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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 홀로 지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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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다루
작품등록일 :
2018.04.0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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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2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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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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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혼자? 아니, 같이!(14)

DUMMY

2024년 6월 11일

대한민국 아산





대충 쇼핑을 마치고,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1층으로 걸어 올라가는데··· 천장 쪽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려온다.

끼이익.

뭔가가··· 긁히면서 비틀어지는 소리다. 나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재빨리 2층까지 올라온 다음 주차장 출입구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왔다. 혹시라도 천장이 무너질까봐 조마조마했네.

“······”

그나저나 밖으로 나오니··· 시계바늘이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음··· 이 시간에 야영하긴 좀 어중간한데··· 차라리 짐을 놓아둔 곳까지 되돌아가서 야영할까? 그래! 그러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부터 열심히 걸어가면··· 늦어도 자정 전까진 도착할 수 있으니까.

뽀드득! 뽀득!

나는 은희에게 선물할 생각에 뿌듯한 마음으로 배낭을 짊어지고, 설원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뭐, 밤길이란 게 여러 가지로 위험하긴 하지만··· 이 길은 워낙 익숙한 길이라 별로 망설여지지 않았다.

“하아··· 하아···”

그래도 해가 저무니깐 춥긴 춥다. 영하 40도쯤 될까?

뽀드득! 뽀득!

하여간 중간에 손전등의 건전지를 갈아 낀 것 빼고는 별다른 일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음··· 그래도 자정은 넘지 않았구나. 내일 아침까진 8시간 이상은 잘 수 있겠다.

“······”

나는 짐을 숨겨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야영준비를 시작했다. 방수비닐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침낭을 펼치고··· 피곤함에 식사도 건너뛰고 침낭 안으로 들어가 곧바로 잠을 청했다.

“······”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장판썰매에 실린 박스들을 로프로 단단히 묶었다. 그런 다음 로프의 끝을 내 어깨와 허리에 연결했다. 그리고 어느 한쪽만 힘을 받지 않도록 꼼꼼히 확인했다. 괜히 한쪽 어깨나 허리에만 무게가 쏠려 불편하지 않도록 말이다.

스윽.

장판썰매가 설원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져나간다. 물론 오르막길을 오를 땐 죽을 만큼 힘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앞으로 나갔다. 이걸 동굴에 가져다놓을 생각을 하니··· 정말 마음이 든든하다. 이것만 가져다놓으면 한동안은 식량걱정 없이 밖에 돌아다닐 수 있으니까.

“하아··· 하아···”

일단 이걸 동굴로 가져다놓고··· 그 다음엔 내 고향에 있는 동굴로 가야겠다. 그곳엔 여러 가지 중요한 것들이 있으니까. 그것들을 옮기는 것만 해도 두세 번은 왔다 갔다 해야 될 것 같은데···

“······”

그리고 나흘 후에··· 별일 없이 무사히 동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별일 없었어?”

“응.”

그러면서 은희는 나를 위아래로 살펴본다. 또 어디 다치진 않았는지 확인해보는 것 같다. 하긴, 핸드폰도 없는 세상에서··· 동굴 안에 혼자 남아 몇날며칠동안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고 괴로운 일일 것이다.

“······”

음··· 어차피 내가 움직이는 반경이야 아산시정도인데··· 무전기라도 구해볼까? 옛날에 써본 적이 있어서 사용하는 방법은 아는데··· 구할 수 있을는지가 의문이다. 그것만 있으면 하루에 한두 번 정도는 안부를 전할 수 있으니··· 은희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어디서 구해왔어?”

은희는 관심을 돌려 내가 들고 온 박스들을 살핀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설명해주었다.

“하하! 마트를 털었지. 이런 상황에선 어쩔 수 없잖아?”

“마트?”

“응.”

“아저씨. 나중에 나도 같이 가도돼?”

“······”

음··· 그건 위험한데? 나야 워낙 건강한 체질이기도 했고, 이런 환경에 적응돼서 괜찮지만··· 은희는 버티기 힘들 거다. 하지만 이해도 된다. 수년 동안 동굴 안에 갇혀 살았으니··· 얼마나 밖에 나가고 싶을까? 쇼핑도 하고 싶고···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싶고··· 너무도 당연한 거다.

“음··· 지금 당장은 안 돼. 일단 밖에 나가려면 방한장비가 있어야하는데··· 그런 것들은 내가 천천히 구해볼게.”

“이 옷으로 안 돼?”

은희는 자신의 패딩을 가리키며 말했지만, 나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안 돼. 한두 시간 나갔다오는 건 상관없지만··· 그런 옷으로 한나절만 걸어도 동상에 걸릴걸?”

“······”

“못 나가게 하는 건 아니야. 일단 준비부터 하자.”

“무슨 준비?”

“음··· 일단 동굴 주변을 산책하는 정도로 하자. 하루에 한두 시간씩 운동하는 셈치고··· 그러면 건강에도 좋고, 체력을 기르는데도 좋고··· 뽀삐랑 같이 산책하도록 해.”

“응.”

“그리고 웬만하면 오후 12시부터 4시 사이에만 산책하도록 해. 그때가 가장 따뜻하니까. 만약 하늘에 먹구름이 짙게 끼어서 해가 안 보이면 나가지 말고.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응.”

“무엇보다 뽀삐의 반응을 살펴봐. 짖거나 하면··· 뭔가 위험하다는 뜻이야. 개들은 날씨변화나 냄새에 무척 민감하니까. 알겠지?”

“응. 알았어.”

이것저것 주의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지만··· 괜히 꼰대로 보일까봐 애써 참았다. 차라리 내일부터 며칠 동안은 같이 산책을 나가면서··· 그때그때 이것저것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아저씨는 짐부터 정리할 테니까··· 뽀삐랑 놀고 있어.”

“도와줄게.”

나는 은희와 함께 비상식량박스를 텅텅 빈 동굴창고로 옮기기 시작했다.

"······"

음··· 창고에 쌓인 비상식량박스 네 개와 진열장에 넣어둔 라임원액 세 병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앞으로 열심히 창고와 진열장을 채워나가 보자!

일단 창고정리를 마치고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다섯 개 박스에 담아온 만화책을 거실 한편에 잘 쌓아두었다. 음··· 나중에 진열장이라도 만들어야겠다. 은희도 호기심에 박스를 열고 만화책을 뒤적거린다.

“심심할 때 봐. 재밌어.”

그러면서 배낭을 열고··· 은희를 주려고 가져온 떡볶이와 피자, 투게더 아이스크림을 꺼냈다. 그러자 은희가 총총걸음으로 내게 달려온다.

“이거 뭐야?”

“너 주려고 가져왔지. 물 끓여봐. 떡볶이 해줄게.”

나는 떡볶이 포장을 뜯고, 떡을 미지근한 물에 담가놓았다. 녹으려면 시간 좀 걸릴 텐데··· 아이스크림이나 먹을까?

“아이스크림 좋아해? 뭘 가져다줄까 하다가··· 아이스크림이 눈에 띄더라고.”

“응. 좋아해. 이거 할아버지가 자주 사다줬는데···”

은희는 숟가락을 가져와 내게 하나 건네고··· 약간 흥분된 눈빛으로 아이스크림을 한 숟가락 떠먹는다.

“음··· 맛있다!”

저게 뭐라고··· 저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을까? 하긴, 나도 2년 만에 라면을 끓여먹고, 김치찌개를 끓여먹었을 때··· 저런 표정이었겠지?

“아저씬 안 먹어?”

“어. 나는 찬 것 별로 안 좋아해.”

물론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만··· 은희가 두고두고 먹기엔 부족한 양이다. 은희가 저걸 먹을 때마다 행복해할 생각을 하니··· 내가 먹기엔 너무너무 아까웠다.

“아저씨··· 할아버지랑 같은 소리하네?”

가끔씩 할아버지가 맛있는 것을 구해올 때마다··· 자신에게만 주고, 할아버지는 싫다고 안 드셨단다. 세상이 이렇게 변한 이후로 말이다.

“아저씨도 먹어!”

은희는 자신이 먹던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듬뿍 떠서 앞으로 들이밀었다. 음··· 이거 뭐야? 여자애들이 저러는 걸 처음 봐서··· 친근함의 표현인건가? 아니면 정말 식구(食口)로 생각하는 건가? 그래도 나를 스스럼없이 대하는 게 기쁘긴 하다.

“······”

음··· 어쨌든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단 은희 입에 떡볶이가 들어가는 걸 보는 게 훨씬 더 배부르다. 그리고 행복해하는 은희를 보는 게··· 나도 행복하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질 줄도 모르고, 사랑할 줄도 모르던 내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지금의 모든 게 낯설고 신기하기만 하다.

“······”

음··· 이 거칠고 낯선 세상에··· 오갈 데 없는 은희를 내가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어느새··· 은희에게 내가 의지하고 기대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 간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저씬 떡볶이 안 먹어?”

은희가 다시 젓가락으로 떡볶이를 들어 내 입에 가져다댄다.

“아니. 먹어.”

나는 은희가 먹여준 떡볶이를 씹기 시작했다. 솔직히 매운 것도 못 먹고, 떡볶이도 안 좋아하는데··· 정말 이상하다. 좋아하는 것은 싫다고 안 먹고, 안 좋아하는 것은 좋다고 먹으니 말이다.

“······”

음··· 사람이란 정말정말 이상한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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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펑펑! 눈 오던 날!(5) +26 18.05.13 20,882 447 8쪽
34 펑펑! 눈 오던 날!(4) +27 18.05.12 21,250 45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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