체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이것으로 세 개의 열쇠가 모이게 되었다. 하하하하."
막시밀리언이 만족한 얼굴로 웃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이제 약속대로.. 베르가스의 정수는.. 내가 받아가겠네.."
펠트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마법을 사용해서 그런지 온 몸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금이다!”
마크가 소리를 지르며 펠트에게 접근했다. 동료들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마크는 펠트가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검으로 그의 어깨를 찔렀다.
“으악!”
펠트가 어깨를 부여 잡으며 쓰러졌다.
“움직이지 마라! 너희들의 패배다!”
마크가 펠트의 목에 검을 들이대고 소리쳤다.
막시밀리언과 펠트는 갑자기 나타난 적을 보며 당황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있는 카진을 보고 놀랐다.
“카진! 네 녀석이 제국을 배신하다니!”
펠트가 분노한 얼굴로 카진에게 소리쳤다.
“펠트님! 지금 막시밀리언에게 속고 계신 겁니다. 그의 목적은 베르가스가 아닙니다. 제발 정신차리십시오!”
카진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펠트를 보며 말했다. 하지만 펠트는 베르가스의 힘에 눈이 먼 상태였다.
“너야 말로 놈들에게 속는 거다! 베르가스의 힘을 넘겨줄 수는 없다!”
펠트는 카진에게 소리치더니 마법사의 지팡이로 땅을 내리쳤다.
“쾅!”
펠트를 중심으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막시밀리언을 죽이기 위해 준비했던 마법이었다.
“으윽!”
펠트와 가장 가까이 있었던 마크가 폭발에 휩싸이며 잔이 쓰러져 있는 곳까지 튕겨져 나갔다. 그의 온몸이 찢겨졌고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뒤에 서있었던 앨버트와 키에라, 카진도 폭발로 인해 멀리 튕겨져 나갔다.
모두가 큰 부상을 입은 채 신음을 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펠트는 어깨를 부여잡고 막시밀리언에게 다가갔다.
“베르가스의 정수를.. 넘기게.. 곧바로 부활을.. 시작하겠다..”
“후후후 알겠네”
막시밀리언이 베르가스의 정수가 담긴 마정석을 펠트에게 내밀었다.
펠트는 마정석을 받은 후 경이로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드디어.. 베르가스의 정수가 내 손안에 들어오다니.. 이제 베르가스를 부활시켜 제국군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하하하하!"
펠트는 다친 상태에서도 기쁜 마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베르가스의 정수를 광기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아이오니아를 지배하겠다는 야망에 사로잡혔다.
막시밀리언은 펠트가 베르가스의 힘에 도취되어 있는 동안 그의 곁으로 은밀하게 다가갔다. 그리고 품 안에서 단검을 뽑더니 그의 심장을 향해 찔러 넣었다.
“크악!”
펠트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쓰러졌다.
“네 녀석이 감히.. 배신을 하다니..”
"후후후.. 미안하지만 약속을 파기해야겠군. 베르가스의 정수는 내게도 절실한 물건이라서 말이야."
막시밀리언은 펠트를 비웃으며 그의 손에 있던 마정석을 빼앗아갔다.
‘아버지..’
카진은 자신의 아버지가 죽는 모습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마크..”
잔은 쓰러진 상태로 온 힘을 다해 마크에게 기어갔다.
“잔.. 막시밀리언을.. 막아야 한다..”
마크가 힘겹게 잔에게 말했다.
“전.. 이제 아무런 힘이 없어요.. 페르소나가 느껴지지 않아요..”
잔은 자신의 몸에서 아레스의 힘이 모두 빠져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페르소나를 연결해 보려고 했지만 이제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잔.. 똑똑히 들어라.. 너의 몸 속에 있는., 아레스의 힘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나도 처음에는.. 너와 같은 일을 당했다..”
잔은 마크가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힘은 다시.. 너에게 돌아 올 거다.. 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막시밀리언이 만든.. 시공간에 빠져 과거로 돌아갔다.. 나는 시간이 흐름에 빠진 너다.. 네 이름은 잔이다.”
마크는 잔에게 진실을 말해 주었다.
잔은 마크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으윽.. 잔.. 생각할 시간이 없다.. 막시밀리언은 시공간의 터널을 만들어..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려고 할 것이다.. 지금의 너라면 다시 힘을 되찾을 수 있을 거다.. 너 자신을 믿고.. 막시밀리언을 막아라.. 크윽.”
마크는 그 말을 남긴 채 생명이 불씨가 꺼지고 말았다.
“마크!”
잔은 마크의 죽음을 보며 온몸에서 분노가 일어났다.
막시밀리언은 시공간터널 장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레스의 힘이여 깨어나라.. 지금 나에겐 너희 힘이 필요하다!’
잔은 마음 속으로 절규하며 아레스의 힘을 원했다.
서서히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강렬한 에너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탕!”
“아니!”
시공간터널 장치에 들어가 있던 아레스의 정수가 깨졌다. 막시밀리언은 믿을 수 없는 얼굴로 잔을 쳐다봤다.
잔의 온 몸에서 푸른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나와 함께 전장을!”
잔의 외침과 동시에 페르소나의 눈에서 강렬한 빛이 발광하더니 잔을 조종석으로 이동시켰다.
“이럴 수가. 나의 계획을 모두 망치다니!”
막시밀리언이 분노한 얼굴로 페르소나를 노려 봤다.
"나와라! 죽음의 사신이여!."
막시밀리언이 외치자 황금색의 자이로니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페르소나처럼 완벽한 신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기체로 막시밀리언의 키리닉스였다.
막시밀리언은 분노의 감정을 담아 페르소나를 공격했다.
“창! 창!”
“네 녀석이 감이 나이 일을 방해하다니! 나의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5000년의 세월을 기다렸단 말이다!”
막시밀리언은 페르소나를 향해 미친 듯이 공격을 퍼부었다.
“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지 아느냐? 오직 자신의 목적만 중요하게 생각하다니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잔의 온 몸에서 아레스의 힘이 넘쳐 흘렀고 막시밀리언을 향한 분노가 활화산처럼 불타 올랐다. 하지만 이성을 잃게 만드는 분노의 감정이 아니었다.
아이오니아를 위해 지금까지 죽어간 전사들과 동료들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감정이 만든 분노였다.
“창! 창! 창! 창!”
잔의 거센 공격이 시작 되자 키리닉스는 제대로 방어도 하지 못한 채 밀리기 시작했다.
“쾅!”
“크악!”
페르소나의 검이 키리닉스의 조종석을 꿰뚫고 지나가며 막시밀리언의 몸을 두 동강 냈다.
그렇게 막시밀리언은 허무한 죽음을 맞이했다.
“쿠구구구구!”
대지가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제 아이오니아는 멸망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것처럼 보였다.
잔은 페르소나에서 내려와 생명의 정수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천정이 무너지며 돌무더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앨버트와 키에라, 카진이 쓰러진 채 잔을 쳐다봤다. 모두가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세상의 종말을 막을 수 없단 말인가’..’
잔은 막시밀리언을 죽였지만 세상의 멸망을 막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빠졌다.
그때 잔이 몸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강렬한 힘을 느꼈다. 순식간에 잔의 온 몸을 감싸더니 하늘위로 빠져나가며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아레스다. 빛과 어둠의 전쟁은 끝이 났다. 모든 것은 나의 계획대로 되었으니.. 그대는 나의 전사로써 신들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도다.”
하늘에 모습을 들어낸 것은 바로 빛의 최고신 아레스였다. 그는 천정에서 떨어지는 돌을 모두 막아주었다.
아레스가 잔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세상이 멸망하는데 신들의 전쟁이 끝나면 무엇을 한단 말입니까?”
잔은 아레스를 원망의 눈빛으로 쳐다봤다.
“나의 전사여. 아이오니아는 멸망하는 것이 아니다. 생명의 정수는 다시 세계수로 돌아갈 것이며, 모든 것은 정화의 단계를 거쳐 다시 태어나게 될 거다.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라.”
“정화의 단계를 거친다고요? 모든 것이 당신의 계획이었습니까? 그렇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군요. 당신은 어둠의 신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인간들은 그저 당신의 필요에 따라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니까요!”
잔은 진정으로 분노의 감정을 담아 아레스를 노려봤다.
아레스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나의 전사여. 그대의 분노가 느껴지는구나. 나는 인간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기회를 뿌리치고 세상을 파멸로 이끌었다. 아이오니아에 지금 필요한 것은 정화다.”
“인간들은 아직 당신이 생각한 것만큼 성숙하지 못했습니다. 분명 많은 기회를 져버렸겠죠.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만이 아닙니다!”
잔은 그 동안 느껴왔던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그것이 무엇이냐?”
아레스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잔을 쳐다봤다.
“희망입니다! 당신이 주는 백 번의 기회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작은 희망입니다. 당신이 진정 우리들의 신이라면 희망을 주십시오. 인간들은 비록 어리석지만 희망이 있는 한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잔은 진실한 마음을 담아 아레스에게 말했다.
“하하하하. 미천한 인간이여. 그대가 나의 마음을 흔드는구나.”
아레스는 인간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화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과오를 반복해 왔다.
잔이 말하는 희망이야말로 인간들에게 찾아 볼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눈 앞에 있는 전사는 작은 희망 하나로 이곳까지 왔던 것이다.
아레스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잔이여. 너의 마음이 나를 움직였도다! 나는 인간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 것이다. 그러니 네가 말한 희망을 스스로 만들어 봐라! 세계수는 나의 힘으로 앞으로 한 달간 버티게 될 것이다. 나는 인간들이 생명의 정수를 어떻게 할지 지켜볼 것이다. 과연 그들이 세상에 들어난 생명의 정수 앞에서 다른 생각을 품지 않을까? 하하하하.”
아레스는 인간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동시에 시험하기로 했다.
“그런 자들이 나타난다면 제가 또다시 막을 겁니다! 그들에게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겠습니다!”
잔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레스는 그런 잔을 보며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 잔을 위한 선물을 주기로 했다.
“페르소나는 다시 너와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희생자들에게 나의 축복을 내리겠다.”
아레스가 그 말을 남기더니 강렬한 빛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 빛들은 점점 더 거대해 지면서 벨라리스 도시와 아이오니아 전체로 퍼져 나갔다.
전쟁을 하던 병사들과 모든 종족들이 그 모습을 지켜 봤고 그것이 아레스 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레스가 아이오니아의 모든 종족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 것이다.
모두가 신 앞에 무릎을 꿇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아레스의 빛은 순식간에 사라지면 세상에 흩어졌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제국에 맞서 싸우다가 죽었던 병사들이 살아났고 다쳤던 부상자들의 상처가 말끔하게 치유된 것이다.
아레스 신이 내린 기적에 아이오니아 종족들 모두가 놀라고 말았다.
마크가 눈을 뜨며 깨어났다.
잔과 동료들이 웃으며 마크를 쳐다봤다.
마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몸을 살펴봤다.
“잔. 어떻게 된 거지?”
마크가 잔을 보며 물었다.
“얘기가 참 길어요. 우선 생명의 정수를 가지고 나가죠. 우리에게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으니까요.”
잔이 마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이오니아를 멸망에서 구하기 위한 시간은 한 달이 남아 있었다. 잔은 동료들과 함께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율리안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잔의 앞에는 율리안과 카진이 서 있었다.
“막시밀리언과 펠트는 모두 죽었다. 나에게는 제국을 일으켜야 할 사명이 있다. 지금부터 알칸트 제국은 연합군과 전쟁을 끝낼 거다. 물론 반대하는 자들이 나오겠지. 하지만 내가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거다!”
율리안이 당당한 얼굴로 잔에게 말했다.
“베르가스의 힘을 잃어서 힘들 텐데.”
“아니. 베르가스의 힘아 아직 느껴지고 있다. 분명 시간이 지나면 베르가프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거다. 하지만 베르가스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나의 길을 개척해 볼 생각이다.”
율리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잔은 그가 반드시 해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언젠가 다시 만났으며 좋겠군.”
잔이 손을 내밀었다.
“다음에는 같은 편으로 만나자. 언제까지 적으로만 싸울 수는 없지 않나. 하하하.”
율리안이 웃으며 잔과 악수를 나누었다. 그리고 마크에게도 악수를 청했다.
잔 일행은 생명의 정수가 담긴 마정석을 가지고 지상으로 올라왔다.
제국과의 전쟁은 연합군의 승리로 끝이 났다.
잔은 세계수를 살리기 위해 폐허가 된 죽음의 지역으로 향했다.
‘생명의 정수를 노리는 자들이 반드시 생길 것이다. 내가 그들을 막을 것이다. 나에게는 동료들이 있다!’
잔은 자신과 함께하고 있는 동료들을 보며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리고 잔의 곁에는 클레어가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있는 붉은 태양을 함께 바라봤다.
사람들은 아이오니아 대륙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아끼지 않는 그들을 보며 진정한 아이오니아의 영웅이라 불렀다.
기갑병기 자이로니스는 총 6부작(권당 50편) 작품으로 305화를 끝으로 완료가 되었습니다. 새로 시작한 두 번째 작품 SSS급 고대병기 헤스카인드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감사합니다..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제레니스입니다.
<기갑병기 자이로니스는] 305화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편은 일반 버전과 작가 버전으로 나뉘어져 있으니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로운 신작 SSS급 고대병기 헤스카인드가 시작 되었습니다.
시간을 왜곡시키는 어둠의 존재와 싸우는 내용으로, 환생을 한 주인공이 7인의 용사를 모아 모험을 떠나는 내용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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