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만 해도 먼치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수오
작품등록일 :
2018.04.09 10:53
최근연재일 :
2018.05.1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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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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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 귀신이 아무리 곡해도 어차피 안 들림 (9 / 챕터 종료)

DUMMY

박제는 김 차장이 들고 있는 봉투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사직서라는 세 글자가 유려한 필체로 적혀 있었다.


박제는 데스크에 왼 팔꿈치를 기대고 손으로 턱을 괸 채 말했다.


“갈 회사는 있나?”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 대신 김영리 차장의 매서운 시선이 돌아왔다.


붉게 칠한 입술을 깨물고서, 부모를 죽인 원수를 보듯 매섭게 박제를 노려보았다.


회사를 그만 두기로 했으니 더 이상 공 사장을 사장으로 대접해줄 이유가 없다는 의미겠지.


박제의 고요한 시선은 김 차장을 마주보고 있었다.


하지만 박제의 속에서는 마구 웃음이 터지고 있었다.


분해하는 김 차장의 표정이야말로 박제가 그토록 기다려온 표정이었다.


오랜 침묵 끝에 김 차장이 입을 열었다.


“이 회사에 8년을 몸담았습니다.”


“그쯤 되었지.”


“당신 밑에서 열심히 일해온 사람을 이런 식으로 쳐내려 하면, 절대로 어디 가서 좋은 소리 못 들을 겁니다.”


“위협이냐?”


“비웃는 거죠.”


박제의 몸이 기울어졌다.


의자 등받이에 등을 파묻고, 팔짱을 낀 채 김 차장을 바라보던 박제는 사무적인 어투로 말했다.


“이 회사에서 자네가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


“악덕 회사로 소문나고 싶지 않으시다면, 근로기준법 정도는 준수하시는 게 좋죠. 요즘 법도 더 까다로워 졌는데, 감옥 안에서 회사 경영 하실 거 아니면 순순히······”


“그렇겠지. 성실하게 일한 친구에게 돈을 쥐어주는 거라면, 나도 별로 싫어하지 않아. 내 사업에 공헌을 했으면 나도 보답을 해야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성실하지 않은 친구라면 굳이 내가 출혈을 감수할 필요가 있나?”


박제는 책상 위에 놓아둔 한 뭉치의 서류를 내던졌다.


철썩 하는 소리와 함께, 데스크 위에 서류가 나뒹굴며 흩어졌다.


영어와 한글이 섞인 두툼한 서류였다.


“마닐라 쪽에 3분짜리 애니 원화 작업 부탁하면서 이천만 원을 착수금으로 잡고 가져갔는데, 사백만 원짜리 일이었다더군. 그 쪽에 계약서 부탁해서 받아봤다. 부담금으로 천만 원을 받고 육백만 원을 이 쪽 회사에 일하는 규일 정에게 돌려줬다는데, 우리 회사에 그런 사람 있던가? 아, 정규일은 김 차장 아드님 이름이었지?”


“······”


김 차장은 데스크 위에 나뒹구는 서류를 빤히 쳐다보며 침묵했다.


굳이 따로 들어올려 보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무능한 사장 밑에서, 그 자신이 벌인 일이니까.


박제는 또 한 뭉치의 서류를 데스크 위에 내던졌다.


“또 하나, 이건 나도 좀 복잡해서 캐내는 데 제법 시간이 걸렸지. 일 년 전에, 기억 나지? 국비 지원 사업에 아이디어 경쟁해서 기껏 최종심까지 올린 콘텐츠였는데, 세 달의 경쟁 기간 잘 버텨놓고 막판에 어그러져서 개인에게 거금을 내줬지. 뭐 판단은 국가가 하는 거고 전문가가 하는 걸 테니까 이해는 해. 근데 그렇게 해서 최종심 합격하고 국비 타간 사람이 김 차장님 사촌동생이더군? 게다가 아이템도 우리와 상당히 겹치고 말이야.”


“······”


김영리 차장의 귀가 대리석 조각처럼 창백해졌다.


박제는 데스크 위에 잔뜩 쌓인 서류 뭉치를 두드리며 말했다.


“아직도 꽤나 많아. 웹 콘텐츠 개발, 아이디어 기획, 사진 촬영 발주······ 내가 소홀한 사이에 거나하게 해 드셨더군? 더 말해? 전 실장까지 이 자리에 불러서 서로 얼마나 농간을 부렸는지 경쟁이라도 시켜봐?”


“······”


“퇴직금은 주겠어. 직원이 잘 했든 못 했든, 법이니까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직권남용이나 개인비리에 대해서는 따져야 하지 않겠나? 한 장 더. 이건 다섯 달 전, 팬시 제조사에게 열쇠고리 제조 맡겼을 때의 이중 계약서. 너무 많이 차이 나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책받침도 주문했고 가죽 양장 수첩까지 발주한 걸로 되어있는데, 우리 창고에 이런 물건이 있었나? 파주 창고 가서 좀 들고 와볼래?”


“······”


으드득.


김 차장의 굳게 다문 입술 사이에서, 이 갈리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박제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기 싸움 같은 거 할 생각 말고 재빨리 달아났다면 깔끔하게 봐줬을 거야. 따로 뒤 캐볼 생각도 안 했을 테니까. 근데 오지도 않을 빈틈이나 노리며 느긋하게 의자에 눌러 붙어있을 생각을 하니 이렇게 마지막까지 서로 얼굴 붉히게 되는 거지.”


“······”


“퇴직금은 보내주겠어. 대신 그렇게 다시는 보기 싫다는 표정은 짓지 마. 우린 어차피 법정에서 다시 만날 거니까. 이걸 다 변명하려면 꽤나 비싼 변호사를 데려와야 할 테니 특별히 후하게 인심 쓰는 거야. 퇴직금은 수임료에 보태서 써.”


“······ 그러시죠. 하지만 알아둬. 공 사장 당신, 지금 엄청 이상하게 굴고 있다는 거. 댁은 스스로 얼마나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지 모르겠지만, 당신 그렇게 깔끔한 사람 아니야. 당신 분명 후회할 테니······”


더 들어줄 가치도 없다.


박제는 까닥까닥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일 다 봤으면 가봐. 그 동안 수고 많았어.”


그녀는 잔뜩 성이 난 표정으로 사직서를 책상 위에 집어 던지고 나가버렸다.


박제의 복수는 깔끔하게 끝을 맺었다.


“하하.”


박제는 마음 편하게 의자에 몸을 파묻고 미소를 지었다.


긴 시간 동안 사장실에 틀어 박혀 있던 보람이 있었다.


박제가 온 몸에서 솟아오르는 상쾌한 쾌감을 즐기며 잔잔하게 미소를 흘리고 있던 때, 그는 문득 뭔가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어라······?’


그러고 보니, 뭔가 잊어버리고 있지 않았나?


하지만 문제가 많던 전 실장과 김 차장은 밀어냈고, 회사 업무가 정상화되어 프로젝트는 순항 중이며, 얼마 전 보고서에 따르면 꽤나 기대 전망치도 높다.


박제가 고심하며 쌓아온 프로젝트가 제대로 빛을 본다고 생각하니, 뭔가 잊어버린 것 같은 기분 정도야 상관 없겠다 싶었다.


박제는 대수롭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냥, 사소한 걱정이겠지.’


그렇게.


이 곳에 공배수 사장의 얼굴을 하고 올 때만 하더라도 회사를 처참히 망가트려 버리겠다고 다짐했던 박제의 초심은, 물 흐르듯이 실패로 끝나 버렸다.


◈ ◈ ◈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익숙한 어둠이 찾아왔다.


“뭐야, 벌써?”


아직 프로젝트의 성공도 못 봤는데?


어둠에 둘러싸인 박제의 마음이 불편해졌다.


제대로 된 엔딩도 보기 전에 크레딧이 올라가버린 기분이었다.


크레딧 대신, 무뚝뚝하고 고운 여자의 목소리가 박제에게 물었다.


[당신의 선택은 소기의 성공으로 끝났습니다.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음.


지난 번엔 단정짓듯이 실패라고 말했는데, 이번엔 소기의 성공이라고 말하니 박제의 마음도 조금 풀렸다.


개인적인 복수를 했을 뿐인데 예상보다 기계의 신이 내린 평가는 후했다.


그래도 찜찜한 기분은 들었다.


재시작을 하지 않고 계속 회사의 상황을 지켜볼까 생각하던 박제는, 문득 의아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거, 굳이 계속 지켜봐야 하나?’


어차피 이제 남은 건 프로젝트의 성공을 지켜보는 것.


그리고 회사의 성공을 지켜보는 것.


하지만 생각해 보니 뭔가 이상했다.


곰곰이 생각하던 박제는, 그제야 자신의 착각을 깨달았다.


‘아, 그러고 보니 내 회사가 아니었지.’


어차피 이후로는 박제가 아무리 잘 해도 공배수의 회사만 키워주는 꼴이었다.


김 차장에게 기분 좋게 복수하고 난 뒤, 회사의 성공만을 지켜보다 부끄럽게도 본 목적을 잊고 있었다.


‘그럼 뭐 굳이 회사 성장하는 걸 계속 지켜볼 이유는 없을 테고······ 어차피 전 실장과 김 차장도 내몰았으니 잘 돌아가게 된 회사를 들어 엎을 필요도 없고······ 그래.’


이제야 박제가 할 일이 떠올랐다.


재시작을 부탁하는 건 나중에 해도 충분하다.


박제는 무뚝뚝한 여자의 목소리에 답했다.


“기계의 신!”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기계의 신! 궁금한 게 있어!”


지난 번에 미처 묻지 못했던 것.


술에 잔뜩 취해서, 귀찮은 마음에 그냥 재시작 하라고 말했던 그 때.


그 때 물어야 했던 그 질문들.


박제의 고함 소리에 여자는 무뚝뚝하게 답했다.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네가 뭘 기대하는 지 모르겠지만, 난 지금 잘 하고 있는 건가? 내 멋대로 능력을 쓰고 있는데도, 이게 정말 당신이 기대하는 거야?”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답변해줄 때까지 말 안 할 거야!”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박제는 침묵을 선언했다.


여자의 목소리도 뒤따르듯 침묵했다.


솔직히 이제는 꼭 답변을 듣고 싶었다.


상대가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제가 두 번의 인생을 반복하는 동안 생각했던 게 있었다.


이 떨떠름한 기분의 정체.


이 기분은 마치 집에서 잘 자고 있다 전화를 받았는데, 갑자기 상대가 공짜로 유럽 여행 14박 15일 왕복권을 준다고 했을 때의 그 기분이었다.


갑작스럽게 받은 능력은 알차게 잘 쓰고 있지만.


공짜 같지 않은 공짜라서 못 미더웠다.


적어도 약관 정도는 알려줘야 하는 거 아냐?


박제는 아예 팔짱을 끼고 바닥에 드러누워버렸다.


사방이 어두컴컴하고 바닥도 보이지 않으니 기분은 이상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빛이 없으니 잠 자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박제는 아예 숙면으로 농성할 생각이었다.


‘마침 몇 주 내내 사장실에 틀어박혀 있느라 졸리기도 했고.’


박제는 푹 자면서, 여자의 목소리가 답변을 할 때까지 기다릴······


[당신은 잘 하고 있습니다.]


······ 생각이었는데, 불쑥 답변이 돌아왔다.


박제는 몸을 일으켜 양반다리로 앉았다.


그리고 흡족하게 웃으며 여자의 목소리에 재차 질문을 던졌다.


“정말이야? 그냥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데도?”


[저희가 기대하는 그 이상입니다.]


“이 능력은 대체 왜 준거지?”


[그건 대상에게 변수가 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지금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라······


못 미덥지만 일단은 기계의 신의 말을 믿기로 했다.


아직 박제가 물어야 할 질문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 능력 때문에, 나에게 나중에 손해가 되는 건 없어? 혼을 빼앗아 간다거나, 아니면 즐긴 만큼 지옥에서 살아야 한다거나.”


[없습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마음껏 하시면 됩니다.]


“좋네. 근데, 그러면 나에게 이득이 되는 건?”


[이득 말입니까?]


“뭐, 나에게 능력을 준 이유는 언젠가 꼭 알려주겠다고 약속했으니 어쩔 수 없지. 내가 받은 능력도 그렇고, 반복해서 재시작할 수 있는 것도 그렇고······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해줘서 고맙긴 해. 근데 내가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를 모르겠어. 지금이야 이것저것 해볼 수 있으니 좋지만, 언젠가는 나도 이 반복된 일상에 질릴 거 아냐? 그럼 오히려 손해 아니냐고?”


[질리는 걸 두려워하시는 겁니까?]


“아니. 이거 설마, 계속 반복이냐 이거지. 끝이 나기는 하는 거냐고.”


[끝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상도 있습니다.]


박제는 솔깃하게 귀를 세웠다.


“뭔데, 말해봐.”


[당신의 인생은 페널티 없이 무제한으로 반복할 수 있습니다. 대신 언젠가 루프를 끝내고 싶으실 때, 저에게 말씀하시면 능력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여태까지 살아온 인생들 중의 하나를 택해서 계속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마음껏 인생을 누리시길.]


박제는 입을 쩍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상당한 혜택이다. 박제는 스스로의 착각을 깨달았다.


이건 유럽 여행 14박 15일 왕복권 따위와 비벼볼 일이 아니다.


이건 말하자면, 유럽 통치 14박 15일?


‘대체 나에게 왜 이렇게 잘해주는 거지?’


박제는 미칠 정도로 이유가 궁금했다.


하지만 괜히 이유를 캐물었다가 준 혜택을 싹 반납해 갈 까봐, 차마 이유는 물을 수 없었다.


그 대신 박제는 계속해서 질문을 쏟아냈다.


“그런가. 근데 마음껏 이라고는 말해도······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좀 불편하다고. 웹소설 능력을 빌려 쓰는 건 좋은데, 웹소설처럼 포인트 분배로 능력을 추가하는 것도 없고, 제목을 누를 때마다 어떤 스킬을 쓸 수 있는지 설명도 없고. 기왕 내가 이 능력을 더 잘 써먹으려면 기계의 신, 당신 쪽에서도 이것저것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야?”


말하다 보니 박제의 입에서 절로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솔직히 그 동안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웹소설 제목은 말해줘도 주인공의 어떤 능력을 가져오는 건지 알려주지 않아서, 박제가 직접 웹소설을 일일이 눌러가며 어떤 스킬인가 확인하는 것도 여간 귀찮았다.


웹소설에서 나오는 안내자들은 다들 참 친절하던데.


따로 말 안 해도 스테이터스도 팍팍 띄워주고, 포인트도 막 99999999씩 넣어주고 그러던데!


어떤 답변이 돌아올지를 기다리며 박제가 팔짱을 끼고 기다리고 있으니, 한참의 정적 끝에 여자의 목소리가 답을 해 왔다.


[당신의 선택은 소기의 성공으로 끝났습니다.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이런.


답변을 잘 해줘서, 너무 마음을 놓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기계의 신은 답변을 피해버렸다.


“거 참 불친절한 애프터 서비스네요, 다신 여기서 물건 안 사요.”


우스갯소리로 던진 말에도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정도 답변이면 충분하다.


분명, 박제가 손해 보는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니 마저 즐기면 된다.


아무리 속는 기분이 들어도, 약관에 아무 문제가 없으면 되는 거다.


이제는 하고 싶은 대로 즐기는 것이 박제가 해야 할 일이다.


박제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뭐, 다시 새로 시작해야지. 기계의 신. 고맙고 다음에 만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는 더 즐거운 선택을 기원합니다.]


“그래.”


◈ ◈ ◈


벌써 세 번째 마주하는, 대낮의 지하철이다.


할 일은 다 했으니 박제에게 아쉬울 건 하나도 없었을 터였다.


그런데도 지하철이 움직이며 흘러가는 바깥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에 묘한 아쉬움이 있었다.


‘어차피 계속 재시작을 할 수 있는 거라면, 그냥 좀 더 회사 굴러가는 걸 지켜볼걸 그랬나.’


그 때.


사장실에서 나지막하게 혼잣말을 되뇌던 배 대리의 모습이 계속 생각이 난다.


‘그 사람이라면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이미 박제는 재시작을 선택했다.


이제 와서는 의미 없는 미련이다.


같은 일을 또 다시 반복할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


‘결국은 뭘 해도 자기 만족이지.’


아니.


자기 만족 속에서도 남은 건 있다.


박제는 복수의 달콤함을 맛봤다.


복수를 마치면 아쉬움이 남는다고들 하지만, 막상 복수를 마친 박제의 마음 속에는 상쾌함과 후련함뿐이었다.


박제를 붙잡아 매던 과거를 극복했다.


박제를 자학하게 만들고 조심스럽게 만들던 전 회사에서의 기억들.


하지만 권력과 돈을 쥔 박제는, 자신의 잘못이라 생각했던 과거의 오명을 씻어내고 시원하게 원하던 복수를 해냈다.


‘이 능력 덕분에 말이지.’


손에 쥔 스마트폰.


제목만 터치하면 어떤 능력이든 얻을 수 있다.


박제는 ‘999렙 도박사’를 터치했다.


무뚝뚝한 말투로 말하지만, 이번에는 박제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준 여자의 목소리를 다시 듣기 위해서.


박제의 머릿속에 여자의 무뚝뚝한 목소리가 흘러 들었다.


[‘999렙 도박사’의 주인공, 장현의 스킬 ‘행운 강화 Rank. S’을 계승합니다.]


음?


이상한 위화감을 느끼던 박제는, 달라진 점을 깨닫고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지하철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았지만, 박제는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웃었다.


하하.


하하하하하하······


‘뭐, 꽉 막힌 친구는 아니라서 다행이네.’


고가 철로를 달리고 있는 지하철은 뚝섬 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두 손가락을 튕기며 자리에서 일어나 내릴 준비를 하던 박제는 생각했다.


이번엔 휴가를 가볼까?


열심히 일을 했으니, 이제는 떠날 차례였다.


박제는 이미 내일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었다.


작가의말

2챕터 끝났습니다.


재미있는 감상글 남겨주신 김영택 님께 감사드립니다. 

하하, 뭐 때로는 현실이 더 속 시원할 때도 있으니까요. 속 시원한 일보다는 꿀꿀한 일이 더 많은 슬픈 현실이지만, 앞으로 계속 좋은 현실이 되기를 바라야겠죠. 


내일 3챕터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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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에필로그 +2 18.05.18 1,075 13 11쪽
40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12 / 챕터 종료) +1 18.05.18 1,018 10 19쪽
39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11) +1 18.05.17 905 11 14쪽
38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10) +1 18.05.17 892 13 13쪽
37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9) +1 18.05.16 939 11 13쪽
36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8) +1 18.05.15 946 11 15쪽
35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7) +1 18.05.14 983 14 15쪽
34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6) +1 18.05.12 995 15 13쪽
33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5) +1 18.05.11 1,009 13 16쪽
32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4) +1 18.05.10 1,054 12 14쪽
31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3) +1 18.05.09 1,088 13 15쪽
30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2) +1 18.05.08 1,162 15 14쪽
29 4. 백지장을 맞들면······ 뭐하러? (1) +1 18.05.07 1,267 15 13쪽
28 3.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죽을 때까지 아프다 (9 / 챕터 종료) +2 18.05.05 1,268 19 18쪽
27 3. 열 길 물 속도 모르겠고 한 길 사람 속도 모르겠고 (149) +1 18.05.04 1,312 19 14쪽
26 3.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죽을 때까지 아프다 (7) +1 18.05.03 1,382 18 21쪽
25 3.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죽을 때까지 아프다 (6) +2 18.05.02 1,423 21 15쪽
24 3.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죽을 때까지 아프다 (5) +2 18.05.01 1,476 17 17쪽
23 3.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죽을 때까지 아프다 (4) +1 18.04.30 1,626 21 14쪽
22 3.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죽을 때까지 아프다 (3) +1 18.04.29 1,696 20 15쪽
21 3.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죽을 때까지 아프다 (2) +5 18.04.28 1,691 23 15쪽
20 3.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죽을 때까지 아프다 (1) +4 18.04.27 1,742 23 15쪽
» 2. 귀신이 아무리 곡해도 어차피 안 들림 (9 / 챕터 종료) +2 18.04.26 1,767 31 16쪽
18 2. 귀신이 아무리 곡해도 어차피 안 들림 (8) +1 18.04.25 1,769 25 14쪽
17 2. 귀신이 아무리 곡해도 어차피 안 들림 (7) +3 18.04.24 1,825 26 12쪽
16 2. 귀신이 아무리 곡해도 어차피 안 들림 (6) +1 18.04.23 1,957 25 18쪽
15 2. 귀신이 아무리 곡해도 어차피 안 들림 (5) +2 18.04.22 2,122 29 14쪽
14 2. 귀신이 아무리 곡해도 어차피 안 들림 (4) +2 18.04.21 2,346 25 14쪽
13 2. 귀신이 아무리 곡해도 어차피 안 들림 (3) 18.04.20 2,538 3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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