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2018공모전참가작 천하제일가(天下第一家)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주백유
작품등록일 :
2018.04.09 10:58
최근연재일 :
2018.04.19 12: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86,118
추천수 :
12,601
글자수 :
88,361

작성
18.04.14 10:00
조회
6,772
추천
85
글자
12쪽

15. 천해령의 선택

DUMMY

모든 정리가 끝나자 그녀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나고 태어났던 흥화부성의 마지막 모습을 아들과 함께 담았다.

그녀의 남편과 보냈던 추억의 장소를 걸었고 그녀의 아이들과 걸었던 길을 따라갔다. 나고 자란 이곳을 잊지 않으려는 듯 천해령은 하나하나 그녀의 가슴에 담고 있었다.


집에 도착한 천해령은 식사한 후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아들을 재웠다. 엄마와 같이 흥화부를 오랫동안 걷느라 피곤했던 그녀의 아들은 어느새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아들의 잠자는 모습을 지켜보던 그녀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아들의 얼굴에 가볍게 입을 맞추어 준 뒤 일어나 눈물을 닦고는 일하는 사람을 불러서 한 시진이 지난 뒤 남궁세가의 사람들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천해령의 눈에 남아 있는 울었던 흔적을 본 종복은 안주인이 안쓰러웠으나 그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지시대로 남궁세가의 사람들을 찾아가 그대로 그녀의 말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많이 울었다는 사실도 함께 이야기해주었다.


천해령이 자신의 방에 와서 한 일은 먼저 지필묵을 찾아 편지를 쓰는 일이었다.


첫 번째 편지는 그녀의 사부 백매사태(白梅師太)에게 쓰는 편지였다.

그녀는 사부에게 자신이 당한 일을 고하고 생명을 끊는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말을 썼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을 부탁한다는 내용을 편지에 썼다. 그 편지에는 그녀의 참담한 심경이 그대로 들어가 있어 사부가 이 편지를 읽었을 때 얼마나 슬퍼할지 뻔히 보였다. 그런 생각이 들자 천해령은 너무도 가슴이 아파 눈물이 쉴새 없이 흘렀다.


그리고 두 번째 편지는 남궁룡에게 쓴 편지였다.

이 편지에도 마찬가지로 그녀 자신이 당한 참담한 내용을 쓰면서 왜 이러는지 그 내용을 썼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과 인연이 별로 없는데도 불구하고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내용도 담았다. 그러면서 자신과 임유나의 인연을 생각해서 자신에게 도움을 준 남궁세가에 큰 고마움도 담았다.

그러면서 남궁룡에게 세 가지 부탁을 하였다.

염치없지만 자신과 임유나의 인연을 생각해서 그 부탁을 꼭 들어주길 희망했다.

한가지는 바로 그녀의 아들을 사천 아미산 그녀의 사부 백매사태에게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비록 자신의 사문 사람들이 복건에 왔지만 황망한 일을 당해 만날 수 없어 남궁세가에 부탁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두 번째는 자신이 정리한 모든 재산을 남궁세가에서 위탁해서 보관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이 장성했을 때 아들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만큼 그녀는 남궁룡을 믿었던 것이었다.

그녀가 남궁룡과 무적십검을 믿지 못했다면 결코 이런 일을 벌이지 못했을 것이다.


세 번째로 그녀의 죽음을 아들이 모르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녀가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말고 그냥 묻어달라는 이야기와 함께 아들이 그녀의 죽음을 절대 모르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썼다.


사실상 그녀가 죽은 후 남궁룡에게 그녀의 후사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녀의 아들은 백매사태에게 맡긴다지만 그전의 모든 것은 남궁룡을 믿고 맡긴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남궁룡과 무적십검에게 자신이 죽은 뒤의 일을 부탁한 뒤 아들에게 편지를 썼다.


그녀는 아들에게는 두 통의 편지를 더 썼다.

한 통은 아들에게 바로 보여줄 편지로 자신이 잠시 일이 있어 다른 곳에 간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그래서 남궁룡과 무적십검을 따라 아미산에 가라는 이야기와 그곳에서 수련해서 당대의 멋진 협객이 되라는 이야기를 썼다.


그리고 또 한 통에는 나중에 아들이 컸을 때 보여주라는 글과 함께 이렇게 죽을 수밖에 없는 내용과 아들에 대한 미래, 그리고 그에 대한 당부의 말을 썼다. 미안하다는 말과 더불어 사랑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모든 편지를 마무리하자 그녀는 탁자 위에 편지를 가지런히 놓고 서랍에서 단검 한 자루를 꺼냈다.

그런 후 한참 탁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남편과 비참하게 죽은 그녀의 딸을 생각하며 회한에 잠겼다.

쉴새 없이 흐르는 눈물을 뒤로 한 채 단검을 빼내어 자신의 가슴을 찔렀다.


천해령이 비참한 자신의 생을 마감하고자 가슴을 찔렀을 때 창밖에서 다급한 소리와 함께 창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급히 지풍을 날려 천해령의 단검을 멈추었으나 이미 그녀의 단검은 가슴을 파고든 후였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단검이 심장까지 파고들기 전에 막아 그녀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방에 뛰어든 무적십검 중 막내 남궁연은 천해령이 다시 한번 자해를 하려고 할 것 같아 급히 그녀의 수혈을 점혈했다. 그런 후 쓰러지는 그녀를 안아 침상에 눕힌 후 칼에 찔린 상처를 살펴보았다.


다행히도 그가 본대로 칼은 가슴에 살짝 박힌 정도여서 가슴을 뚫고 심장에는 이르지 못해 천해령의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다.

남궁연이 천해령의 가슴에 난 상처를 치료 못 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남궁세가의 사람들이 방으로 들어왔다. 남궁룡과 무적십검은 일련의 사태를 깨닫고는 깜짝 놀라 천해령 침상 옆에 서 있는 남궁연을 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냐?”

“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천 여협이 왜? 그녀의 아들은 어떡하고?”

“저도 제 생각이 틀렸기를 바랐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천해령의 자살을 막은 남궁연을 보고 질문을 하던 남궁화는 천해령의 상처를 보더니 급히 그녀의 가슴 혈도를 눌러 피가 흐르지 않도록 했다.

원래 남궁룡이 천해령을 지켜보도록 한 것은 그의 동생 남궁호였다.


하지만 천해령이 아들을 찾은 뒤 그들 모두는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생각해 절대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하였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했었다.


하지만 남궁연은 십여 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심한 감정의 기복을 보이던 천해령이 갑자기 모든 것을 극복한 듯 일사천리로 가산을 정리하는 모습에서 이상함을 느꼈다.

그러다가 오늘 그녀의 아들과 흥화부성에서 보내는 모습을 멀리서 보면서 더욱 이상함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남궁호에게만 그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천해령을 은밀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예상과 같이 정말로 그녀가 극단적인 행동을 취한 것이었다.


남궁호는 천해령의 자살을 막은 남궁연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남궁연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려다 갑자기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와 동시에 다른 무적십검의 두 명도 남궁호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급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뒤 안도의 한숨들을 내쉬며 방으로 들어왔다.


“형님, 다행입니다. 아이는 괜찮습니다.”

“아이를 죽이고 같이 죽으려 한 것은 아닌가 봅니다.”


남궁호와 다른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남궁룡도 그들의 걱정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했다.

솔직히 지금까지 수도 없이 봐왔던 장면이었다. 자식 때문에 모진 목숨을 이은 어머니가 어찌 천해령 한 사람뿐이었을까.

많은 명나라의 백성들이 왜구의 손아귀에서 자식들 생각에 어렵게 살아왔는데도 불구하고 결국엔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 한두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들을 죽음으로 내몬 사람은 왜구가 아니었다. 그녀들의 남편이었고 그녀들의 가족이었으며 그녀들의 가장 친한 주변 지인들이었다.

자식을 돌봐줄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그래도 나았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결국 자식들과 함께 삶을 포기하는 것이다.


결국은 천해령도 보통의 여자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녀도 그런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남궁룡과 무적십검은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그때 주변을 살피던 남궁화가 탁자에 놓인 편지들을 찾았다.

그리고 남궁룡에게 전하는 편지를 그에게 주면서 이야기했다.


“형님 이것 보십시오. 형님께 전하는 편지입니다. 그리고 여기 다른 편지를 보니 아이를 그녀의 사부인 백매사태께 맡기려고 했나 봅니다.”

“결국은 그녀가 급하게 재산을 정리한 것은 다른 곳으로 이주할 생각이 아니었나 봅니다. 아이를 아미산에 보내고 자결을 하려고 했었군요.”

“자식을 놔두고 어찌 이런 결정을.”


남궁룡은 아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무 말도 없이 편지를 뜯어보았다.


“그녀가 십여 일 전까지는 굉장히 마음의 동요가 심해서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 불안하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마음의 안정을 찾아서 한시름 덜었구나 했습니다만 그것이 아마도 아이를 의탁할 곳을 찾았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그거 보면 천 여협도 보통은 아니군요. 마음의 결정을 내리자마자 단호한 행동과 결단력을 보이는 것을 보면 명성이 헛되지는 않았습니다.”

“대단한 것은 연 아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안심을 했는데 그 상황에서 우리와 반대로 의심을 했네요. 또 한 번 연 아우에게 감탄하게 되네요.”


남궁화를 비롯한 무적십검들은 저마다 이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한마디 하면서 남궁연을 칭찬했다. 하지만 남궁호는 무엇인가를 안다는 듯 남궁연의 어깨를 다시 한번 툭툭 쳤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결정을 못 한 채 편지를 읽고 있는 남궁룡을 바라보았다.


편지를 모두 읽은 남궁룡은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아우들에게 편지를 넘겨주면서 어찌해야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천해령이 남궁룡에게 주는 편지들을 돌려본 무적십검도 자신들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형님, 이 일은 그녀의 잘못이 아닙니다. 어찌 그녀의 잘못이 아닌데 천 여협이 이런 결정을 하게 해야 합니까?”

“그건 우리의 생각일 뿐이죠. 우리는 당사자가 아니니 그녀의 아픔을 이해할 수 없는 겁니다.”

“호 아우, 그래도 그건 아니야. 이건 아니라고!”

“화 형님, 우리는 그렇게 말을 할 수 있지만, 그녀의 단호한 성품으로 봐서 이미 내린 마음의 결정을 바꿀 거 같지는 않습니다.”


저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한마디씩 던졌지만, 그들은 천해령이 강직한 성품과 결단력으로 인해 한번 결정한 일을 쉽게 바꾸지 않으리란 것을 알았다.


남궁룡이 고민을 하다가 천해령의 혈도를 풀어 그녀가 깨어나도록 해주었다. 그녀가 살며시 눈을 뜨자 남궁세가의 사람들 모두 그녀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천해령은 순간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깨달았다. 그러자 부끄러움과 회한이 몰려오면서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는 그들과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눈물을 흘리면서 울먹이기 시작했다. 남궁룡과 무적십검은 한참을 그렇게 그녀가 고개를 돌리고 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단지 자리를 비키지 못하는 것은 그녀가 다시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 두려운 마음에 그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어떠한 위로도 하지 못하고 그렇게 서 있는 그들을 보며 천해령이 서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는 몸을 단정히 하며 침상에 걸쳐 앉아 이야기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하제일가(天下第一家)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다시 한번 공지입니다. 18.10.27 405 0 -
공지 공지입니다. 18.10.22 354 0 -
25 25. 남궁우의 외가 +6 18.04.19 5,664 81 12쪽
24 24. 어사 임윤 +6 18.04.19 5,602 82 12쪽
23 23. 원자혜와의 동행 +6 18.04.18 5,643 74 12쪽
22 22. 북경행 +10 18.04.18 5,605 68 12쪽
21 21. 어머니의 유품 +6 18.04.17 5,718 77 12쪽
20 20. 밝혀진 신분내력 +8 18.04.17 5,839 75 12쪽
19 19. 절세기재들의 비무 +6 18.04.16 5,810 80 12쪽
18 18. 남궁우의 연정 +6 18.04.16 6,045 72 12쪽
17 17. 임유나의 행방 +6 18.04.15 6,278 79 12쪽
16 16. 천해령의 결심 +6 18.04.15 6,522 79 12쪽
» 15. 천해령의 선택 +6 18.04.14 6,773 85 12쪽
14 14. 여인의 비극 +6 18.04.14 7,030 90 12쪽
13 13. 아미옥검 천햬령 +6 18.04.13 7,135 82 12쪽
12 12. 검막의 고수 +6 18.04.13 7,373 86 12쪽
11 11. 평해위 전투 +6 18.04.12 7,571 95 12쪽
10 10. 금의위 천호 백일청 +8 18.04.12 8,030 91 12쪽
9 9. 신하성 전투 +6 18.04.11 8,191 92 12쪽
8 8. 남궁우의 간절한 소망 +10 18.04.11 8,575 100 12쪽
7 7. 남궁룡의 방문 +6 18.04.10 8,711 94 12쪽
6 6. 두 권의 비급 +6 18.04.10 8,995 98 12쪽
5 5. 일검진천 남궁룡과 무적십검 +10 18.04.09 9,466 106 12쪽
4 4. 숲속의 어린 소년 +10 18.04.09 10,417 106 12쪽
3 3. 남궁백의 고민 +10 18.04.09 13,273 117 12쪽
2 2. 남궁세가 +26 18.04.09 16,863 149 12쪽
1 1. 폭우 속의 탄생과 왜구의 침입 +22 18.04.09 23,731 194 1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주백유'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