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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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코
작품등록일 :
2018.04.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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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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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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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새로운 여정의 첫걸음 (4)

DUMMY

“원래 우리 <12차원 검은 상자> 학파에서는 돔을 검은 상자라고 부릅니다. 돔을 검은 상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모두 12차원 검은 상자 학파, 혹은 연관이 있는 학파에 속했다고 보면 됩니다.


우리 학파에서는 세상이 12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검은 상자는 은유적으로 양자역학을 뜻합니다. 좀 설명하기가 복잡한데, 예를 들어 이곳에 있는 돔 안에 들어가면 돔 밖은 299번 지구인지 300번 지구인지 나가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검은 상자와 같다는 뜻에서 나온 말입니다. 좀 이해하기가 어렵죠?” 우릉이 대답했다.


“양자역학이요? 아, 상자! 우리 세계에도 슈로딩거의 고양이라고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마 비슷한 뜻을 가진 것 같군요. 양자역학의 이론을 모든 물체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비유로 드는 실험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고양이요?”


“네. 슈뢰딩거라는 학자가 상상 속의 실험을 하나 제안한 적이 있는데 그 실험에는 알파입자와 고양이 한 마리가 등장합니다. 음, 간단히 말하자면 고양이는 외부 세계와 완전히 차단된 상자 속에 들어있고, 이 상자에는 독가스가 살포되는데 1시간 후에 절반의 확률로 상자 안의 고양이가 죽는다고 가정합니다. 이런 가정 아래, 1시간 후 고양이는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는 동시에 살아있기도 하고 죽어있기도 한 상태에 있다고 하는 괴이하고 역설적인 이야기입니다. 열어봐야 살았는지 죽었는지 결정이 된다는 것이지요.”


“그곳에도 양자역학이 있군요. 아마 비슷한 뜻일 것입니다. 우리도 돔을 나서기 전까지는 밖이 299번 지구이면서 동시에 300번 지구인 상태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니까요. 돔을 나서는 순간 그 둘 중 어디인지 한곳으로 결정이 되는 것이지요. 차이가 있다면 299번과 300번 지구 중 나갈 곳을 나가는 사람이 의념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돔의 작동 원리는 양자역학과 관계가 있는 모양이지요?”


“그렇게 봐도 무방합니다. 사실 검은 상자, 돔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많지 않은데 그나마 우리 학파의 이론이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 학파의 해석은 세상이 12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한 안셀이라는 3만년 전 대마도사의 이론에 기원을 두고 있어서, 검은 상자의 작동원리를 단순히 양자역학만으로는 설명하기가 곤란하지만요.”


“안셀이요?” 여기서 안셀의 이름을 듣게 되자 성진은 놀라서 물었다. “혹시 1번 지구에서 은하의 심장을 가지고 아트만에게서 도망쳤다는 안셀을 말하는 것입니까? 그분에 대해서 잘 아십니까?”


“어, 그 이야기도 아십니까? 아트만 경전에 그런 내용이 짧게 나오는데 아마 동일인물일 것입니다. 뭐, 그 이야기에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마도사 안셀이 수학적으로 증명한 12차원 이론은 3만년이 지난 지금에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워낙 잘 알려져 있는 이론이라 테라넷에 들어가면 이에 관련된 정보나 논문은 많이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릉은 300번 지구인인 성진이 안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약간 의아하게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대마도사 안셀에 대해서는 남아있는 기록이 별로 없습니다. 12차원 이론과 그 외 몇 가지 이론만 남아 그의 이름이 전해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사실 이 이론을 기반으로 아까 당신이 열었던 아공간 창고도 만들 수 있던 것입니다. 먼 옛날 우리 학파 사람들이 아공간 창고를 처음 만들었지요.


이건 여담인데, 아공간 창고란 용어는 조금 잘못된 것입니다. 그냥 사람들이 아공간이란 용어를 일반적으로 쓰다 보니까 그 용어가 굳어졌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4차원을 통해서 접속한 다른 3차원 공간에 존재하는 창고>라고 불러야 합니다.”


“4차원을 통한 것이라고요? 그리고 그 창고가 3차원에 존재한다는 말입니까?”


“네, 4차원은 우리 보다 상위의 차원이라 그곳에서는 그곳의 입장에서 그림자와 같은 세계인 3차원의 세계를 골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좀 웃기는 이야기이지요. 우리는 정작 3차원에 살면서 우리 세계의 그림자 같은 차원인 2차원의 세계를 접속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4차원은 이용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3차원이 4차원의 그림자 같은 세계라고요?”


“네, 12차원의 이론에 따르면 11차원은 12차원의 그림자이고 10차원은 11차원의 그림자··· 이렇게 계속 내려가서 1차원은 2차원의 그림자 세계입니다. 아트만교에 의하면 12차원에 범우주적인 아트만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우리 지구에서는 4차원을 흔히 3차원인 공간에 시간을 더해서 4차원이라고 부르는데 그 개념이 아닌 것 같군요.”


“네? 아, 수학적으로 그런 의미로 차원이란 용어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말하는 차원은 단순히 시공간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아무튼 이건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개념이기는 하니 시간 날 때 테라넷에서 자료를 찾아 보십시오. 설명을 잘 한 강의나 다큐멘터리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큰 기대는 마십시오. 수십 년을 공부해도 여전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공간 창고는 우리 세계는 아니지만 분명히 3차원에 존재합니다. 참고로, 그 세계에서는 시간이 우리 보다 느리게 갑니다. 아니, 어쩌면 느리게 가는 게 아니라 우리 입장에서는 그곳의 시간이 거의 흐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4차원을 통하다 보니 그곳의 시간을 선택해서 창고를 열 수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아공간 창고에 음식을 넣어서 12년 뒤에 빼도 상하는 일이 없지요. 그 창고 입장에서 보면 음식을 넣자마자 즉시 다시 빼는 게 될 것이니까요.


혹시 타이탄의 아공간 격납고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아, 들어보셨군요. 다행입니다. 설명하기가 좀 쉽겠군요. 아공간 창고와는 반대로 타이탄의 격납고에서는 시간이 훨씬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래서 파손된 타이탄을 넣은 지 얼마 안돼서 곧 완벽하게 수리된 타이탄을 소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갈 수는 없지만 미래로 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입니다.”


성진은 이 말을 대충이나마 이해했다. 성진은 물리학에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과거로 시간 여행을 갈 수 는 없어도 미래로 가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쉽게 생각해서 우주선을 타고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 우주선 안의 시간은 지구의 시간보다 느리게 가게 돼서 결과적으로 보면 미래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응용한 방법이었고, 실제로 이런 속도 차이 때문에 인공 위성의 시간과 지상의 시간에는 편차가 발생하여 GPS 같은 기능을 정확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GPS 용 인공위성의 시계를 계속 보정해줘야 한다.


“음, 혹시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당신네 학파에 대해서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어 봤으면 좋겠군요.” 성진은 우릉에게 부탁을 하였다.


“좋습니다. 당분간은 여기서 지낼 것이니 언제든지 찾아오십시오. 아니면 나중에라도 언제든지 귀고리를 통해서 연락을 주시고요. 그리고 가능하면 시간이 날 때 마다 들려 주십시오. 솔직히 말해서 당신과 좋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네. 그렇게 하지요. 시간 날 때마다 찾아오겠습니다.”


그들은 귀고리를 통해서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성진은 그들과 헤어지고 나오면서 마카라에게 테라넷에서 안셀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내려 받아서 분석해 달라고 지시를 하였다.


돔에서 1km쯤 떨어진 곳에서는 많은 마법사들이 결계를 설치하느라 작업 중이었다. 성진은 그들을 지나쳐서 빠르게 달려 전에 아이린이 자신을 숨겨줬던 동굴로 갔다.


안에 들어가보니 전에 있던 텐트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롸의 일행이 이곳에서는 완전히 철수한 모양이었다. 성진은 동굴 안으로 10미터쯤 더 들어갔다. 지난 번에 이 안에 커다란 동공이 있던 것을 얼핏 봤었기 때문에 이곳으로 온 것이었다.


동공은 높이가 약 30미터쯤 되었고 상당히 넓었다.


“마카라, 팔찌의 아공간을 열어봐.”


[네.]


동공 안에 커다란 검은 공간이 생기더니 곧 사라지자 그 자리에는 전에 성진이 싸웠던 것들과 똑 같이 생긴 15미터 크기의 검붉은색 타이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등에는 커다란 검이 비스듬히 부착되어 있었다.


“진짜 타이탄이 이 안에 있었구나!”


어제 마카라는 팔찌의 아공간 창고를 해킹하는데 성공했었다. 하지만, 창고를 열어 내용물을 꺼내 보기에는 장소가 적절하지 않아 기다렸다가 사람들의 눈이 미치지 않는 이곳으로 와서 꺼낸 것이었다.


[이제 타이탄을 해킹해야 합니다. 이것도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빠르면 몇 시간 길면 사흘 걸릴 것입니다.]


“알았어. 작업을 하도록 해. 나도 해 볼게 있으니까 시간은 얼마가 걸리든 상관 없어. 그때 크라누 남작이 타이탄을 왜 사용하지 않았었는지 모르겠군. 내게는 다행이었던 일이지만.”


사실 크라누 남작은 타이탄을 꺼낼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가 정찰대원들의 귀고리들에 접속하여 살펴본 바에 의하면 성진은 은신술을 펼쳐 나타나 암살을 하였던 것일 뿐 그렇게 강하게 보이지는 않았었다. 물론 첫 두 명은 성진이 직접 상대해서 이겼으나, 첫 번째 대원은 방심하다가 주먹 한 방을 일부러 맞아주고서 어이없게 죽은 것이었고, 두 번째 대원도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검이 잘려 죽었었다.


하지만 그 둘은 정찰대원들 중에서도 제일 약했고, 더구나 크라누 남작도 그들을 쉽게 죽일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성진보다 약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다. 더구나 고위 마법사까지 옆에 있는데 타이탄을 꺼내 암살자를 기다리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못해 그는 타이탄은 사용도 못해보고 죽게 되었던 것이었다.


아마 그가 타이탄에 탑승했었더라면 아직 강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던 성진에게는 꽤 힘든 싸움이 되었었을 것이다.


성진은 가부좌를 하고 아까 샀던 영단들 중 마법화살 영단을 꺼내 복용한 다음 몸 안의 변화를 관조하였다.


식도를 넘어간 영단이 녹으면서 따뜻한 기운이 1할은 단전에 나머지 9할은 장심에 모였다. 그리고 단전에 모인 기운은 회음혈로 내려가 척추를 타고 올라가더니 심장 차크라에서 멈추었고 잠시 후 심장 차크라에서 나와 복잡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많은 혈도를 거쳐 장심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그리고 장심에서 그 기운은 이미 자리잡고 있던 기운과 합쳐져 뭉쳤다.


성진이 의념으로 마법화살을 그리자 장심에서 작고 가는 마법화살이 뽑아져 나왔다. 성진은 의념으로 그 마법화살을 정면 동굴 벽을 향해 쏘았다.


휙!


마법화살이 빠르게 날라가서 벽에 부딪치며 섬광을 번쩍였다. 벽에는 조그맣게 홈이 파였다.


성진은 이번에는 영단의 기운이 아니라 자신의 프라나를 단전에서 약간 뽑아내 방금 전 기운이 움직인 경로를 따라 장심으로 보냈다.


파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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